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불가리 맨인블랙 EDP (Bvlgari Man In Black Bvlgari for men)
소개
불가리 블루, 불가리 맨에 이어서 나온 불가리 남자향수 세번째 시리즈, 불가리 맨인블랙을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다들 아시다시피 불가리는 세계적으로 사랑 받고 있는 멋진 남자향수들을 굵직하게 뽑아내는 브랜드이다. 항상 출시할 때마다 뭔가 그 트렌드에 맞는, 여성들이 원하는 남성성을 향기로 잘 만든다고 할까? 여성의 본능에 내재되어 있는 ‘멋진 남성’에 대한 특징을 잘 캐치해서 향수로 만드는 것 같다. 현재 불가리 맨인블랙은 30, 60, 100ml로 나오며 기본 모델이 오드퍼퓸(EDP)이다. 2014년에 새롭게 출시되었으며,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많이 알려진 편은 아니다.
불가리에서 야심차게 내놓은 향수, 불가리 맨인블랙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탑 노트 : 럼주, 스파이시
미들 노트 : 가죽, 튜베로즈,아이리스
베이스 노트 : 과이악우드, 벤조인, 통카빈
불가리 맨인블랙 TOP/MIDDLE NOTE
불가리 맨인블랙을 부리면 굉장히 스모키 하면서 달콤한 냄새가 난다. 전체적으로 뭔가 짙은 안개가 낀 듯한 느낌에 마른 나무에 진한 사과 즙을 뿌린 것 같은 달콤함이 있다. ‘매캐하다’ 라는 표현을 쓰면 딱 좋을 것 같다. 혹은 얼음이 살짝 녹아서 미적지근 해진 위스키 같은 느낌도 있다. 덕분에 한번만 펌핑해도 온 공간에 순식간에 퍼지는 강력한 확산력이 있다. 전체적으로 어깨도 넓고, 몸도 다부진 느낌의 남성적인 느낌이 강하다. 비슷한 향수로는 크리드 어벤투스를 들 수 있겠다. 시간이 조금 더 지나면 초반에 느꼈던 복합적인 과일의 달콤함이 빠지면서, 나무를 향에다가 그을린 듯한 따뜻하면서도 매캐한 향기가 올라온다. 근데 이 분위기와 밸런스가 정말 기가 막히다. 매우 남성적이고, 섹시하다. 그윽하게 보는 눈빛, 강인한 남성다움 그 모든걸 담고 있는 위스키 같다. 시원한 얼음을 담은 채 자신의 독한 강렬함을 살포시 감추고 있는 그런 상태 말이다.
불가리 맨인블랙 MIDDLE/BASE NOTE
시간이 조금 지난 불가리 맨인블랙은 낙엽이 다 떨어진 갈색 고목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것 같은 향기가 난다. 초반에 강하게 치고 들어왔던 여러가지 과일의 달콤함은 한 풀 꺾이고, 향기가 굉장히 은은하고 그윽하게 변한다. 낮고 어둡게 내려 앉는 듯한 느낌의 질감이 있으며, 통카빈 특유의 고소함과 달달함이 우디노트, 가죽과 섞여서 진한 남성미를 표현한다. 혹시 여기서 통카빈의 달콤함이 뭐예요? 라고 물어보시면 이렇게 대답해드리고 싶다. 캬라멜을 녹인 통에, 땅콩과 같은 견과류를 집어 넣고 동시에 바닐라 약간을 첨가시켜 갈아낸 듯한 고소한 달콤함 이라고 말이다. 다만 여기까지의 설명만 보면 ‘우디’ 노트스러운 느낌이 강하다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사실 남성적인 가죽향도 같이 묻어서 나온다. 확실히 따뜻하고, 매캐하고 그러한 짙고 남성적인 느낌의 가죽향기의 탈을 쓴 채, 전체적으로 우디 노트의 색깔로 발현된다고 생각하시면 더 편할 것 같다. 다만, 주변 테스트를 해보다가 느꼈는데 불가리 맨인블랙의 포근하고 파우더리한 잔향에서, 약간 '여자냄새' 라고 인식하는 분들도 있긴 하셨다. 잔향이 굉장히 뽀송한 느낌으로 타인에게 전달이 되는 것 같다.
불가리 맨인블랙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180은 족히 넘어 보이는 듬직한 덩치, 마치 운동선수를 연상시키는 듯한 넓은 어깨까지- 전체적으로 좋은 덩치를 가지고 있는 불가리 맨인블랙이 낙엽이 가득한 벤치에 앉아 있다. 양 다리는 살짝 벌린 채 비즈니스 신문을 양 손으로 펼친 상태다. 넥타이는 하지 않았지만 전체적으로 블랙 계열의 정장 멋지게 소화하는 것이 굉장히 프로페셔널한 느낌이 든다.
“이번 기술 개발 계약이 문제야…”
비즈니스 신문을 펼쳐놓고 있지만, 이상하게 불가리 맨인블랙의 눈빛은 깊게 가라앉아 있다. 아무래도 신문에 집중하지 않고 업무적인 무언가를 계속 생각하는 모양이다. 주말 저녁에 친구들을 만날 법도 하건만, 한적한 벤치에서 혼자 업무를 생각하는 하는 모습이 꽤나 높은 직위에 있겠단 생각이 든다. 그렇지 않으면 저렇게 헌신적으로 일하진 않을테니까
“어떡한다”
한숨을 깊게 내쉬는 모습에서 불가리 맨인블랙이 짊어진 고통이 그대로 느껴진다. 가만 보면 참 재밌는 일이다. 전체적으로 운동선수처럼 다부진 체격을 지녔음에도, 그에게서는 지적인 냄새가 난다. 아마, 원래는 왜소한 체형이었지만 꾸준한 운동으로 좋은 몸을 만들지 않았을까? 갑자기 그의 연애 방식이 궁금해진다. 지금처럼 듬직하면서 진중한 모습을 보여줄지, 아니면 반대로 애교가 잔뜩 많아 질지. 그런데 생각보다 이 궁금증은 금방 해소가 됐다.
“응~ 이제 퇴근했어~?”
퇴근한 여자친구로부터 온 전화에 업무로 고민하던 눈빛은 싹- 사라지고 따뜻함만 남았다. 계속해서 여자친구의 안부를 물어보는 불가리 맨인블랙의 모습이 밤거리를 닮았다.
“저녁은? 또 빵만 먹지 말고 밥도 먹어”
불가리 맨인블랙의 낮고 부드럽게 울리는 목소리에- 수화기 반대편에서 여자친구의 애교 있는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여자친구의 애교가 귀여웠던지 불가리 맨인블랙이 활짝 웃음꽃이 피었다. 지금 여자친구가 이 웃음을 보진 못했어도- 아마 통화음 사이로 느꼈을 것이다. 말 한마디 한마디에 진심이 담겨있고, 왠지 모를 안정감을 주는 남자다.
“응~ 그럼 나 일 마무리 하고 이따 전화할게”
새어나오는 통화음 사이로 여자친구의 아쉬움이 가득 묻어난다. 아마 여자친구는 늘 통화를 더 하고 싶어하고, 불가리 맨인블랙이 먼저 끊는 편인 듯 싶다. 그런데 이러한 상황에 여자친구가 딱히 속상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전화를 끊은 후에도 한참 동안 미소 지으면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리며, 아쉬움을 한껏 달래는 저 표정을 보니 말이다.
결론
불가리 남자향수의 세 번째 시리즈이고 오드 퍼퓸을 기본으로 놓은 최초의 향수라고 한다. 미묘한 차이지만 불가리 측의 어떤 큰 결의가 느껴지는데 향기에서 그게 바로 느껴진다. 무슨 말인가 하면 마케팅과 입소문만 도와준다면 충분히 베스트 셀러군에 들어갈 만한 향수라는 촉(?)이 왔기 때문이다. 굉장히 고급스러운 바틀의 디자인 부터, 쥐었을때 느껴지는 암석 (?) 같은 질감까지 외양도 멋있다. 게다가 뛰어난 확산력, 긴 지속성, 진하고 그윽한 남자다움과 동시에 뭔가 자상한 여성스러움도 공존하는 미묘한 밸런스까지 너무 놀랍다. 게다가 이 향수가 가지는 남성성과 가격의 포지션이, 기존의 몽블랑 레전드, 샤넬 향수 군을 대체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정말 철저한 분석(?)으로 나온 향수라는 생각이 든다. 몇 일 동안 주변 여성분들, 그리고 지인들을 통해 피드백을 확인했는데 굉장히 긍정적이다. 다만, 재밌는 점은 불가리 맨인블랙 특유의 매캐한듯한 파우더리함이 여성적인 느낌 혹은 자상한 느낌으로 전달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코대고 맡으면 완전 상남자 향수인데, 남에게 전달되는 향기는 또 그런 이미지도 있는걸 보니 이중성이 있나보다.
어쨌든 불가리 블루, 불가리 맨 익스트림의 왕위를 물려 받을 수 있는 녀석이 탄생한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불가리 맨인블랙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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