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수/Classic

[남자향수] 버버리 터치포맨 솔직후기

366일 2013. 12. 15. 00:08

향수 : 버버리 터치포맨(Touch for Men Burberry for man)

 

소개


<사진출처 : www.parfum-outlet.ch>


버버리 남자향수 2!

사실 많은 분들이 버버리의 남성 향수 중 위크엔드를 가장 많이 알고 계시지 않을까 생각한다. 실제로 백화점에서 부담스럽지 않은 남자향수로 많이 추천을 해주고 있기도 하고 말이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은 버버리의 숨겨진 남성향수, 버버리 터치포맨을 소개해드리려고 한다. 사실 숨겨진 향수는 아닐지도 모르겠는데 왜냐면 그 동안 향수 후기 요청을 살펴보면 버버리 터치포맨이 꽤 많은 편이다. 그런데 그 분들의 특징이 전부 다 옛날 남자친구가 사용했었다는 아픈 이야기가이 바람둥이 같은 녀석... 수 많은 여성분들의 가슴에 한아름 추억을 남겨놓고 떠난 버버리 터치포맨이다.

버버리 터치포맨의 컨셉은 우디 플로럴 머스크 이고, 2000년도에 런칭 되었다. 조향사는 프랑스 출신의 Jean-Pierre Bethouart라는 분으로 지방시, 페라가모, 까사렐, 폴스미스 등 다양한 브랜드의 코를 담당하셨다.

 

 

그렇다면 카사노바 뺨치는 버버리 터치포맨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버버리 터치포맨 Perfume Pyramid 

탑 노트 : 아르테미시아(향쑥 속의 식물), 바이올렛 잎만다린 오렌지

미들 노트 : 넛맥, 화이트 페퍼(흰후추), 시더(향나무)

베이스 노트 : 통카빈, 베티버, 화이트 머스크


버버리 터치포맨을 뿌리면 오렌지 계통의 냄새가 난다. 잘 익은 감귤 껍질을 손에 쥐고 꽉 쥐었을 때 퍼져나올 것 같은 그런 향기다. 즉 과일의 수분감은 딱히 느껴지지 않고 뭔가 바스락거리는 나무껍질 같은 느낌이 있다. 만약 오렌지가 열리는 나무가 존재한다면, 그 나무 밑에서 맡을 법한 향기다. , 오해하시면 안되는게 나무에 가득 열린 오렌지 냄새가 아니라 오렌지를 나무기둥에 벅벅 짓이겼을 때 흩어지며 올라올 것 같다고 향기다. 그래서 그런지 오렌지의 상큼함과 달달함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약간 기름친 오렌지 냄새라고 할까? 오렌지 냄새에 약간 나무껍질 냄새가 들어가고 그 속에 살짝 텁텁하기도 하면서 휘발성 냄새가 묘하게 섞인... 섹시한 나무빛깔 오렌지다. 색깔은 딱 갈색이 생각나는데 낙엽떨어지는 가을의 느낌은 아니고, 추운 날씨속에 느껴지는 한줄기 따듯함 이라고 할까? 첫눈이 팡팡 쏟아지고 길가에 눈이 쌓여있을때, 코트를 멋지게 입은 남성이 안주머니 안에 핫팩을 넣어놓고 감싸며 가는 따뜻함이라 말하고 싶다.

 

버버리 터치포맨의 탑 노트는 『나무에 짓이긴 오렌지 + 휘발성 냄새 + 따뜻함

 

 

시간이 조금 더 지난 버버리 터치포맨은 오렌지 냄새가 슬며시 옷을 벗는다. 오렌지향신료를 툭툭 뿌린 나무껍질 냄새가 나는데 뭔가 후추처럼 매큼함이 섞이면서 향기가 좀 뿌옇게 변한다. 제사 지낼 때 쓰는 향 냄새 같다 라는 생각도 드는데 전체적으로 이전보다 칼칼해진 나무냄새가 강하게 난다. 버버리 위크엔드는 차갑고 시원한 자몽과 오렌지의 향연을 보여줬는데 버버리 터치포맨은 뭔가 비슷한 라인에 있으면서 훨씬 따뜻한 것 같다. 뭐랄까오렌지 냄새가 나는 향을 나무에 꽂았을 때 날 것 같은 향기다. 혹은 마당에 오렌지 향신료를 뿌린 통나무가 있는데 소년은 통나무가 너무 추워 보였던지 거기다가 향 서너 개를 피워놓고 좀 나아?’ 하면서 걱정스런 눈초리를 하는 모습이 떠오른다. 전체적으로 미들 노트의 버버리 터치포맨은 굉장히 훈내 나는 향기. 향기에 얼굴이 있다면 굉장히 훈훈하게 생기지 않았을까? 중요한건 잘생긴 것이 아니라 훈훈하게 생겼다는 것! 향기가 굉장히 은은한 느낌이 있고, 계속 맡아도 딱히 부담스러운 향기는 아니다.

 

버버리 터치포맨의 미들 노트는『향 냄새 + 오렌지 향신료를 품은 나무 + 따뜻함

 


시간이 더 지나면 기존의 따뜻함을 넘어서 향기가 훨씬 더 은은해진다. 얼큰하게 느껴지던 정체 불명의 매운 향기도 많이 사라지고, 바스락 거리게 느껴졌던 나무껍질 냄새도 부들부들해진다. 버버리 터치포맨의 ~미들 노트에서 버버리 터치포맨의 온도는 모닥불을 피워놓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서 손을 내밀고 있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불은 다 꺼지고, 불씨만 겨우 살아 있어서 사람들이 서로의 온기가 담긴 모포를 함께 나누고 있는 장면이 생각난다. 오렌지 냄새는 거의 안 나고 나무를 베이스로 깔아놓은 향 냄새가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 이게 굉장히 거품처럼 따뜻하게 다가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부드러워지고 따뜻해지고 자상하게 변하는 것 같고 나중에는 약간 흙 묻은 느낌의 나무냄새도 난다.

 

버버리 터치포맨의 베이스 노트는『흙 묻은 나무 + 거품 같은 부드러움 + 은근한 섹시함

 

지금까지 언급하지 않았는데, 버버리 터치포맨은 시향지와 착향된 향기가 차이가 많이 나는 편이다. 시향지에서는 특유의 따뜻함과, 자상함이 느껴지지 않으니까 꼭 자신의 살에 뿌려서 확인해 보시기 바란다. 이런 표현이 적당한지 모르겠는데 살에서는 살아서 움직이던 향기들이 시향지에서는 박제되어 있는 느낌이다. 심지어 아저씨냄새 같은 느낌마저

 


버버리 터치포맨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학교 내의 모든 남자가 나에게 호감을 표시하던 대학교 1학년,

설레는 연애와 실망의 연애를 반복했던 대학교 2학년,

이제서야 세상을 좀 알아간다고 자만했던 대학교 3학년,

그리고 지금 또 다른 청춘 입시를 치르고 있는 대학교 4학년이 되었다.

 

적지도, 그렇다고 많지도 않은 연애를 했다고 생각했고, 어느 정도 사랑을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그 동안의 연애에서 나의 마음 한 켠은 늘 허전했다. 솔직하게 말하면 난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내가 좋아했던 사람은 단 한명 ‘버버리 터치포맨’ 선배 였기 때문이다. 선배는 남,녀를 가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에게 인기가 좋았으며, 수많은 대외활동으로 항상 바쁘기 까지 했다. 게다가 허를 찌르는 유머와 따뜻한 매너는 학교에서 내놓으라 하는 여자선배들의 마음을 훔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런데 의아한 점은 1학년부터, 지금의 4학년때 까지 버버리 터치포맨 선배가 여자를 사귄 적이 없다는 것이다. , 중간에 짧게 한번 만난 적이 있긴 했던 것 같은데 그리 오래 가지 못한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사실 나는 대학교 1학년 눈 내리는 겨울, 술집에서 버버리 터치포맨 선배에게 넌지시 마음을 표현했던 적이 있다.


오빠는 휴학 안해요?”

, 너 이번에 휴학하게?”

 

오빠가 휴학 안 하면 저도 안해요. 계속 같이 다니고 싶어

 

내 말을 들은 오빠는 옅은 미소와 함께 복잡 미묘한 표정을 짓더니, 춥다. 나가자 라며 애꿎은 내 손목만 잡아 일으켜 세웠던 것이다. 그리고 밖에 나와 눈길을 걸으며 한다는 말이 주위에서 좋은 사람 찾아봐 였다.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오빠인데

그 뒤로 3년의 시간이 흘렀고, 버버리 터치포맨 선배와 나는 멀지도, 그렇게 가깝지도 않은 관계를 유지했다. 그 동안 딱히 마음을 표현할 이유도, 그럴만한 용기도 없었다. 그리고 우연인지 필연인지 내 대학생활의 마지막 끝에서, 추억의 그 장소에 오빠와 다시 오게 되었다. 그때처럼 밖은 펑펑 눈이 내리고길에는 눈이 서둘러 쌓이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그냥 마음이 아프고... 시큼거리고... 춥다.

 

추워…”

 

내 말을 들은 버버리 터치포맨 선배가 큰 소리로 사장님 여기 따뜻한 물 하나만 주세요라고 말했고, 사장님은 온화한 미소를 지으시며 물을 가져다 주셨다. 내가 추운 건 과연 날씨 때문일까?

 

물 마셔도 추워요.”

 

덜덜 떠는 나에게 버버리 터치포맨 선배는 벌떡 일어서서 내 쪽으로 오더니 자기가 감고 있는 목도리를 풀어서 내게 감아주었다. 그런데 목도리에서 정말 좋은 냄새가 난다. 이런걸 남자냄새라고 하는 건가? 선배랑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포근하고따뜻하고

 

아직도 추워?”

 

내가 삐딱한 걸까? 약간 무미건조 하게 들리는 저 말에 괜히 심술이 난다.

 

계속 추울 것 같은데요.”

 

그때, 내 뒤에 서있던 선배가 갑자기 나를 확 안았다. 머릿속은 새하애지고 그냥 눈만 껌뻑껌뻑 뜨고 있는데 낮고 부드러운 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금 용기 내서 미안하다. 그 동안 너무 답답했는데 이제서야 알 것 같다. 왜 내가 지금까지 계속 혼자일 수 밖에 없었는지

 

오빠가 말하는 모든 단어 하나 하나가 귀에 박히듯이 들어오는데... 지금 나는 아무런 생각도 할 수가 없다. 그런 나를 두고 깊게 숨을 마시며 잠시 뜸을 들이던 버버리 터치포맨 선배의 말이 이어서 들려왔다.

 

내가 좋아하는 건 너니까, 이 겨울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 함께 했으면 좋겠다.”

 


결론

버버리 터치포맨은 기존의 위크엔드를 약간 업그레이드 시켜서 내놓은 향수 같다. 쉽게 말하면 좀 더 따뜻한 버전이라고 할까?

남성분들은 ‘이게 좋은가…? 뭐 싫진 않아라는 반응일 수 있는데 확실히 여성분들은 어머 사랑해!’ 의 반응이 많을 것 같다. 그 동안 블로그하면서 쌓아온 노하우이니 믿어주셔도 좋을 것 같다. 뭐랄까... 남성에 대한 여성의 로망을 어느정도 채워주는 향수라고 할까? 가만보면 유독 버버리 터치포맨 포스팅을 요청해주셨던 분들이 구남친과 연관이 많았는데 그럴만한 이유가 조금 이해가 되는게, 향이 따뜻하고 안아주는 느낌이 있어서 확실히 남자친구가 사용했다면 그 효과가 배가 되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샤넬 남성향수가 뭔가 '성공한 남성의 중후한 느낌'이라면, 버버리 터치포맨은 '진하고 부드러운 남성'의 느낌이 강한 것 같다.

추천 연령대는 20대부터 50대 이상으로, 다양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복장은 단정하거나, 조금 깔끔한 느낌의 옷이 좋을 것 같다.

지속력은 적당하거나 꽤 긴편으로 4~5시간 이상의 체력을 보여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버버리 터치포맨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약간 고전적인 느낌이 어느정도 있습니다. 세련된 디자인이라기 보다 우수 메뉴얼로 선정된 기본 스타일을 보는것 같다고 할까요? 처음에 시향지로 얼핏 맡을때는 완전 아저씨 냄새라고 생각했는데, 나중에 몇일 걸려서 착향 해보니까 오~ 완전 멋진 남자로 돌변하더라구요. 게다가 여성분들한테는 남자로 확실히 어필이 되는 향기니까, 남성분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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