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수/Sporty

[남자향수]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 솔직후기

366일 2013. 8. 30. 00:04

향수 :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Versace Man Eau Fraiche Versace for men)

소개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향수다. 심지어 백화점에 가서 "괜찮은 남자향수 추천해 주세요~" 라고 말하면 거의 100%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이 올라와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게다가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평도 꽤 좋은 편이다. 이런 향수의 대표주자가 페라리 라이트 에센스 정도가 되려나? 조금 더 전문적인 소개를 해드리면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은 2006년에 만들어 졌으며, 조향사는 Olivier Cresp라는 분이다. 예전 포스팅에서도 소개했던 분인데 상당히 유명한 분이고 최근에는 메르세데츠 벤츠의 남성향수를 만들기도 하셨다.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의 공식 홍보영상 16초 짜리를 링크시켜놓겠으니 여유 되시는 분들은 보면서 향수의 컨셉을 살펴보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백화점 직원의 강력 추천을 받는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탑 노트 : 베르가못브라질리안 로즈우드카다몸레몬캐럼볼러

미들 노트 : 타라곤, 세이지, 시더, 페퍼

베이스 노트 : 앰버, 샤프란, 머스크, 우디노트, 시카모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의 탑 노트는 베르가못과 레몬의 조화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내가 만약 밀폐된 공간에 있다고 치면 이런 예를 들어보고 싶다. 풋사과의 향기가 방 안을 수증기 처럼 가득 채운다. 그리고 방의 천장에 방향제가 있는데 거기서 레몬 향이 칙칙- 하고 조금씩 뿌려져서 나오는 느낌이다. 그래서 풋사과의 수증기와 방향제에서 뿌려진 레몬 향이 적당히 섞이는 느낌이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의 탑 노트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여기서 약간의 주의사항을 하나 말해드리고 싶은데, 이렇게 베르가못과 레몬이 섞여서 나는 향기의 경우 살 내음과 섞였을 때 사람마다 편차가 조금 심해 질 수 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살에 있는 땀과 얼마나 섞이느냐에 따라서 향이 천차 만별로 변하는 것 같다. 때문에 굉장히 시원한 향기임에도 불구하고 땀이 많이 나는 여름에는 살에 뿌리는걸 가급적 지양해 주셨으면 한다. 개인적인 경험을 들어보면 이렇게 베르가못 + 레몬의 조합이 땀과 섞이면 향이 굉장히 짜지면서 풋사과를 소금물에 쩔였을 때 날 것 같은 향기가 났던 적이 있다. 뭐라해야 되나쩐내라고 해야되나..?

어쨌든, 풋사과 + 레몬의 향기가 적당하게 섞이면서 새로운 하나의 향기가 되어 있다. 풋사과 향과 레몬 향이 따로 놀지 않고 하나가 되어서 움직이는 모습이 재밌는 것 같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서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의 미들 노트에 들어가면 향이 남성적인 느낌으로 변신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처음의 산뜻했던 향이 굉장히 시원하게 변하는데 시원함에도 종류가 있으니 조금 예를 들어 드리면


1. 나무 아래 그늘진 곳의 시원함

2. 산에서 바람이 산들산들 하게 불 때의 시원함

3. 시원한 파도가 치는 듯한 시원함

 

에서 3, 파도가 치는 것 같은 시원함이 있다. 굉장히 물과 관련된 속성들이 계속 생각난다. 그것도 수영장이나 샤워 할 때의 수돗물이 아니라, 바닷물이 생각이 난다. 여기서 잠깐 오해하실 까봐 부가 설명을 덧붙이자면 바닷물의 짠내 같은걸 의미하는게 아니라 몸 좋은 남자가 바다에서 막 나와서 몸에서 몸이 뚝- 뚝- 떨어질때 뭔가 그런 느낌이다. 혹은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서 산산이 부서질때가 생각난다. 이렇게 아쿠아~ 스러운 느낌과 함께 아까 말했듯이 남성스러운 향기가 나는데, 중후한 남성보다는 젊은 청년이 생각난다. 소년에서 이제 막 청년이 된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고전적인 남성의 향기지만 마냥 올드하진 않은 것 같다. 이 부분의 남자냄새를 조금 설명을 더 해드리면 처음의 풋사과 냄새가 많이 증발하고 그 자리를 나무냄새가 슬며시 올라온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순수한 나무의 냄새는 아니고 나무로 만든 가공품에서 날 것 같은 향기에 초반의 레몬 방향제가 적당히 칙칙- 뿌려진 느낌이다.

다시 한줄로 요약 해드리면 고전적인 남자냄새 + 소년같은 느낌 + 나무가공품 + 희미해진 레몬  이라고 감을 잡아주시면 될 것 같다.

이후에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의 베이스 노트로 들어가면 향기가 변한다기 보다는, 기존의 미들 노트가 점점 희미해지면서 증발하는 느낌이다.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퇴근 후 저녁시간- 어느 커피 전문점-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이라는 친척 동생이 오랜만에 찾아오기로 한 날이다. 그 녀석을 마지막으로 봤을 때가 7살 정도니까, 지금은 15년 만에 만나는 것 같다. 그때는 콧물이 24시간 흘러가지고 턱받이도 하고 그랬는데… 15년 만에 만나는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은 어떤 모습일까? 기대가 된다.

떨리는 마음으로 커피 잔만 만지작 만지작 하고 있는데 뜨르르- 하고 전화가 울린다. 화면에 가득 떠 있는 이름을 보니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이다.

 

여보세요? 오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 이니?”

네 형~ 저예요~~ 저 지금 커피전문점 들어왔는데 어디 계세요?”

 

문 앞에서 서성이는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을 본 나는 손을 번쩍 들어 올리며 말했다.

여기야! 보여?”


잠깐 두리번 두리번 거리던 동생은 이내 나를 발견하고는 활짝 웃으며 나에게 다가온다. 점점 가까워져 오는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을 보는데 이 녀석 옛날의 그 앳된 모습이 아니다. 수영을 한다더니 어깨가 완전히 떡 벌어져 있는 역삼각형 몸매를 하고 있다. 게다가 가볍게 반팔 티를 하나 입었을 뿐인데 몸매가 상당히 다부져 보인다. 코 찔찔 흘리던 7살의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은 더 이상 내 앞에 없었다. 심지어 나보다 몸매가 더 월등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확실히 월등하다....

 

와 형~ 진짜 오랜만이예요!”

 

가까이서 목소리를 들으니, 변성기가 다 끝난 완전한 남자의 목소리다. 완전한 저음은 아니고 듣기 좋게 차분히 깔린 목소리 같다.

이야 너 진짜 많이 컸다? 이제 완전히 상 남잔데? 못 알아보겠어

 

그리고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과 한창 얘기를 나눴는데 이 녀석, 여자친구도 생겼단다.

 

여자친구도 생겼어? 남자 맞네~ 사진 봐바 사진!

 

사진이요~? 헤헤

 

조심스럽게 핸드폰을 꺼내서 여자친구와 함께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데 워터파크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진 속으로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의 단단한 근육질의 몸매가 적나라하게 보인다. 옆의 여자친구도 물론 상당히 날씬한 미인이다.

 

완전 예쁜데? 이야~~”

 

하핫, 형 배 안고프세요? 저희 맛있는거 먹으러가요

 

 

결론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은 10점 만점에 평균 8점 같은 향수다. 어느 하나 딱히 모자란 부분이 없다. 교실에서 공부를 적당히 잘하는 반 4등 정도의 학생이 생각난다.

추천 연령대는 10대 후반에서~ 20대 후반 정도까지

향수를 조금 사용하신 분들 보다는 아직 향수 경험이 많지 않은 분들에게 적합할 것 같다.

만약 마케팅 회사에서 성년의 날이 다가 온다면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을 열심히 홍보하는 것 도 좋을 것 같다. 딱, 성년의 날에 적합한 향수라는 느낌이다.


소년에서 남자로-

시원하면서 상쾌한 물 속성-

이 두가지를 나름 잘 표현한 것 같다.

 

마지막 개인적인 총평은 이렇게 말씀 드리고 싶다.

 

베르사체 오 프레쉬 맨은 페라리 라이트 에센스와 더불어 수학의 정석 같은 향수입니다. 향수를 경험한지 얼마 되지 않으시는 분들은 비싼 향수부터 사시기 보다는 이렇게 가격대비 합리적인 성능을(?) 뽑아주는 향수부터 경험 하시는걸 추천하고 싶네요. 향수에 등급을 나눈 다는게 사실 웃긴 얘기지만, 한번 올라간 눈은 앵간하면 다시 내려오지 않거든요. 한번쯤 경험 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이 향수를 대표하는 단어는 시원함이라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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