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여자향수] 에트로 샨텅 : 살 냄새인가? 착각을 부르는 청순한 피오니

366일 2020. 6. 14. 18:19

향기나는 리뷰

 

에트로 샨텅

Etro Shantung Eau de Parfum

 

 

 

 

향수 뿌린 듯, 뿌리지 않은 듯. 은은한 밸런스의 정점에 있는 여자향수를 들고 왔다.

에트로 향수 라인 중에서는 에트로 샨텅이 판매량이 비교적 높은 편이고, 실제로 에트로 향수 수입사 관계자 분들이 내부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향수라고 하신다. 

 

평소에 조말론 향수가 갖는 특유의 자연적인 느낌이 좋았지만, 지속력이 워낙 약해서 다른 니치향수 브랜드를 찾고 계신 독자님들에게 우선 적으로 추천드리고 싶다 사실 에트로 향수가 전반적으로 향기가 굉장히 담백하고 은은해서 샨텅이 아닌 다른 라인도 권해드리고 싶다. (퍼퓸그라피 내부에서도 에트로 향수에 대해서 전반적으로 호불호가 거의 없는 편이다)

 

 

나만 알기 너무 아까운 향수… 왜 소문이 안 나는지 조금 의아한 브랜드.

에트로 샨텅의 향기는 어떨까?

 

 

 

 

 

에트로 샨텅의 향기

탑 노트 ㅣ 이탈리안 만다린, 리치, 블랙커런트, 베르가못

미들 노트 ㅣ 피오니, 로즈, Somalian frankincense(소말리안 프랑켄셔스), 샤프란

베이스 노트 ㅣ 캐시미어, 머스크, 시더우드, 시트러스 랍다넘, 앰버

 

 

 

 

 

에트로 샨텅 탑-미들 노트

『살결에서 피어나는 피오니 꽃잎의 실키한 내음』

 

에트로 샨텅의 첫 향기는 손 위에 올려 놓으면 반 투명하게 비칠 정도로 정말 얇고 투명한 느낌의 실키한 피오니 + 로즈 향기가 골고루 섞여서 난다. 꽃 잎을 아주 얇게 펴서 실크로 만든 질감이라고 할까? 너무 은은하고 투명하기 때문에 피부에 위에서 스르륵- 녹아서 번져 없어져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플로럴 향조라기 보다는 살 냄새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여리여리한 향기를 갖고 있다. 그리고 동시에 농장에서 갓 출하된 블랙 커런트 한 알을 입 안에 넣었을때, 뭔가 꽉 차지 않게 부족한 느낌으로 퍼지는 향기가 있지 않은가? 딱 그 정도의 향기가 가미된 실키한 피오니 향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더리류의 살냄새가 아닌, 정말로 부드러운 살결에서 예쁘게 피어 오를 것만 같은 그런 향기

 

 

 

 

 

에트로 샨텅 미들-베이스 노트

『피오니 바디로션이 피부에 천천히 흡수된 듯한 향기』

 

시간이 지난 에트로 샨텅은 바디 로션이 피부에 천천히 흡수되는 것 같은 담백한 향기로 변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그 바디 로션의 향기가 마치 피부의 깊숙한 곳에 스며든 후, 그 사람의 체취와 함께 뽀송하고 고소하게 퍼지는 모습이 연상되는 향기다.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갓 빨래한 느낌의 섬유유연제 향기가 전혀 아니고, 아주 고소하고 잔잔한 머스크, 앰버의 향기 속으로 한껏 청아하고 단정한 플로럴이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는 뉘앙스의 살냄새다. 그래서 초반과 동시에 한 없이 단정하고 깔끔한 것 같으면서도, 뭔가 분위기가 굉장히 성숙하고 어른인 것 같은 그런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것 같다. 쉽게 말하면 흔히 말하는 유치한 향기가 없다고 말하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에트로 샨텅

상황극

 

 

 

청순, 섹시, 도도, 단아함, 귀여움…

그 어떤 단어로도 샨텅의 매력을 전부 담을 순 없었다.

 

자기를 가장 예쁘게 표현할 수 있는 말이 뭐냐는 너의 질문에,

나는 대답하지 못한채로 한참을 끙끙대다가 겨우 입을 열었다.

 

“다 가졌지, 다 가졌어”

 

만족스럽지 않은 대답이 분명한지 너는 입을 삐죽거린다. 사회생활에서는 그렇게 철두철미하게 감정표현이 없는 사람이 내 앞에만 서면 한없이 투명하게 변한다. 때로는 해맑은 아이처럼, 가끔은 세상 도발적인 유혹자의 모습으로.

 

“할 말이 그게 다야? 자고로 사랑에 빠진 여자는 두루뭉실한 게 제일 별로라고”

 

본인도 그렇게 말한 것이 꽤 무안했는지 수줍게 웃더니만, 큭큭 대며 웃는 나를 발견하자 마자 곧바로 눈에 쌍심지를 킨다.

 

“그런 거 말고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 있잖아!”

 

“음….”

 

고구마 서너 개를 한꺼번에 삼킨 듯한 너의 답답한 표정이 너무 재밌어서 나는 괜히 딴청을 부리게 된다. 그렇게 내가 딴청을 부릴수록 목덜미까지 천천히 붉어지는 너의 모습이 마치 장미 한 송이가 부르르 떠는 것처럼 느껴지는 건 내 착각일까? 흔들리는 꽃 잎이 바닥에 떨어지기 전에 나는 서둘러 타협하기로 했다.

 

“완전 예뻐, 그냥 예뻐, 나한테는 이유없이 가장 예뻐”

 

순식간에 기분이 좋아져 신나신나 춤을 추는 너를 보며 나는 문득 궁금한 것이 생겼다.

 

“근데 예쁘다는 말이 왜 좋은 거야? 그냥 너무 평범한 말이잖아”

 

그녀는 생각할 필요도 없다는 듯, 나를 바로 보며 말했다.

 

“그 말을 내게 한 사람이 바로 자기잖아”

 

그 말의 의미를 나는 왠지 알 것 같았다.

 

 

 

 

 

결론

 

에트로 샨텅은 소문을 많이 내고 싶다가도, 또 한편으로는 이렇게 아는 사람들만 아는 것도 괜찮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던 향수다. 굉장히 청초하고 살 냄새에 가까운 단정함을 갖고 있으면서도, 어딘가 성숙한 여인에게서만 날 법한 특유의 고급스러움까지 동시에 지니고 있는 것 같다. 

 

혹시 평소에 비누향수로 출시된 대표 베스트 셀러들이 너무 빨래냄새, 런더리류의 냄새를 갖고 있어서 무겁거나 코가 아프다고 느끼셨다면, 실키한 질감의 플로럴도 살결의 느낌을 연출한 에트로 샨텅은 무조건 시향을 권해드리고 싶다.

 

딱 연예인 임윤아(소녀시대 윤아)의 현재 30대 모습이 생각나는 그런 향수였다.

조곤조곤 한 것 같기도 하고, 밝은 것 같기도 하고, 세련된 느낌과 단아함 차분함을 동시에 갖고 있는 여성분들에게 추천드린다.

 

 

 

 

 

 

에트로 샨텅 요약

 

[구매처 및 예산]

백화점라인, 13-16만원대

 

[연령대]

20대 – 50대

 

[성별, 여성적]

단정하게 예쁨

한번 맺어진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함,

하지만 그 중에서도 사랑하는 사람이 최고

 

 

[계절감]

사계절

 

[지속력]

★★★(3.0/5.0)

 

[비슷한 향수]

필로소피 누드 로즈

+ 이센트릭 몰리큘스 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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