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담은 리뷰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
Penhaligon`s Artemisia for w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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펜할리곤스 향수 중, 가장 인기 많은 여자향수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를 들고 왔다. 사실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는 내게 첫 인상이 그닥 좋지 않은 향수 중 하나였다. 뭐랄까… 가장 인기 많은 향수라니까 되게 예쁜 향기가 날 줄 알았는데, 맡아보니 생각보다 은근히 진하다 라는 느낌을 받았었다. 즉,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라는 표현이 적당할 것 같은데, 그 뒤로 2년 동안 ‘내가 생각하고, 맡았던 향기가 맞는가’ 를 고민하면서 여러 번 맡아보고, 사용도 해보고, 많은 독자님들의 사용후기를 쭉- 듣다 보니까 최근에서야 생각정리가 되었다.
‘아, 이래서 베스트셀러가 될 수 있었구나’
그래서 포스팅한다.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의 향기는 어떨까?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의 향기는 어떨까?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의 향기
탑 노트 ㅣ 넥타린, 그린리프
미들 노트 ㅣ 그린애플, 은방울꽃, 재스민티, 바이올렛, 바닐라
베이스 노트 ㅣ 오크모스, 샌달우드, 머스크, 앰버, 바닐라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 TOP/MIDDLE NOTE
『넥타린 향이 나는 노란색 털목도리』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의 첫 향기는 되게 아몬드 류의 고소함을 닮은 달콤함과 털목도리와 코트 같이 따뜻한 향기가 동시에 올라온다. 한 여인이 겨울철에 따뜻한 은방울꽃차를 들고서 찬 바람에 목을 움츠리며 야외 벤치에 턱- 하고 앉았을 때, 코트 안쪽으로 따뜻한 바람이 슥- 올라오는 것 같은 향기다. 뭔가 따뜻한 질감으로 담백하게 파우더리하다. 하얀색 은방울꽃과 넥타린 꿀을 조금 넣고서 베이비 파우더로 만들면 이런 향기가 날까? 그 베이비 파우더를 손목 쪽에 톡톡- 바르고 남는 잔향 같은 향기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 MIDDLE/BASE NOTE
『부드럽게 스쳐지나가는 달콤하고 머스키한 바이올렛』
시간이 지난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는 뭔가 허니브레드를 주축으로 하는 달콤한 디저트 카페에 어떤 여성이 들어갔다가, 한참 뒤에 나온 것 같은 향기가 난다. 뭔가 아늑하고 맛있는 공기를 타고서 옆 테이블의 남성의 심장을 설레게 할 법한 예쁜 향기다. 뭔가 스치듯이 맡으면 ‘오, 따뜻한 파우더리함’ 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가만히 서서 맡다보면 ‘와~ 되게 부드럽다’ 라고 말할 수 있는 단아한 머스키함이다.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
부드럽고 달콤한 잔향으로 스쳐지나가
하루종일 기억속에 맴도는 여자
남동생이 요즘 연애를 한단다. 하루 종일 기분 좋아 보이고, 자기 전엔 설레는 표정으로 통화를 하고…여자친구 이름이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 라고 했던가? 동생이 저렇게 희로애락의 한가운데 있는 걸 보니까 문득 중요한 궁금증이 생겼다.
“야”
게임 중인데 왜 귀찮게 말을 거냐는 동생의 표정을 뒤로하고, 나는 정말 세상에서 가장 진지한 표정으로 동생에게 질문을 던졌다. 아무렇지 않은 듯, 하지만 많은 의미를 함축한 단어
“…예쁘냐?”
내 말을 듣자마자 떡- 하니 자신 있게 핸드폰을 꺼내는 동생의 모습. 단순한 제스처 였지만 저 몸짓만으로도 동생의 자신감이 여기까지 전달되고 있었다. 나는 괜히 무안해 져서 “에이 됐다” 라며 침대위로 기어 들어갔고 처량한 내 뒤통수에 대고 동생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꽂혔다.
“형도 빨리 연애해, 크리스마스가 코 앞인데 여친도 없고 뭐하냐”
이런 x자식… 가만히 있는 내 연애사를 건들다니…! 니 여자친구가 미스코리아 뺨 치게 생겼어도 세상에서 젤 못 생겼다고 악담을 해주마, 세상에서 커플에게 하지 말아야할 100문장만 골라서 쏟아 부어 버릴 테다
“야, 사진 봐봐”
괜히 큰 소리는 쳤지만 나는 내심 긴장됐다. 그 정도로 사랑에 빠진 동생의 아우라는 강력했고 크리스마스를 앞둔 솔로, 즉 전투력 최하위인 나는 점점 약해져만 갔다. 그렇게 한 장씩 넘기며 순서대로 보여주는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의 프로필 사진을 보며 나는 눈을 부릅떴다. 하지만 이내 터져 나오는 한숨소리
“분위기 쩐다…. 예쁘네…...”
선해보이는 눈웃음에 살짝 동글동글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의 첫 인상은 한복이 잘 어울릴 것 같다 라는 느낌을 받았는데 예쁘게 올라간 입꼬리에서 왠지 남자 많을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뭔가 여자들의 미인 순위에서는 2위권일 것 같은데, 남자의 미인 순위에서는 1위권일 것 같은 이미지. 그렇지만 나는 이대로 항복을 선언할 수 없어 까칠하게 “성격은? 좀 별로지?” 라고 톡 쐈다.
그러자 동생이 왈,
“난 이런 여자 처음 봐, 행동 하나하나가 다른 여자들이랑 달라”
“어떻게?”
동생은 그제서야 잠시 몸을 깊게 묻고 생각하더니, 처음보는 진지한 눈빛으로 내게 말했다.
“정말 예상하지 못한 센스를 보여줘, 그 행동이 되게 사랑스러워 그리고…”
“그리고?”
“당시엔 잘 모르는데, 데이트 끝나면 자꾸 그 행동들이 생각나”
결론
그런 사람들 있다. 첫 인상은 영 내스타일이 아니었는데 계속 대화하다 보니까 매력 터지는 사람.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가 약간 그런 것 같다. 진짜 처음에 뿌린 직후에는 '어, 생각보다는 진한데' 라고 말할 수 있을 그 특유의 베이비 파우더를 닮은 달콤한 머스키함이 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단아하고 부드럽게 내려 앉는 질감이 정말 초반과는 다르게 굉장히 차분하고 예쁘다. 뭔가 시간이 지날수록 계속 생각나는 향기라고 할까? 이불에 뿌려도 잘 어울리고, 잘 차려입은 복장에 뿌려도 잘 어울리는 굉장히 가볍게 터치하는 듯한 달콤함이 있다.
추운계절에 정말 매력을 어필하기 좋은 아늑한 부드러움이 있으니, 뭔가 확 각인되는 느낌이 아니라 '자꾸만 생각나고 싶은 사람'이 되고 싶은 여성분들에게~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는 추천해주고 싶다.
펜할리곤스 아르테미지아 요약
[연령]
20대 중반이상 – 무관
[성별, 여성적]
연애를 잘함, 어른들이 좋아하는 인상, 단아한 분위기
[계절]
봄, 가을, 겨울
[지속력]
★★★★☆(4.5/5.0)
[질감]
바닐라 향이 묻은 노란색 목도리 같은 따뜻한 질감에
여성스럽고 고급스러운 보랏빛 머스키함의 아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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