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수/Classic

[남자향수]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 솔직후기(with햇살만세님)

366일 2014. 8. 13. 00:03

 '366일 향기나는 블로그' 

향수 :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Egoiste Platinum Chanel for men)

 

이번 샤넬 향수 시향분은 햇살만세님이 보내주셨습니다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소개


<사진출처 : prestige-point.com>


샤넬 남자향수 4,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를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이것으로 이제 국내에서 유명한 샤넬 남자향수는 거의 다 다루었다고 봐도 될 것 같다. 블로그에 오시는 독자님들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살짝 뿌듯하기도 하다. 각설하고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는 은근히~ 유명한 향수에 속한다.(국내에서) 어린 남성분들 보단 어느 정도 연령이 찬 남성분들이 사용하기에 좋고, 실제로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를 좋아하시는 여성분들은 어느 정도 성숙한 연령대(20대 후반, 30대)를 가지고 있는 것 같다

 



팬층이 있는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탑 노트 : 로즈마리라벤더네롤리페티그레인

미들 노트 : 갈바넘클라리 세이지쟈스민제라늄

베이스 노트 : 앰버샌달우드오크모스베티버시더(삼나무)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를 뿌리면 굉장히 진하고 그윽한 남자 냄새가 난다. 강하다 라는 표현보다는 그윽하다 라는 뭉그러지는 느낌이 적당할 것 같다. 좀 더 향기를 확대해 보면 짓이긴 풀 냄새와 흙 냄새 나는 나무맛 사탕에서 날 것 같은 냄새가 섞여서 난다. 그러니까 대표 향조를 뭐라고 분류할 수 있어요?’ 라고 물어보시면 우디 노트요 라고 말하면 정답이라 할 수 있지만 만족스럽진 않다. 왜냐하면 순수한 우디노트가 아니라 굉장히 진득하니 아로마틱한 베티버, 그을린 풀 냄새, 흙 냄새가 같이 나기 때문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굉장히 베티버 계열이 강한 짙은 냄새라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의외로 설탕친 것 같은 달달함도 존재한다. 다만 과일의 달달함이 아닌 베티버 맛 사탕에 오렌지 향이 첨가된 것 같은 특이한 달달함이다.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재밌는 점은 확대해서 보면 여자향수에 사용되는 재료가 가득한데,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서 바라보면 굉장히 품위 있는 남성의 향기가 보인다는 사실이다.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탑 노트는 『그윽하게 태운 베티버 + 짓이긴 풀잎 + 나무껍질 + 달달한 흙

 

 

시간이 지난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는 초반의 복합적인 느낌이 확실히 차분하게 갈무리 된다. 좀 더 자세히는 흙 묻은 베티버를 짜낸 듯한 달달함을 기본 베이스로 갈무리 되어 있다. 안개 낀 숲에 흐르는 구름 같은 향기의 질감이 중후하면서 고급지다. ‘나도 이제 성인이야!’ 라는 느낌이 아니라 세상의 거친 풍파를 다 겪고 우뚝 선, 지혜롭고 뚝심 있는 남성이 소화해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다. 다시 돌아와, 향기를 조금 더 묘사해 드리고 싶은데 이게 너무 어렵다.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는 딱 맡으면 그냥 합성된 향료라고 느껴지기 때문이다. , 자연적이기 보단 인위적인 느낌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 또 특이하게 향기의 전체적인 느낌, 가령 점잖음, 중후함 섹시함 같은 것들이 전달이 굉장히 잘 된다. 마치 애초에 이 향료는 중후함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그래도 힘겹게 조금 더 묘사해 드리면 이럴 수 있을 것 같다. 


바닥에 연보라색 꽃과 짓이긴 녹색 풀잎 들을 한 가득 깔아 놓는다. 그리고 그 위에 갈색 빛이 도는 베티버를 한 움큼 놓은 후 얇게 벗겨낸 나무 껍질을 쌓아 놓는다. 차분히 쌓인 나무 더미에 불을 지펴서 연기가 나지 않게끔 잘 컨트롤 했다가, 다 타기 전에 서둘러 불을 끈 직후의 향기 라고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다

갑자기 설명이 부끄러워지는건 왜지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미들 노트는 『연보라 꽃 + 하얀 꽃 + 짓이긴 녹색 잎 + 나무를 태운 그을음 + 베티버 한 움큼 + 베티버의 달달함

 

 

시간이 더 지난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는 향기가 조금씩 비누처럼 뽀송하게 변하면서 증발하는 형태를 띈다. 미들 노트까지 느껴졌던 특유의 짙은 느낌이 거의 없다고 보셔도 될 것 같다. 굉장히 부드럽고 은은하다. 하지만 전체적인 향기의 틀 자체는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 같다.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베이스 노트는 『탑, 미들과 큰 틀은 비슷 + 부드러움 + 잔잔함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카페 밖으로 행복하게 웃으며 걸어가는 커플들,

그 커플과 내 사이를 가로 막고 있는 투명한 유리창에 비치는 내 얼굴,

밖과 안의 대비만큼, 그 둘의 표정도 대조되어 있다. 기쁨과 슬픔, 그리고 그 사이에 놓인 두꺼운 유리창

 

…”

 

평범한 사랑을 해보고 싶단 소망은 사치였는지도 모르겠다. 둘 사이를 막고 있는 저 두꺼운 유리창처럼, 우린 이렇게 단절되어 있었는걸우리는 도대체 뭐가

 

문제였던 걸까-

 

다시금 눈물이 가득 차오른다. 유리창에 비친 내 얼굴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그런데 그때 희뿌연 시야에 검정색 바탕에 금실이 새겨진 어떤 형체가 보인다.

 

“…?”

 

눈물을 닦고 정신을 차려보니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라고 새겨진 검정 손수건이다. 큰 패턴 없이 전체적으로 단정한 느낌이다. 손수건에 주인의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 있는 것 같다. 그나저나 주인이 있는 손수건?’ 이란 의구심이 가득 찼을때 그제서야 내 옆에 서 있는 한 남자가 보인다. 그리고 들리는 중 저음의 목소리

 

문제는 없어요. 아니, 사실 문제 같은 건 없어요.”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말투에서 자상함과 여유로움이 한껏 묻어 나온다. 카페에서 울고 있는 여자에게 건네는 손수건, 충분히 작업이라고 생각할 만 하지만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은 다르다. 그냥 본능적으로 느껴진다.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친절딱 거기까지라고 말이다.

 

뭔 뜻인지도 모르겠는데 위로인 건 알겠네요. 고마워요

 

천만에요 라고 웃는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의 얼굴에 따뜻함이 가득하다. 가만 보니 이 남자, 검정색 정장을 소화하는 모습이 굉장히 고급스럽다. '품위'라는 표현은 이 남자를 위해 존재함이 틀림 없을거다. 게다가 이마에 살짝 패인 주름살은 그가 겪은 수 많은 풍파를 증명해주고 있다.

 

신사시네요

 

진심 어리게 감탄하는 나의 말에,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가 신사는 이런 결례를 범하지 않지요.” 라며 내 맞은 편에 앉아 버린다. 충분히 무례한 상황인데 난 왜 매너라고 느끼고 있는 거지?

 

맞네요. 무례하세요

 

무례하다면서 눈빛 잔뜩 풀고서 푼수처럼 웃고 있는 내가 웃겼나 보다.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도 잠시 웃음을 짓더니 갑자기 내게 손을 내민다.이게 무슨 뜻이지?’

 

제 물건, 이제 가져가야 해서요.”

 

그제서야 내 손에 들려 있는 눈물이 잔뜩 젖어 있는 손수건이 보인다. 나도 모르는 사이 코도 풀었는지 끈적한 액체가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라고 수 놓여 잇는 금색 실을 가리고 있다. 잠깐만? …? 콧물…? 코를 풀었다고…?!

 

정말 죄송해요. 제가 이거 깨끗이 빨아서 돌려드릴게요.”

 

지금 나이 먹은 아저씨한테 애프터 하는건가요?”

 

, 아니 그게 아니고…”

 

애프터가 아니면, 역시 제가 별로란 소리인가요?”

 

제 말은 그게 아니고….”

 

바보처럼 말도 제대로 못하고 울먹이고 있는 내게,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는 그저 따뜻한 미소만 짓고 있을 뿐이다. 그래도 콧물 묻은 손수건을 주는 건 아니잖아?

 

이대로 돌려드리면 예의가 아닌 것 같아서요…. 깨끗이 드리고 싶어요.”

 

내 말을 들은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가 자리에서 일어나며 입을 열었다.

 

문제는 없어요. 상황을 문제라고 바라보는 인식이 있을 뿐이죠.”

 

"아…"


무언가 내 머릿속을 강타한다. 헤어짐이 되기에 충분하다 생각했던 수 많은 문제들… 사실은 아니었을지도

 

 

 

결론

『나이 들어도 멋진 남자, 신사의 품격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는 상상하기 힘든 향기는 아니다. 처음 향을 맡는 분들도 취향을 떠나서 어떤 특정한 이미지를 연상하기 쉬울 것 같다. 하지만 개성이 없는 향기냐고 물으신다면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만의 개성이 확실하게 존재한다 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재밌는 점은 분명히 꽤 진한 향기임에도 불구하고 두통이 생기지 않게 향기가 전체적으로 깔끔하다는 사실이다. 샤넬 향수는 역시 샤넬 향수구나 라고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참고로, 진한 향수 좋아하는 20대의 어린 남성분들이 사용했다간 중학생이 아빠 정장 입은 꼴이 될 수 있으므로 신중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참고로 이번 샤넬향수가 마음에 드시는 여성분은... 이제 나이 먹은거에요~^-^~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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