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향수/Feminine

[여자향수] 라리끄 아메시스트 솔직후기 (with.투덜이님)

366일 2013. 8. 25. 00:07

향수 : 라리끄 아메시스트(Amethyst Lalique for women)

 

감사의 말

이번 라리끄 아메시스트의 샘플은 블로그에 자주 와주시는 투덜이님으로부터 선물 받았습니다.

사실 제 블로그의 글을 봐주시는 것 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일인데, 애정을 가지시고 샘플까지 보내주셨다는 것에 대해서 블로그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굉장히 자랑할 만한 일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게다가 샘플을 몇 개만 보내주신게 아니라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굉장히 귀한 것들로 아주 많이 보내주셨어요. 샘플들을 선별하는데 굉장히 많이 신경 써주셨다는걸 바로 알겠더라구요.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소개


[퍼퓸그라피 구매페이지로 이동]



라리끄 아메시스트는 꽤 구하기 힘든 향수다. 현재 인터넷으로 쳐서 나오는 향수들이 과연 진품인가에 대한 강한 의구심이 들 정도로 말이다. 보통 이베이로 주문을 해도 물량이 딸려서 배송도 잘 안되고, 국내의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다. 백화점 라리끄 매장에 있는 곳도 있다는데 확인을 못해서 뭐라고 말씀을 못드리겠다.

라리끄 아메시스트는 예쁜 바틀 디자인으로도 상당히 유명한 향수이기도 하다. 보통 글들을 보시면 여성분들이 '와...바틀이 너무 예뻐 저건 사야되' 라고 말씀하시는 경우도 있으니까 말이다. 좀 더 소개를 해드리면 2007년에 런칭이 되었으며 조향사는 Nathalie Lorson라는 분으로 향료회사 Firmenich의 스타 조향사이다. 다 나열할 수는 없지만 조향하신 것들이 정말 어마어마 한데 버버리 위크엔드 우먼, 플로이 바이 구찌, 안나수이 포비든 어페어 등등 세계적인 명품 향수를 창조하고 계신다.


그럼 라리끄 아메시스트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탑 노트 : 블랙 커런트블루베리블랙베리멀베리딸기

미들 노트 : 피오니, 페퍼, 일랑일랑, 장미

베이스 노트 : 머스크, 버번 바닐라, 우디노트


처음에는 꽃 향기가 나는데 이게 보통 다른 여자향수의 꽃 향기와 느낌이 굉장히 다르다. 하늘하늘 거린다거나, 짙은 장미향기가 난다거나, 여자화장품의 파우더리한 느낌이 전혀 없다. 완전히 깔끔한 꽃 향기가 난다. 봄에 길가에 피어 있는 보라색 꽃 잎을 그대로 뜯어다가 향수로 만든 느낌이다. 더 신기한 점은 살에 닿았을 때는 조금 더 달달한 향이 나는데 이게 살에 살짝 달라 붙어 흡수된 후 스며 나오듯 느껴진다는 것이다. 어쨌든 라리끄 아메시스트의 향기를 과일로 예를 들면 블루베리가 생각이 난다. 만약 블루베리 향을 잘 모르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은은한 포도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블루베리의 냄새가 강하다, 쎄다, 선명하다 라는 느낌은 아니고 이 정도 냄새면 블루베리 향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정도로 다가온다.  그리고 향기가 되게 시크한 면이 있다. 무슨 말인가 하면 보통 다른 향수들은 향기가 나의 향기를 알아줘!!’ 라면서 코로 직진해서 들이치는 느낌이 있는 반면 라리끄 아메시스트는 그저 자기 갈 곳으로 가고 있는데 내가 그 주위에서 냄새를 맡는 느낌이라고 할까? 내가 라리끄 아메시스트의 향기를 탐하던 말던 전혀 개의치 않고 그냥 자기 할 일을 하는 느낌이다. 이 녀석정말 남의 시선 따위는 전혀 아랑곳 하지 않는 듯한 태도를 보여준다.

조금 더 향을 자세히 즐겨보면 은근히 살짝 시큼한 느낌이 있는데 이게 레몬의 신 맛과는 좀 다르다. 가끔 맛있는걸 먹기 전이나, 아주 신 과일을 봤을 때 귀 밑, 혀 뒤쪽에서 찡- 한 느낌과 함께 침이 고일 때가 있지 않은가? 그렇게 침을 고이게 만드는 시큼함이 정말 살짝 숨어있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분홍색의 꽃이 피어서 블루베리를 살포시 감싸는 느낌, 블루베리가 가라앉지 않도록 분홍색의 꽃이 밑에서 받쳐주는 느낌이다. 이것 때문에 향이 굉장히 부드럽고, 깔끔하고, 깨끗한 느낌이 드는데 신기한건 전혀 파우더리 하지 않다. , 여자화장품에서 날 것 같은 냄새는 전혀 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성스럽다 라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 신기하다. 그럼 이 쯤에서 이렇게 요청이 하나쯤 들어올 수 있겠다.

 

여성스러운 이미지에도 종류가 있잖아요~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주세요

 

누가 봐도 정말 여자라는 것이 확실한데 정말 시크하고 은근히 섹시한 매력을 가지고 있는 여성스러움 인 것 같습니다. 자세한 느낌은 상황극에서..

 

라리끄 아메시스트의 베이스 노트는 들어가면 초반의 블루베리 + 꽃 느낌은 거의 없어지고 바닐라 비슷한 냄새가 나는데 이게 진하거나 무겁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좀 더 설명해보면 베이스 노트로 변한다기 보다는 미들 노트의 향이 천천히 날아가다가 그 마지막 부분이 베이스 노트인 느낌이다. 그리고 단순히 바닐라 향처럼 달고 무겁고 진한 것이 아니라 굉장히 옅고 희미하다. 굉장히 뭉게뭉게 구름이 생각나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뭐랄까... 냄새는 분명하게 나는데 향기의 느낌과 정체성이 은은하다고 해야할까? 그리고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나무껍질을 뜯었을 때 날 것 같은 냄새도 난다. 살짝 씁쓰름 하다고 할까? 다만 이게 여러번 테스트를 해보니 나무껍질 냄새는 착향을 한 사람마다 다른 밸런스로 보여지는 것 같다.(시향지에서는 잘 느껴지지 않음)

라리끄 아메시스트 향의 순환을 표현해 보면 꽃이 피고 -> 과일이 열렸다가 -> 흙으로 다시 돌아가는 느낌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라리끄 아메시스트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1차 강의가 끝나고 다음 강의를 위한 쉬는시간. 나는 다음 수업 준비를 열심히

하긴 커녕 옆자리에 앉은 라리끄 아메시스트란 여학생을 열심히 훔쳐 보고 있다.

왜 훔쳐보냐고 손가락질 하지 마시라. 나 뿐만 아니라 모든 남학생이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고 있으니까. 그런데 정작 본인은 그런 시선 따위 신경도 쓰지 않고 수업자료를 보며 다음 강의를 바쁘게 준비하고 있다.

그 동안의 섬세한 관찰에 따르면 라리끄 아메시스트는  캐쥬얼 한 듯 하지만 은근히 섹시한 복장으로 학교를 다닌다. 예를 들면 나풀거리는 A형 치마나, 짧은 H형 미니스커트는 잘 입지 않고 상당히 짧은 핫팬츠를 입거나, 몸매의 굴곡이 잘 보이게 착 달라붙는 옷을 입는 편이다. 사실 야한 옷을 입는다기 보다는 그녀의 몸매에서 무언가 섹시한 오로라가 풍겨 나와서 그렇게 느껴진다고 보는 것이 맞겠다. 맞다라리끄 아메시스트는 어떤 옷을 입어도 몸매가 산다.

의아한 점은 그녀가 친구가 없어 보인다는 것이다. 아니, 친구가 없다기 보다는 딱 어울려서 노는 동성친구 패밀리가 있는 것 같다. 이상한 일이다. 성격은 착하고 순해 보이는데 이상하게 도도한 아우라 때문에 말을 거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사실 말이다. 말을 거는 사람이 없다라….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고 했던가?

나의 용기를 증명해 보이겠다.

 

나는 재빨리 건물 밖의 편의점으로 뛰어가서 그녀에게 줄 유리병에 든 스타벅스 커피를 사왔다. 강의실 밖에 있는 500원짜리 캔 음료로는 뭔가 부족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리고 천천히 그녀의 옆으로 다가가 커피를 건네며 말했다.

 

안녕하세요~”


?” 라며 라리끄 아메시스트가 고개를 돌리며 쳐다보는데 생각보다 눈빛이 친절하다. 게다가 가까이서 보니까 굉장히 순해 보이는 인상이다. 그 동안 왜 도도할거라고만 생각했을까?

 

제가 이번 수업시간에 졸아서 필기를 못해서 그런데요~ 잠깐 옆에 앉아서 필기하신 것 좀 볼 수 있을까요? 대신 이 커피 드릴게요.”

 

그러자 라리끄 아메시스트가 정말 생글생글 웃는데정말이지 눈웃음도 있고 입 꼬리도 예쁘게 올라가는 것이 내 심장이 헉- 하고 멈추게 만들 것만 같다.

 

네 당연하죠. 그런데 빨리 필기한 거라서 글씨를 알아보실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녀가 건네준 노트를 들고 살짝 훑어보니 글씨가 정말 단정하다. 여자가 쓴 글씨라는 걸 알아는 보겠는데 마냥 귀엽고 깜찍한 글씨체는 아니다. 나이가 먹어서도 충분히 어울릴 것 같은 글씨체라고 할까?

 

글씨가 정말 예쁘시네요~ 500원 짜리 사왔으면 큰일날 뻔 했어요. 이 정도 필기면 2000원 짜리 음료수도 부족하다고 느껴지는데요?”

 

그녀는 이 말을 듣고서 한 번 더 활짝 웃어주고는 이내 자기 할 일에 다시 집중하기 시작했다. 옆에 낯선 남자가 커피를 들고 왔다는 사실은 이미 전혀 개의치 않는 것 같다. 라리끄 아메시스트분명 친절한 것 같은데 왜 이렇게 다가가기 힘든걸까?

 

결론

라리끄 아메시스트는 청순하지만 도도한 꽃 + 과일 + 나무껍질 향기의 정석을 보여주는 듯 하다. 이보다 더 밸런스를 잘 맞출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게다가 지속력도 상당히 길다. 시향지에 뿌려놓으면 다음날에도 생생하게 잔향을 느낄 수 있다.

연령대는 딱히 가리지 않고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고 모든 복장에도 자연스럽게 잘 어울릴 수 있을 것 같다.

다만 살짝 달달한 느낌이 나는 향수를 싫어하시거나, 풍경 또는 계절이 생각나는 향수를 찾으시는 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

 

라리끄 아메시스트에 대한 총평은 이렇게 내리고 싶다.

 

라리끄 아메시스트는 국내에서 상당히 희귀한 향수에 속합니다. 단순히 물량만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향이 가지는 느낌도 정말 개성이 있습니다. 어딘가 다른 향수들과 겹치는 듯 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향이거든요. 만약 향수 매장에서 이 향수를 보신다면 우선 구매하신 후 몇 번 써보다가 중고로 판매하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중고 매매도 잘 나가니까요. 상당히 여성스럽지만 남들 시선 신경 안쓰고 굉장히 도도한 느낌의 향기가 갖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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