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담은 리뷰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
Narciso Rodriguez for Her Eau de Parfum for w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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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만의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향수, 최종 보스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를 들고 왔다. 가격이 조금 나가는 편인데 높은 완성도로 전 세계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있다. 한국에선 비교덕 덜 알려진 편이지만, 막상 추천해주면 다들 되게 좋아하신다. 재밌는 점은 사람마다 주변 반응이 조금씩 다르다는 것? 아무래도 체질을 조금 타는 것 같은데, 어떤 사람은 단아하고 성숙하다는 소리를. 어떤 사람은 섹시하단 소리를. 어떤 사람은 할아버지 냄새라는 소리를 듣는… 참 재밌는 향수다.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의 향기는 어떨까?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의 향기
탑 노트 ㅣ 로즈, 피치
미들 노트 ㅣ 머스크, 앰버
베이스 노트 ㅣ 샌달우드, 파츌리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 TOP/MIDDLE NOTE
『로즈에센스 몇방울 + 하얀천 + 실크 같은 머스크』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를 뿌리면 로즈 에센셜 몇 방울을 하얀 헝겊에 살짝 적셔 놓은 듯한 고급스런 향기가 난다. 좀 웃길 수 있지만 ‘장미’라는 단어보다 ‘로즈’라는 단어에서 풍기는 느낌에 가까운 관능미를 가지고 있다. 헝겊에 떨어진 로즈 에센셜이 정말 천천히 흡수되는 모습을 지켜보는 장면 같다고 할까?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여성이, 임시방편으로 아주 가느다란 실크를 살짝 걸친 듯한 머스크 향기도 존재한다. 보통 머스크는 ‘솜’ 같은 형태가 연상이 되는 경우가 많은데,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의 머스크는 실루엣의 그림자가 비치는 것 같은 은밀한 형태의 실크가 생각난다.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 MIDDLE/BASE NOTE
『로즈의 자취 + 풀잎 + 머스크 + 나무 근처의 공기』
시간이 지난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는 바닐라에서 단 맛을 싹 제거한 부드러움을 닮은 로즈 향기가 난다. '향기'라는 말보다 '향의 자취' 라는 느낌이 더 적합할 정도로 옷에 배어 있는 듯한 부드러운 잔향이다. 그러니까 초반에 로즈 에센셜이 젖어있는 어떤 하얀 가디건을 입은 여성이, 반나절 동안 바깥 바람을 쐬다가 들어왔을 때, 그 여성의 체취, 화장품, 샴푸, 새벽공기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섞인 것 같은 감수성이다. 사람들에게 어떤 것 같아? 라고 물어보면 '여자꺼 같은데?' 정도의 두리뭉실한 대답이 나올 정도의 밸런스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
차분하고 고혹적이게
젖어드는 로즈의 유혹
“오빠, 우리 이번에 내려요?”
문학수업에서 우연히 알게 된 그녀,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 볼펜이 아닌 만년필로 필기를 하고, 흘러내리는 머리를 연신 귀 뒤로 쓸어 넘기는 그녀의 모습은 좀 특별났다. 수업에 집중하는 눈빛은 별처럼 빛났지만 표정은 늘 권태로웠기 때문. 오늘도 그저 그런 날 중에 하나구만. 이라는 표정
“응? 응…. 이번에 내려야 돼”
하지만 그 특유의 분위기가 나를 완전히 집어삼켰다. 그녀의 눈을 제대로 응시하는 것 조차도 큰 용기를 내야 할 정도로, 그녀는 자체로 관능적이었다. 나와 그녀 사이에 어떤 막을 세워 놓고, 그 뒤에서 은근하게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느낌. 내가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눈에 띄게 끔, 그녀의 유혹은 항상 그런 식이었다.
“그럼 우리 일어나요! 다 온 것 같아”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가 일어나며 내 손을 부드럽게 잡는다. 미끄러지듯이 한번 터치하고, 부여잡듯이 꽉 잡고. 자신의 존재가 나에게 각인되도록. 덕분에 나의 모든 말초신경이 그녀를 향해 곤두섰다. 미끄러지듯 앞서 가는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의 뒷모습이 은근하다. 허벅지 라인에서 떨어지는 평범한 원피스. 평범함 투성인데 왜 나는 야할까. 뒤이어 내 코를 간질이는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의 아찔한 향기
치이익-
버스에서 내린 그녀는 갑자기 배가 고프다며 나를 보챘다. 맛있는 걸 사주겠단 나를 만류하고 그녀가 향한 곳은 작은 떡볶이집.
“떡볶이 진짜 좋아하거든요”
양념이 잘 배인 작은 떡볶이를 그녀는 그렇게 조심히 물었다. 무언가를 베어 먹는 모습도 예쁠수 있구나 라는 생각에 놀라고 있는데, 그런 내 시선이 부담스러웠는지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가 살짝 입을 가린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한채 포크로 떡볶이를 찍었을 때, 그녀가 특유의 나른한 톤으로, 아무렇지 않은 듯 말했다.
“난 떡볶이 사주는 사람이 그렇게 좋더라”
결론
뭔가 대놓고 어필하지 않는, 은근한 유혹의 밸런스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보통 로즈를 주제로 한 향수는 파우더리한 느낌이 강하거나 혹은 너무 생화 자체에 집중하는 경우가 많아서 아쉬운데,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는 ‘사람의 매력’을 잘 표현했다는 점에서 점수를 주고 싶다. 누가 입든, 그 사람의 매력을 밑에서 받쳐줄 것 같은 느낌. 바틀도 굉장히 심플하게 질리지 않는 느낌이라 하나 정도 소장해도 후회하지 않을 것 같다.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포허 요약
[연령]
20대초반 – 무관
[성별]
여성적(분위기 있는 눈빛, 성숙함, 차분함, 유혹하는)
[계절]
사계절
[지속력]
★★★★(4.0/5.0)
[질감]
실루엣이 보이는 실크의 부드러움에
로즈 에센셜이 몇 방울 젖어가는 머스키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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