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
Narciso Rodriguez Bleu Noir for Him
날이 점점 쌀쌀해 진다.
향수 추천문의도 가을,겨울 향수를 많이 물어 보시는 걸 보니까… 드디어 꺼낼 때가 되었다 싶다. 그 주인공은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
생소한 분들이 조금 많을 텐데, 나르시소 로드리게즈에서 예전에 내놓았던 향수인데- 어쩐 이유에선지 단종을 시켰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소비자들의 열화와 같은 요구에 의해서 다시 재 출시 된 특이한 경력을 가진 향수다.
그리고 또 퍼퓸그라피 마케팅과 다른 회사 마케팅을 같이 맡고 계신 젊은 남성분이 있는데, 이 분이 정말로 훤칠하고 훈훈 스멜이 장난이 아니시다. 그런데 이 분이 사용하는 향수가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남자향수....! 뭔가 이미지랑 너무 잘 어울려서 독자님들에게도 빨리 소개해드리고 싶었다. (이분을… 응? ㅋㅋ)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의 향기는 어떨까?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
탑 노트 ㅣ 카다멈, 넛맥
미들 노트 ㅣ 시더우드, 블랙 에보니 우드
베이스 노트 ㅣ 머스크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 TOP/MIDDLE NOTE
『까맣게 그을린 카다멈, 넛맥의 달콤함에 우유 살짝』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의 첫 향기는 그냥 대놓고 넛맥, 카다멈의 향기가 아메리카노 투샷 같은 느낌으로 묵직하고 따뜻하게 퍼지는데, 이런 용어 자체가 조금 뜬구름 잡는 이야기일 수 있으니까 조금 더 쉽게 바꿔보면 이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딱 봐도 달콤한 눈빛을 가지고 있는- 뭔가 따뜻한 훈훈스멜이 가득한 남성이- 자기만 가는 조용한 카페에서 하얀색의 에스프레소잔을 들고 한모금 딱 마신 후, “와~” 라고 감탄사를 내뱉는데 그 목소리가 해저 1000미터 이하의 깊은 동굴에서 날 법한 누텔라 초콜릿 보이스일 때
날 것 같은 향기다. 까맣게 볶아진 넛맥과 원두의 달콤함이- 굉장히 묵직하고 따뜻한 남성미가 연출되는 시더우드, 에보니 우드와 섞여서 그윽하게 우러나는 향기. 살짝 클래식하다.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 MIDDLE/BASE NOTE
『코트 안단을 닮은 머스키함과 시더우드의 달콤함』
시간이 지난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는 조금 더 허그(Hug) 스러운 질감으로 변한다. 도깨비 드라마의 공유씨가 입고 나왔던 코트의 안쪽에서 날 법한- 뭔가 클래식함과 모던함이 적절하게 조화 된 달콤하고 부드러운 넛맥과 시더우드의 조화. 뭐랄까… 굉장히 질 좋은 하얀 우유를 따뜻한 나무향기가 베어 있는 달콤한 초콜릿에- 멋지게 섞었을 때 색이 옅게 변하며 점점 더 부드러워지는, 뭔가 목넘김이 좋을 것 같은 그런 느낌의 향기.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향수 답게 적당히 클래식한 남성미와- 실크 같은 부드러움이 되게 잘 섞여 있다. 너무 부드럽다 보니까- 시간이 아주 많이 지나면 여자 향수의 잔향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부드럽기도 하다. 물론 전체적인 색감은 남성적이다.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
이 어색함의 무게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어색해 미치겠네…’
약간은 짓궃게-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무덤덤한 눈빛으로 나를 보는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의 표정을 읽을 수 없다. 자상하다면 자상하고, 위태롭다면 위태로운 느낌이 묘하게 섞인- 위험스런 느낌에 자꾸만 챙겨주고 싶게 만드는 섹시함. 저 모습에서 풍기는 아우라는 온 몸으로 받다보면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진짜 남자다'를 바로 느끼게 된다.
츄르릅- 츄르르르!
다 떨어진 커피 애꿏은 얼음만 빠는 소리, 평소에 이렇지 않은데 자꾸만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 앞에서는 갈증이 난다. 이런 내 모습이 바보 같아 보이진 않겠지? 혹시나 해서 몰래 훔쳐보니, 의자 뒤에 몸을 편하게 기대고- 아주 희미하게 미소 짓는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가 갑자기 미워졌다. 솔직히 나한테 잘못한 건 없지만, 오히려 그가 나에게 딱히 더 잘해줄 이유가 없는걸 알아서 더 밉다. 우리는 그런사이니까... 그런데 왜 오늘 갑자기 보자고 한거지?
“그만 마셔, 하나 더 마실래?”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가 내 손을 조심스럽게 잡아서- 테이블 위에 살짝 올려 놓는다. 그리곤 괜히 '왜 못마시게 하느냐' 성 내는 듯한 내 눈빛과 마주치자, 아무일 아니라는 듯 웃어 넘기며 머리를 가지런히 정리하며 다시 몸을 뒤로 기댄다. 내가 어색해 하는 이유를 잘 알고 있지만, 그걸 직접적으로 아는체 하면 우리 둘 사이가 돌이킬 수 없게 되는걸 잘 알기에, 그는 이번에도 짐짓 화제를 돌릴 다른 이야깃거리를 생각하고 있다.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는 항상 그런 사람이었다. 무언가를 말 하기 전에- 그 말이 상대방에게 주는 울림에 대해 다시 한번 속으로 곱씹는 사람, 그런데 오늘은 왠지 그가 정말로 내가 피해왔던 말을 하게만 될 것 같다.
“너 영화 보는 거 좋아해?”
하지만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전혀 내 예상 밖이었다. 오늘 만나자고 한 이유가 이건가?
순간 한줄기 피어오르는 희망의 빛줄기
“당연히 좋아하죠. 왜요?”
왜요, 라는 말은 참 묘한 울림이 있다.
몰라서 하는 질문이 아니라, 아는걸 확인받기 위한 질문이니까.
그렇게 내심 기대하고 눈을 초롱거리는 내게, 그는 약간 머뭇거리며 영화표 티켓 두장을 내밀었다.
“저번에 너도 만난 현우 기억나지? 그 친구가 너 꼭 한번 더 보고싶다는데”
이번에도 나는 다시,
그의 말이 내가 아는 의미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한 질문을 한다.
“…그게 왜요?”
하지만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는 대답 없이- 가볍게 내 어깨를 두드리고서 가버렸다. '잘됐으면 좋겠다' 라는 말과 함께
결론
세련된 클래식함에 숨어 있는 날티라고 해야하나...!
부드러운 속에 숨어 있는 흔들리지 않는 강인함이라고 해야하나....!
그러니까 남자답다. 라는 표현에는 굉장히 많은 이미지가 있을텐데,
매스큘린하다. 라는 표현은 보통 거칠고- 투박하고- 그렇지만 마음은 또 여린면도 있고 이렇지 않은가?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에서 연출하는 남성미는
겉보기에 굉장히 부드럽고, 자상하고, 매너 좋고- 하지만 자기가 그어놓은 선이 딱 있어서 그걸 넘어버리면 사람이 달라지는,
윗 사람과 친구들에 대한 예의를 중요시 하는만큼- 자기 동생들도 어느정도 예의를 지켜줬으면 하는, 그런 성향이 있는 남자 같다.
합리적인 가격대도 좋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희소성도 좋다.
20대 중후반이 들어선 부드러운 이미지를 가진 남성분들에게 추천해주고 싶다.
복장은 너무 힙합느낌만 아니면 거의 다 잘 어울릴 것 같다.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힘 블루 느와르 요약
[판매처]
큰 올리브영, 백화점 / 6만~10만원대
[연령대]
20대 중후반 – 50대
[성별, 남성적]
부드러움, 매너좋음, 마음의 선이 확실, 고급스러움
[계절]
봄, 가을, 겨울
[지속력+확산력]
★★★★(4.0/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디올 옴므 인텐스 + 파코라반 원밀리언
톰포드 상탈 블러쉬 + 톰포드 오우드 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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