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담은 리뷰
플라워 바이 겐조
Kenzo Flower by Kenzo for women
정말 오랜만의 겐조 향수! 그것도 아주 유명한 여자향수를 들고 왔다. 주인공은 바로 플라워 바이 겐조! 남자향수에 존바바토스 아티산이 있다면 여자향수에는 플라워 바이 겐조가 있다 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아주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는 향수다.
개인적으로는 플라워 바이 겐조가 사랑받는 이유가 너무 궁금해서 오래전부터 수차례 시향지로 시향을 해봤었다. 그런데 영 단순하고 파우더리한 장미향기가 나길래, ‘이게 왜 스테디셀러지?’ 라고 고개를 갸웃거르며 포스팅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향수추천 문의 글에 플라워 바이 겐조를 은은하다고 표현해주시는 분들이 하도 많아서, 제대로 한번 써봐야겠다 라며 몇일 사용해보니 이게 웬걸….?
왜 인기가 있는지 알겠던데?
스테디셀러, 플라워 바이 겐조의 향기는 어떨까?
플라워 바이 겐조의 향기
탑 노트 ㅣ 블랙커런트, 산사나무, 불가리안 로즈
미들 노트 ㅣ 오포포낙스, 재스민, 파라마 바이올렛, 로즈, 화이트 머스크
베이스 노트 ㅣ 바닐라, 인센스
플라워 바이 겐조 TOP/MIDDLE NOTE
『예쁜 장미 꽃 + 장미 줄기 + 분무기 + 뽀송한 파우더리함』
플라워 바이 겐조의 첫 향기는 굉장히 여성스러운 장미 향기가 난다. 유리병에 장미 한 송이를
넣어 놓고 분무기로 칙칙- 뿌렸을 때, 꽃 잎부터 줄기까지
흘러내리는 물이 연상되는 예쁘고 투명한 향기다. 재밌는 것은 장미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의 촉감에 예쁜
파우더리함이 섞여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샤워를 마친 여성이 피부가 굉장히 촉촉한 상태에서 기초
메이크업을 막 마친 상태라고 할까? 예쁘게 화장도 되어 있으면서 그 안에 아직 뽀송하게 물기 머금은
피부 같은 장미 향기. 더 재밌건 분명히 ‘여성’이 생각나는 촉촉하고 뽀송한 장미향기인데(누군가는 뻔하다고 생각할) 향수에 익숙하지 않은 어머니들이 ‘은은하다’ 라고 표현한다는 것이다.
어떻게 플라워 바이 겐조가 은은한 향기가 될 수 있을까? 미들노트로 넘어가면서 그 비밀이 밝혀졌다.
플라워 바이 겐조 MIDDLE/BASE NOTE
『바이올렛 + 예쁜장미 + 머스크 + 살 내음 + 고소함 + 부드러움』
시간이 지난 플라워 바이 겐조는 굉장히 차분하고 고소한 머스크 + 바이올렛 향기가 난다. 초반에 나 좀 봐줘 했던 ‘예쁜 장미향기’는 두리뭉실 하게 변한다. 대신에 고소하고, 은은한 형태의 복합적인 머스크 향기가 나는데 이 밸런스가 놀랍다. 뭐랄까… 학교에서 친하게 지내던 여자친구가 걸쳤던 가디건을 뺏어 왔는데, 거기서 순간적으로 나는 향기에 친구가 ‘이성으로’ 보이는 것 같은 순간 같다고 할까? 남자들이 막연한 환상으로 가지고 있는 ‘여자냄새’ ‘여자 샴푸냄새’ 같은 묘한 속성들이 잘 담겨 있는 것 같다. 상큼하기도 하고, 예쁘기도 하고, 부드럽기도 하고, 살 내음처럼 고소하기도 하고
플라워 바이 겐조
발표를 마치며
그녀가 손하트를 그렸다
“야, 플라워 바이 겐조 진짜 괜찮지 않냐? 성격도 좋고, 사랑 받은 티가 나”
잔뜩 상기되어 묻는 친구의 말에 나는 웃으며 “응, 진짜 사랑 받으며 자란 것 같아” 라고 화답했다. 그리고 나서 우리의 시선은 마치 짠 듯이, 플라워 바이 겐조를 향했다.
깔끔한 재질의 스트라이프 스트라이프 셔츠, 핏감 좋은 핫팬츠, 그리고 어깨 뒤로 흘러 내리듯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갈색 머리. 그리고 환하게 웃는 플라워 바이 겐조 특유의 미소. 전체적으로 화사한 아우라와 함께 차분함까지 같이 겸비한 그녀의 포지션은, 청순하다고 할지 도시적이라고 할지 콕 집어 말하긴 힘든 애매한 위치에 있다. 다만 확실한 건
“하…. 진짜 사귀고 싶다”
친구의 말처럼 정말 ‘사귀고’ 싶은 여자라는 것이다. 모든 남자들의 이상형은 제각각 이라지만, 그 이상형의 공통점 안에 플라워 바이 겐조는 항상 있지 않을까? 그렇지만 그녀가 1년이 넘도록 남자친구가 없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아무래도 눈이 높겠지?
“이따 자리에 앉으면 번호 물어볼까? 우리 종강도 얼마 안남았잖아”
친구의 다급한 목소리에 나는 시큰둥하게 “그러시던지” 라고 말했고, 친구는 그런 나의 반응에 용기를 잃은 눈치다. 사실, 남자의 아이러니는 여기서 발생한다.
‘예쁜 여자를 좋아하는 동시에 두려워하는 것’
남자들은 자신이 가지지 못한 여성의 아름다움에 열광하면서도, 그 아름다움에 대해 굉장히 두려워한다. 그 두려움의 무게는 생각보다 커서 95% 이상의 남자들이 말도 못걸고 스스로 체념하곤 한다. 하지만 친구녀석의 풀 죽은 얼굴을 보고 있자니…. 나까지 힘이 빠질 지경이라 안되겠다.
“야, 그냥 물어봐. 아니면 먼저 장난을 치던지”
그제서야 구원의 눈망울로 나를 바라보는 친구녀석, 으이구….
“야, 우선 웃으면서 인사부터 해”
“인사부터? 플라워 바이 겐조가 어색해 하면 어떡해?”
이런 답답이를 봤나
“그런거 상관 말고 자신감 있게 인사부터 해. 다음 수업시간에도, 그 다음 수업시간에도. 그러다 기회가 되면 이야기하면서 친해지고”
친구는 알았다는듯 고개를 힘차게 끄덕였지만, 이내 자리에 앉은 플라워 바이 겐조를 보고 다시 겁먹은 눈치다. 야, 그걸 이겨야 네가 남자가 되는 거야. 나는 답답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친구를 플라워 바이 겐조 쪽으로 확-! 밀어버렸다.
“어익후-”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그녀 앞에 서게 된 내 친구. 플라워 바이 겐조는 약간은 놀란 눈빛으로 내 친구를 보고 있다. 순식간에 얼굴이 새빨개진 내 친구녀석. ‘내가 좀 너무 했나’ 싶었지만 이미 때는 늦었는 걸. 친구는 그제서야 사태파악이 됐는지 얼굴이 시뻘개졌는데 그 순간 예상하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안녕하세요~ 이름이 현우 맞죠?”
플라워 바이 겐조가 내 친구 이름을 알고 있었다.
결론
시향지만 붙잡고 플라워 바이 겐조의 매력을 몰라봤던 나를 반성하는 계기가 됐다. 역시 스테디 셀러는 다 이유가 있나보다. 굉장히 예쁘고 부드러운 장미향이 나면서도, 나중엔 살내음 처럼 서서히 스며들어가는 밸런스가 자연스럽다. 아마 많은 남성들이 플라워 바이 겐조를 뿌린 여성에게 이런 생각을 갖지 않을까?
"좋은(예쁜) 냄새 난다"
다만 많은 향수를 알고 계셨던 분들은 플라워 바이 겐조에서 연출하는 아름다움이 '정형화 되어 있다며' 살짝 지루해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왜 수 많은 사람들이 '은은하다'라고 표현하는지, 그 밸런스를 알게 되면 주변 지인들에게는 추천해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밝은면도 있고~ 차분한 면도 있고~ 은은함을 어필하고 싶은 여성분들에게 플라워 바이 겐조 추천!
플라워 바이 겐조 요약
연령
20대 초반 – 무관
성별
여성적(깔끔함, 은은함, 성격좋음, 여성스러움)
계절
사계절
지속력
★★★(3.0/5.0) / 사람마다 편차 있음
질감
장미향 바디워시/샴푸로 샤워하고 나온 여성이
옷을 입고 현관문을 막 나섰을 때 날 것 같은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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