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리뷰] 바이레도 블랑쉬 : 예쁘고 경쾌한 비누향

366일 2016. 12. 2. 19:46

향기를 담은 리뷰

 

바이레도 블랑쉬

Byredo Blanche for women



사진을 누르면 퍼퓸그라피 페이지로 이동합니다


<http://www.pretty-random-things.com/2015/09/whats-on-my-perfume-tray.html>


 



바이레도 블랑쉬의 향기


탑 노트 ㅣ 알데하이드, 핑크페퍼, 화이트로즈

미들 노트 ㅣ 네롤리, 피오니, 바이올렛

베이스 노트 ㅣ 블론드우드, 머스크, 샌달우드

 



2년 만에 바이레도 블랑쉬 재포스팅사실 옛날에 별로 안좋게 적었던 향수다. 그런데 2년이나 지난 지금 다시 다루는 이유는?

 

생각이 싹 바뀌어서.

이렇게 좋은 향수를 그렇게 매몰차게 깠다니내 코가 이상했던 것임이 틀림없다. 이래서 향수 포스팅은 신중, 또 신중해야 하는 것 같다. 글은 평생 남으니까.

 

게다가 너무 놀랐던 게, 퍼퓸그라피에서 현재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향수 중 하나가 바이레도 블랑쉬다. 이 향수가 이렇게 인기가 많았나? 싶을 정도로 미친듯이 팔리는

 

 

바이레도 블랑쉬의 향기는 어떨까?

 

 

 

바이레도 블랑쉬 TOP/MIDDLE NOTE

『단 맛을 가진 화이트로즈 미스트로 적신 하얀 침구류

 

바이레도 블랑쉬의 첫 향기는 뭔가 코 끝을 개운하게 만드는 상큼한 향기와 런더리 특유의 뽀송한 향기가 동시에 난다. 특급 호텔에서 새로 개어다가 침대 위에 곱게 접어진 침구류 위에, 단 맛이 나는 꽃 향기 미스트로 살짝 뿌렸을 때 솔솔 올라올 것 같은 느낌이다. 시중의 비누 향수 중 가장 예쁘게 상큼한 것 같은데, 마냥 유치한 런더리 향수가 되지 않도록 복합적인 플로럴-머스크 향기가 계속해서 예쁘게 질감을 형성해준다. 정말 단순하게 말하면, 꽃 향기나는 상큼한 우유를 아주 살짝- 침대 위에 쏟은 느낌이라고 할까?



 

 

바이레도 블랑쉬 MIDDLE/BASE NOTE

『햇살 아래서 상큼한 향기를 뽐내는 런더리 향기

 

 

시간이 지난 바이레도 블랑쉬는 달지 않은 연유의 질감처럼 변한다. 약간 점성이 있는 하얀 연유를 손에 바른 후, 그 손으로 화려한 색의 부케를 한번 쓸어 올렸을 때, 꽃 잎과 섞여서 부드럽게 흘러내리는 듯한 연유를 닮은 런더리 향기다. 게다가 바이올렛 특유의 톡- 쏘는 상큼함이 계속해서 자리잡고 있는데, 마치 이게 따뜻한 햇살 아래서 막 증발하는 듯한 그런 상쾌함을 연출해준다. 전체적으로 굉장히 개운하고, 맑고, 순수한 느낌을 지닌 이불 같은 비누향기라고 보시면 될 듯!


 

 





 

바이레도 블랑쉬


향기는 추억을 남기고








 

매서운 추위에 윗니와 아랫니가 딱딱- 부딪치던 겨울.

갑자기 비가 내리더니, 언제 그랬냐는 듯 날씨가 따뜻하게 풀린 날이 있었다.

쏟아지는 햇살에 정신 못 차리면서, 설레임 가득한 발걸음으로 외출했던 그날

 

바이레도 블랑쉬?”

 

그녀를 추억하는 향기가 났다. 젖은 바람과 이슬 먹은 꽃 냄새가 섞여서 맑게 퍼지던 향기. 이른 아침, 머리를 미처 말리지 못하고 헤헤- 거리면서 약속장소로 나왔던 바이레도 블랑쉬에게 으레 났던 향기

 

생각나버렸네

 

12월 겨울, 너무 추웠던 날. 바이레도 블랑쉬와 갈 곳을 정하지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다가- 정말 우연찮게 들어갔던 작은 카페. 은은한 노란 조명 아래 풍성한 화이트 로즈 그리고 연보랏빛 바이올렛 꽃으로 예쁘게 장식된 실내가 참 인상적이었다. 게다가 좁디 좁은 1층을 보고, 실망해서 나가려다가- 뒤쪽에 비밀의 문처럼 조심스럽게 세워져 있던 작은 계단. 마치 동화속의 주인공이 된 것 마냥 올라간 그곳엔 프로포즈를 해도 될 것 같은 느낌의 아늑한 테이블이 있었다.

 

피식-

 

이런 건 사진으로 남겨야 된다며 핸드폰을 들고 신나게 뛰어다녔던 너, 이런데선 조용히 해야 한다며 계속 다그치던 나, 하지만 개의치 않고 긴머리 휘날리며 강아지마냥 돌아다니다가 어느 순간 우뚝, 바이레도 블랑쉬가 휘둥그레진 눈으로 서서 소리쳤었지

 

카페 이름이 나랑 똑같아!

 

놀라움으로 젖어 있던 네 큰 눈망울이, 마치 햇빛처럼 눈부시단 생각을 했었다.

총총 걸음으로 다니는 네 옆에선, 비누처럼 향긋한 샴푸 향기가 났었다.

 

5년이 지난 지금도 향기와

그때 추억이 아로새겨지는걸 보니.

사람은 향기가 아니라, 그것과 얽힌 추억을 기억하나보다

 

 

 

 

결론


보통 런더리 향수들은 알데하이드 특유의 코 끝을 찌르는 향기가 나는데, 바이레도 블랑쉬는 그런 것 없이도 플로럴한 느낌을 잘 살리면서 상큼한 것 같다. 아마 바이레도 블랑쉬에 보라색 빛 프루티함을 많이 섞으면, 바이레도 모하비고스트가 될 것 같다.


그나저나  지금까지 비누향수를 많이 다뤘으니, 각자 밸런스 좋은 녀석들의 특징을 비교정리해보면

 

-바이레도 블랑쉬 : 상큼한 꽃 미스트를 적신 하얀 침구류

-산타마리아노벨라 프리지아 : 수도승이 입는 하얀 옷 같은 고결한 비누

-세르주루텐 끌레 드 머스크 : 앙고라 고양이 앞발의 털 같은 푹신함

-세르주루텐 로 : 물기 머금고 햇살에 건조중인 하얀 수건

 

이 정도로 정리가 될 것 같다. 바이레도 블랑쉬를 검색해서 오신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여하튼 선물용으로도, 수집용으로도, 개인사용으로도 추천

 

 

 

바이레도 블랑쉬 요약


[연령]

무관

 

[성별, 여성적]

기분 좋아지게 함, 청순함, 긍정적

 

[계절]

사계절

 

[지속력]

★★★☆

 

[질감]

아삭거리는 배 특유의 상큼함과

순백의 이불같은 깔끔한 화이트로즈가 어울려

청순한 런더리 향기로 퍼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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