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향수/Feminine

[여자향수]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 솔직후기

366일 2015. 2. 2. 11:58

향수 :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Jour d'Hermes Hermes for women)

 

소개

<출처 : 에르메스>


에르메스 향수 4!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를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아직 많이 알려지진 않은 편인데 매니아 층은 은근히 있는 향수다. 기본적으로 오드퍼퓸으로 나오며 퍼퓸버전이 따로 나온다. 재밌는 점은 바디 로션, 샤워젤, 데오드란트도 같이 출시되었다는 것. 아무래도 이 향수를 만든 Jean-Claude Ellena(쟝 끌로드 엘레나)가 이번 향기는 개인적으로도 마음에 들었나 보다. 이번에 소개해 드리는 에르메스 향수의 출시 년도는 2013년이다.

참고로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의 쥬르는 프랑스어로 하루를 뜻하며 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한다.

 

 

빛을 모티브로 만들었다니? 과연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탑 노트 ㅣ 자몽, 레몬, 워터노트

미들 노트 ㅣ 가드니아, 스위트피, 그린노트, 화이트플라워

베이스 노트 ㅣ 머스크, 우디노트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 TOP/MIDDLE NOTE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의 초반 톡 쏘는 알코올 냄새를 견뎌내고 나면 차갑게 상큼함 과일 향기와 텁텁한 과일 꼭지 향기가 같이 난다오렌지 꼭지에 붙어 있는 잎과 레몬 꼭지의 잎을 섞은 상큼함에 황토로 덮어서 마무리한 것 같은 향기라고 할까전체적으로 과일향기도 있고 상큼하기도 한데이상하게 씁쓰름한 녹색 풀과 잎 그리고 흙 같은 묘한 느낌이 같이 섞여 있다향기의 온도는 풍성한 가드니아 향 덕분인지 따뜻한 편이며 가을에 쌓여 있는 낙엽의 분위기가 생각나는 그러한 잔잔함이 있다. 보통의 화이트 플로럴 향수들이랑 약간 '어조'가 다른 향 밸런스다. 과일보단 -> 과일에 달려있는 잎사귀 같은 느낌이 더 강하고, 새하얗고 풍부한 가드니아가-> 존재감을 살짝 감추고 흙으로 덮힌 것 같은 느낌이 있으니 말이다.

 

『자몽 레몬 잎 황토 흙 묻은 가드니아 꽃 따뜻함 + 풍성함』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 MIDDLE/BASE NOTE

 

시간이 지난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는 조금 더 따뜻하고 풍부한 가드니아 꽃 향기가 난다더불어 전체적인 향기의 느낌이 약간 햇살 지는 대지’ 같이 변한다보통 해가 질 때 노란 색의 어두운 빛이 따뜻하게 내리쬔다’ 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가그러한 속성을 닮고 있는 향기다. 향의 질감은 굉장히 포근하고 노곤하며 그 특유의 느낌이 굉장히 온화하다. 덕분에 하얀색과 갈색이 섞인 연한 황토빛이 생각나는데 의외로 향의 파우더리함은 전혀 없다이것도 참 재밌는 것 같다뭔가 흙과 풀그리고 하얀 꽃의 질감을 섞어서 전체적으로 건조하면서 노곤한 부드러움이 묘사되고 있으니 말이다차분한 여성이 생각나지만여자화장품 냄새라던가 파우더리함은 여러가지 우디노트들에 막혀서 전혀 나지 않는다.

 

『하얀 가드니아 + 부드러운 우디노트 + 깨끗한 그린노트 + 내리쬐는 햇살 + 여성스러움』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저기 봐바

 

친구는 익살스런 표정을 지으며 내게 손가락을 가리켰고그 끝에는 하얀색의 딱 붙는 바지와 어깨가 살짝 드러난 회색 니트를 걸친 한 여자가 보인다.

 

예쁠 것 같네근데 왜?”

 

나의 심드렁한 반응에 친구는 금방이라도 눈알이 튀어나올 것처럼 거품을 문다.

 

근데 왜왜냐고?? 너 지금 저런 미인을 두고 그런 질 떨어지는 멘트는 뭐냐?”

 

질 떨어지는 멘트랑 반응은 지가 하고선 무슨… 하지만 이 마음을 입 밖에 꺼냈다간 친구가 정말 책이라도 집어 던질 기세다왜 이리 난리일까시선을 다시 돌려보니 그녀는 영어 공부 중인 듯 싶다. 카페의 따뜻한 노란색 조명과 그녀의 밝은 머리가 어우러져 마치 햇살을 연상시킨다한 손으로 턱을 괸채 손가락을 까닥 거리고 있는데 묘하게 시선을 뗄 수 없는 중독성이 있다. 이름은 아무래도 책에 적힌 저게 맞겠지?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

 

… 책 넘기는 저 우아한 자태를 봐… 게다가 갸름한 턱부터 곡선을 그리며 떨어지는 하얀 목선까지

 

이 자식이 오늘따라 참 방정맞은걸

 

게다가 딱 붙는 하얀바지 캬… 저 옷은 아무나 소화 못하는데 몸매에 나름 자신이 있나 봐

 

변태 같은 놈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나도 모르게 눈이 돌아간다절대 오해하지 마시길이건 친구의 소란스러운 반응에 나도 그냥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가 궁금했을 뿐

 

으음…. 여기서 얼굴은 안 보이는데 옆 태만으로도 예쁘긴 하다.”

 

그래 임마진정한 미인은 얼굴이 아닌 분위기가 빛나는 법낭중지추 모르냐?”

 

낭중지추가 왜 이런 타이밍에 등장하는진 모르겠다만친구가 뭘 말하려는 지는 충분히 알 것 같다친구는 그 이후에도 몰래 몰래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을 훔쳐 보더니사랑에 빠진 설렘에 배가 아프다며 화장실로 사라져 버렸다.

 

하여튼 저 놈은 예쁜 여자만 보면 배가 아프다고 저러냐

 

성격도 모르면서 쉽게도 불 붙는 성격이 참 편하기도 하지예쁜 꽃만 갔다 놔도 사랑에 빠질 녀석-

 

 

앞 모습도 제대로 보고 싶단 욕구가 스멀스멀 올라온다옆태뒷태만 보기엔 뭔가 좀 아쉬운 느낌그런데 그때 턱을 괴고 있던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가 갑자기 고개를 들었다의도치 않은 갑작스러운 아이컨택나는 너무 놀라 허억 소리를 내며 서둘러 눈을 돌렸다. 곁눈으로 살펴보니 그녀가 웃고 있는 게 보인다쪽팔려… 나 훔쳐 본 거 아닌데… 이윽고 그녀는 다시 책으로 시선을 거두었는데 아직도 심장이 벌렁거리는 것이 아이컨택의 여파가 있는 듯 싶다. 게다가 온 몸에 전율이 흐르는 이 느낌이라니! 근데… 근데 있잖아

 

 왜 갑자기 배가 아프지… 설마 이게 친구가 말하던


…사랑?

  

 

결론

보통 여성스럽다라고 나온 향수들은 여자 화장품 특유의 분내음, 즉 파우더리함이 강한 경우가 많던 것 같다. 근데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는 차분한 여성스러움을 대지냄새 나는 우디노트를 사용해 조금 색다르게 풀어낸 것 같다. 향의 속성은 남자향수에 쓰일 법한 것들인데,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풍부한 가드니향, 화이트 플로럴 덕분에 여자로 느껴지는 향수라니 어쨌든 괄괄하고 말괄량이 과에 속한 분들 보다는 현명하고, 지적이고, 차분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분들에게 잘 어울릴 향수다. 데이트에서의 설렘 보다는 혼자 카페에서 독서하는 느낌에 가까운? 그런 분위기가 있으니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다.

 

 

에르메스 쥬르 데르메스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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