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리뷰] 에르메네질도 제냐 네롤리 : 소나무와 네롤리

366일 2016. 5. 9. 01:02

향기를 담은 리뷰

 

에르메네질도 제냐 네롤리

Ermenegildo Zegna Mediterranean Neroli for men

 

 




다시 돌아온 에르메네질도 제냐 향수, 그 중에서도 15년에 나온 신상인 에르메네질도 제냐 네롤리를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이 향수를 선택한 이유는 최근 향수추천 문의해주시는 분들 중에서 '아버지, 교수님, 남자친구' 등 약간 성숙한 연령대의 남자향수를 찾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 요즘 같이 더운 날씨에 딱인 향수다.



에르메네질도 제냐 네롤리의 향기는 어떨까?

 

 

 

에르메네질도 제냐 네롤리의 향기


탑 노트 ㅣ 페티그레인, 베르가못, 레몬, 민트, 진저

미들 노트 ㅣ 사이프러스, 네롤리, 라벤더, 로즈마리, 재스민

베이스 노트 ㅣ 앰버, 샌달우드, 머스크, 사이프리올 하트

 

 

 

에르메질도 제냐 네롤리 TOP/MIDDLE NOTE

『약간 짠 베르가못 + 상큼한 네롤리 + 청량한 민트 + 솔잎』

 

에르메네질도 제냐 네롤리는 딱 뿌리면- 냉장고에서 막 꺼낸 듯한 시원한 질감의 네롤리 향기가 난다. 네롤리가 뭔지 모르시는 분들이 있을 수 있어서 약간의 설명을 더하면, 오렌지 꽃에서 추출하는 오일인데, 보통은 오렌지 처럼 상큼한 향기가 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에르메네질도 제냐 네롤리는 베르가못 특유의 짭짜름한 상큼함과 민트의 청량감이 섞인 형태의 향기가 더 강하게 난다. 쉽게 말하면 솔잎으로 포장한 아오리 사과를, 냉장고에 넣었다가 꺼낸 듯한 향기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이 프루티한 느낌이 아니라, 굉장히 그린하고 스파이시한 질감으로 퍼진다. 솔의 눈 이라는 음료수를 먹는것 같다고 해야할까?

 

 



에르메질도 제냐 네롤리 MIDDLE/BASE NOTE

『솔잎 + 소나무 껍질 + 로즈마리 + 네롤리 + 베르가못』

 

시간이 지난 에르메질도 제냐 네롤리는 로즈마리 특유의 정화시키는 듯한 시원한 질감과 솔잎이 어울린 향기가 난다. 굉장히 역동적이고 시원한데, 솔 특유의 느낌 때문에 은근히 성숙하고 단정한 느낌이 강하다. 톰포드 네롤리 포르토피노는 확실히 상쾌한 과일+계곡물 같은 느낌이 강했는데, 에르메네질도 제냐 네롤리는 베르가못 껍질을 소나무 숲에 걸어 놓은 듯한 스파이시+그린함이 좀 더 강한 것 같다. 조금 더 코를 시원하게 긁고, 좀 더 민트 류의 스파이시함이 난다. 때문에 이 모든 향기가 어울려서 굉장히 명석한 남성미가 풍긴다. 아니면 국카스텐의 하영우씨처럼 자유분방 한 듯 하면서도 뭔가 말도 안되는, 신의 영역에 들어가버린 듯한 그런 형태의 느낌








 

에르메네질도 제냐 네롤리


나를 관통하는

명석한 눈빛의 소유자





 

 

명석한 사람

 

에르메네질도 제냐 네롤리 대표님의 첫 인상이다. 뿔테 안경 뒤에서 번뜩이는 눈빛에는 자비가 없다. 박시한 느낌의 와이셔츠를 주로 입고, 검정색의 품이 넉넉한 생지바지로 마무리 되는 그의 스타일은 확실히 그만의 아우라가 있다. 자유분방한 듯 하면서도 확실히 느껴지는 그만의 고집

 

상반기 고객분석 보고서에서

 

항상 단정한 문장. 그렇지만 자기가 원하는 부분은 콕- 집어서 말하는 그의 화술은 모든 동료들이 가장 공포스러워 하는 것 중 하나이기도 하다.

 

“Top 10 고객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율 분석이 없던데요


그렇게 강조하셨던 부분인데... 깜빡했다...

 

죄송합니다. 오늘까지 정정하겠습니다!”

 

안절부절 못하는 나를 가만히 쳐다 보는 에르메네질도 제냐 네롤리 대표님의 눈빛. 반짝 반짝 빛나지만 뼈끝까지 시리게 만드는 저 특유의 눈빛이, 너무 무섭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사람. 그때 내 앞으로 툭- 던져진 두꺼운 파일 묶음

 

가서 보세요

 

떨리는 손으로 펼쳐보니 빼곡하게 분석된 데이터가 보인다. 마치 현미경으로 들여다 본 것 같은 디테일함의 끝을 보여주는 보고서. 내 일을 대표인 그가 대신 해놨다. 그것도 아주 완벽하게

 

“아... 감사합니다!”

 

감사하긴….” 가볍게 머리를 쓸어넘긴 에르메네질도 제냐 네롤리가,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섰다.

 

필사해와요. 본인 스타일로

 

필사라고?! 고등학교 국사책 보다 더 두꺼워 보이는 이 무시무시한걸, 필사하라고?

내가 차마 대답하지 못하고 계속 밍기적거리자 그가 한 손을 주머니에 넣고, 삐딱한 자세로 물어왔다.


"평생 이 회사에 있을거예요?"


"네?!"


회사에 대한 애사심을 증명해야 하는 부분인가?


"키워서 내보내는게, 제 역할입니다. 빨리 배우고 성장해서 나가세요"


 

 

 

결론



딱 말해서 아무나 소화할 수 있는 향수는 아닌 것 같다. 굉장히 상큼한 네롤리 뒤에서 펼쳐지는 소나무의 청량한 강직함이 의외로 강하다. 얼핏 맡으면 톰포드 네롤리 포르토피노 라는 향수랑 비슷한 구석이 있는데, 좀 더 향기가 강하고, 싸하고, 훨씬 더 성숙하다. 그리고 컨디션이나 날씨에 따라서 달라지는 베르가못의 짭짜름한 정도가 너무 어렵다. 어쨌든 어린 남학생들이 소화하기엔, 확실히 향기가 조금 어려운 듯-!


넥타이가 이제는 꽤 잘 어울린다, 라는 생각이 드는 연령의 남성분들에게 선물해주면 좋을 것 같다.

확실한건 상큼하면서도 올곧은 든든함이 자리잡고 있는 향수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올곧지 못한 저는 소화를 못할 듯 싶습니다... 쿨럭….

 


 

 

 

에르메네질도 제냐 네롤리 요약



연령

20대 후반 무관

 

성별

남성적(강직함, 명석함, 자상한듯 냉철함)

 

계절

, 여름, 가을

 

지속력

★★★★(4.0/5.0)


 

질감

솔잎이 가득 떠 있는 녹색의 계곡 물에

짭짜름한 베르가못 껍질과 네롤리 오일을 섞고

소나무 가지로 휘저은 듯한 향기




+16.5.31 추가 잡담




몬스터 라는 드라마에서 강지환이 에르메네질도 제냐 향수 뿌리는 모습이 나왔다.

강지환씨가 실제로 사용하는거면 초대박일텐데, 드라마니까 협찬이겠지?

그나저나 이름이 궁금한데 뭘까? 베티버, 만다린, 아이리스 중 하나일 것 같은데... 여튼 신기함!

설령 협찬이라 하더라도 정장 상태에서 사용한게, 향수 이미지를 잘 살려준 것 같아서 이건 칭찬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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