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향수/Feminine

[여자향수] 폴스미스 로즈 솔직후기

366일 2014. 4. 2. 01:48

향수 : 폴스미스 로즈(Paul Smith Rose Paul Smith for women)

 

소개

<사진출처 : inspirationshaveinone.blogspot.com>



폴스미스 향수 2

폴스미스 로즈를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폴스미스 로즈의 런칭 년도는 2007년이며 장미 향수의 대표주자 중 하나 라고 할 수 있겠다. 실제로 후기 요청도 예전부터 상당히 많이 들어왔던 편인데 이제서야 쓰게 되는 건 함정  한국에서는 은근히 유명한 제품이다. 뭐랄까 왓슨스 같은데도 입점이 되어 있고 입 소문도 많이 나있지만, 생각보단 사용하는 사람이 적은 향수라고 할까? 그에 반해 외국에서는 인기가 꽤 많아서 여름만 되면 스페셜 에디션이 런칭이 되고 있다. 물론 이 에디션은 한국에도 들어온다.

폴스미스 로즈의 조향사는 Antoine Maisondieu(앙트완 메종듀)라는 분으로 랑방 메리미, 아쿠아 디 파르마 매그놀리아 노빌레 등 정말 굵직한 베스트 셀러를 만들어내신 분이다. 이 분도 조향 하신 리스트를 쭉 보면 딱 특징이 있는데이런 건 나중에 따로 설명을 해드려야 할 것 같다.

 

 

은근히 유명한, 그러나 아직 덜 알려진 폴스미스 로즈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폴스미스 로즈 Perfume Pyramid

탑 노트 : 바이올렛녹차장미

미들 노트 : 매그놀리아(목련), 터키쉬 로즈

베이스 노트 : 머스크, 시더(향나무)


폴스미스 로즈를 뿌리면 처음에는 살짝 분홍색 꽃에 가까운 장미향기가 난다. 여자 화장품의 파우더리함은 별로 느껴지지 않고 생각보다 꽤 담백하고 생화 같은 장미향 나는 편이다. 또 그렇다고 너무 생화 같은 느낌도 아니고 예쁘게 가공된 장미라고 할까? 장미 부케의 화려한 느낌 보다는 한 송이씩 포장되었을 때 날 것 같은 향기. 부담 없이 집에 한 송이씩 가져다 놓고 책상 위에 올려놓고 구경하기 딱 좋은 상태의 향기 같다. 사람으로 묘사하면 살짝 여성미 넘치는 분이 옷은 굉장히 수수하게 입고 카페에 앉아서 노트북을 하거나, 책을 보는 그러한 상황이 떠오른다. 즉 데이트 룩 보다는 뭔가 일상생활을 살짝 멋 내서 하는 느낌이라고 할까? 폴스미스 로즈의 탑 노트는 딱 그러한 분위기인 것 같다.

 

폴스미스 로즈의 탑 노트는 『장미 한 송이 + 생화 + 줄기 + 수수함

 

 

시간이 좀 더 지난 폴스미스 로즈는 큰 향기의 변화는 없지만 질감, 분위기 등이 미묘하게 변화하는 것 같다. 살짝 풀 잎 내음 같은 녹색 향기도 섞이면서 장미 향기가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우아하게 변한다. 혹시 여기 커플 분들 있으시다면 남자친구가 여자친구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상황도 발생하지 않는가? 딱 그러한 분위기, 그러한 느낌인 것 같다. 방방 뛰는 느낌도 없고 통통 튀는 느낌도 없다. 그저 우아한 여성미를 뽐내면서 두 눈을 지긋이 감고 남자친구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순간이 생각나는 향기다. 그렇다고 향기가 소녀감성이냐고 물어보신다면 전혀 그렇지 않다 라고 대답해 드리고 싶다. 보통 중학교, 고등학교를 다니는 여학생들은 20,30대의 성인 여성에 대한 로망이 있지 않은가? 딱 그러한 환상 속의 성숙한 여성을 표현하는 향기인 것 같다. 폴스미스 로즈 특유의 우아함과 잔잔함 때문에 소녀들은 소화하기가 조금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사용자 취향 측면에서 보면 폴스미스 로즈에서 여성 향수 특유의 잔잔한 느낌이 있기 때문에 그 동안 뭔가 분홍색이 생각나는 향수들을 힘들어하셨던 분들은 이번에도 조금 고개를 갸우뚱거리실 수도 있겠다.

 

폴스미스 로즈의 미들 노트는 『우아한 장미향 + 은은함 + 잔잔함

 

시간이 더 지난 폴스미스 로즈는 그 동안의 살짝 생화 같았던 장미향기가 좀 더 푹신푹신한 느낌으로 변한다. 그리고 초반의 살짝 느껴지던 생화의 냄새가 거의 나지 않는다. 좀 더 향수답게 변했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물론 그래도 전체적인 향의 강도는 은은하고, 향의 질감은 부드럽고 푹신하다. 향기의 온도는 딱 미적지근한 것 같다. 따듯하지도, 신경을 거스를 정도로 차갑지도 않고 얇은 재질의 옷을 걸친 느낌이다.


폴스미스 로즈의 베이스 노트는 『장미향 + 은은함 + 포근함 + 미적지근함

 

 

 

폴스미스 로즈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우리 모두는 언젠가 사랑이 꺼질 줄 알면서도

영원히 식지 않는 사랑의 주인공이 나이길 바란다.



오빠~ 여기 벚꽃 예쁘다~ 진짜 예뻐~”

 

연신 탄성을 내지르며 해맑게 웃는 폴스미스 로즈, 사랑스러운 내 여자친구다.

 

벚꽃보다 네가 더 예쁜데?”

 

에이 뭐야…”

 

폴스미스 로즈는 내 말에 얼굴이 달아오르며 부끄러워하는 표정으로 내 뒤에 숨어버렸다. 뒤에 숨으면 안 보인다고 생각하는 건가? 그런 어설픈 모습조차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사슴 눈망울 같은 폴스미스 로즈의 눈을 바라봤다.

 

그만 봐…”

 

내가 바라볼수록 고개를 옆으로 더 돌리면서 시선을 회피한다. 귀여운 마음에 더 얼굴을 들이밀자 굉장히 부드러운 냄새가 느껴진다. 뭔가 산뜻하게 흐르는 듯 하면서도 따뜻한 냄새인 것 같다. 갑자기 꽉 안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알았어~ 안볼 게 대신

 

그녀의 한쪽 어깨를 감싼 손에 힘을 줘서 내 쪽으로 세게 당겼다. 안아준다는 느낌보다는 압박시킨다는 생각으로- 그러자 폴스미스 로즈의 외마디 신음소리가 들린다.

 

…! 아퍼…”

 

하하하 이제 장난 그만칠게 걷자

 

내가 손에 힘을 풀자마자 도망치듯 옆으로 피한 폴스미스 로즈가 잠시 나를 째려보더니 다시 생글생글 웃으면서 옆에 붙어서 팔짱을 낀다. 바짝 붙어서 웃고 있는 모습이 정말 사랑스럽다. 내 여자친구라서 그런걸까? 아니야, 누가 봐도 이런 모습은 사랑스러울 거야, 그 때 뭔가 억울했는지 복수하겠다는 표정의 폴스미스 로즈가 입을 연다.

 

오빠, 자꾸 장난치면 나 안 본다?”

 

“…진짜 안 볼거야?”

 

그 말을 듣고 내가 울먹이는 표정을 지으며 바라보자 폴스미스 로즈의 눈빛이 다시 흔들리더니 기어가듯 말한다.

 

아니야계속 볼 거야 어떻게 안 봐

 

항상 이런 반응이니 나는 더 장난을 칠 수 밖에 없다. 귀엽고 사랑스러운걸 어떡해

 

그럼 이번엔 서로 눈을 계속 바라보는 거다?”

 

내가 익살스럽게 웃으며 얼굴을 들이밀자 폴스미스 로즈가 이번엔 나름 눈에 쌍심지를 켜고 나를 바라봤다. 아니, 정확히는 나를 바라보려고 했으나 이내 얼굴이 빨개지면서 고개를 떨구고 만다. 그리고는 살짝 분하다는 듯 하는 말이

 

잘못했어 저쪽 봐 저쪽, 우리 이제 걷자

 

그제서야 풍경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사방이 온통 아름다웠다. 주위에는 커플들이 세상을 다 가진 듯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걷고 있고, 다른 한 쪽은 아장아장 걷는 아이를 데리고 걷고 있는 가족들이 보인다. 서로 다른 얼굴, 다른 복장, 각자의 사연이 있었지만 모두가 공통점이 있었다.

 

다들 행복해 보인다.”

 

폴스미스 로즈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잔뜩 행복에 취한 얼굴로 이곳 저곳을 바라보고 있다. 혹시 사랑하는 사람이 행복에 빠진 모습을 옆에서 본 적이 있는가?

 

나도 행복하다. 네 덕분에

 

내 말을 들은 폴스미스 로즈는 다시 특유의 좋으면서 부끄러운 듯한 미소를 지으며 화답했다.

 

나도

 

 

이 사랑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 느끼는 이 행복을 누가 부정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아직 오지도 않은 미래를 걱정하기 보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하고 싶다.

 

그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일 테니까

 


 

결론

폴스미스 로즈는 장미의 생화 향이 강해서 신 향기가 나는 것도 아니고, 으레 장미 향수 특유의 파우더리함이 생각나지도 않는다. 한 송이의 생화를 보기 좋게 향수로 만들어 놓은 은은한 향수인 것 같다. 보통 장미 향수들은 플로럴/프루티/스위트 이러한 범주로 분류가 되는데 폴스미스 로즈는 플로럴/그린 이런 계통으로 분류가 되고 있다. 혹시 그 동안 시중의 장미 향수, 혹은 꽃 계열의 향수가 너무 독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분이 계시다면 이번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덜한 폴스미스 로즈를 사용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폴스미스 로즈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수수한 장미 향기가 나는 향수인 것 같습니다. 특유의 깨끗함과 여성스러움을 부담스럽지 않게 잘 담아낸 것 같네요. 그렇다고 향기가 개성 있는 건 아닌데 시간 지나보면 맞아, 이게 좋았지라고 말할 것 같습니다.

 

 

[폴스미스 로즈 EDT]

연령대 : 20대 초반 ~

성별 : 여성적

계절 : ,여름,가을,겨울

지속력 : 3~5시간, 보통

확산력 : 약간 약함

질감 : 투명하고 은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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