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향수/Feminine

[여자향수] 지미추 오드뚜왈렛 솔직후기

366일 2013. 9. 4. 00:00

향수 : 지미추 오드뚜왈렛(Jimmy Choo Eau de Toilette Jimmy Choo for women)

 

 

소개


이번에 소개해 드릴 향수는 지미추 오드뚜왈렛이다. 사실 지미추에도 여러가지 버전이 있는데 올리브영에는 지미추 플래쉬, 지미추 오드뚜왈렛 정도가 입점이 되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미추 오드뚜왈렛의 런칭년도는 2012년이며  조향사는 Olivier Polge Veronique Nyberg라는 분인데  두분 모두 굉장히 유명한 분들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Olivier Polge라는 분은 쟈크 폴쥬라는 세계적인 조향사의 아들인데 조만간 샤넬의 대표 수석 조향사로 들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샤넬의 코라니...!

어쨌든 지미추 오뜨뚜왈렛만의 조금 특이한 특징은 포장지 박스의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위에 첨부된 사진을 보면 모델이 입고 있는 호피무늬가 지미추 오드뚜왈렛의 포장박스 문양과 똑같다. 여기서 더 놀라운 사실은 사진에서 보이는 모델이 지미추의 CEO였던 타마라 멜론이라는 분이다.

 

향기


탑 노트 : 그린노트생강

미들 노트 : Taif 장미, 난초                                                                        

베이스 노트 : 버지니아 시더, 우디노트


지미추 오드뚜왈렛을 뿌리면 처음에는 배즙 냄새가 난다. 믹서기에 싱싱한 배를 넣고 갈았을 때 날 것 같은 냄새다. 배 특유의 상큼함, 달달함, 시원함이 잘 조화가 되어서 존재한다. 달달함의 정도를 조금 더 표현해드리고 싶은데 정말 딱 배 같다. 유치원 학생들에게 질문을 해봤다고 가정해보면

 

여러분, 배는 달달한 과일인가요?”

~ 시원하고 달달해요~”

 

여러분, 복숭아는 달달한 과일인가요?”

~ 부드럽고 달달해요~”

 

복숭아가 달달하다고 했는데 다시 물어볼게요 배가 달달한가요?”

그렇게 물어보니까 잘 모르겠어요오복숭아 보다는 안 달아요

 

, 이 정도의 달달함이다. 그리고 배를 씹으면 과즙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오면서 시원함이 느껴지지 않는가? 그 때의 시원함도 얼추 비슷하게 가지고 있다.(다만 살에서는 시원함보다는 달달함이 조금 더 느껴지지만) 그렇지만 배의 향기를 순수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한 향수는 아닌 것 같다. 여자 향수를 만들고, 여성적인 이미지를 만드는데 배를 사용했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그리고 향을 자세히 음미해보면 정체는 알 수 없지만 되게 부드러운 향기가 베이스에 아주 약하게 깔려 있다. 어쨌든 탑 노트는 전체적으로 상큼하고 배즙 냄새가 난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미추 오드뚜왈렛의 미들노트에 들어가면 초반에 강했던 배 냄새가 서서히 약해지면서 아까 베이스에서 자신의 존재를 숨기며 잔잔하게 숨어 있던 향기가 슬며시 치고 올라온다. 향이 다이나믹하게 변한다고 하기보다는 잔잔한 향기가 배의 냄새를 서서히 감싸는 느낌이라고 할까? 이 잔잔한 냄새의 정체는 바로 장미냄새인데 뭐랄까.. 흔히 장미 향수에서 날 법한 그런 진한 파우더리함과 꽃 향은 아니다. 장미향을 주축으로 살짝 매운 향과 풀잎 향이 같이 나면서 부드럽지만 살짝 도발적인 느낌이 난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그럼 파우더리한 느낌이 전혀 없나요?' 라고 물어보신다면, '그렇진 않다' 라고 대답해 드리고 싶다. 뭐랄까기본적으로 지미추 오드뚜왈렛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기가 여자임을 강하게 어필하는 향수다. 감이 안 잡히실 것 같아서 이미지로 묘사해 드리면 이런 느낌이다.

 

길에 붉은 장미가 한 송이가 우아하게 피어 있다. 장미의 향기가 궁금해서 가까이 갔는데 주위에 생강과 이름 모를 풀들이 잔뜩 있다. 막상 장미 앞에 다가가 코를 대고 맡아보니 주변의 풀 내음과 생강 특유의 알싸한 냄새가 진동을 쳐서 장미 고유의 향이 나지 않고 매큼하고 잔잔한, 애매한 장미냄새가 난다. 하지만 장미향이, '나 이래뵈도 장미야!' 라고 말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잃어버리지 않고 주변의 여러가지 냄새들을 잘 컨트롤 하고 있다.

 

풀내음과 섞인 듯한 매운 장미향이 주는 특유의 느낌 때문에 다른 장미 향수와는 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진다. 보통 장미 향수하면 정말 여성스럽고, 레이스가 달린 옷이나, 화장을 진하게 한 듯한 느낌의 여성이 생각나는데, 지미추 오드뚜왈렛은 자신감이 가슴에 꽉 찬 도발적인 느낌의 여성이 생각난다. 편안한 옷 보다는 소개팅이나, 오랜만에 만나는 동창회에 나갈 때 입는 옷 처럼 굉장히 신경쓴 옷차림이 떠오른다.


시간이 지나 지미추 오드뚜왈렛의 베이스 노트로 들어가면 처음보다 파우더리한 느낌이 더 짙어지면서 맵고 알싸한 느낌이 더 강하게 난다. 그리고 초반의 강하게 나던 장미향기는 많이 약해지면서 꽃 향기가 난다.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거 무슨 향기야?’ 라고 물으면 뭔진 모르겠는데 꽃 향기?’ 라고 대답할 정도라고 할까?


만약 향수에 대한 지식이 많지 않거나, 지미추 오드뚜왈렛의 향기를 알고 있는 상태가 아니라면 이 향수를 뿌린 사람 옆에 있을 때 이렇게 말할 것 같다.

"잔잔한 꽃 냄새인데, 확실히 향수를 뿌린 느낌은 있네. 아닌가? 막 샴푸하고 나온건가?"

 

지미추 오드뚜왈렛의 상황극은 이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어느 동네의 한 카페 안-

내일 있을 프리젠테이션 때문에 열심히 작업을 하고 있다. 사실, 집에서 해도 되긴 하지만 이상하게 카페가 집중이 더 잘되는 편이라 여기서 자주 작업을 하는 편이다. 부가적인 이유도 있다면 이상하게 카페에 예쁜 여성분들이 많으시다는 것? 생각해보니 이게 주된 목적인 것 같기도 하고….

이렇게 한창 잡생각에 빠져 작업을 못하고 있을 때 또각- 또각하는 날 선 구두소리가 들려왔다. 헌데 단순한 구두소리가 아니라 이상하게 자신감이 잔뜩 묻어 나오는 것 같다. 호기심이 일어 고개를 살짝 들어 보니 딱 붙는 미니스커트에, 하이힐을 신고, 살짝 안이 비치는 분홍색 블라우스를 입은 여성분이 내 옆자리에 앉았다. 다리를 멋있게 꼬고선 분홍색으로 지미추 오드뚜왈렛이라는 명찰이 달린 노트북 가방을 꺼낸다. 이름이 지미추인가…? 블라우스에 미니스커트, 어떻게 보면 여성스럽다는 느낌에 가까울 수도 있는 복장이 묘하게 섹시하게 느껴진다. 지미추란 여성의 몸매 또한 상당히 육감적이다. 늘씬하게 뻗은 다리, 곡선으로 나왔다가 들어가는 골반 라인, 한껏 볼륨감이 느껴지는 가슴, 청바지에 흰 티만으로도 섹시함을 강하게 어필할 수 있을 것 같다. 재밌는 점은 노트북을 보면서 작업하는 지미추가 다른 곳으로 시선을 전혀 돌리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카페에 누가 들어오는지, 자기 옆에 누가 앉아 있는지, 전혀 신경을 안 쓰는 것 같다. 아니,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니 누가 들어오는지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데 사람들이 자기를 쳐다보고 있을 거란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평상시에 길을 다니면서 사람들의 시선을 많이 받는 편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시선을 은근히 즐길 것 같기도 하고

전체적으로 지미추 오드뚜왈렛은 자신감에 넘치고 섹시하면서 도시적인 여성의 표본 같다는 생각이 든다.

`

 

결론

 

지미추 오드뚜왈렛은 여리여리한 향수는 아니다. 지속력도 긴 편이고 한 번 뿌리면 옆 사람들이 잘 맡을 수 있는 확산력과 코를 찌르는 느낌이 있다.

향기가 파우더리한 느낌이 강하진 않은데 분명히 진한 느낌이 있다. 물론 다른 여러가지 여러 향기들이 그 진한 느낌이 넘치지 않게 잘 잡아주곤 있긴 하지만 말이다.

연령대는 20대 초중반~30대 중반 정도까지가 어울릴 것 같다.

과일 향이나, 여린 향, 상큼한 향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다.

경험상 주변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지미추 오드뚜왈렛을 뿌린 여성분들이 '냄새 좋다. 무슨 향수야?' 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고 한다. 그 말은 자신의 취향만 맞는다면 대중성은 어느정도 검증이 되었다고 말할 수 있겠다. 문득 드는 생각이지만, 랑방 미가 잘 어울렸던 분은 지미추도 잘 어울릴 것 같다. 두 개의 향수가 묘하게 비슷한 느낌이 있는 것 같기 때문이다.


지미추 오드뚜왈렛에 대한 저의 총평은

"섹시함, 여성스러움, 도시적인 느낌을 잘 표현한 향수라고 생각합니다. 성정체성은 확실히 여성스럽지만, 굉장히 섹시하고 도발적인 느낌이 납니다. 평상시에 꽃향기 계열의 향수를 즐겨 사용하셨고, 당당한 느낌의 향기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제격인 향수라는 생각이 드네요. 지속력도 상당히 길어서 조금만 펌핑해주셔도 주변 사람들에게 자신의 향기를 확실히 각인시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남자의 시각으로 보면 지미추 오드뚜왈렛 냄새가 나는 여성분들을 정말, 성적으로 여자다 라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여동생, 여자친구도 아닌 이성으로 느껴지는 여자 말이죠"


*update 2013/11/14

키가 조금 작고, 아담하고, 귀여운 얼굴의 동생이 있는데 이 동생은 지미추를 살짝 비누향 같기도 하면서, 한번 콱 안아주고 싶은 느낌으로 소화하더라구요. 섹시함, 도시적인 느낌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사람의 개성으로 이렇게 향수의 느낌을 바꿔버릴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부드럽고, 귀여운 향이었습니다.


PS)

1. 다음 번 포스팅은 니치향수를 다룰 예정입니다. 나름 유명한 니치향수들로 준비를 했으니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


2. 요즘 조금 뿌듯한게, 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과, 한 번 와주신 분들이 애정을 가지고 계속 찾아주신다는 점이네요. 게다가 찾아오시는 분들이 하나같이 다 매너가 너무 좋으세요. 블로그의 분위기가 점점 좋아지네요~ 현재 저는 향수를 다루고 있지만 메일로 개인적인 고민 털어놓으셔도 되고, 그냥 편하게 놀러오셔도 됩니다. 편하게 쉬다 가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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