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향수/Feminine

[여자향수] 입생로랑 인 러브 어게인 솔직후기

366일 2015. 8. 25. 00:29

향수 : 입생로랑 인 러브 어게인(Yves Saint Laurent In Love Again for women)

 

소 개





입생로랑 향수 1! 유명한 향수를 소개해드릴까, 숨겨진 보석 같은 향수를 소개해드릴까 고민을 하다가 숨겨진 보석을 꺼내게 되었다. 이름은 입생로랑 인 러브 어게인. 1998년에 출시되었지만 정말 아는 사람이 거의 없다. 미리 스포를 하자면 굉장한 명작인데 입생로랑의 거지 같은 마케팅에 이런 명작이 죽어가고 있다.(최소한 한국에서는)

 

 

입생로랑 인 러브 어게인의 향기는 어떨까?

 


향 기

탑 노트 ㅣ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미들 노트 ㅣ 로즈, 자몽, 워터릴리, 토마토

베이스 노트 ㅣ 블랙베리, 샌달우드, 머스크


  

입생로랑 인 러브 어게인 탑-미들 노트

 

입생로랑 인 러브 어게인을 뿌리면 싱싱한 블랙베리 몇 알을 입안에 털어놓고, 씹었을 때 올라오는 달콤함과 상큼함이 같이 난다. 시원한 물에 헹군 듯한 느낌이 아니고 뭔가 블랙베리 농장에 갔다가 얼떨결에 얻어먹은 맛이라고 해야 할까? 근데 이 밸런스가 정말 굉장히 신기하다. 예를 들면 조말론 블랙베리앤베이, 딥디크 롬브로단로에서 느꼈던 그 특유의 살아있는 듯한 과즙(블랙베리)의 느낌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자연을 닮지 않고 사람냄새가 난다. 니치향수와 디자이너 향수 그 사이 어딘가에 위치한 듯한 블랙베리+블랙커런트 향기다. 게다가 블랙베리 향기만 나는게 아니라 이걸 굉장히 담백하게 만드는 쌉싸름함이 있다. 야채와 토마로를 넣은 고급 야채쥬스에서 느껴질 법한 특유의 담백한 쌉싸름함이 블랙커런트 향기를 밑에서 받쳐주고 있는 모습이다. 정말 신기한 밸런스다.

 

 

입생로랑 인 러브 어게인 미들-베이스 노트

 

시간이 지난 입생로랑 인 러브 어게인은 부드러운 재질의 가디건을 것을 휙~ 걸쳤을 때, 바람을 타고 퍼지는 은은한 부드러움이 올라온다. 살짝 오버하면 여자 화장품의 분 내음을 저~ 멀리서 살짝 흔들었을 때 공기를 타고 오는 것 같은 아주 미세한 파우더리함이다. 근데 이게 블랙커런트 특유의 보랏빛 쌀쌀함 때문인지 밝은 느낌이긴 한데 따뜻하진 않다. 동시에 딥디크 롬브로단로에서 느꼈던 깻잎 같은 채소에서 날 법한 쌉싸름함도 같이 난다. 전체적으로 프루츠한 향기네!’ 라고 말할 수 있지만, 프루츠 계열의 향수에서 으레 느꼈던 상큼 발랄함은 쥐똥 만큼도 없는 굉장히 우아하고 세련된 향기가 난다.

 

 



입생로랑 인 러브 어게인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왁자지껄- 사람들의 술잔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곱창이 예쁘게 익어가고 있다. 문제는 노릇하게 변하는 곱창을 앞에 두고 뾰로통한 표정을 짓고 있는 입생로랑 인 러브 어게인이다.

 

이게 뭐야

 

묘하게 퉁명스런 하이톤의 목소리. 악감정이 없다는 건 알고 있지만, 애교를 한 스푼만 첨가해도 훨씬 인기가 많을 텐데

 

이게 곱창이란 거야

 

곱창….”

 

관심 없는 척 눈을 흘기지만 그녀의 눈동자엔 호기심이 가득하다.

 

막 그렇게 먹어보고 싶게 생기진 않았네

 

입생로랑 인 러브 어게인은 퉁명스럽게 말을 뱉으며, 한 손으로 긴 머리를 우아하게 쓸어 넘겼다. 편견일 수 있지만 확실히 곱창집과는 어울리지 않는 날 선 아름다움-

 

한 번 먹어보면 반할걸? 너 삼겹살도 야채 없이 먹는 여자잖아

 

내 말에 그녀는 야채 잘 먹거든!’이라고 말하고 싶었는지 특유의 고양이 눈빛으로 나를 쳐다본다. 섹시함과 도도함이 묘하게 공존된 저 눈빛- 이젠 귀엽기까지 하다.

 

그렇게 보지 마라, 귀여우니까

 

귀엽다는 내 말에 입생로랑 인 러브 어게인이 좋아서 얼굴을 씰룩댄다. 기분 좋으면서 내색하지 않으려고 애쓰는 모습이 가상하기까지 하다. 평소에 귀엽다는 말을 잘 못 들어서 그런지, 그녀는 의외로 귀엽단 칭찬을 굉장히 좋아한다.

 

, 네가 그렇게 말하니 맛은 봐볼게

 

그때 마침 딱, 곱창이 알맞게 익었고- 내가 시키기도 전에 입생로랑 인 러브 어게인이 잽싸게 곱창을 집어갔다. 말은 그렇게 해도 꽤나 맛이 궁금했던 모양이다. 조그만 입술을 오물거리는 꼭꼭 씹는 모습이 공주님 같다.

 

어때?”

 

내 물음에 그녀는 별말 없이 나를 바라본다. 근데 그 표정이 뭐랄까이렇게 못생긴 음식이 맛있어서 속상한 토라진 표정이다. 아니, 못생긴 음식은 맛있으면 안되냐?

 

“…먹을만해

 

 

 

결 론


블랙베리, 블랙커런트 같은 보랏빛 프루츠함을 주제로 한 여자향수 중 손 꼽을 정도로 밸런스가 좋은 것 같다. 자연을 닮은 재료로 뭔가 굉장히 예쁘고 도도한 느낌의 여성을 연출한 것에 감탄사만 나온다. 왜 장 끌로드 엘레나씨는 이 향수를 에르메스가 아닌 입생로랑에서 만들었을까? 약간 이해를 위해 덧붙이면 에르메스 운 자르뎅 수르닐의 프루츠한 느낌에 에르메스 켈리 깔레쉬의 로즈 향기를 밝은 보랏빛으로 합쳐놓은 느낌이다. 향기가 유치하지도 않고, 예쁘면서도 고급스럽기 때문에 이건 단종되기 전에 하나 쟁여놓는 게 좋을 것 같다.

 

 

입생로랑 인 러브 어게인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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