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크리드 로얄 익스클루시브 화이트 플라워
CREED White Flowers
내가 갖고 있는 향수 중 가장 비싼 고가의 향수, 크리드 로얄 익스클루시브 화이트 플라워 를 들고 왔다. 이 향수 같은 경우는 처음에 시향 하는 순간부터, ‘아 이런 글을 쓰고 싶다’ 라는 영감이 막 떠올랐던 향수다.
이 향기가 갖고 있는 맑고 깨끗하지만, 서정적이고 소중한 느낌의 깨끗함을 잘 표현하고 싶은데 어떻게 표현하면 될까? 라는 고민을 몇일 째 하다가 그냥 결심했다.
그냥 편하게 쓰자
왜냐면 크리드 화이트 플라워가 갖고 있는 향의 특징이 그렇기 때문이다.
편한데, 그 편안함에 어딘가 울림이 느껴졌다.
거의 80만원대 정가에 육박하는 크리드 화이트 플라워의 향기는 어떨까?
같이 편안하게 살펴보도록 하자
크리드 로얄 익스클루시브 화이트 플라워 NOTES
TOP : 레몬, 바이올렛 잎, 그린 애플, 배
MIDDLE : 삼박 재스민, 제라늄, 로즈
BASE : 나르키소스, 머스크, 시더우드
크리드 로얄 익스클루시브 화이트 플라워
탑 – 미들 노트
크리드 화이트 플라워의 첫 향기는 가사 없는 피아노 음악 같다.
링티 같은 제로 칼로리 이온음료에서 느껴질 법한 정도의 레몬과 배의 슴슴한 달콤함이 맑고 깨끗하게 퍼지고 기분이 좋아지는 섬세한 향기가 난다. 프레데릭말 엉빠썽에서도 느꼈던 바이올렛의 깨끗하고 청아한 꽃 향기가 이 향수에서도 언뜻 느껴지는데, 바이올렛 꽃이 산들바람을 타고서 피아노 선율처럼 아름답게 흐르면서 레몬과 배의 산뜻함을 이리저리 두드리면서 돌아다니는 느낌이다. 화장기가 거의 없지만, 피부의 맑음만으로도 아름다움이 충분히 묻어나오는 여성에게서 날 법한 맑고 청아한 포스가 느껴지는 향기다.
크리드 로얄 익스클루시브 화이트 플라워
미들 – 베이스 노트
시간이 지난 크리드 화이트 플라워는 어린 날의 예쁘고 소중한 순간을 장면으로 담아낸 것 같은 깨끗한 나르키소스 향기가 난다. 물 대신 이온음료를 마시고 자란 것 같은 로즈와 재스민 삼박의 맑고 깨끗한 향기는 꽃들이 저 멀리 숨어서 고개만 내밀고 있는 듯 아련하고 몽글몽글한 느낌으로 향기가 난다. 절대 흐드러지게 핀 꽃의 느낌이 아니다. 꽃이 주인공이 아니라, 어느 순간 내가 되게 평화로운 꿈을 꾸고 있는데, 그 꿈 속 풍경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분위기의 향기다. 굉장히 맑고 선선하고 깨끗한 울림이 있는 하얗고 노란 꽃들의 향기가 다시 한번 피아노의 선율이 되어서 내 피부에 잔잔히 흡수되며 향기는 마무리 된다.
크리드 로얄 익스클루시브 화이트 플라워
상황극
햇살이 반짝이는 어느 날의 오후,
역시 나는 그녀를 좋아함에 틀림없었다.
이 마음에 확신을 갖기까지, 아니- 확신을 느끼기까지.
무수히 많은 시간과 계절의 흐름을 속절없이 보내야 했다.
내 마음에 솔직하지 못한 채, 괜히 그녀에게 무심하게 대하기도 하고
그녀의 수줍은 연애의 시작 소식을 듣고도, 아무렇지 않은 듯 축하해주며
집에 돌아와 침대 위 이불을 뒤집어쓰고, 펑펑 울면서도-
나는 애써 나의 이 마음을, 짓눌러왔다.
친구라는 단어로도, 나는 충분히 평안함을 느낄 수 있었으니까.
햇살이 반짝이는 어느 날의 오후,
모처럼 너의 연락을 받고 우리가 학창시절부터 좋아하던 한강 공원을 가는 길
버스에 앉아 푸른 하늘을 보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삶은 객관식이 아닌 주관식이라는 것, 누구도 정답을 알려주지 않고
주어진 건 온전히 나라는 펜과 인생이란 종이 한 장 뿐이라는 것.
그때였을까, 내 마음속의 알 수 없는 일렁임이 조금씩, 조금씩
파도를 치기 시작했다.
햇살이 반짝이는 어느 날의 오후,
여전히 너와의 만남이 평화롭고 따스하다고 느껴졌던 그 날의 하루.
이제는 나의 진심에 솔직해도 되겠다고 마음먹은 그 순간
그녀가 걸음을 멈추고, 어딘가 떨리는 목소리로 내게 물어 왔다.
“...오늘 하루 소중한걸 다시 찾은 느낌이야, 너는 어때?”
나는 말했다.
“...이제서야 너에게 왔네”
크리드 로얄 익스클루시브 화이트 플라워
결론
크리드 로얄 익스클루시브 라인 중 가장 판매량이 높다고 한다, 워낙 고가의 향수이기에 판매량이 높아도 막 그렇게 날개 돋친 듯 팔리지는 않겠지만, 고객들은 언제나 정확하기 때문에 그 선택의 이유가 충분히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왔는데,
글을 쓰는 내내 완전 공감하면서 썼다.
가사 없는 피아노 음악을 듣는 것 같은 깨끗한 프레시- 플로럴 계열의 향수다. 청순하다… 라는 표현은 어울리지 않는 것 같고, 되게 예쁘고 소중한 순간을 마음 따뜻하게 담아낸 서정적인 분위기의 향수라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
크리드 로얄 익스클루시브 화이트 플라워
요약
[정가]
75ml // 24.08 기준 75만원, 근데 또 오를 수 있음
[추천 연령대]
20 대 중반 – 40대 초반
[계절]
사계절 언제나
[지속력]
보통, ★★★☆(3.5/5.0)
[비슷한 추천 향수]
프레데릭말 엉빠썽
구찌 알케미스트 가든 어 윈터 멜로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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