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6일 향기나는 블로그'
향수 :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Egoiste Platinum Chanel for men)
* 이번 샤넬 향수 시향분은 ‘햇살만세’님이 보내주셨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소개
<사진출처 : prestige-point.com>
샤넬 남자향수 4탄,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를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이것으로 이제 국내에서 유명한 샤넬 남자향수는 거의 다 다루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블로그에 오시는 독자님들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살짝 뿌듯하기도 하다. 각설하고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는 은근히~ 유명한 향수에 속한다.(국내에서) 어린 남성분들 보단 어느 정도 연령이 찬 남성분들이 사용하기에 좋고, 실제로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를 좋아하시는 여성분들은 어느 정도 성숙한 연령대(20대 후반, 30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팬층이 있는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탑 노트 : 로즈마리, 라벤더, 네롤리, 페티그레인
미들 노트 : 갈바넘, 클라리 세이지, 쟈스민, 제라늄
베이스 노트 : 앰버, 샌달우드, 오크모스, 베티버, 시더(삼나무)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를 뿌리면 굉장히 진하고 그윽한 남자 냄새가 난다. 강하다 라는 표현보다는 그윽하다 라는 뭉그러지는 느낌이 적당할 것 같다. 좀 더 향기를 확대해 보면 짓이긴 풀 냄새와 흙 냄새 나는 나무맛 사탕에서 날 것 같은 냄새가 섞여서 난다. 그러니까 ‘대표 향조를 뭐라고 분류할 수 있어요?’ 라고 물어보시면 ‘우디 노트요’ 라고 말하면 정답이라 할 수 있지만 만족스럽진 않다. 왜냐하면 순수한 우디노트가 아니라 굉장히 진득하니 아로마틱한 베티버, 그을린 풀 냄새, 흙 냄새가 같이 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굉장히 베티버 계열이 강한 짙은 냄새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의외로 설탕친 것 같은 달달함도 존재한다. 다만 과일의 달달함이 아닌 베티버 맛 사탕에 오렌지 향이 첨가된 것 같은 특이한 달달함이다.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재밌는 점은 확대해서 보면 여자향수에 사용되는 재료가 가득한데,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바라보면 굉장히 품위 있는 남성의 향기가 보인다는 사실이다.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탑 노트는 『그윽하게 태운 베티버 + 짓이긴 풀잎 + 나무껍질 + 달달한 흙』
시간이 지난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는 초반의 복합적인 느낌이 확실히 차분하게 갈무리 된다. 좀 더 자세히는 흙 묻은 베티버를 짜낸 듯한 달달함을 기본 베이스로 갈무리 되어 있다. 안개 낀 숲에 흐르는 구름 같은 향기의 질감이 중후하면서 고급지다. ‘나도 이제 성인이야!’ 라는 느낌이 아니라 세상의 거친 풍파를 다 겪고 우뚝 선, 지혜롭고 뚝심 있는 남성이 소화해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다. 다시 돌아와, 향기를 조금 더 묘사해 드리고 싶은데 이게 너무 어렵다.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는 딱 맡으면 그냥 합성된 향료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즉, 자연적이기 보단 인위적인 느낌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또 특이하게 향기의 전체적인 느낌, 가령 점잖음, 중후함 섹시함 같은 것들이 전달이 굉장히 잘 된다. 마치 애초에 이 향료는 ‘중후함’ 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힘겹게 조금 더 묘사해 드리면 이럴 수 있을 것 같다.
바닥에 연보라색 꽃과 짓이긴 녹색 풀잎 들을 한 가득 깔아 놓는다. 그리고 그 위에 갈색 빛이 도는 베티버를 한 움큼 놓은 후 얇게 벗겨낸 나무 껍질을 쌓아 놓는다. 차분히 쌓인 나무 더미에 불을 지펴서 연기가 나지 않게끔 잘 컨트롤 했다가, 다 타기 전에 서둘러 불을 끈 직후의 향기 라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다.
갑자기 설명이 부끄러워지는건 왜지…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미들 노트는 『연보라 꽃 + 하얀 꽃 + 짓이긴 녹색 잎 + 나무를 태운 그을음 + 베티버 한 움큼 + 베티버의 달달함』
시간이 더 지난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는 향기가 조금씩 비누처럼 뽀송하게 변하면서 증발하는 형태를 띈다. 미들 노트까지 느껴졌던 특유의 짙은 느낌이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될 것 같다. 굉장히 부드럽고 은은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향기의 틀 자체는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베이스 노트는 『탑, 미들과 큰 틀은 비슷 + 부드러움 + 잔잔함』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카페 밖으로 행복하게 웃으며 걸어가는 커플들,
그 커플과 내 사이를 가로 막고 있는 투명한 유리창에 비치는 내 얼굴,
밖과 안의 대비만큼, 그 둘의 표정도 대조되어 있다. 기쁨과 슬픔,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두꺼운 유리창
“휴…”
평범한 사랑을 해보고 싶단 소망은 사치였는지도 모르겠다. 둘 사이를 막고 있는 저 두꺼운 유리창처럼, 우린 이렇게 단절되어 있었는걸… 우리는 도대체 뭐가
“문제였던 걸까-”
다시금 눈물이 가득 차오른다. 유리창에 비친 내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런데 그때 희뿌연 시야에 검정색 바탕에 금실이 새겨진 어떤 형체가 보인다.
“…?”
눈물을 닦고 정신을 차려보니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 라고 새겨진 검정 손수건이다. 큰 패턴 없이 전체적으로 단정한 느낌이다. 손수건에 주인의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것 같다. 그나저나 ‘주인이 있는 손수건?’ 이란 의구심이 가득 찼을때 그제서야 내 옆에 서 있는 한 남자가 보인다. 그리고 들리는 중 저음의 목소리
“문제는 없어요. 아니, 사실 문제 같은 건 없어요.”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말투에서 자상함과 여유로움이 한껏 묻어 나온다. 카페에서 울고 있는 여자에게 건네는 손수건, 충분히 작업이라고 생각할 만 하지만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은 다르다. 그냥 본능적으로 느껴진다.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친절’ 딱 거기까지라고 말이다.
“뭔 뜻인지도 모르겠는데 위로인 건 알겠네요. 고마워요”
“천만에요” 라고 웃는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얼굴에 따뜻함이 가득하다. 가만 보니 이 남자, 검정색 정장을 소화하는 모습이 굉장히 고급스럽다. '품위'라는 표현은 이 남자를 위해 존재함이 틀림 없을거다. 게다가 이마에 살짝 패인 주름살은 그가 겪은 수 많은 풍파를 증명해주고 있다.
“신사시네요”
진심 어리게 감탄하는 나의 말에,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가 “신사는 이런 결례를 범하지 않지요.” 라며 내 맞은 편에 앉아 버린다. 충분히 무례한 상황인데 난 왜 매너라고 느끼고 있는 거지?
“맞네요. 무례하세요”
무례하다면서 눈빛 잔뜩 풀고서 푼수처럼 웃고 있는 내가 웃겼나 보다.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도 잠시 웃음을 짓더니 갑자기 내게 손을 내민다. ‘이게 무슨 뜻이지?’
“제 물건, 이제 가져가야 해서요.”
그제서야 내 손에 들려 있는 눈물이 잔뜩 젖어 있는 손수건이 보인다. 나도 모르는 사이 코도 풀었는지 끈적한 액체가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라고 수 놓여 잇는 금색 실을 가리고 있다. 잠깐만… 뭐? 코…? 콧물…? 코를 풀었다고…?!
“아… 정말 죄송해요. 제가 이거 깨끗이 빨아서 돌려드릴게요.”
“지금 나이 먹은 아저씨한테 애프터 하는건가요?”
“아, 아니 그게 아니고…”
“애프터가 아니면, 역시 제가 별로란 소리인가요?”
“아… 제 말은 그게 아니고….”
바보처럼 말도 제대로 못하고 울먹이고 있는 내게,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는 그저 따뜻한 미소만 짓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콧물 묻은 손수건을 주는 건 아니잖아?
“이대로 돌려드리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요…. 깨끗이 드리고 싶어요.”
내 말을 들은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문제는 없어요. 상황을 문제라고 바라보는 인식이 있을 뿐이죠.”
"아…"
무언가 내 머릿속을 강타한다. 헤어짐이 되기에 충분하다 생각했던 수 많은 문제들… 사실은 아니었을지도
결론
『나이 들어도 멋진 남자, 신사의 품격』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는 상상하기 힘든 향기는 아니다. 처음 향을 맡는 분들도 취향을 떠나서 어떤 특정한 이미지를 연상하기 쉬울 것 같다. 하지만 개성이 없는 향기냐고 물으신다면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만의 개성이 확실하게 존재한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재밌는 점은 분명히 꽤 진한 향기임에도 불구하고 두통이 생기지 않게 향기가 전체적으로 깔끔하다는 사실이다. 샤넬 향수는 역시 샤넬 향수구나 라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참고로, 진한 향수 좋아하는 20대의 어린 남성분들이 사용했다간 중학생이 아빠 정장 입은 꼴이 될 수 있으므로 신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참고로 이번 샤넬향수가 마음에 드시는 여성분은... 이제 나이 먹은거에요~^-^~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 요약
네이버 이웃추가해서 새글 편하게 알림받기
당신만의 향기를 찾아드립니다
글이 좋았다면 공감♡(하트)를 눌러주세요~
좋은일 생기실 겁니다 :D
'남자향수 > Classic'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자향수]엠포리오 아르마니 다이아몬드 포맨 솔직후기 (32) | 2014.12.26 |
---|---|
[남자향수] 구찌 길티 뿌르옴므 솔직후기 (33) | 2014.10.01 |
[남자향수] 불가리 맨 솔직후기 (12) | 2014.08.01 |
[남자향수] 베르사체 뿌르옴므 솔직후기 (78) | 2014.04.18 |
[남자향수]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솔직후기 (116) | 2014.0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