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가을, 겨울에 쓰기 좋은 베르두 공용향수 2개 리뷰
거의 3주만의 포스팅 ㅠㅠ, 우선 지금 독자님들에게 가장 먼저 드리고 싶은 말
“너무너무 죄송합니다! 다음주부터 다시 본연의 연재로 돌아오겠습니다! (꾸벅) ”
사실, 독감부터 사무실 이사까지… 쉰 것이 아니라 일만 하다가 왔지만, 새해 인사와 함께 이런 모든 소식들은 조만간 따로 다뤄 보려고 한다. 새해 목표랑 신년인사도 같이 드리고 싶다. 하지만, 우선 새해가 바뀐 만큼 꼭 드리고 싶은 말
독자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올해는 원하시는 일들 다 잘 되시길!
새해 인사는 다시 드리겠습니다 ^^
이번에는 처음 소개해드리는 니치향수 브랜드, 베르두를 들고왔다. 개인적으로 조말론의 자연스러움과 밀러해리스에서 느꼈던 클래식한 화풍을 섞어 놓은 것 같은 브랜드라고 느꼈다.
사실 몇 개월 전부터 소개해드려야지 라고 계속 생각은 하고 있었는데 버스 놓친 것 마냥 계속 타이밍을 못 잡고 있다가 최근에 향수사랑 카페에서 베르두 포스팅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이 아닌가?! 오, 마침 이런 타이밍이면 호기심을 갖는 독자님들도 꽤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잽싸게(?) 들고왔다. 이번 포스팅이 베르두 향수에 대해 궁금했던 점을 갖고 있는 독자님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가을, 겨울 사용하기 좋은
따뜻한 속성의 밸런스 좋은 베르두 향수 2가지 제품을 먼저 살펴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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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두 오우드 알 사흐라
BERDOUES OUD AL SAHRAA
탑 노트 ㅣ 이탈리안 만다린
미들 노트 ㅣ 나미비아 몰약
베이스 노트 ㅣ 말레이시아 오우드 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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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두 오우드의 향기는 기본적으로 따뜻하게 다려서 나온 스웨터처럼 포근하고 부드러운 오우드 향기인 것 같다. 다만, 그 스웨터를 입고 다닌 사람의 국적이 한국이 아니라 인도에 사는 굉장히 잘 살고 몸 좋은 남성이었을 것만 같은 느낌이 있다. 중동이나 인도쪽 사람들에게서 날 법한 그 특유의 쿰쿰함 있지 않은가? 그런 향기는 아니더라도 뭔가 그러한 분위기와 뉘앙스를 갖고 있는 오우드 나무 향기다. 오우드 향기 라는 것 자체가 감이 오지 않는 독자님들도 있을 것 같아서, 조금 더 현실에서 접할 수 있는 소재로 예를 들면 뭐랄까… 한약방에 그 한약재료 넣는 나무 서랍! 그쪽 서랍에서 가볍게 새어나오는 따뜻하고 고급스러운 나무 향기라고 보셔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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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두 오우드 알 사흐라의 이미지는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문화와 예술의 나라 프랑스, 프랑스의 유명 예술대학에서 기타를 전공하고 왔다는 그는 참 이상한 사람이었다. 마치 혼혈인 듯한 이국적인 외모와 그에 걸맞는 다소 돌발적인 당혹스러운 행동들은 그가 확실히 외국물을 먹었구나 라는 생각을 만든다. 그에게서 나는 체취는 뭔가의 이질감으로 중독성이 있었는데, 편안함 보다는 성적인 긴장감을 유발하게 만드는 낯설음에 가까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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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두 바닐라 무레아
BERDOUES VANIRA MOOREA
탑 노트 ㅣ 브라질리안 오렌지
미들 노트 ㅣ 파라과이 페티그레인
베이스 노트 ㅣ 타히티 바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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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두 바닐라의 향기는 기본적으로 버터 향이 나는 노릇한 식빵에 바르면 정말 궁합이 잘 맞을 것 같은 오렌지 향의 산뜻함이 첨가된 은은한 바닐라 향기가 난다. 여기서의 바닐라는 땅콩잼과 비슷한 정도의 질감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땅콩잼에서 나는 바닐라 향기의 느낌? 혹은 방금 언급한 바닐라 잼을 버터가 첨가된 식빵에 잘 펴바른 후, 잘 익은 오렌지와 함께 토스트 기계에 넣고서 잠깐 돌렸을 때 그 모든 재료들이 조화롭게 살짝 녹아내린 듯한 향기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다. 침이 나올 정도의 달콤함은 전혀 아니고, 맛있는 냄새가 난다면서 코를 살짝 킁킁 대는 달콤한 향기다. 특이한 점은 베르두 바닐라의 향기도 우리 주변에서 먹을 수 있는 류의 바닐라는 아니고 뭐랄까… 프랑스 파리나 혹은 이탈리아 지중해 등 유럽권의 국가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그 지역 특산물 바닐라 잼 같은 느낌이 있다. 비슷한 향수로 아뜰리에 코롱 바니유 앙상세가 생각나는데 그것보다 조금 더 갈아낸 오렌지 껍질의 상큼함이 가볍게 첨가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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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두 바닐라 무레아의 이미지는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프랑스 파리의 유명한 디저트 카페, 딱히 크지도 않고 앉을 공간도 충분하지 않은 곳이었는데 근처의 프랑스 현지인들이 아침부터 줄을 서서 바게트 빵을 사가고 있는 곳이었다. 제일 인상 깊었던건 이 베이커리에 가득한 고소하고 달콤한 바닐라 버터 냄새였는데, 빵을 갓 구워낸 향기 같기도 했고 아니면 빵에 실질적으로 바르는 향기 같기도 했다. 나도 모르게 향긋한 향기에 코를 벌름거리며 가볍게 킁킁 거리고 있을 때 저 멀리서- 가게의 최고 책임자로 보이는 나이 지긋한 분이 은색의 나이프로- 식빵 위에 아주 두껍게 겹겹이 바르고 있는 땅콩 바닐라 잼이 눈에 띈다. 그리고 그 위에 가볍게 얹어 놓은 오렌지 제스트도 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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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둘 중에 뭐가 더 사용하기 좋을까요? 라고 물어보시면, 베르두 바닐라 쪽이 조금 더 편하게 사용하기 좋을 것 같네요 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오우드 라는 재료 자체가 확실히 향수 초보자(?) 분들에겐 약간 소화하기 어렵고 낯선 느낌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베르두 오우드는 이 재료를 주제로 만든 향수 전체 리스트 중 상당히 은은한 편!
우선 베르두 바닐라는 성별 상관없이 모두가 편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로라 메르시에 향수에서 났던 찐득하고, 약간은 무거운 바닐라 향취가 무거웠던 분들. 또는 프라다 캔디의 따뜻한 캬라멜 향기가 부담스러우셨던 분들은 훨씬 더 은은하고 소프트한 질감으로 베르두 바닐라를 선택하면 만족하실 것 같다. 비슷한 라이벌로 바이레도 발다프리크가 생각나는데, 발다프리크는 카다멈과 커피, 샌달우드의 속성을 지녔다면- 베르두 바닐라는 확실히 머스크, 바닐라, 오렌지 등 더 부드러운 디저트류의 속성을 갖고 있다.
베르두 오우드는 굳이 성별을 나누자면 남성분들이 조금 더 쓰기 좋을 것 같고 권장 연령대는 20대 중반 이후가 적당할 것 같다. 그리고 향수 전반적으로 풍기는 고급스러움과 이국적인 느낌 때문에 뭔가 잘생긴 유학파 느낌이 생가이 난다. 엄청 평범한(?) 사람들 보다는 조금 독특하거나 어느정도 스타일리시한 분들이 더 잘 소화할 것 같은 느낌이다. 예를 들면 자신의 가게를 운영하신다거나, 패션을 공부하신다거나, 음악을 하신다거나, 미술을 하신다거나 등등? 향기가 분명히 엄청 은은하고 부드러운 편인데 뭔가 묘한 이국적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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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두 오우드 vs 바닐라 비교요약
[가격]
둘다 13.5
[지속력]
둘다 ★★★★(4.0/5.0)
[계절]
둘다 봄, 가을, 겨울
[베르두 호불호 정도]
오우드 : 니치스러움이 있음, 아주 약간 갈림
바닐라 : 니치스러움이 있음, 비교적 대중적인 라인에 가까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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