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크리드 로얄 워터 : 군더더기 없는 산뜻한 남성미
Creed Royal Water Eau De Parfum
한여름이 된 것 같은데 장마가 시작하질 않는다. 뭔가 해만 점점 더 뜨거워지는 느낌.
그래서 준비한 크리드의 산뜻하고 담백한 상남자 향수, 크리드 로얄 워터를 들고 왔다. 보통 크리드 실버마운틴, 어벤투스, 밀레지움 정도를 크리드 3대장으로 알고 계실 텐데, 사실 산뜻하고 담백한 향기를 갖고 있는 향수 중 으뜸으로 뽑을 수 있는건 로얄 워터만한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평소에 깔끔한 스타일을 추구하시고, 군더더기 없는 멋짐미를 뿜뿜하고 계시는 남성분들 혹은 그런 남친분을 두신 여성독자님들 이라면 이번 포스팅이 조금 더 도움이 되실 것 같다. 아니면 미래의 멋진 썸남을 위해...!
크리드 로얄 워터의 향기는 어떨까?
크리드 로얄 워터의 향기
탑 노트 ㅣ 베르가못, 레몬, 만다린, 버베나, 클레망틴, 페퍼민트
미들 노트 ㅣ 바질, 커민, 페퍼, 핑크베리
베이스 노트 ㅣ 앰버그리스, 통카빈 머스크
크리드 로얄 워터 탑-미들 노트
『레몬향 정제수에 탄산기포 섞인 바질민트 사이다를 섞어 놓은 것 같은 깔끔 산뜻한 향기』
크리드 로얄 워터의 첫 향기는 레몬을 아주 얇게 썰어서 그 위에다가 정제수 혹은 고급 남성 스킨을 촥촥촥 부어가며 적셔 놓은 것 같은 향기가 난다. 굉장히 깔끔하고 산뜻하면서도 뭔가 군더더기 없는 캐쥬얼하고 산뜻한 남자의 향기가 딱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크리드 로얄 워터가 조금씩 시간이 지나면 레몬 향기가 차분하게 가라 앉으면서 그 위에 바질과 민트 잎을 예쁘게 올려놓고- 그걸 통째로 집어 들어서 달지 않은 탄산수 기포에 촥- 담가 놓은 것 같은 향기로 변한다. 물 대신 마셔도 될 정도로 군더더기 없고 밀도가 가득한 시트러스 향의 탄산수와 기포, 그리고 뭔가 옷매 무새를 깔끔하게 다듬은 것 같은 초훈남에게 날 것 같은 향기
크리드 로얄 워터 미들-베이스 노트
『레몬향 로션을 바르고 깔끔한 와이셔츠를 입고 나온 탄탄한 잔근육의 남성』
시간이 지난 크리드 로얄 워터는 크리드 특유의 앰버그리스 향기가 한층 더 담백하고 단단하게 올라오기 시작한다. 몸 엄청 좋은데 딱히 티내기 싫어서 크고 핏만 살아 있는 와이셔츠를 입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잔근육이 불거지고- 허허 하면서 가볍게 웃고 있는 남성의 근처에게 날 법한 산뜻+묵직한 향기인 것 같다. 뭔가 이런 남성이 평소에 딱 하나 사용하는 레몬향기 로션이 있는데, 그 로션이 피부에 착향된 후 그 사람의 담백함과 섞여서 밖으로 퍼지는 것 같은 느낌의 향기
크리드 로얄 워터
상황극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색채를 빼놓은 후, 옅게 개어낸 회색만 덧댄 남자 같았다. 분명히 그에게서는 레몬사이다 같은 산뜻한 향이 났지만, 묘하게 거친 운동을 마치고 샤워한 직후의 단단한 향기 같다고 느껴졌다.
“친구야, 알지? 나 진짜 오늘 자리 힘들게 만들었다”
친구는 알았다는 듯 웃어 보였고 우리는 남자들이 우리 중 누구에게 호감이 더 있나 알 수 있도록 옆자리를 비워 놓고 떨어져 앉았다. 나는 계속해서 빌었다, 이 사람이 내 옆에 앉기를
드르륵-
자리에 들어온 크리드 로얄워터는 잠시 동안 나를 가만히 보더니, 별 표정 변화 없이 내 맞은 편의 친구 옆자리로 이동했다. 다시 한번 살짝 스쳐 지나간 그의 향수 냄새가 지금 이 순간은 닿을 수 없는 높은 벽처럼 느껴졌다. 나는 씁쓸한 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억지 웃음을 지으며, 이 남자가 내 표정을 볼 수 없도록 잔을 최대한 높게 들어 올렸다.
“이제 제대로 달려봐요 우리”
분주하게 오가는 술과 대화속에서 남자로서의 그의 매력은 점점 더 짙어져만 갔다. 심지어 밀어주기로 했던 옆의 친구가 크리드 로얄워터에게 끌려 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니 내 기분은 끝 없이 추락해 갔다. 한껏 신이 난 친구가 화장실을 간다며 자리에서 일어섰고, 나도 반 체념한 마음으로 일어났는데 그 순간 이 남자가 내게 눈짓을 보내는게 아닌가? 그렇게 처음으로 만들어진 단 둘의 자리, 남자가 말했다.
“혹시 이상은의 ‘언젠가는’ 이라는 노래 아세요?”
나는 고개를 저었고 남자는 쑥쓰럽지만 차분한 느낌으로. "들어보세요" 라고 말하며 입을 열었다.
『젊은 날엔 젊음을 모르고 / 사랑할 땐 사랑이 보이지 않았네
하지만 이제 뒤돌아보니 / 우린 젊고 서로 사랑을 했구나…』
“삼십대가 되어보니 돌이켜 보면 그렇더라구요. 우린 정말 젊고 서로 사랑을 했는데 말이죠. 막상 소중한 것들과 닿아 있을때는 가치를 못 알아봤던 것 같았어요. 그래서 요즘은 마음이 가는 대상이 있으면, 조금 뒤로 물러서서 다양한 각도로 보려고 해요”
다시 이 남자의 짙은 갈색 눈동자가 나를 빨아들였다.
“그래서 앉았어요. 맞은편에”
결론
전체적으로 엄청 무던하면서도 기초가 탄탄해서 단단한 남성미가 풍기는 향수인 것 같다.
뭐라고 해야할까… 요즘의 잘 꾸미고 예쁜 느낌의 트렌드와는 거리를 저만치 두면서도, 확실히 자기만의 색채와 느낌을 온 몸으로 뿜어내며 상대방이 부담스럽지 않도록 아주 단정하고 깔끔하게 연출한 스타일 같다. 호불호 면에서도 끊임없이 대중과 소통하면서 그들이 원하는 방향과 자기들이 추구하는 방향을 잘 섞어서 그 궁극적인 지점에 딱 마무리 시켜 놓은 향기라고 할까?
만약 크리드 로얄 워터의 인간성을 묘사한다고 한다면, 상대방이 완벽하지 않다는 점을 인정하는 사람일 것 같다. 상대방에 대한 말도 안되는 기대감을 버리고 대신 서로가 더 진심으로 신뢰할 수 있는 관계가 될 수 있게 헌신적인 노력을 하는 사람. 그리고 자기 자신도 불완전함을 인정하고 보여주고 거기서 멈추지 않고 상대방에게 더 나은 나를 향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일 것 같다.
여하튼 크리드 로얄 워터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남성미를 갖고 있는 것 같다.
요약
[정가]
50ml 33.8만원
100ml 44.3만원
[연령대]
20대 중반이상 ~ 무관
[성별, 남성적]
무던하고 담담한
군더더기 없는 스타일
어느 각도에서 봐도 남자다운
[계절]
봄, 여름, 가을
[지속력]
★★★★(4.0/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코롱 + 펜할리곤스 쥬니퍼 슬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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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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