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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향수] 록시땅 피브완 플로라 : 4월의 봄날을 아세요

366일 2019. 1. 30. 22:28

향기나는 리뷰

 

록시땅 피브완 플로라

L'Occitane en Provence Pivoine Flora (2015) for women

 

 

 

날씨는 여전히 춥지만, 봄이 오는 소리가 조금씩 들리는 것 같다.

아직 꽃이 피진 않았고 스키장도 한창 성수기일 정도로 춥지만, 마른 나뭇가지 사이에 숨어 있는 꽃봉오리들이 왠지 보이는 것 같은 나날들이다. 그리고 록시땅이라는 브랜드가 굉장히 이라는 주제를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봄만 되면 그 해의 한정판을 꼭 내놓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에는 록시땅에서 고정 라인으로 당당히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록시땅 피브완 플로라라는 제품을 들고 왔다. 사실 피브완 플로라 라인은 향수보단 핸드크림이 훨씬 더 유명한 것 같은데, 핸드크림을 쓰시던 분들이 뭔가 부족함을 느낄 때 향수까지 같이 겸해서 사용하시는 것 같다.

 

록시땅 피브완 플로라의 향기는 어떨까?

 

 

 

록시땅 피브완 플로라의 향기

탑 노트 ㅣ베르가못, 자몽, 그린어코드

미들 노트 ㅣ 피오니, 로즈

베이스 노트 ㅣ 샌달우드, 화이트 머스크

 

 

 

록시땅 피브완 플로라 탑-미들 노트

『달콤한 과즙을 가볍게 물고 있는 청아한 4월 봄 작약 꽃 향기』

 

록시땅 피브완 플로라의 첫 향기는 산뜻하고 여리여리한 피오니 꽃 향기가 정말 사각거린다. 아주 얇은 종이를 손으로 바스락- 거리는 것 같이 얇게 나풀거리고 투명한 느낌의 깨끗한 작약 꽃 향기다. 누군가는 되게 여성스럽다 라는 표현을 할 것 같고, 누군가는 너무 은은하고 청아하다고 말할 것 같은 그 중간 언저리의 향기다. 바디미스트 같은 가볍게 부스러지는 알갱이도 느껴지는데, 이런 점 때문인지 목소리가 엄청 작고 나긋해서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꾸만 가까이 다가가게 만드는 그런 여성분들이 생각난다. 목소리는 엄청 작고 조곤거리는데 거기에 담긴 매력이 상당해서 사람을 집중시키게 만드는 그런 사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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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시땅 피브완 플로라 미들-베이스 노트

『작약 꽃 핸드크림처럼 부드럽지만 밝고 경쾌한 향기』

 

시간이 지난 록시땅 피브완 플로라는 머스크의 포근한 향조가 올라오면서 향기가 점점 손등으로 흡수되어 간다. 봄날의 작약 꽃 잎을 손등에 가득 올려 놓고- 천천히 비빌 때 천천히 녹아나는 듯한 그런 뉘앙스의 담백하고 깔끔한 피오니 향기다. 다만 록시땅 피브완 플로라의 미들 노트 이후의 향기가 워낙 지속력이 짧아서, 뭔가 부드러운 향기가 천천히 다 올라오기 전에 향기가 금방 증발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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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시땅 피브완 플로라

상황극

 

 

 

 

 

베이스의 둥둥 거리는 울림음이 꽤나 크게 들렸던 사운드 카페. 어느정도 목청을 높여도 다양한 악기소리에 묻힐 것만 같은 공간에서 청아하고 나긋나긋한 여자 목소리가 마치 악기처럼 조율되어 섬세하게 새어나왔다

 

, 안녕하세요. 저희는 영화잡지사이고이번에 배우님을 모신 건 인터뷰 때문인데요

 

이슬이 꽃 잎위에서 가볍게 흘러내리듯이 투명하고 맑고 깨끗한 목소리.  잔잔하지만 그 목소리가 갖고 있는 독특한 매력에 이끌려 귀를 쫑긋 세웠다.

 

그러니까이렇게 시간 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닙니다, 오히려 인터뷰 기회 주셔서 감사합니다

 

수줍음이 가득한 목소리였지만, 배우를 쳐다보고 있는 그녀의 눈빛은 밤하늘의 별빛 같았다. 흔들리지 않는 세기로 잔잔하게 응시하고 있는 무언의 눈빛. 순간 빛이 크게 커지며 이전과는 다른 경쾌함이 튀어나오기 시작했다.

 

제가 진짜로 배우님이 출연하신 작품은 다 챙겨봤거든요!”

 

진짜요?”

 

그럼요! 특히 각 작품마다 배우님이 표현하고자 하는 연기가 변하는 모습이 정말로 좋았어요!”

 

한 숨에 말을 마친 록시땅 피브완 플로라는 순간 아차하는 표정을 지으며 수줍어 하더니, 다시 초롱거리는 눈빛으로 자신이 좋았던 작품의 장면 하나하나를 구체적으로 묘사하기 시작했다. 다시 한번 소녀의 우주와 그 안의 별들이 반짝거리기 시작한다.

 

4월의 봄날에 설레하던 표정도

슬픔에 빠진 여주인공보다 더 비련해하는 아련함도

그리고 한 폭의 수채화처럼 시원하게 울리던 웃음소리도

 

남자 배우는 그 모습을 한참이나 우두커니 바라보다 말하는 것이다.

 

배우 하셔도 잘 하셨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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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록시땅 향수 중에서 가장 청초하면서도 밝고 경쾌한 꽃 향기인 것 같다. 체리블라썸이 어느정도 사탕류의 달콤함이 있고, 로즈에렌 시리즈는 풍성한 여성미가 있다면, 피브완 플로라는 확실히 작약 꽃의 가장 은은한 부분을 딱 필요한 만큼만 은은하게 추출해낸 것 같은 느낌이 있다. 여성스러우면서도 확실히 밝고 경쾌한 느낌도 있는

 

다만 그만큼 록시땅 피브완 플로라의 아주 명확한 단점이 눈에 띄는데….

지속력이 진짜 엄청 똥망인 것 같다. 조말론의 지속력도 이것보다는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지속력이 너무 약하다. 지금까지 포스팅 한 향수 중에서도 베스트5 안에 들 정도로 지속력이 약한 것 같다.   심지어 록시땅 체리블라썸 등의 달콤한 향기를 맡은 후 이 제품을 맡으면 향기가 안 느껴지는 것 같기도 하다(?)

 

뭔가 향수보다는 바디미스트에 가까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만큼 향기 자체는 호불호 크게 갈리지 않을 만큼 은은하기 때문에, 공병을 같이 들고 다니신다면 장소랑 시간 상관없이 편하게 뿌리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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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시땅 피브완 플로라 요약

[판매처/정가]

록시땅 매장 / 7.5만원

 

[연령대]

10대에서 20대

 

[성별, 여성적]

청아하고 깨끗한

가끔 통통튀면서4차원적인 면도 있는

여성스러운

 

[계절]

, 여름, 가을

 

[지속력]

★★(2.0/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록시땅 피브완 플로라 핸드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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