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공용] 불리 1803 리켄데코스 솔직후기 : 북아일랜드 숲
향기나는 리뷰
불리 1803 리켄데코스
Buly 1803 Eau Triple Lichen D'ecosse Parfum De Peau
먼저, 독자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연말 혹은 1월 1일에 딱 맞춰서 올리고 싶었는데... 상황극이 맘처럼 안나와서 계속 엎느라 늦어버린 저를 용서하소서...
알코올이 아닌 워터(물) 베이스의 향수를 만드는 독특한 브랜드 불리 1803. 드디어 첫 소개를 새해 맞이 기념으로 독자님들에게 해드릴 수 있게 되었다! 물로 만든 향수라니 굉장히 독특하지 않은가?
보통 향기의 지속력과 확산력이란 것이- 알코올이 증발하면서 공기를 타고 상대방에게 전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데, 아무래도 워터 베이스이니까 남들이 맡기 위한 향이라기 보단, 나 스스로가 힐링하고 만족하기 위한 목적이 조금 더 돋보일 것 같다.
하지만 불리 향수들은 기본적으로 핸드크림, 바디로션 등의 다양한 프래그런스 바디 제품들이 준비가 되어 있기 때문에, 함께 사용하면 이러한 단점을 보완할 수는 있으니, 막 엄청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자, 그럼 불리 1803에서 가장 판매량이 높고- 향수 초보자들도 편안하게 사용하기 좋은 시그니처 향수, 리켄데코스의 향기는 어떨까? 개인적으로 딥디크 롬브로단로를 맨 처음 맡아 봤을 때 만큼이나 충격 먹었던 향수다…!
불리 1803 리켄데코스의 향기
단일 노트 : 클라리 세이지, 갈바넘, 레진, 로즈마리, 캐러웨이 씨앗, 야생 이끼, 파츌리, 통카빈
#단일 노트이지만, 세분화를 위해 두파트로 나누어 묘사합니다.
불리 1803 리켄데코스 탑–미들 노트
『북유럽의 웅장한 숲속에서 싱그럽게 나는 동트기전의 향기』
불리 리켄데코스의 첫 향기는 진짜 북유럽 감성 가득한 숲 속 깊은 곳에서 날 것 같은 촉촉한 향기가 난다. 영화 촬영지로 쓰일 법한 스웨덴의 이끼 가득한 웅장한 숲속에 내가 순간이동 된 듯한 싱그러움이 이슬 향기와 섞여 미친 듯 밀어 친다. 동트기 전 이른 새벽 아주 촉촉한 특유의 새벽 공기와 산악 지대 특유의 시원한 바람 그리고 레몬 향을 가볍게 머금은 이슬방울들이 아직 젖어 있는 이끼와 산악지대에 이리저리 부딪치며 방울이 맺히다가 내 손목에 가볍게 안착한 것 같은 그런 향에 가깝다. 향을 맡을 때 마다 느껴지는 상쾌함에 진짜 내가 장소를 순간이동 한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확실히 한국의 숲에서 나는 향기는 아니고, 해리포터 라던지 반지의 제왕 등 중세분위기 가득한 영화의 촬영지의 숲 속 향기에 가까운 것 같다.
불리 1803 리켄데코스 미들-베이스 노트
『젖은 화강암이 가득한 숲길에 대충 앉았을때 주변에서 날 듯한 향기』
시간이 지난 불리 리켄데코스는 조금 더 숲 속에 편하게 자리 잡고 앉아 천천히 숨을 들이쉬는 듯한 향기가 난다. 화강암이 가득한 북부 하이랜드 거친 자연 속 자그마한 대지에 편하게 주저 앉고서, 아주 시원하게 얼린 물을 들이키며 호흡을 크게 들이킬 때 – 주변의 젖은 흙에서 나는 특유의 고소한 향기와 숲속 어딘가에 새들이 밟고서 가볍게 뭉개진 통카빈 조각들, 그리고 이슬 가득한 이끼와 같이 뭉쳐서 뒹굴고 다니는 푸른 파츌리와 그 옆의 젖어 있는 넘어진 고목까지.
불리 리켄데코스
상황극
“밤 공기가 엄청 단데 나올래? 같이 걷자, 우리”
하루하루 네 생각과 마음이 궁금해 잠 못 이루던 날들,
단비 같은 너의 데이트 신청에 나는 떨리는 마음으로 ‘좋아’ 라고 대답했다.
통화음 너머로 가볍게 들린 너의 웃음 소리가, 오늘 왠지 좋은 느낌이 들었다.
여름공기가 유달리 선선했던 밤. 시원한 현관문을 열고- 푸른 녹음이 가득한 공원까지 가는 모든 길이 좋았다. 가로등이 예쁘게 켜진 길다란 거리 뒤로 달달한 밤 공기에 흔들리는 나뭇잎 소리까지
‘동네가 이렇게 예뻤나’
모든 것이 아름다워 보였던 그 길의 끝, 저 멀리 나무 벤치에 앉아 음악을 듣고 있는 네 모습이 보였다. 나는 잠시 걸음을 멈춰, 어떻게 다가가는 것이 좋을지 고민하다 번쩍 손을 들었다. 그러자 환하게 웃는 네 얼굴 위로 쏟아지는 조명이 마치 무대위의 주인공 같다고 생각했다.
“왔어?”
“응!”
우리는 그렇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서로 웃기 바빴다. 왜 웃었을까? 이유는 모르겠지만 우리 둘 사이에 묘하게 흐르는 긴장감과 평소 답지 않게 안절부절 못하는 서로의 얼굴이 스스로도 웃겼던 것 같다. 우리 둘은 그렇게 다시 한번 눈치를 보다가 웃음을 크게 터트렸다.
"이상해 우리"
"그러게 기분 탓인가, 먼저 걸을까?"
"좋아!"
너는 말 없이 내 손을 천천히 잡으며 걷기 시작했고,
나는 슬며시 손을 깍지로 바꿔 끼며 그에 답했다.
정말 달다, 오늘 밤 공기가
결론
요즘 코로나 때문에 다들 방구석에서 넷플릭스와 함께 하시는 분들이 많은 나날들인데…! 불리 리켄데코스를 뿌리면 순간 내가 북부 하이랜드로 여행을 간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진짜 북유럽의 숲 감성이 가득하게 연출된 멋진 향수다. 가보지도 않은 북아일랜드의 숲의 광활함이 그대로 시각적으로 그려지는 조향의 섬세함이 대단한 것 같다.
단점이 있다면 지속력이 거의 약한 것인데… 그냥 수시로 팡팡 뿌리고 다녀도 주변에 전혀 민폐를 끼치지 않는 은은함이 강점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되진 않을 것 같다. 가능하면 핸드크림, 바디 로션 등의 제품도 같이 구입해서 사용해주자. 정 그게 안되면 공병에 덜어서 펑펑 뿌리는 것을 추천드린다.
√ 평소 인위적인 향을 싫어하시는 분
√ 자연의 향기, 젖은 숲의 공기를 그대로 느끼고 싶으신 분
√ 호불호 없이 진짜 편하게 쓰기 좋은 향수 찾으시는 분
3가지 조건 중 하나라도 부합하신다면, 불리 1803 리켄데코스는 무조건 추천드리고 싶다.
향수 고수라고 해도 만족하실 것 같고, 향수 입문자라고 해도 편안하게 쓰기 좋다는 생각이 든다. 주변 사람들의 피드백은 과연 어떨까…? 독자님들의 실사용 호드백 소식을 기다립니다...!
불리 1803 리켄데코스 요약
[구매처 및 예산]
불리매장, 퍼퓸그라피
75ml 20.5만원
[성별, 자연적]
북아일랜드 숲과 계곡, 나무
선선한 밤공기에 실린 젖은 꽃과 풀향기
[연령대]
누구에게나, 모든 연령대
[계절감]
사계절, 상쾌하고 기분좋게
[지속력]
★★(2.0/5.0)
[비슷한 향수]
프라고나르 세드르 + 톰포드 아주르 라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