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메종 마르지엘라 바이 더 파이어플레이스
Maison Margiela Paris BY THE FIREPLACE
이번엔 맡으면 맡을수록 계속 맡고 싶은, 질리지 않는 공용(남성권장) 향수 메종 마르지엘라 바이 더 파이어플레이스 라는 제품을 들고 왔다. 사실 8월달에 메종 마르지엘라 재즈클럽을 소개해드린 뒤로 인기가 정말 엄청나게 터지면서…! 와! 이런 류의 밸런스를 갖고 있는 향수에 대한 니즈가 있으셨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혼자 괜히 뿌듯해 했다.
이번에 소개하는 메종 마르지엘라 파이어플레이스의 장점은 ‘맡아도 질리지 않는다’ 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르게 말하면 '보면 볼수록 정감가는 아이' 라고 해야 할까? 실제로 회사 내부에서도 센츠를 만들다가 이런 이야기 진짜 많이 나온다
'파이어플레이스는 진짜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좋다고'
그런데 정말 그런 것 같다. 이 향수가 맨 처음 시향할때는 그냥 뭔가 스윽 하고 지나가게 되는데,
그냥 아무 생각없이 지내다 보면 점점 더 좋아지고, 부담스럽지 않은 은은함이 있는 것 같다.
메종 마르지엘라 파이어플레이스의 향기는 어떨까?
메종 마르지엘라 바이 더 파이어플레이스의 향기
탑 노트 ㅣ 핑크페퍼, 오렌지플라워 페탈, 클로브 오일
미들 노트 ㅣ 밤나무 어코드, 과이악 우드 오일, 케이드 오일
베이스 노트 ㅣ 바닐라 어코드, 페루발삼, 캐시미어
메종 마르지엘라 바이 더 파이어플레이스 탑 – 미들 노트
『달콤한 밤 알갱이가 박힌 고소한 밤식빵과 장작향기』
메종 마르지엘라 파이어플레이스의 첫 향기는 진짜 밤이 큼직하게 박혀 있는 밤식빵에서 날 것 같은 고소하고 따뜻한 달콤함이 확 퍼진다. 잘 익은 밤을 혀 안에서 이리저리 굴렸을 때 나는 설탕, 바닐라와는 다른 종류의 고구마류 달콤함이다. 그리고는 곧바로 스타벅스 테이블 색과 비슷한 느낌의 고동색 과이악 우드 향기가 퍼지기 시작한다. 아주 짙고 따뜻하고 마음에 안정감을 주는 느낌의 달콤한 나무향기다. 그러다가 이 고동색의 과이악 나무장작을 밤식빵과 같이 집어서 화롯불에 탁 집어넣었을 때, 뿌연 연기와 함께 스모키한 류의 달콤함이 확 퍼지는 것 같은 뭔가 로맨틱하면서도 안정적인 느낌의 장면이 연상되는 향기로 마무리 된다.
메종 마르지엘라 바이 더 파이어플레이스 미들 – 베이스 노트
『밤나무 장작으로 모닥불을 피우고 고구마를 구워먹는 장면』
시간이 지난 메종 마르지엘라 파이어플레이스는 어디서 타고 그을린 냄새가 난다. 초반에는 밤 알갱이가 식빵에 콕콕 박혀 있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확실히 화롯불에서 새어나온 연기에다가 천천히 훈제를 하는 듯한 느낌이 있다. 불에다가 직접 닿아서 타는 향기가 아닌- 밤나무 장작을 모아서 그걸로 연기를 내고 훈제시키는 것 같은 우아하고 그윽한 향기. 물론 밤나무 장작 더미 안에는 은박지로 곱게 쌓여진 고구마와 감자, 그리고 군밤까지 모락모락 익어가고 있다. 다만 아직 은박지를 벗기지 않고- 은박지를 뚫고 새어나오는 느낌의 고구마, 군밤의 달콤함 정도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메종 마르지엘라 바이 더 파이어플레이스
누군가에게 반할때
“선배한텐 달콤한 향기가 나요”
학교 앞 카페를 가는길에 우연히 마주친 선배에게 뜬금없이 던진 말. 하지만 선배는 잠깐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생크림 같은 눈웃음을 지으며 말하는 것이다
“그렇구나”
나는 이런 점이 너무 좋았다. 선배는 뭔가를 꼬치꼬치 캐묻는 법이 없었다. 내가 아무리 뜬금없이 A는 B예요. 라고 던져도 ‘왜’를 생각하는 시간동안 나를 최대한 섬세하게 살펴보고, 자기 나름대로의 판단을 내린 후 ‘그렇구나’ 라며 달콤한 공감을 해버리는 것이다. 나는 선배가 하는 제스쳐, 몸짓, 말투 등이 너무나 달콤하게만 느껴졌다. 그러니 어찌 말하지 않을 수 있겠어
“역시, 오늘도 달콤한 향기가 나네요”
선배는 다시 한번 특유의 웃음을 지었다. 그리고는 내 팔 끝을 부드럽게 잡아당기며 말했다.
“조원들 커피 사러 가는 길이었는데 잘됐다. 네 것도 같이 사 줄게”
미안한 마음에 멈칫거리자 선배가 "저번에는 네가 나 사줬잖아. 고마워서 그래” 라며 나를 달래줬다. 선배는 마음을 표현하는 방식도 항상 이렇게 달콤했다. ‘나는 괜찮아!’ 라며 어깨를 들썩이며 우쭐대는 방식이 아니라, ‘고마워서 그래’ 라며 손을 내미는 사람이었다. 만약 이 사람에게서 맛이 난다면 잘 익은 고구마보다 훨씬 더 달콤할 것이라고 생각해본다. 심지어 목넘김도 좋은... 흐흥... 표현이 너무 유치했나
“좋아요! 그럼 다음엔 제가 쏠게요. 아주 달달하고 맛있는걸로!”
선배가 웃었다.
“달콤한 걸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아. 커피도 그리고 사람도”
결론
잘생겼다. 라는 표현보다 핸섬하다. 라는 말의 어투가 더 어울리는 향수인 것 같다. 물론 독자님들이 "뜻은 똑같은 것 아니냐!" 라고 물어 보시면 "뉘앙스가 다른 것 같아요. 아시잖아요?" 라고 애교를 부리고 싶다.
메종 마르지엘라 재즈클럽이 인기가 정말 많은데 만약 그 제품이 조금 묵직하다고 느껴진다면,
조금 더 고구마 류의 부드러운 달콤함이 곁들여진 파이어플레이스를 추천해드리고 싶다. 엄청나게 은은하고 잔잔한 달콤함이 뭔지 제대로 보여주는 것 같다.
남녀공용향수로도 충분히 사용이 가능한 밸런스를 갖고 있으며,
전체적으로 차분한 톤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면 더 잘 어울릴 것 같다. 하지만 이런 밸런스의 남성이 사용하기 좋은 향수 찾기가 워낙 힘드니까, 우선 남성분들에게 먼저 권해드리고 싶다. 세상 자상한 분들한테 정말 잘 어울릴 듯
메종 마르지엘라 바이 더 파이어플레이스 요약
[판매처/정가]
국내없음 / 18 - 19만원
[연령대]
20대이상 무관
[성별, 중성적(남성권장)]
태도와 매너까지 달콤한
그래서 계속 보고 싶은
[계절]
봄, 가을, 겨울
[지속력]
★★★★☆(4.5/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바이레도 발다프리크 + 메종 마르지엘라 재즈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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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fr_366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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