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향수/Feminine

[여자향수] 미스디올 쉐리 블루밍부케 솔직후기

366일 2013. 11. 17. 00:09

향수 : 미스 디올 쉐리 블루밍 부케(Miss Dior Cherie Blooming Bouquet Dior for women)

 

소개

(사진출처 : www.fragrantica.com)


디올 여자향수 1탄

요청이 많이 들어오기도 했고, 생각보다 많은 여성분들이 이 향수를 선물 받거나 사용해본 경험이 있는 것 같아서 좋은 도움이 되겠다 싶었다.

우선 향수의 정식 명칭은 미스 디올 쉐리 블루밍부케 인데, 편의상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로 줄여서 포스팅하도록 하겠다.

사실 이 향수 전에 미스 디올 이란 이름으로 2007년에 런칭 되었다가, 블루밍 부케라는 이름을 덧붙여서 2008년 여름에 새롭게 런칭된 녀석이다.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는 디올 매장에 가서 제일 잘 나가는 여자 향수 추천해주세요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데 전체적인 향기를 말하자면 '은은하면서 샤랄라한 여성스러움'을 표현 한 것 같다. 보통 이런 향기는 루즈 하다면서 외면을 받는 경우도 많은데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는 외국에서도 호평이고, 한국에서도 인기가 좋다. 왜 그럴까? 인기가 좋은 건 다 이유가 있는 법

 

 

잘 팔리는 미스 디올 블루밍 부케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탑 노트 ㅣ 만다린 오렌지

미들 노트 ㅣ 피오니

베이스 노트 ㅣ 머스크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의 첫 향기는 굉장히 예쁘면서 은은하고 사랑스럽다. 색깔은 분홍색이 바로 생각나는데 과일보다는 꽃의 느낌에 가까운 것 같다. 살짝 달달함이 존재하긴 하지만 과일의 당도라기 보다는 '꿀벌이 앉아 있는 꽃'에 더 가깝다. 그리고 향기가 정말 부드러운데 아주 좋은 재질로 만들어 놓은 이불이 생각난다. 혹은 고급 잠옷을 만졌을때 스르르하고 느껴지는 그 감촉과 비슷할 것 같다.  이불’, ‘잠옷이 생각나는 포근함과 부드러움이 잔잔하게 존재감을 어필한다. 때문에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가 그냥 내 옆에 앉아서 차분히 바라보는 것 같은 착각마저 일으키게 한다. 짙게 화장을 하거나, 떼 쓰는 거나, 장난치는 듯한 이미지는 전혀 생각나지 않는다. 그렇다고 향이 자상하다 라는 표현을 쓰기에는 조금 부적합한것 같은게 왜냐면 이해심이 많고, 배려를 잘 해준다는 느낌보다는 사교성 좋고, 말 잘하고, 발랄한 소녀가 '잠시 내 앞에 있는 사람이 뭐하나 가만히 지켜보는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의 탑 노트는 실크 같은 부드러움 + 차분함 + 분홍색 꽃 내음 + 지켜보는 느낌


 

미들 노트로 넘어간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는 여전히 핑크빛 부드러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런데 확실히 탑 노트때 보다는 향기가 전체적으로 바닥에 붙는느낌이 난다. 립스틱을 손등에 펴 바르고 시간이 조금 지난 후 색이 서서히 흡수될 때와 비슷하다고 할까? 전체적인 무게감이 바닥으로 살짝 내려와 있고, 핑크빛 달달함이 조금 더 달짝지근해진다. 하지만 이는 세세한 차이일 뿐, 전체적인 향의 변화는 크지 않은 것 같다. 시간이 지나 베이스 노트로 들어가면 지금까지 느껴졌던 시원하고 상큼함이 약해지면서, 막 샤워하고 나온 듯한 뽀송뽀송함이 느껴진다. 혹시 투명 립글로즈 아시는가? 체온에 따라서 붉어졌다가 흐려졌다가 하는데 향기의 변화가 그것과 조금 비슷하다. 조금 다른 예를 들어보면 분홍색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다가 산들바람이 불면서 사방으로 꽃잎이 휘날릴때 같다.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의 미들+베이스노트는 분홍색 꽃 내음 + 포근함 + 뽀송뽀송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의 상황극은 이렇게 만들어 보고 싶다.

 

… 야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

?”

 

“토요일에 영화보자

 

8년 동안 알고 지낸 친구에게 용기 내어 한 첫 데이트 신청이었고, 오늘은 정말 기다리고 기다렸던 바로 그 날이다. 바로 8년 지기 친구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와의 데이묘한 긴장감 때문에 어젯밤에는 잠도 제대로 못 잤지만 초췌한 몰골로 나갈 수는 없었다. 아침 일찍부터 정성 들여 면도를 하고, 구석구석 깨끗이 샤워를 하고, 머리에 정성스럽게 왁스를 발랐다. 물론 지금은 약속장소에 미리 와서 데이트 코스를 둘러보고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를 기다리는 중이다. 그때 유난히 귀를 파고들어오는 카톡 알림음이 들린다.

 


평상시에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가 약속시간에 늦는 친구가 아니었기 때문에 조금 의아했지만, 별 일 아니라 생각해서 난 매너 있는 남자의 모습을 보여주기로 했다.



내 대답을 읽은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가 잠시 뜸을 들인후이내 답장이 왔다.




나 왜 이럴까? 8년 동안 친구여서 그런지 마음과는 다르게 자꾸 이상한 말이 나가고 만다. 이런 내가 조금 한심하긴 했지만, 습관을 어쩌겠는가. 가만보니 지금 약속시간 까지 2시간이 남았는데 난 뭘 해야할까? 음... 구두신고 오면 발 아플 수도 있으니까 동선이나 점검 해야겠다.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의 방


아아아아악-!”

현재 내 방안의 상태는 그야말로 전쟁터와 다름이 없다. 약속시간은 다가왔는데 이상하게 입을 옷이 없다. 몇 시간째 이 옷 저 옷을 뒤적거리기만 하고 있다. 분명히 어제 봐둔 옷이 예뻤던 것  같은데 막상 입으면 어딘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 '도대체 왜 옷은 사도 사도 계속 부족한 걸까?' 그렇게 한참 동안 옷과 사투를 벌인 끝에 분홍색 계열의 샤랄라 원피스를 입기로 결정했다. 그래도 첫 데이트인데 여자처럼 보이고 싶다. 정말이지 오늘만큼은 친구한테 정말 예뻐 보이고 싶다. 신경 써서 한 화장, 고데기한 머리, 높은 구두까지 나름 풀 세팅을 완료한 후, 집 밖을 나서는 발걸음이 사뭇 가볍게 느껴진다. '아차'  핸드폰 시계를 보니 약속시간에 꽤 많이 늦을 것 같다. 이게 다 너때문이야!’ 라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대보지만 조금 미안한 마음에 친구에게 카톡을 보냈다. 그런데 뭐…?늦었으니까 니가 팝콘 사?’ 천천히 오라는 따뜻한 말 한마디 못해주냐? 이런 매너를 밥 말아 먹은 놈이랑 데이트를 한다는 것에 두근대는 내가 갑자기 한심했다'얘는 아직도 날 친구로 보는 걸까?'

 

 

약속장소- 지하철역 입구-

 

아 왜 아직도 안 와…’ 약속시간보다 한 시간이 지났는데도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얘는 도대체 시간 개념이 있긴 한 걸까? 첫 데이트에서 이렇게 늦어도 되는 걸까?’ 라는 불만이 거침없이 분출되려던 찰나- 지하철 역 계단 끝에서 친구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런데 난생 처음 보는 모습에 나는 그만 할 말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수줍은 듯 걸어오는 모습,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모조리 받고 있는 압도적인 외모, 난생 처음 보는 늘씬한 몸매까지. 저런 우월한 유전자를 타고났으면서 왜 지금까지 흰 티에 청바지, 쌩얼만 보여줬던거지? 8년 동안 내가 알고 지내던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가 맞단 말인가? 너무 놀라서 말을 못하고 있는데 친구도 이런 상황이 어색한지 말을 못하고 그냥 내 앞에서 서성이고만 있다. 이럴 땐 어떤 말부터 꺼내야 할까?

 

너 오늘 좀…”

 

?”

 

“예쁜것...같다

 

 

결론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를 싫어할 분들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전체적으로 은은하니 동양의 정서에 잘 어울리는 것 같기 때문이다. 전체적인 향의 변화는 크지 않지만 진한 향수 좋아하는 서양에서도 호평이니, 향의 밸런스는 여러모로 인정을 받은 것 같다. 보통 플로럴 향수 계열에서 자주 경험하는 '울렁거리는 느낌'을 거의 없앴다는 점에서 칭찬해주고 싶다. 

샤랄라~ 해지고 싶을때 사용하면 상당히 적합할 것 같으며 추천 연령대는 20대 초반 ~ 30대 초반이다.

가격은 조금 쎄지만, 선물하기에도 상당히 적합할 것 같다. 좋아하는 여성이 생겨서 큰 마음 먹고 향수 선물해주고 싶으신 남성 분들이 있다면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는 꽤 괜찮을 선택일 것 같다. 바틀도 그렇고, 향수 네이밍도 그렇고, 가격도 그렇고... 뭔가 선물한 후 어깨가 으쓱해질 것 같다고 할까?

다만 지속력은 조금 약한 편이라서 공병을 들고 다니면서 자주 뿌려주는게 좋아 보인다.



마지막으로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미스 디올 블루밍부케만의 개성은 조금 아쉬운 편이라 향수 매니아들이 빠져들 것 같진 않습니다. 하지만 향기가 부담이 없고 깨끗해서, 데일리로 부담없이 뿌릴 수 있겠네요. 많은 남성분들이 샤넬 남자향수를 필연적(?)으로 거치게 되는데 마찬가지로 꽤 많은 여성분들이 필연적(?)으로 거치게 될 향수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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