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니치향수/남성] 퍼퓸 드 말리 헤로드 솔직후기

366일 2020. 11. 18. 21:32

향기나는 리뷰

 

퍼퓸드말리 헤로드

Parfums de Marly Herod Eau de Parfum

 

 

 

사진출처 : 퍼퓸그라피

 

 

 

 

퍼퓸드말리의 두번째 시리즈, 헤로드를 들고 왔다. 퍼퓸드말리 매스큘린 라인 (남성라인)에 포함되어 있는 향수이며, 레이튼과 더불어 1-2등 자리를 놓고 서로 싸우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두 개 향수 모두 완성도가 굉장하다고 생각하며, 그 둘의 차이점은 딱 한가지인 것 같다. 뭐냐고 물어보시면… 그건 포스팅 말미에…

 

 

 

그럼 퍼퓸드말리 헤로드의 향기는 어떨까?

 

 


 

 

 

퍼퓸드말리 헤로드의 향기

탑 노트 ㅣ 시나몬, 페퍼

미들 노트 ㅣ 타바코 잎, 인센스, 통카빈

베이스 노트 ㅣ 바닐라, 웜

 

 

 

퍼퓸드말리 헤로드 탑-미들 노트

『고소한 커피 원두 더미위에 살살 흩뿌리는 시나몬 카카오 파우더』

 

퍼퓸드말리 헤로드의 첫 향기는 아주 고소한 커피원두와 카카오 향이 얼핏 들어간 시나몬 파우더 향기에 가깝다. 마치 TV 광고에서나 볼 법한 원두가 가득 담겨 고소하게 갈아져 내리는 그런 장면이 팍 생각나고, 한 바리스타가 씩 웃으면서 카카오 향이 나는 시나몬 파우더 가루를 그 안에다가 살살 뿌리는 장면이 연상되는 부드러운 달콤함이다. 바닐라와 초콜릿 스러운 부드러운 달콤함이 시나몬, 통카빈과 엄청 잘 어우러져 있는데- 막 부담스럽게 달지 않다. 오히려 되게 가을 감성이 대번에 생각날 정도로 엄청 부드럽고 자상한 뉘앙스가 가득한 것 같다.

 

 

 

 

 

 

퍼퓸드말리 헤로드 미들-베이스 노트

『우유를 넣은 카카오 라떼에서 날 법한 자상한 따뜻함』

 

시간이 지난 퍼퓸드말리 헤로드는 바리스타가 다시금 화면에 나와서 거품이 풍성하게 올라간 따뜻한 고급 우유를 천천히 저어가며 붓는 듯한 장면이 연상된다. 그만큼 한껏 더 부드러워지면서도 자꾸만 얼굴을 들이대게 만드는 센슈얼함이 은은하게 강조되는 것 같다. 시중의 많은 바닐라 향수들이 무슨 가죽향기가 잔뜩 섞인 독한 향기가 났다면, 퍼퓸드말리 헤로드는 커피와 초콜릿이 충분히 들어간 바닐라 라떼 정도의 밸런스로는 퉁칠 수 있을 정도로 호불호 없이 맡기가 편하다. 재밌는 점은 이 향기를 전체적으로 묵직하게 감싸주는 타바코와 인센스 향기 덕분에 향의 분위기 자체는 남성적이란 사실이다. 그것도 아주아주 자상하고 아주 여운이 남는 그런 남자.

 

 

 

 


 

퍼퓸드말리 헤로드

상황극

 

 

 

남자가 가질 수 있는 매력에 끝이 있다면,

이런 남자의 형태가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달콤한 여운이 끝까지 남는 사람’

 

그저 들이닥치는 달콤함이 아니라 감히 멀어지지 못하게 만드는 달콤함에 가까웠다.

자꾸만 자기를 느껴보라며 자의식에 찬 시선으로 다가오는 것이 아닌, 시간을 정지시키듯 짧지만 집중적으로 바라볼 줄 아는 눈빛을 지닌 남자. 그래서 아무리 피해가도 결국엔 마주하게 되는 시선의 끌림이 있는 남자 말이다.

 

“이제 갈 시간입니다”

 

가라고 말은 해놓고서 막상 멀어지지도 않고 적당한 거리를 지키는 그가 왠지 미웠다. 온 몸에서 헤어지기 싫은 기분이 몰려왔지만, 지금에서라도 내 의지로 이 거리를 벗어나야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 것만 같다. 아직 그의 마음도 모르는데 혼자서 들뜨고 싶진 않다.

 

“그럼 저 가요”

 

괜히 더 아무렇지 않은 척 연기하며 돌아섰다. 이 정도면 꽤 당당해 보였겠지? 라고 계속해서 눈치를 보는 스스로가 너무 바보 같았다. 누군가를 좋아하면 결국엔 이렇게 되는 건가. 자존심은 개뿔 그냥 다 내팽개치고 솔직해지고 싶다. 그가 한 발자국만 더 다가와주면, 나는 세상에서 가장 용기 있는 여자가 될 텐데.

 

멈칫 거리는 나를 두고도 등 뒤에서 느껴지는 그의 기척은 여전히 불안함이 없다.

나는 터져 나오는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한 채, 서둘러 뒤돌아서 성큼성큼 자리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그런데 얼마 걷지 못해 그가 뒤에서 내 어깨를 가볍게 잡는 느낌이 났다. 정말 그저 작은 움직이었을 뿐인데 기다렸다는 듯, 내 몸은 이미 불가항력 상태가 되어버렸다.

 

“그렇지만 오늘은 안되겠군요”

 

 

 

 

 


결론

 

드디어 남자 향수 세계에서도 커피와 코코아 파우더가 아주 부드럽고 은은하게 어울리고, 그걸로 인해 파생되는 따뜻함과 자상함이 멋지게 연출된 향수가 탄생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퍼퓸 드 말리 레이튼에서 나는 묵직하고 섹시한 남자다움도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좋다고 생각했는데, 퍼퓸드말리 헤로드에서 연출하는 자상함은 그 이상의 아련함에 가까운 것 같다. 이렇게 밸런스 좋은 향수를 2개나 발견하게 되어서 마치 산삼을 발견한 것 처럼 신이 난다.

 

가을, 겨울, 늦은 봄까지.

따뜻하고 달콤한 느낌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남성미를 연출하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추천드린다.

조금 더 존재감 강하고 리더십에 가까운 성향이 있는 분들은 레이튼을,

조금 더 부드럽고 융화적인 느낌이 드는 분들에겐 퍼퓸드말리 헤로드를 추천드리면 딱일 것 같다.

 

 

나중에는 뭐 결국 소문이 나겠지만, 당분간은 나와 독자님들 사이의 비밀향수로~!

 

 

 

 


 

 

퍼퓸드말리 헤로드 요약

 

[구매처 및 예산]

해외 직구(or 퍼퓸그라피)

 

[성별, 남성적]

여운이 남는 달콤함

자상함을 가장한 섹시함

 

[연령대]

20대 중반 이상 무관

 

[계절감]

가을, 겨울, 봄

 

[지속력]
★★★★★(5.0/5.0)

 

[비슷한 향수]

퍼퓸드말리 레이튼 + 바이레도 발다프리크

 

 

 

https://www.instagram.com/fr_366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