니치향수

[리뷰] 세르주루텐 엉 브와 바닐 : 훈훈하게 달콤한 밀크캬라멜

366일 2016. 12. 7. 14:29

향기를 담은 리뷰

 

세르주루텐 엉 브와 바닐

Serge Lutens Un Bois Vanille for women and men

 

 


manface.co.uk



정말 오랜만의 세르주루텐 향수 포스팅, 세르주루텐 엉 브와 바닐을 들고 왔다. 이름 그대로 달콤한 바닐라 향기가 나는 향수인데, 날이 추워지면 포스팅해야지 라며 1년 정도 묵혀 놨었다. 그런데 길거리에서 마치 한 몸처럼 붙어 다니는 커플들을 보니….

 

……. 소개할 때가 된 것 같다.

 

보통 바닐라라는 이름이 들어간 향수는 기대치보다 굉장히 묵직하거나 또 너무 달거나 하는 경우가 많은데, 세르주루텐 엉 브와 바닐은 비교적 부드러운 편에 속한다. 또 너무 여성스럽지도 않고, 그렇다고 너무 남성적이지도 않은 딱 중간지점에 위치하고 있어서 누구나 사용하기 편한게 장점이다.

 

 

세르주루텐 엉 브와 바닐의 향기는 어떨까?

 

 

 

세르주루텐 엉 브와 바닐의 향기


단일노트 ㅣ 바닐라, 코코넛밀크, 샌달우드, 블랙리커리스, 비터 아몬드, 통카빈

 

 

 

세르주루텐 엉 브와 바닐 TOP/MIDDLE NOTE

『하얀 머그컵에 따뜻한 우유를 담고 캬라멜 가게를 지나갈 때』

 

 

세르주루텐 엉 브와 바닐의 첫 향기는 따뜻한 우유를 섞어 놓은 것 같은 달콤한 캬라멜 향기가 난다. 뭔가 캬라멜을 주축으로 하는 디저트 가게 옆을 지나갈 때, 공기를 타고 전해져 오는 것 같은 향기라고 할까? 물론 내 한 손에는 하얀 머그컵을 들고 따듯하게 데워진 하얀 우유가 찰랑찰랑 들어 있어야 한다. 세르주루텐 엉 브와 바닐은 그 모든 게 조합된 향기다. 만약 독자님이 어느정도 달아요?’ 라고 물어 보신다면 그닥 달지 않은 캬라멜 한 조각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연속으로 3개까지는 먹을 수 있는 그 정도의 달콤함

 

 

세르주루텐 엉 브와 바닐 MIDDLE/BASE NOTE

『모닥불의 은은함을 닮은 고급스러운 바닐라

 

세르주루텐 엉 브와 바닐은 시간이 지나도 막 그렇게 큰 향기의 변화가 있진 않다. 단일노트로 보셔도 무방할 것 같은데, 다만 달콤함을 일루는 향기의 질감 차이가 조금 난다. 초반에는 따뜻한 공기를 타고 오는 달지 않은 캬라멜, 따뜻한 우유, 바닐라 이런 것이 섞여 있는 달콤함이었다면, 지금은 모닥불 옆에 나무기둥에 앉아서 바닐라를 굽고 있는 것 같은 향기가 난다. 모닥불이 흔들리면서 전달해 오는 따뜻함과 나무기둥에서 느껴지는 고급진 질감. 그리고 모닥불에서 은근히 구워지고 있는 우유 같은 바닐라가 잘 조화되어 있다. 끈적거린다거나, 파우더리한 느낌은 거의 없는 편이다.

 

 





 

세르주루텐 엉 브와 바닐


한겨울, 출근길에서

고개를 돌리게 하는 달콤한 향기가 났다





 

꿈이 없었던 내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꿈이 생겼다.

 

퇴사라는 꿈

 

하아인생이여…. 월요일 출근길은 유독 우울하다. 게다가 콩나물 시루처럼 잔뜩 끼어서 지하철을 타고 가다 보면, 회사에 도착할 때는 이미 넉 다운 상태가 되기 일수다. 일은 아직 시작도 안했는데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그로키 상태랄까? 사실, 이 정도까지 일을 하기 싫을 때면 난 슬며시 지갑을 꺼내 비장의 무기를 꺼내곤 한다.

 

이번 달 카드 명세서, ….”

 

내 기억에도 없는 3개월 할부가 보인다. 누군가 나를 기절 시키고 결제를 한 것이 틀림없어. 어쨌든 한가지는 확실해졌다.

 

이번달도 파이팅!”

 

갑자기 생의 의지가 충만해지면서 발걸음이 씩씩해졌다. 회사건물 입구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회전문마저 갑자기 사랑스러워 보인다. 그래, 저기가 바로 내 카드 할부를 종결 지어줄 곳이야

 

룰루~”

 

그렇게 신나게 회전문을 걸어 들어가는데, 바깥 바람과 안공기가 뒤섞이면서 달콤한 캬라멜 향기가 났다. 좀 더 정확히는 캬라멜 향기를 품은 따뜻한 바닐라라고 해야할까? 중요한 건 그 달콤함이 굉장히 세련되고 고급 졌다는 사실이다. 남자의 본능적인 촉은, 내게 무언가의 확실한 신호를 던져줬다. 어떤 신호냐고?

 

“엄청 예쁠 것 같아

 

회사에 이렇게 매력적인 향기를 가진 사람이 있었나? 서둘러서 향기의 근원지를 추적해본다. 그러자 저 멀리서 갈색 무스탕과 검정 니트원피스를 입은 여성이 엘리베이터에 타려고 하는게 보인다. 저 여자다, 나는 고민할 겨를도 없이 그냥 뛰었다.

 

“헉... 헉... 잠깐만요~!”

 

그렇지만 코앞에서 굳게 닫힌 문. 감출 수 없는 아쉬움에 깊게 숨을 뱉었다. 멀리서 봐도 엄청 예뻤는데속절없이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를 보며 내 인생은 왜 이러냐라며 한탄을 거듭했는데, 내 어깨를 톡톡차분하게 두드리는 손길-

옆을 보니 왠 영화에서 튀어나온 것 같은 잘생긴 남자가 엘리베이터를 잡아 놓고, 나를 보며 따뜻한 미소를 짓고 있다. 주위의 찬 공기마저 따뜻하게 녹여버릴 것 같은 달콤한 미소. 내가 여자였으면 로맨스의 시작이 지금일지도 모르겠단 생각이 들었는데

 

?”

 

세르주루텐 엉 브와 바닐, 그 남자의 곁에서 아까 맡았던 달콤한 향기가 났다.

 

 

 

 

결론 


롱 코트를 멋지게 입은 사람 곁으로 따뜻하게 흐르는 공기같은 부드러운 달콤함이다. 세르주루텐 엉 브와 바닐을 포스팅 하는 내내 상대방을 끌어들이는 달콤한 눈빛이 생각이 났다. 그 사람을 보고 있으면 찬 공기마저 따뜻하게 느껴질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여하튼 평소에 끈적거림 없이 어느정도 우유같은 바닐라를 원하셨던 분들에게 세르주루텐 엉 브와 바닐은 꽤 괜찮은 선택이 될 듯!

 

다른 향수들이랑 비교해보면,

로라메르시에의 바닐라 향수보다는 덜 달고.

프라다 캔디의 바닐라 보다는 더 은은하고 중성적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설탕 살짝 들어간 캬라멜의 달콤함은 있으니, 꼭 시향해 보시길.

'달콤한데?' 라는 말은 나올 정도니까

 

 

 

세르주루텐 엉 브와 바닐 요약


[연령]

20대 중반 무관

 

[성별, 중성적]

단정한 섹시미, 달콤한 눈빛, 포근함

 

[계절]

가을, 겨울

 

[지속력]

★★★★

 

[질감]

코코넛 밀크에 캬라멜을 한 조각을 넣은 후,

고소한 빵을 살짝 찍어 먹을 때 날 것 같은

은은하고 따뜻한 달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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