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담은 리뷰
랄프로렌 블루우먼
Ralph Lauren Blue for women
정말 오랜만의 랄프로렌 향수 포스팅-! 랄프로렌 블루우먼을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개인적으로 랄프로렌 블루우먼과 얽힌 에피소드가 있는데, 이건 상황극으로 재각색 하기로 하고~ 랄프로렌 블루우먼은 2005년에 출시된 향수다. 아쉽게도 국내에선 단종이 되었는데, 매니아층이 워낙 많아서 다들 자기만의 루트(?)로 구해 들어오는 아주 사랑을 많이 받는 것 같다. 역시 좋은 향수는 다들 자기가 알아서 찾아서 쓴다니까
전체적으로 향기는 뭐랄까... 되게 우아하고 세련된 여성미를 청바지처럼 풀어놨다고 할까? …. 표현이 너무 부끄러우니 어서 랄프로렌 블루우먼의 향기가 어떤지 살펴보기로 하자
랄프로렌 블루우먼의 향기
탑 노트 ㅣ 가드니아, 재스민, 자몽, 핑크피오니, 은방울꽃, 로터스, 멜론
미들 노트 ㅣ 튜베로즈, 오렌지 블라썸, 로즈, 바질, 버베나
베이스 노트 ㅣ 앰버, 샌달우드, 머스크, 오크모스, 베티버, 스웨이드
랄프로렌 블루우먼 TOP/MIDDLE NOTE
『목화 솜 + 청사과 껍질 + 재스민 + 가드니아』
랄프로렌 블루우먼의 첫 향기는 커다란 하얀 솜덩이를 약간 마른 공기가 도는 실내에서, 손으로 부우욱- 뜯어낸 것 같은 향기가 난다. 하얀 솜이 찢어지면서 그 잔해들이 마른 공기 속을 떠도는 듯한 풍경이 생각나는 그런 향기다. 물론 질감이 그렇다는 그렇지 ‘그런 향기가 난다’라는 것은 아니다. 어떤 향기냐면 아오리 사과 껍질을 혀로 살짝 핥을 때 나는 그 특유의 상큼함, 텁텁함이 재스민과 가드니아의 화이트 플로럴과 섞인 향기가 난다. 그리고 그러한 상큼함이 찢어진 솜에서 나는 먼지 처럼, 그렇게 시원하면서도 따뜻한 공기랑 어우러진 그런 향기
랄프로렌 블루우먼 MIDDLE/BASE NOTE
『공기 중의 먼지 + 빻아진 은방울꽃 + 자몽과 섞인 로즈 + 바질 + 머스크』
시간이 지난 랄프로렌 블루우먼은 향기가 초반보다 더 복잡해진다. 처음에 미약하게 났던 상큼한 아오리 사과 향은 사라지고, 굉장히 깔끔하고 캐쥬얼한 느낌의 화이트 플로럴 향기가 나는데 이게 느낌이 참 묘하다. 예를 들면 푸른색 워싱 데님 진을 나무 마루 바닥 위에 올려 놓고, 그 위에 신선한 재스민, 가드니아 그리고 약간의 허브 잎을 올려 놓는다. 꽃 향기가 청바지에 스며들었을 때쯤 자몽액을 적신 목화 꽃잎을 올려 놓고 고무 망치로 텅텅텅- 두드리며 짓이겼을 때 날 것 같은 향기다. 푸른 워싱 데님 진이 망치질에 위로 솟구쳐 오르면서 위의 여러가지 재료들이 한번에 부서지는 향기.
… 향기가 너무 복합적이라 설명이 이따구라 조금 죄송한 마음이 든다. 쉽게 말하면
‘딱 붙는 스키니 청바지를 엘레강스하게 소화하는데, 한편으론 청순함
랄프로렌 블루우먼
나도 모르게, 말을 걸었다
그녀의 향기에 끌려서
따뜻한 햇살이 잔뜩 쏟아져 들어오는 지하철.
어두 컴컴한 실내를 뚫고, 잠깐이나마 바깥의 풍경을 볼 수 있는 시간
"한강이 이렇게 예뻐"
햇빛이 반사되는 한강의 반쩍거림이 나를 설레게 한다. 그런데 그 순간, 굉장히 산뜻하고 풍성한 향기가 코 끝을 스쳐갔다. 마치 하늘의 뭉게구름으로 새하얀 옷을 만든 듯 향기. 그 진원지를 알아내기 위해 이리저리 눈을 돌리다가 눈에 들어 온 한 여대생(랄프로렌 블루우먼)
“뭐야… 왜 옆모습 인데도 예뻐?”
얼굴을 보지 않아도 예쁜 걸 알 수 있다니 라는 신선한 충격에 휩싸여 있을 때쯤 그녀가 슬쩍 지하철 문에 달린 유리로 나를 비춰 본다. 다시 한번 충격에 휩싸였다. 서로를 직접 마주보지 않아도, 이렇게 반사시켜 볼 수 있구나.
이윽고 시선을 다시 정면으로 돌린 랄프로렌 블루우먼의 복장은 생각보다 평범했다. 애써 생각해서 노력해야 하는 그런 복장. 그렇지만 랄프로렌 블루우먼을 감싸고 있는 분위기는 결코 흔하지 않았다.
‘불필요한 접근은 삼가주세요’
긴 머리에 가려 얼굴이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감정상태가 고스란히 전달되어 온다. 게다가 그녀 주변은 온통 상큼한건지, 풍성한건지, 파우더리한건지, 청순한건지 구별가지 않는 신기한 향기로 가득 차 있다.
향기에 대한 호기심일까
그녀에 대한 호기심일까
나도 모르게, 말을 걸었다.
“저기요”
이어폰을 천천히 빼고 나를 보는 랄프로렌 블루우먼의 눈빛이 굉장히 불편하다. ‘넌 또 누구야’ 라는 눈빛. 기분이 별로지만 그래, 불청객은 나니까
“실례합니다, 혹시 향수 이름 좀 알 수 있을까요? 향기가 너무 좋아서요”
갑자기 해맑게 탁- 풀어지는 그녀의 눈빛, 그 아래론 도발적인 느낌의 입술이 살짝 열렸다.
“랄프로렌 껀데… 파란색 이예요. 이름을 잘 모르겠어요”
“이름을 잘 몰라요?”
자신의 무지가 부끄러운 듯, 순식간에 붉어지는 그녀의 얼굴.
“그러네요… 이름도 몰랐네, 그냥 파란색…”
결론
사실 4년이나 지나서 포스팅 했지만, 블로그 하는 과정에서 랄프로렌 블루우먼에 관련된 에피소드는 꾸준히 수집했었다. 결론은? 이거 정말 주변 반응 좋은 향수 중 하나다. 혹시나 취향이 맞지 않는 분이 있을 수 있지만, 이거 뿌리고 나가면 '주변의 폭풍 환호'는 어느 정도 약속해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막 여성스러운 것도 아니면서 어떻게 보면 여성스럽고, 귀여운 듯 하면서 성숙한 느낌까지 같이 있기 때문에 모든 연령이 사용 가능하단 장점까지. 단종되서 국내에선 구하기 힘들지만, 적절한 기회가 온다면 하나 정도 쟁여 놓는 것도 괜찮겠다. 앞으로는 전 세계에서 단종이 될지도 모르니까
랄프로렌 블루우먼 요약
연령
무관
성별
여성적(청순함,섹시함,도시적임,엘레강스)
계절
사계절
지속력
★★★☆(3.5/5.0)
질감
재스민과 가드니아가 우아하게 피어 있는 건조한 방 안에서
자몽, 청사과 즙을 적신 하얀 목화 솜을 부욱- 찢어낸 찰나의 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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