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미한 아로마틱 미카도 바크
Mihan Aromatics Mikado Bark Parfum
정말 오랜만의 포스팅, 이번에는 몇 달전부터 계속해서 소개하고 싶었던 숨겨진 향수를 들고 왔다. 바로 호주에서 날아온 ‘미한 아로마틱 – 미카도 바크’ 라는 제품인데, 이 브랜드를 알게 된 건 작년인데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이 향에 관한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정말 많았다.
거두절미하고, 미한 아로마틱 미카도 바크의 향기는 과연 어떨까?
미한 아로마틱 미카도 바크 - 어코드 정보
TOP : 가을 이슬, 세이지
MIDDLE : 시나몬 껍질, 클로브
BASE : 파츌리, 버지니아 시더우드, 앰버, 머스크
처음엔 눈이 스르르- 감길 정도로 노곤한 가을 햇살의 향기가 난다. 선선한 바람과 따뜻한 햇살이 공존하는 맑은 가을 날씨 같은 향기다. 유난히 높게 솟아 오른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가을의 청량하고 기분 좋은 따사로움이 내 몸을 천천히 데워오는 듯한 부드러움이 충만한 향기다. 천천히 얼굴과 몸, 마음을 어루만지는 듯한 부드러움과 포근함이 답답하지 않게 어우러지는 밸런스가 정말 좋다.
시간이 조금 지나면 처음에 언뜻 느꼈던 가을 하늘의 청량함이 조금 사라지고, 앰버와 머스크 그리고 버지니아 시더우드가 연출하는 한껏 따뜻한 가을 정원의 풍경이 연출된다. 오랜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보이는 버지니아 시더우드 나무 한 그루가 높게 솟아 있고, 오후 2시의 가을 햇살은 그 옆에 혼자 딱 놓인 나무 벤치를 천천히 어루만지며 사람이 앉기 좋은 온도를 만들어주는 듯한 나무와 공간의 향기다.
전체적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얼굴을 가볍게 맞닿았을 때, 기분 좋게 느껴지는 체취와 체온 같은 포근함이 주된 베이스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온화하면서도 신뢰를 주는 편안한 향기
미한 아로마틱 미카도 바크
상황극-
“어서오세요~”
편의점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들려오는 힘찬 목소리. 유난히 날씨가 좋아서 설레었던 가을날의 오늘, 그런 편안함과 설레임을 그대로 닮은 부드러운 목소리라고 생각했다
번화가 안쪽에 위치한 작지도, 크지도 않은 중간 규모의 편의점
이 곳은 시설이 최신식인 것도 아니었지만 늘 사람이 가득 붐볐다. 아마 항상 깔끔하게 정리된 진열대와 매일매일 채워지는 상품들의 신선함에서 이 곳의 성실함을 느꼈기 때문인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가장 큰 이유는
언제나 저 곳에서 웃는 얼굴로 피곤한 기색 없이, 들어오는 사람을 반갑게 맞이하는 미한 아로마틱 미카도 바크의 적극성과 씩씩함 때문이 아닐까?
‘대단한 사람이야… 아마 이 곳의 주인이겠지?’
아마 아르바이트였다고 하더라도 그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보고 있자면, 분명 언젠가 자기만의 자리에 올라갈 사람임은 확실해 보였다.
그렇게 담배 하나를 사려고 줄을 선 내 앞으로 왠지 허름한 행색의 여학생 한 명이 보였다. 아마 근처에서 자취를 하거나, 서울로 상경해서 혼자 고시원 공부를 하는 듯한 분위기를 풍기는 여학생이었다.
‘나도 저런 때가 있었지…’
왠지 모를 공감대를 나 혼자 여학생과 쌓으며 순서를 기다리던 찰나, 왠지 계산이 진행되지 않고 계속해서 멈춰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학생의 어깨 너머로 몰래 훔쳐보니, 미한 아로마틱 미카도 바크가 손으로 입을 가리며 여학생에게 작게 속삭이는 것이 아닌가?
“학생, 이거 말고 다른 카드- 또 다른 카드가 필요해요.”
카드에 돈이 부족하다고 대놓고 말하면 혹시라도 학생이 상처받거나- 그 사실을 다른 손님들이 알게 되면 부끄러워할까봐 굉장히 조심스럽게 속삭이며 카드의 잔액부족을 알려주고 있었던 것이다. 여학생도 그런 그의 배려를 느꼈는지 수줍게 웃으며 현금을 급하게 꺼내어 계산을 마무리 지었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나가는 여학생의 뒷모습까지 따뜻한 눈빛으로 확인한 후, 이내 나를 향해 환하게 웃으며 물었다.
“죄송합니다 오래 기다리셨죠, 대신 빠르게 도와드리겠습니다”
괜히 마음 한 켠이 따뜻했던 가을 날의 오후, 나는 다시 한번 확신했다.
‘이 사람은 뭘 해도 될 사람이다.’
미한 아로마틱 미카도 바크
결론
눈이 감길 정도로 노곤한 부드러움과 그 안의 따뜻함, 신뢰, 자상함... 이 모든 것들이 종합적으로 어울린 향수다. 예전에 부드러움으로 엄청 유명했한 아이젠버그 러브어페어 라는 향수가 있었는데, 추천 문의를 하다 보면 그 제품과 비슷한 향기를 물어보시는 분들을 은근 자주 뵙게 되곤 한다.
그 분들에게 나는 미한 아로마틱 미카도 바크를 적극 추천해드리고 싶다. 가을 햇살이 노곤한 부드러움과 따뜻함으로 기분 좋게 어우러지는 듯한 향기가 꼭 닮았기 때문이다.
재밌는 점은 이 향수를 포스팅 하기 전에, 사실 친한 진구들과 몇몇의 인플루언서분들에게 이 향수를 소개할 기회가 있었는데, 다들 매장에서 맡아보자마자 너무 좋다면서 쿨 결제해가셨다. 심지어 나갈 때 모두가 이렇게 말하더라
‘이거 다른데 소문내지 말아주세요. 나만 쓰게’
거짓 말이 아니라 진짜다. (심지어 아내도 소문내지 말아달라고...)
나만 알고 싶지만- 너무 좋아서 모두에게 알려주고 싶은 향수라고 요약하며,
이번 포스팅을 마무리한다.
미한 아로마틱 미카도 바크
요약
[정가]
30ml 퍼퓸 / 13만원
100ml 퍼퓸 / 28만원
[추천 연령대]
성별 무관, 연령 무관
[계절]
봄, 가을, 겨울
[지속력]
아주 좋음, ★★★★★ (5.0 / 5.0)
[비슷한 향수]
아이젠버그 러브어페어
https://www.instagram.com/fr_366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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