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메모 오션 레더 : 대서양에 내리는 투명한 장대비
Memo Ocean Leather Eau De Parfum
다음 주가 벌써 장마라고 한다. 제한된 시간에서 정말 가끔 업로드 되는 포스팅인 만큼, 지금 이 글을 읽는 독자님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항상 글을 적고 있다.
그래서 들고 왔다…!!
무더운 여름의 꿉꿈함을 한 번에 날려주면서도, 남들과 겹치지 않는 유니크함까지 가져갈 수 있는 메모의 숨겨진 향수, 심지어 매장에서 반응을 보면 대중성도 확실히 겸비하고 있다는 확신이 들었던 메모 오션 레더를 소개해드리려고 한다.
대서양에 내리는 투명한 장대비 라는 제목을 지었는데,
메모 오션 레더의 향기는 과연 어떨까?
메모 오션 레더의 향기는 어떨까?
메모 오션 레더 어코드
Memo Ocean Leather Eau De Parfum
탑 노트 : 만다린 오일, 바질, 바이올렛
미들 노트 : 세이지 앱솔루트, 엘레미 에센스, 시더우드 에센스
베이스 노트 : 베티버, 레더, 넛맥
메모 오션 레더의
탑 노트부터 미들 노트까지
메모 오션 레더의 향은 정말 투명하고 순도 높은 장대비가 대서양의 가장 투명한 물결위에 막 쏟아지는 것 같은 향기가 난다. 내 기분과 마음이 정화될 정도로 풍경적인 느낌의 투명한 산뜻함의 대서양 향기인데, 재밌는 점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바다 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다. 초반에 장대비 라는 표현을 쓴 것도, 메모 오션 레더는 바닷물을 묘사했다기 보다는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저 멀리 환상 속의 대서양이 보이고 그 광활한 시원함을 뒤덮는 산뜻하고 청량한 장대비가 시원하게 내리는 것 같은 그러한 분위기만 연출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호불호가 갈릴만한 향기가 전혀 없고, 오히려 바이올렛과 만다린의 기분 좋은 아로마틱한 플로럴함이 산뜻하게 스며든다. 빗물을 머금은 만다린과 바질의 싱그러움도 동시에 느껴지기 때문에 우리가 맡는 이 대서양의 바로 옆에 커다란 산맥이 가득 있는 것 같은 그런 복합적이고 산뜻한 향기다.
메모 오션 레더의
미들 노트부터 베이스 노트까지
시간이 지난 메모 오션 레더는 조금 대서양에 내린 비의 구름을 머금은 알프스 산맥이 조금 더 내 곁으로 다가온 것 같은 향기가 난다. 그러니까 한 차례 쏟아져 내린 대서양 위의 장대비가 물보라로 만든 신비로운 구름이 대서양 바람을 타고 옆의 산맥으로 흘러간다. 산맥에 싱싱하게 피어 있는 시더우드와 베티버 그리고 넛맥이 장대비가 만들었던 운해에 천천히 적셔져 들어가는 듯한 그 순간을 포착한 듯한 향기다. 젖은 나무를 타고 흐르는 장대비의 빗물은 싱그러운 세이지와 바질을 흔들면서 은은한 산뜻함을 한층 더 부드럽고 내추럴하게 다듬어준다. 그리고 산맥의 이 곳 저곳에 피어 있는 바이올렛 꽃 특유의 워터리한 싱그러움이 뿌연 운해와 함께 바람에 흩날려가는 듯한, 아련하면서도 마음이 시원하게 씻겨 내려가는 듯한 그런 잔향으로 메모 오션 레더 향수는 마무리 된다.
상황극
투명한 장대비, 투명한 거짓말
하늘을 투명하게 수놓는 하얀 장대비가 내렸다.
마음을 울릴 정도로 강하게 퍼붓는 빗물이 바닥에 닿았다가 튀어 올라
우리 둘의 무릎 언저리까지 적실 정도로 세차게 내리는 장대비
누군가를 만나기 정말 좋지 않은 날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되게 좋은 누군가를 만났던 그런 날
커다란 우산을 나란히 같이 쓰고서,
그때의 감성에 젖어 있는 나를 보며 네가 웃으며 말했다.
“오늘 날씨, 우리 처음 만난 날 같지 않아? 기억나?
“잊을 수가 없지”
“그때 사실 되게 나가기 싫었거든, 무뚝뚝한 연락도 싫고 얼굴 없는 프사도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날씨까지 정말로 최악의 상황이어서 말이야, 더 최악인 건 뭐였는지 알아?”
이미 백 번도 더 들었던 이야기,
나는 발걸음을 가만히 멈추고 웃으며 물었다.
“뭐였는데?”
“장대비가 이렇게 내리는데 약속 장소도 야외 길거리로 오라는거야, 센스 없게! 예쁜 옷 다 젖어가면서 내가 정말 어떤 마음으로 나갔는지 알아?”
이건 처음 듣는 이야기,
“어땠는데?”
“이런 굳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약속 변경 없이, 파토내지 않고 지킬 정도의 사람이라면 다른 누구와의 약속도 성실하게 잘 지킬 것 같다, 정말 딱 이 생각 하나로 나갔어. 그리고 만났을 때 자기 옷이 이미 여기저기 다 젖어 있더라고, 기다려서 젖은 옷이 아니라 이곳 저곳 돌아다녀서 젖은 딱 그런 옷이었어”
나는 대답없이 웃었다.
“오늘 센치한 날이니까 솔직히 말해보자, 그때 몇 시간 전에 나와서 기다린거야?”
“……”
다시 한번 하늘을 수놓는 투명한 장대비가 내렸다
이제는 우리 무릎 언저리가 아닌, 서로의 어깨를 적셔주는 장대비
그대로 서 있는 너를, 나는 살포시 내 쪽으로 잡아당기며 말했다.
“딱 맞춰 나왔어”
메모 오션 레더
결론
투명한 장대비가 내리고 있는 알프스 산맥의 푸른 꼭대기가 생각났다. 개인적으로 지중해의 넘실거리는 바다라는 생각보다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아서 빗물에서도 싱그러운 꽃 향기를 머금고 있는 알프스 산맥의 꼭대기에서 바이올렛 꽃과 베티버를 천천히 적셔가며 생명을 틔우는 그런 향기라는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바이올렛의 생화 향기 좋아하시는 분들도 충분히 좋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로마틱한 느낌이 있다. 물론 장대비는 가득 내린다!
재밌는 점은 맨 처음 오션 레더를 매장이랑 시향지를 통해서 가볍게 접했을 때는 그냥 대서양을 연상시키는 파도류의 냄새가 나는 건가 라고 생각했다. 이 물 내음이 바다의 짠내로 흘러가지 않기를 바랬는데, 이 향수를 착향하면서 오랫동안 사용하면 할수록 바이올렛과 베티버의 물기 머금은 싱그러움이 확실히 더 풍경처럼 전달되는 것이 느껴졌다. 투명하게 쏟아져 내리는 장대비 사이로 그 다음의 날씨를 기대하며 온전히 빗방울을 견디는 그런 바이올렛과 베티버가 연상되는 향기.
내추럴한 감성이 깃든 시원한 향수라서 지속력과 확산력은 조금 평범한 편이다. 그렇지만 원래 이런 시원한 향수들이 다 그렇지 않겠는가? 향수를 손목에 뿌리면 비 내리는 알프스 산맥의 한 예쁜 풍경을 내 근처에 옮겨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섬세하고 감성넘치는 향수로, 성별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추천드릴 수 있을 것 같다.
메모 오션 레더
요약
[정가]
75ml 350,000
[성별, 풍경적]
투명한 지중해에 내린 투명한 장대비
그 옆의 푸른 알프스 산맥
[연령대]
무관
[계절감]
봄, 여름, 가을
[비슷한 향수]
프레데릭말 엉빠썽 + 메종 마르지엘라 플라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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