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향수/Feminine

[리뷰] 샤넬 넘버5 로(샤넬 No.5 leau) : 연한 화장, 단아한 이목구비

366일 2016. 10. 29. 00:24

향기를 담은 리뷰

 

샤넬 넘버5  (샤넬 no.5 leau)

Chanel No 5 L'Eau for women



 


개인적으로도 너무 궁금했던 향수, 샤넬 넘버5 (샤넬 No.5 leau) 를 소개해드리게 되었다. 샤넬 No.5의 라인의 가장 최근 신상이며 그 만큼 샤넬 측에서 막대한 돈을 들여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인터넷에 막상 검색해보면 어떤 향기인지 알기가 쉽진 않다. 향수관련 여러 커뮤니티에서도 여러가지 의견이 있는 것 같아서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포스팅을 준비했다.


 

 

샤넬 넘버5 (샤넬 No.5 leau) 의 향기는 어떨까?

 

 

 

샤넬 넘버5 로의 향기



탑 노트 ㅣ 레몬, 네롤리, 오렌지노트, 시트러스 노트

미들 노트 ㅣ 일랑일랑, 로즈, 재스민, 알데하이드

베이스 노트 ㅣ 시더우드, 화이트머스크

 

 

샤넬 넘버5  TOP/MIDDLE NOTE

『소다색 물에 깨끗이 헹궈진 하얀색의 두꺼운 와이셔츠』

 

샤넬 넘버5 로의 첫 향기는 푸른 하늘을 큰 대야에 담아 물로 만든 후, 거기다가 아주 고급스런 하얀색 와이셔츠를 푹 담갔다가 꺼낸 듯한 향기가 난다. 빳빳한 하얀색 와이셔츠에 소다색 물이 잔뜩 스며들어 점점 흐드러지다가, 이내 그 수분을 견디지 못하고 결국엔 그 아래로 물방울이 뚝뚝뚝- 빠르게 떨어질 때 날 것 같은 향기라고 할까? 전체적으로 세르주루텐 로, 바이레도 블랑쉬 등에서 느꼈던 수분감 넘치는 런더리 향기를 상당부분 닮았다고 생각하셔도 편할 것 같다.

 

 

 

샤넬 넘버5  MIDDLE/BASE NOTE

『바닐라라뗴 핸드크림을 발랐던 손이 있던 털장갑

 

시간이 지난 샤넬 넘버5 로는 향조가 완전히 바뀐다. 초반에는 물기 어린 소다향기에 '겨울에 쓸 수 있겠어?' 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지금은 '겨울에도 쓸 수 있겠어!' 라는 느낌표로 바뀐다. 뭐랄까...  한 겨울 바닐라 라떼 향기가 나는 핸드크림을 바른 여성이, 길 가다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서 악수를 하려고 막 손을 뺐을 때- 딱 그때 손에서 느껴지는 따뜻함, 체취, 은은한 달콤함, 설레임 등이 연상되는 향기다. 어떤 특정 향조가 두드러지진 않는데 전체적으로 은은하고 예쁘게 퍼져나오는 달콤함이 그 어떤 남성이라도 '자연스럽게 예쁘다' 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고 할까?


 

 

 




 

샤넬 넘버5 


단아한 이목구비

사려깊은 달콤함





 

“진짜 단아하게 예쁘다, 눈 엄청 높겠지?

 

내가 샤넬 넘버5 로를 보고 느꼈던 첫 인상, 그리고

 

“세상물정 모르게 생겼네.... 집이 잘사나

 

그녀를 멀찌감치 바라보면서, 괜히 혼자 질투했던 말이다. 그런데 지금, 아파트 앞 놀이터 벤치에 앉아서 내게 머리를 기대고 살랑살랑 다리를 흔드는 내 여자친구, 샤넬 넘버5 

 

“…춥지?

 

그렇게 우린, 1년째 연애 중이다.

 

“괜찮아~

 

예쁘게 보이려고 짧은 치마에 옷도 얇게 입어서, 딱 봐도 추워 보이는데 그녀는 한사코 괜찮다며, 여기 오래오래 있고 싶다며 고집을 부리고 있다. 사실 샤넬 넘버5 로 와 연애하는 1년은 그냥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왜냐고? 첫 인상과 너무 달라서

 

“그때 기억나? 첫 데이트 때, 너가 군고구마 일일이 까서 나 먹여줄 때

 

샤넬 넘버5 로도 그때 생각이 났는지 “으흐흐” 하고 웃으며 내게 어깨를 기댄다. 그리고 특유의 차분한 어투로 내게 되물어왔다.

 

“그럼 군고구마를 까서 먹지, 어떻게 먹어?

 

그렇긴 하지, 그런데 왠지 샤넬 넘버5 로 너는...

 

“손 까매진다고 나한테 까달라고 할 것 같았거든”


그리고 네가 까준 고구마에선 예쁜 향기가 났었어. 나중에야 알게 된 사실인데, 그녀는 종종 자기가 못 먹는 음식도 내가 맛있다고 데려온 곳이면 먹는다. 그것도 ‘못 먹는 티 안나게 노력하면서’. 난 샤넬 No.5 leau가 맛있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좋아하고, 너는 그런 내 모습을 보면서 더 좋아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그렇지만 나중에 진실을 알게 된 뒤 항상 미안한건 나였고


“지금도 고마워

 

예쁘고 고맙단 말로 미안한 마음을 대신 사과하곤 했다. 어쨌든 시간이 갈 수록, 그녀의 배려심은 점점 따뜻해졌고, 깊어만 갔다. 도저히 거기서 헤어나올 수 없을 만큼

 

 





결론



샤넬 여자향수 중 가장 은은하다. 우스갯소리를 하면 샤넬의 다른 여자향수들에 비해서 가장 화장을 연하게 한 것 같다. 원체 예뻐서 수수하게 꾸며도 그 존재가 튀는 느낌? 가령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이 도발적인 섹시함, 샹스 오 비브가 샤랄라한 패션이라면 샤넬 넘버5 로는 한껏 꾸미는걸 약간 부담스러워 하거나,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너무 예뻐서 필요성을 못느끼는 그런 느낌이 있다. (제 블로그 여성독자님들은 다 이런걸로... 흐음... 흠..... 흐음......)


다만 초반에는 소다색의 빠릿한 향기가 바이레도 블랑쉬 처럼 쌔하게 나니까, 그 부분에서 호불호가 갈릴 순 있겠다. 그렇지만 시간 지나고 은은하고 올라오는 바닐라 노트 그 이후부터는 호불호가 별로 안갈릴 것 같다. 은은함의 질감이 바닐라 같다는거지, '바닐라 향수' 라고 말할 수 있는 향기는 아니라는 점, 참고해주시길! 평소 샤넬 향수가 조금 독하다고 느꼈던 여성분들이 있다면, 샤넬 넘버5 로는 한번 도전해봐도 괜찮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다만 지속력이 약한건 조금 아쉽.

 

 

 

샤넬 넘버5 (샤넬 No.5 leau) 요약



[연령]

20대 초반 – 40대 후반

 

[성별, 여성적]

단아함, 수수함, 안꾸며도 예쁨, 사려깊음

 

[계절]

사계절

 

[지속력]

★★★☆(3.5/5.0)

 

[질감]

물에 뚝뚝 떨어지는 하늘색 런더리 향기가 났다가

중반 이후 단아하고 고급스러운 느낌의

은은한 바닐라와 화이트 머스크가 살내음처럼 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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