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향수/Feminine

[리뷰] 발망 엑스테틱 : 붉은 립자국 같은 리치와 로즈향기

366일 2017. 1. 17. 22:15

향기를 담은 리뷰

 

발망 엑스테틱

Pierre Balmain Extatic Eau de Toilette for women


사진을 누르면 퍼퓸그라피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향수 블로그를 시작하기 5년 전, 그 때의 나는 늘 그게 이상했다.

 

향수전문가들은 왜 이렇게 어려운 전문용어로만 설명 하는 걸까?’

 

지금은 그 이유가 조금 이해가 되지만, 어쨌든 향를 잘 몰라도 쉽고 편하게 정보를 찾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만들었던 366일 향기나는 블로그. 그렇지만 최근의 포스팅 향수 리스트를 보니 나도 어느새 향수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알 법한 니치향수 위주로 다루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나 스스로를 돌이켜보고 반성해본다.

 

그래서 이번에는 올리브영에 입점되어 있어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발망 향수, 발망 엑스테틱을 들고 왔다. 실제로 지인이 굉장히 오랜 시간 애정하며 사용하고 있는 향수이기도 하고, 주변반응도 되게 좋은 편인 것 같다.

 

 

 

발망 엑스테틱의 향기는 어떨까?

 

 

 

발망 엑스테틱의 향기


탑 노트 ㅣ 리치, 블랙커런트, 그린만다린

미들 노트 ㅣ 프레쉬 재스민, 매그놀리아, 터키로즈

베이스 노트 ㅣ 앰브록산, 머스크, 시더우드

 

 

발망 엑스테틱 TOP/MIDDLE NOTE

『거품욕조에 가득한 리치열매와 장미잎』

 

발망 엑스테틱의 첫 향기는 맑은 샘물에 풍덩- 담갔다가 꺼낸 것 같은 투명하고 달콤한 리치 향기가 가득 퍼진다. 리치 껍질을 벗기고 하얀 속살이 드러난 그 부분을 맨 손으로 만졌을 때 느껴지는 그 특유의 달콤함을 가지고 있다. 동시에 욕조 거품위에 올려 놓은 붉은 장미 잎 같은 여성스러운 향기도 동시에 난다. 딱 거품 욕조에 반신욕을 하고 있는데 내 몸에 닿는 거품의 부드러운 질감과, 굉장히 예쁘고 플로럴한 재스민과 로즈 향기가 가득한 그 공간의 향기라고 보셔도 될 것 같다.

 

 

 

발망 엑스테틱 MIDDLE/BASE NOTE

『화장한 여성이 스쳐지나간 듯한 잔향의 파우더리함』

 

시간이 지난 발망 엑스테틱은 아까 재스민과 로즈 잎으로 거품 목욕을 하던 여성이 방에 들어와서, 예쁘게 화장하고 데이트룩까지 완벽하게 입은 순간이 연상되는 향기가 난다. 피부에 남아 있는 리치와 로즈의 촉촉함이 베이스로 깔려 있고, 그 위로 약간은 뽀송한 느낌의 여자화장품 내음이 잔잔하게 깔린 향기다. 혹은 여자 화장대 근처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그 특유의 분 내음 질감이라고 보셔도 될 것 같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저 모든걸 아우르는 예쁘고 부드러운 향기가, 어떤 여성이 내 옆을 스쳐지나간 잔향 같은 부드러운 형태로 자리 잡는다.

 





 

발망 엑스테틱

 

그녀가 먹던 커피잔에는

늘 붉은 입술이 묻어났다







 

발망 엑스테틱과 연인이 된지 30일 차,

남중 남고 공대를 나와 처음으로 여자친구가 생긴 나라는 남자는, 정말이지 수능 최고난이도의 문제보다 너라는 여자가 더 어려웠다.

 

여자란 도대체 뭘까

 

30일 밖에 안됐지만, 발망 엑스테틱과의 연애는 내가 정말 여자를 몰랐구나라는 사실을 깨닫는 나날의 연속이었다. 우선 발망 엑스테틱에게서는 좋은 여자냄새가 났다. 여자냄새가 뭐야 라고 물어본다면, 그냥 내 친구들 자취방에서 나는 퀴퀴한 홀아비 냄새 말고, 예쁜 꽃이랑 과일이 섞여서 나는 화장품 냄새라고 생각해도 될 것 같다. 게다가 내가 정말 신기했던 것이 있었는데

 

커피잔에 묻는 립스틱

 

발망 엑스테틱이 먹는 커피잔엔 늘 붉은 입술이 묻어났다. 커피잔에 붉은 립스틱이 묻다니…? 난생 처음보는 광경에 너무 신기해서 계속 커피잔만 쳐다봤던 기억이 난다. 그리곤 발망 엑스테틱에게 물어봤었지

 

거기서 무슨 맛이 나?”

 

아무 맛도 안나 라는 발망 엑스테틱의 말과 달리 실제론 되게 별거 없는 화장품 맛이 났던 걸로 기억한다. 여자들은 평생 이렇게 맛 없는 화장품을 컵에 묻히고 계속 먹는 거야? 라는 충격에 아무 말도 하지 못했지만, 그냥 커피를 먹는 너의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나는

 

여자다

 

라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너의 사소한 모든 행동에서 여자의 자취가 남았다. 내가 평생 부대끼고 살아온 남자들의 세계와 디테일한 하나까지 다른 세계. 게다가 너가 정말로 너가 사랑스러운 경우가 있었는데

 

뭐야~ 왜 그렇게 예쁘게 쳐다봐?”

 

내 앞에서 발망 엑스테틱이 신나게 얘기하다가, 내가 예뻐서 쳐다보면 뭔가 되게 행복해 하는 모습으로 내게 그 이유를 되묻는 순간이다. 난 당연히 내 친구들과 대화하고 살아왔던 남자의 방식 그대로 솔직하게 답했다.

 

예쁘니까 자꾸 시선이 가네, 오늘 진짜 예쁘다

 

 

 

 

요약 


발망 엑스테틱은 커피잔에 묻은 붉은 립의 자국 같은 향수다.

거품 욕조에 둥둥 떠 있는 로즈 잎을 몸에 달고 나온 것 같은, 뭔가 수분감 가득한 리치의 몽글함과 예쁜 플로럴함이 잔잔하게 남아 있는 향기. 하얀 재스민이 되게 맑은 향조로 자리잡고 있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막 화장을 마친 것 같은' 그런 뽁뽁 거리는 파우더리함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터키쉬 로즈 특유의 파우더리함과 재스민의 쨍한 느낌이 약간은 답답했는데, 실제로 발망 엑스테틱이 반응 좋다고 동네방네 자랑하는 친구를 보니역시 이런 계열의 향수가 확실히 주변 반응은 좋은 것 같다.

 

가끔 예쁘고 싶은 날, 뿌리면 좋을듯.

그런 분들에게 발망 엑스테틱 추천~

 

 

 

발망 엑스테틱 결론


[연령]

20대 초중반 – 30대 후반

 

[성별, 여성적]

여성스러움, 피아노나 발레할 것 같은, 초면엔 낯가림

 

[계절]

사계절

 

[지속력]

★★★☆(3.5/5.0)

 

[질감]

거품욕조에 담긴 리치의 달콤함이

립 자국 같은 여성스러운 로즈와 재스민과 섞여

예쁘고 여성스러운 느낌으로 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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