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Jo Malone Dark Amber & Ginger Lily Cologne Intense
다시 찾아온 조말론 향수, 이번엔 코롱 인텐스 라인인 다크앰버 앤 진저릴리를 들고 왔다. 조말론 향수만 놓고 보면 면세점에서 판매량 TOP5에 드는 굉장한 인기 제품이다. 코롱 인텐스 라인으로 부황률이 올라간 만큼 기존의 조말론 향수보다 조금 더 긴 지속력과 확산력을 즐길 수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조말론 향수의 지속력은 늘 아쉬운걸)
조말론 다크앰버 같은 경우는 독자님들의 후기 요청도 굉장히 많았던 제품인데, 특히 여성분들이 많이 얘기를 해주셨던 것 같다. 여성분들 본인이 사용하는 경우도 많고, 내 남자에게 났으면 설레이는 향기라면서 선물용으로도 구입하셨다고 많이 말씀해주셨다. 그래서 블로그 포스팅 하는 김에 조말론 다크앰버 관련 독자님들의 에피소들을 열심히 찾아봤는데, 이 향수의 공통적인 키워드는
“성숙함, 고급스러움, 모던함, 달콤함, 다크함”
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뭔가 되게 전체적으로 다크한 색상을 띄고 있지만, 그 톤 자체는 너무나 부드럽고
그 부드러움을 천천히 어그러뜨리는 단정하고 고급스런 관능미가 있다고 느끼시는 것 같다.
자, 그래서 조말론 다크 앰버 앤 진저 릴리 코롱 인텐스의 향기는 어떨까?
조 말론 다크 앰버 앤 진저 릴리 코롱 인텐스의 향기
탑 노트 ㅣ 블랙 카다멈, 진저
미들 노트 ㅣ 블랙 오키드, 수련, 재스민
베이스 노트 ㅣ 키아라 인센스, 다크앰버
조 말론 다크 앰버 앤 진저 릴리 코롱 인텐스의 탑–미들 노트
『달콤한 카다멈과 스모키한 앰버가 어울린 다크하고 관능적인 향기』
조말론 다크앰버의 첫 향기는 카스텔라 빵 상단에 있는 달콤한 갈색 부위만 도려내서 달콤한 카다멈 조각을 얹어 놓고 함께 씹는 것 같은 향기가 난다. 카다멈의 스모키한 달콤함이 노곤하고 부드러운 카스텔라와 어우러지며 고급스럽게 퍼지는 고혹적인 향기다. 그리고 뭔가 전체적으로 조명이 어둡고 낮게 깔려 있는 것 같은 몽롱한 느낌의 인센스와 앰버가 짙게 드리워진다. 실루엣만 가볍게 보이는 한 사람이 아까 언급한 빵을 조금씩 먹으며 천천히 뒤돌아서고- 그 뒤돌아선 모습을 카메라가 점점 확대하면서 그 사람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는 장면이 생각난다. 얼핏 달콤한 것 같으면서도 성숙한 관능미가 분명하게 느껴지는 미묘한 향기
조 말론 다크 앰버 앤 진저 릴리 코롱 인텐스 미들-베이스 노트
『노곤한 부드러움과 스모키함으로 키스를 부르는 다크앰버와 인센스』
시간이 지난 조말론 다크앰버는 처음보다 향기가 조금 더 파우더리하고 노곤노곤하게 변한다. 처음엔 확실히 달콤한 카다멈의 존재가 있었다면, 지금은 어둡지만 칙칙하지 않은 느낌의 고급스런 다크앰버와 인센스가 스러져 내리는 몽환적인 관능미로 점차 퍼지는 것 같다. 성당 앞에 그늘진 골목을 천천히 걸어나오는 목사님 혹은 신부님의 옷자락이 연상되는 다크함이라고 할까? 어떻게 보면 남성분들이 멋지게 차려입은 슈트가 연상되기도 하고, 반대로 부드러움과 파우더리함에 집중하면 성숙한 느낌의 여성분들이 고급스럽게 관능미를 뿜어내는 장면도 연상되는 신기한 향기다.
조 말론 다크 앰버 앤 진저 릴리 코롱 인텐스
상황극
“넌 정말 좋겠다”
나는 조말론 다크앰버를 보며 말했다.
“이런 다락방에 있으면 정말 하루 종일도 혼자서 놀 자신이 있을 것 같아, 책을 보거나 음악을 듣거나 좋아하는 사람을 초대하거나”
대답 없는 그를 찾아 고개를 비스듬히 돌려보니, 다락방 끝의 네모난 창가에 기대서 나를 지긋이 보고 있다. 창 밖에서 쏟아져 들어온 빛이 그의 얼굴에 닿는다. 코 끝에서 튕겨져 나온 빛은 조각상처럼 부드러운 음영을 그의 얼굴에 드리워준다. 눈과 이마 사이로 작게 드리워진 그늘사이로 그의 눈빛이 은하수처럼 반쩍거렸지만, 그는 여전히 대답이 없다.
“...아님 말구”
나는 괜히 심술이 나서 그의 정 반대편 벽쪽으로 엉덩이를 질질 쓸어 가며 자리를 옮겼다. 지붕으로 올라가는 기울어진 벽 때문에 벽에 기댄 내 자세가 앞으로 엉거주춤 웃기게 되었는데, 그는 그런 나를 보고 방긋 웃으며 일어났다.
“맞아, 내가 가장 아끼는 장소야. 이 곳에 온 사람은 네가 최초이자 마지막일걸”
그는 말을 마치자 마자 천천히 내 쪽으로 걸어오기 시작했다. 다락방의 먼지 사이로 부드럽게 걸어오는 모습이 마치 흑백 무성영화의 제일 아름다운 장면 같았다. 시간이 지나도 두고두고 명장면으로 회자 되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 조각같은 모습.
삐그덕. 삐그덕-
다락방의 찌걱거리는 바닥소리를 제외한 숨막히는 고요가 우리 둘 사이를 짓눌렀다. 누가 불이라도 붙이면, 금방이라도 터져버릴 것만 같은 폭발 직전의 고요였다. 그가 내게서 한 뼘 정도 떨어져 섰을때는 우리 중 누구 것인지 알 수 없는 심장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점점 크게 울리는 심장소리가 내 가슴을 그대로 터트려버릴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의 부드러운 손길이 내 얼굴을 천천히 감싸왔고
나도 모르게 눈을 감은 내 입술위로 천천히, 그렇지만 난생 처음 느끼는 부드러움이 덧대어져 왔다.
결론
완벽한 남녀공용 향수인 것 같다. 보통 공용향수라고 하더라도 어딘가 모르게 사용하다 보면 주변 피드백도 그렇고 남성적 혹은 여성적인 뉘앙스가 도드라지는 경우가 꽤 많다. 예를 들면 조말론 블랙베리도 정말 거의 완벽에 가까운 남녀공용처럼 느껴지는데(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하는데) 막상 그 향수를 6개월 이상 사용한 독자님들이 이메일이나, 퍼퓸그라피의 향수추천 문의 게시판을 통해서 오면 ‘쓰다보면 의외로 남성적으로 느껴짐’ 이라면서 고민상담을 정말 많이 해오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말론 다크앰버 앤 진저릴리는 남자가 쓰면 남성적으로, 여자가 쓰면 관능적으로 연출이 되는 신기한 향수다. 향수추천을 하고 블로그 포스팅을 하면서도 어떻게 이렇게 양 극단의 느낌을 중간에서 꽉 절묘하게 잡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고급스럽고-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부드러움을 갖고 있지만, 묘하게 단단한 관능미도 같이 가져가고 싶은 모든 분들에게 추천 드리고 싶다. 조말론의 기존 하얀색 바틀 라인이 조금 질렸다면, 이번에 오드 코롱 인텐스 라인에서는 다크앰버 앤 진저릴리를 먼저 권해드린다. 향기가 유치한 느낌도 없기 때문에 어느정도 성숙한 성인이 되었다고 느낀다면, 조말론 다크앰버를 도전해보시길 권해드린다.
조 말론 다크 앰버 앤 진저 릴리 코롱 인텐스 요약
[가격]
16.5 // 24.8
(정품 예상 할인가 13.0 ~ 19.8)
[연령대]
20대 후반이상
[성별, 남녀공용]
무언가 일어날 것만 같은 분위기
이 사람과 얘기하다 보면 빨려들어가는
다크한듯 섹시한
[계절]
봄, 가을, 겨울
[지속력]
★★★(3.0/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조말론 미모사 앤 카다멈 + 아이젠버그 조즈
네이버 이웃추가해서 새글 편하게 알림받기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fr_366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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