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수/Classic

[남자향수]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솔직후기

366일 2014. 1. 15. 01:25

향수 :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Allure Homme Sport Chanel for men)

 

소개

<사진출처 : www.petersofkensington.com.au>



샤넬 남자향수는 크게 삼대산맥( 샤넬 블랑쉐,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블루 드 샤넬 )이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겠다. 그래서 보통 샤넬 남자향수를 구매하려고 하시는 분들이 위 3개 중에서 고민을 하기 마련인데, 드디어 이번 포스팅을 기점으로 전부 블로그에서 다루게 되었다. 혹시라도 인터넷 여기 저기 돌아 다니시면서 그 차이점을 알려고 하시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마음이 뿌듯해지는 것 같다. 물론 한편으로는 옛날에 쓴 글이 부족한 점이 많아서 찔리긴 하지만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의 런칭 년도는 2004년이며 조향사는 다들 아시겠지만 Jacques Polge(쟈크폴쥬) 라는 분이다. 어쨌든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는 출시된 이래로 외국에서도 상당히 사랑 받고 있으며, 한국에서도 꽤 큰 인기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세계적으로 사랑 받고 있는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Perfume Pyramid

탑 노트 : 알데하이드오렌지블러드 만다린, Sea Notes

미들 노트 : 페퍼(후추), 네롤리, 시더

베이스 노트 : 통카빈, 앰버, 바닐라, 베티버, 화이트 머스크, 레진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를 뿌리면 세미 정장을 입은 남성적인 느낌과 오렌지의 상큼한 향기가 섞여서 난다. 다만 우리가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전형적인 상큼 새큼한 오렌지가 아니라, 꽃 향기처럼 하늘하늘 거리면서 안개처럼 뿌옇게 퍼지는 느낌이 있는 오렌지. 오렌지를 높이 들고 손으로 꽉 쥐었을 때 몇 방울 떨어지는 과즙에서 느낄 법한 농도와 당도인 것 같다. 향기의 농도는 그렇게 무겁지도 진하지도 않다. 혹시 분수대 구경을 가보신 적이 있는가? 분수가 하늘로 높게 솟구친 후 바닥에 떨어지면서 옆으로 퍼지는 물안개가 발생하는데 딱 그런 정도의 수분과 밀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때문에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의 향기가 답답하다거나 진하다 라는 생각은 그닥 들지 않는다. 성 정체성은 남성 쪽에 가깝다 라고 말할 수 있겠는데, 이상하게 여성분들도 소화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중성적이거나, 소년 같은 느낌은 아니고 마른 몸매에 잔 근육이 발달한 남성이 정장 마이를 한쪽 어깨에 걸치고, 그 안에는 달라붙는 흰 티를 입은 채로 입 꼬리를 씨익- 하고 웃는 느낌이라고 할까?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의 탑 노트는 『오렌지 몇 방울 + 물안개 + 자유분방함


 

시간이 조금 더 지난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는 다른 냄새가 치고 들어오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오렌지 향기가 자체적으로 모습을 바꾸기 시작한다. 뭐랄까오렌지 빛깔이 조금 더 칙칙해진다고 해야 할까? 순수한 오렌지가 아니라 나무껍질과 풀잎을 잘 으깨서 섞었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특이한 점은 이렇게 녹색과 갈색이 뒤섞인 오렌지 냄새가 묘하게 남성다움을 연출한다는데 있다. 머리에 왁스를 발라서 깔끔하게 정리한 후, 상의를 탈의한 채로 정장 마이를 입은 젠틀과 자연스러움 경계선에 있는것 같다. 마초적이고 우락부락한 몸이 아니라 길쭉하고, 날씬하고, 매끈하게 빠져있는 근육질 몸매가 생각난다.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는 한동안 그 상태를 유지하다가 생강에 후추를 뿌린 것 같은 알싸하고 매큼한 향기와 바닐라의 달달함이 슬며시 올라오는데 딱히 부담스럽지 않다.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얇게 떠서 가져온 것 같은 아주 연하고 부드러운 느낌이다.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를 구성하는 전체 향기를 100이라 가정하면 매운 향기는 15~25, 달달함은 5~15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그러니까 기존의 향기에 소스 얹듯이 올라간 형태다. 이런 게 가능한 이유는 특유의 물안개 같은 수분감이 한 몫 하는 것 같다.물 냄새야!’ 라고 말하기엔 분명히 부적합 하지만 이전에도 언급했듯이 멀리까지 바람 타고 날아오는 물안개 정도의 수분 감이 계속해서 존재하기 때문이다.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들 노트는 『후추 뿌린 오렌지 + 녹색 잎 + 바닐라 + 나무껍질 + 물안개

 

  

시간 좀 더 지나면 미들 노트에서 느꼈던 남자냄새와 생강,후추 냄새가 약간 고무냄새 처럼 변한다정확히는 뭔가 고무의 탄성? 탄력? 그런 느낌이 추가가 되었다고 해야할까? 좀 다르게 표현하면 샤넬 남성향수에서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샤넬스러운 향' 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어쨌든 굉장히 디테일 하게 보는 시선을 거둬서 약간 거리감을 두고 관찰하면 이전보다 훨씬 묽어진 바닐라가 느껴진다. 달달한 느낌은 있지만 확실히 '맹숭맹숭' 해졌다고 말할 정도는 되는 것 같다. 그리고 여전히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전체를 관통하는 특유의 물안개 같은 느낌이 계속 존재한다. 이후 시간이 많이 지나면 전체적으로 향기가 물이 증발하듯 스르르 사라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베이스 노트는 『묽은 바닐라 + 샤넬 특유의 향 + 물안개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늦은 밤, 동아리 MT-

각기 다른 환경에서 자라온 남남 이었지만 같은 동아리라는 소속감을 가지고 젊음을 불태우는 그 모습이 나는 좋았다. 물론 그 열기에 힘껏 동참하고 싶었지만 남들 앞에 나서는걸 좋아하지 않는 까닭에 사람들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진 곳에 자리를 잡긴 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 조금은 수줍게, 하지만 자신감 넘치는 몸동작으로 마이크를 잡은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형이 보인다.

 

이번에 진행할 게임은 주()루마블 입니다. 주사위만 굴리면 되는 너무 쉬운 게임이에요.”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형은 동아리 회장이다. 100여명을 이끄는 권력이 있기 때문에 어찌 보면 거만해질 법 했지만 형은 항상 겸손하고, 쾌활하고 사려 깊었다. 그래서 그런지 반년에 가까운 운영기간 동안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형을 좋아한다는 여성들이 속출했다. 물론 지금도 조금만 고개를 돌리면 눈에 대놓고 하트를 그려 놓은 여학생들을 볼 수 있지만 말이다.

 

저는 원활한 진행을 위해 은행을 보겠습니다. 물론 황금카드에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이용권도 넣어놨으니 적극적으로 활용해주세요~”

 

수 많은 사람들이 깔깔대며 웃었고, 형은 그런 사람들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는데 남자인 내가 봐도 정말 멋있다 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남자인 나도 이런데 여자들은 오죽할까그때 형이 내 쪽을 보면서 '옆에 자리 있어?' 라며 입을 뻐끔거린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형은 성큼 거리며 다가와서 내 옆에 털썩- 하고 앉더니 갑자기 나를 안았다.

 

, 난 니가 좋다~”

 

저도 형이 좋아요

 

, 이런 멘트에 당황하지 않다니 내공이 상당하군

 

사실 전 처음부터 형을…”

 

내 말을 채 듣기도 전에 슬금슬금 옆으로 도망가는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형의 모습이 사뭇 귀엽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신기한 점은 저렇게 능청스러운 면 뒤에 숨어 있는 특유의 깊고 그윽한 눈빛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알 수 없지만 차분한 눈빛만 보게 되면 나도 모르게 의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 만든다. 고민이나 털어놔 볼까…?

 

, 형은 좋아하는 여자가 생기면 어떻게 해요?”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누군데?”

 

나는 말할까 말까 잠시 고민하다가 여자는 왠지 형 전문일 것 같단 생각이 들어서 귓속말로 조심스럽게 좋아하는 여자의 이름을 말했다. 그러자 설레는 표정으로 이름을 듣던 형의 두 눈이 튀어나올 듯 급속히 확대되었다.

 

동아리 얘구나?! 진작 말하지 그랬어! 도와줬을 텐데

 

그래서 지금 말씀 드렸잖아요그래서 형은 어떻게 해요?

 

내 말을 들은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형은 잠시 고민하는 듯싶더니 한 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입을 열었다.

 

자기가 특별하다는 느낌을 들게 해줘

 

구체적으로 어떻게요?”

 

방법만 물어보는 내가 답답했던지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형이 내 등을 떠밀면서 말했다.

 

나랑 말할 시간에 빨리 옆에 가서 이것 저것 챙겨주라고 바보야

 

그렇게 형의 등쌀에 밀려서 나는 좋아하는 여자 옆에 앉게 되었고, 게임이 진행 되는 내내 옆에서 안주도 챙겨주고 말도 걸면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기대 이상으로 그녀는 나에게 호의적이었고 나는 대화하는 내내 최대한 그녀가 주인공일 수 있게 배려했다. 그런 내가 기특해 보였던지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형이 멀리서 활짝 웃고 있다. 잠시 후 그녀의 말이 폭탄주 벌칙에 걸리게 되었는데 나를 보며 망연자실한 표정을 짓고 있다. 그때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형이 갑자기 큰 소리로 흑기사! 흑기사!” 사를 외치기 시작했고, 그 분위기에 동조되었는지 다른 사람들도 흑기사를 연발하기 시작했다.

 

흑기사!”

흑기사~”

 

꽤 독한 폭탄주의 농도에, 어떻게 해야 하나 망설이고 있을 때 나를 보며 뭐해! 니가 대신 마셔야지!’ 라며 입을 뻥긋거리는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형의 얼굴이 보인다. 그래지금이 점수 딸 기회겠다!나는 벌떡 일어나서 폭탄주를 낚아챈 후 거침없이 들이키기 시작했고 내 귀로 와아아아~’ 하는 수 많은 사람들의 환호성이 들린다. 폭탄주를 다 비우고 머리 위로 탈탈 털자 대박!”, 멋있다~~” 등의 환호성이 연달아 울리기 시작했고 순간 내가 무대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잔잔한 목소리로 공간을 가득 채우는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멋있다~! 그래서 소원이 뭐에요?!”

 

그 말을 들은 모든 사람의 시선이 내 입을 향했는데, 이렇게 많은 주목을 받아본 게 처음이라서 얼굴이 다 타버릴 것만 같았다. 그리고 그 수많은 시선 속에 걱정 반, 기대 반이 뒤섞인 굉장히 묘한 눈빛을 하며 잠자코 나를 바라보고 있는 그녀가 보였다.

 

제 소원은….”

 

순간 모든 공간이 숨 죽은 듯 조용했지만 방 안은 알 수 없는 떨림으로 가득 찼다.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형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얘가 마실 술은 앞으로 저한테 다 주세요. 술 못 먹게 하는 게 제 소원입니다.

 

 


결론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는 다른 샤넬 남자향수 보다는 훨씬 더 묽고 산뜻하다. 하지만 샤넬 특유의 그 느낌은 공통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무작정 가볍거나, 상큼한 향수라고 생각하시는 건 조금 곤란할 것 같다.

추천 연령대는 20대 초중반 이후, 복장은 딱히 상관은 없을 것 같다.

분명히 남성다운 느낌은 있지만 특유의 물안개 처럼 깨끗한 향 때문에 남자 향수 잘 소화하셨던 여성분들은 조심스럽게 도전할 수 도 있을 것 같다.

지속력은 그냥 평범하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2.5 ~ 4시간)



도움이 될까 싶어 추가 정보를 드리자면 강력한 라이벌인 샤넬 블랑쉐는 레몬의 느낌이 강하고, 훨씬 더 묵직하면서 정장을 차려 입은 남자 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가볍거나 상쾌하다 라고 말하기는 힘들지만 부담스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게다가 여성들이 좋아하는 특유의 '이성으로서의 남자' 를 잘 표현했기 때문에 샤넬 남자향수를 처음 입문 하신다면, 알뤼르 옴므 스포츠는 꽤 괜찮은 선택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 주위의 여성분들 중에 이 향수 좋아하시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PS)

1. 요즘엔 상황극이 한 번에 안 나오네요. 썼다 지웠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ㅋㅋㅋ 새삼 드라마 작가님들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짧은 시간안에 그 많은 대본을 어떻게 만드실까


2. 출장 간 친구한테 인도 얘기를 조금 들었는데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더군요. 계급에 따라서 사람을 때리기도 하고, 법을 지키지도 않는... 나중에 에피소드를 따로 다루고 싶을 정도였습니다. 장난 아니던데요? 대한민국에 태어난걸 감사히 생각해야겠어요.


3.366일 향기나는 블로그에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편하게 쉬다 가세요 ( ⁿ_ⁿ)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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