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구찌 블룸 오드퍼퓸
Gucci Bloom
요즘 수장이 바뀌면서 가장 핫한 명품계의 아이콘으로 떠오른 구찌, 그 중에서 최근에 새롭게 변한 구찌의 아이덴디티를 적용한 구찌 블룸 이란 향수를 소개해드리게 되었다. 우선 바틀이 너무 예뻐서 개인적으로 혹- 해가지고 질러버리고 말았다… 내가 디자인만 보고 여자향수를 지르다니… 나 남잔데…. 어쨌든 너무 궁금한걸 어떡할까, 내가 질렀을 당시엔 한국에 없었으니…
참고로 구찌 블룸은 30/50/100ml 3가지 용량으로 나왔는데, 국내에는 미출시 상태였다가- 정말 몇일 전 에서야 50/100 ml 2가지 용량만 한정적으로 풀린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호기심 뿜뿜이었던,
구찌 블룸의 향기는 어떨까?
구찌 블룸의 향기
탑 노트 ㅣ랑군 크리퍼, 핑크 페퍼
미들 노트 ㅣ 튜베로즈, 재스민 버드 추출물
베이스 노트 ㅣ파우더리 노트
구찌 블룸 TOP/MIDDLE NOTE
『튜베로즈와 장미를 추출한 바디로션을 몸에 약간 많이 바른 느낌』
구찌 블룸의 첫 향기는 핑크 페퍼 특유의 알싸함이 섞인 튜베로즈 특유의 풍부하고 짙은 향기가 확 올라온다. 딥디크 도손에서 느꼈던 하얗고 크리미한 질감의 튜베로즈가 절정의 아름다움을 자랑하듯 막 활짝 핀 느낌이다. 다만 보통의 튜베로즈 향수들은 우유 같은 밀키함, 하얀 파우더리함이 강한 경우가 많았는데- 구찌 블룸은 랑군 크리퍼, 핑크페퍼 덕분에 알싸한 느낌과 더불어 계속해서 연분홍색 꽃잎이 생각나는 향기가 난다. 5성급 호텔에 들어갔는데 애머니티로 놓여져 있는 분홍색 바디로션이 너무 좋아 보이니깐, 살짝 욕심이 나서 온 몸에 처덕처덕 발랐을 때 번질 것 같은 질감이라고 할까?
구찌 블룸 MIDDLE/BASE NOTE
『튜베로즈와 랑군크리퍼 추출의 아주 고운 베이비 파우더』
시간이 지난 구찌 블룸은 향기가 확실히 조금 더 베이비 파우더 스럽게 변한다. 튜베로즈와 랑군 크리퍼(연분홍색 꽃)을 추출해서- 정말 곱게 파우더낸 가루를 통에 담고서 몸에다가 ‘퉁퉁퉁’ 발랐을 때 날 것 같은 향기다. 예를 들면 여성분들이 사용하는 화장품 파우치가 꽉 닫혀 있는 상황인데- 그 뚜껑사이 갈라진 틈으로 코를 갖다 댔을 때 날 것 같은 향기라고 할까? 굉장히 부내나는 느낌의 여성적인 이미지가 연상되고- 어느정도 파우더리하고 플로럴한 튜베로즈 향기가 난다.
구찌 블룸
추운 날씨
따뜻한 영화관
영화가 끝난 직후, 상영관 근처 화장실-
셀 수도 없이 많은 인파가 좁은 화장실 앞에서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남자 화장실은 비교적 줄이 짧은 편인데, 여자 화장실 쪽은 무슨 이유에 선지 항상 줄이 끝도없이 늘어져 있다. 정체불명의 저 생명체들은 도대체 저 작은 공간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 걸까?
“흐음…”
고급스러운 정장스타일에 키가 굉장히 훤칠한 남성이 벽에 기대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고 있다. 심드렁한 표정으로 스크린을 휙휙 올리는 것을 보니, 시간을 대충 때우는 중인 것 같다. 아마도 화장실에 간 여자친구(구찌 블룸)을 기다리는 중이겠지, 저런 남자의 여자친구는 어떤 사람일까?
또각또각-
구두소리를 듣자 마자 남자가 화색을 띄며 얼굴을 들어올린다. 아니나 다를까 그의 시선이 닿는 곳에 약간은 쑥스러운 듯, 조금은 미안한 듯 중간 지점의 표정을 짓고 있는 구찌 블룸이 한 눈에 들어온다. 연분홍색 코트에 고급스럽고 깔끔한 정장을 소화하는데 그 모습이 굉장히 고급스럽다.
"많이 기다렸지?" 라는 구찌 블룸의 말에 남자친구는 "아냐 괜찮아, 가자" 라며 여자친구의 손을 잡았다. 하지만 미처 다 말리지 못한 손의 물기가 내심 신경 쓰였는지 구찌 블룸이 깍지 낀 손을 빼며 "잠깐만" 이라고 말하고는 가방을 뒤적이기 시작했다. 그리곤 연분홍색의 예쁘게 생긴 핸드크림을 꺼내서 자신의 손등에 적당량을 짜 발랐다. 그녀의 두 손이 서로 비벼지며 핸드크림이 순식간에 흡수되어 가고 그 순간, 공기를 타고 구찌 블룸과 잘 어울리는 베이비 파우더 가루가 예쁘게 꽃 스럽게 변한 느낌의 튜베로즈 향기가 번져 갔다. 남자는 그 모습을 옆에서 웃으며 보고 있다가 자기 코를 몇 번 킁킁 거리더니,
"냄새 좋다, 나도 바를래" 라며 자신의 손을 여자친구에게 내민다. 구찌 블룸은 "여자껀데?" 라고 말하지만 익숙한 상황인 듯, 남자친구 손등에 연분홍색 핸드크림을 조심스럽게 짜기 시작했다. 확실히 자기에게 사용한 양보다는 넉넉하고 넘치는 양, 남자친구는 그걸 보고 "너무 많은데…" 라고 말할 뻔 하다가, 가만히 서서 구찌 블룸의 모든 것을 눈에 담기 시작했다. 그 눈빛을 구찌 블룸도 느꼈는지 얼굴이 조금 수줍어지더니 "헤헤" 거리며 활짝 웃는다. 남자는 다시 한번 자신의 손등위에 산 처럼 높게 짜여진 연분홍색 핸드크림을 보고선, 여자친구에게 따뜻한 목소리로 말한다.
"혼자 쓰기 너무 많네, 손 줘봐”
구찌 블룸은 "나 발랐는데…" 라고 말하지만 두 손을 건넸고 남자는 그 손을 조심스레 잡더니, 천천히 자신의 핸드크림을 나눠 바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예쁜 향기가 났다.
결론
꼼데가르송의 가디건 가격을 두고서 옷 잘입는 분들이 ‘감성값’ 이라는 말을 많이 하던데 ㅋㅋ 구찌 블룸도 디자인쪽은 확실히 그 정도로 멋있다. 개인적으로 진짜 예쁘다. 실제로 보면 도자기 같은 병으로 되어 있는데 색상부터 진짜 예쁘다.
다만 향기는…! 기대했던 어떤 창의적인 향기라기 보다는 조금 더 익숙한 제너럴한 면이 가까웠던 것 같다. 그런데 또 마냥 평범하다고 하기엔 이미지 연상이 정말 잘 됐다. 사람으로서 굉장히 또렷한 이미지를 그려준다고 할까? 사실 이런 아이덴디티가 중요한 것이- 이런 이미지화가 쉬울수록 향수를 사용했을 때 주변 피드백 부분에서 높은 만족도를 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샤넬이랑 랑방이 이걸 신급으로 정말 잘한다.
평소 튜베로즈의 향수들을 좋아하셨고,
그 튜베로즈의 향수에 조금 더 꽃 내음 섞인 화장을 깔끔하게 한, 고급스러움을 찾는 분들에게 권해드리고 싶다.
뭔가 막 자라나는 발랄함 보다는... 확실히 온전하게 성숙해버린(?) 그런 느낌의 여성분들이 잘 어울릴 듯
구찌 블룸 요약
[판매처]
구찌매장, 해외
[연령대]
20대 중후반 – 무관
[성별, 여성적]
잘꾸밈, 단아함, 고급스러움, 차분함
[계절]
가을, 겨울
[지속력]
★★★★☆(4.5/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딥디크 도손 + 장미
아닉구딸 엉마뗑 도하쥬 + 발렌티노 발렌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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