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수/Casual

[공용향수] 반 클리프 앤 아펠 미드나잇 인 파리 솔직후기

366일 2014. 8. 22. 00:09

 '366일 향기나는 블로그' 

향수 : 반 클리프 앤 아펠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Van Cleef & Arpels for men)

 

소개


<사진출처 : theonegentleman.blogspot.com>


반 클리프 앤 아펠 향수 1

반 클리프 앤 아펠 미드나잇 인 파리를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요청이 꽤 많이 들어왔던 향수인데 이제서야 포스팅 하게 되어서 조금 죄송한 마음이 든다. 어쨌든 반 클리프 앤 아펠은 사실 쥬얼리로 유명한 브랜드다. 아름다운 우주를 수놓은 듯한 쥬얼리 배경의 시계는 정말 많은 사랑을 받고 있고 말이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번 반 클리프 앤 아펠 미드나잇 인 파리에서도 바틀에 브랜드 특성이 고스란히 반영이 되어 있다. 향수 바틀 보고 우와~’ 라면서 감탄하기는 정말 오랜만인 것 같다. 그리고 실제로 반 클리프 앤 아펠의 다른 향수를 봐도 정말 바틀 디자인이 끝내준다. 누가 보석 디자인 아니랄까봐

반 클리프 앤 아펠 미드나잇 인 파리의 조향사는 Domitille Bertier(도미틸 베르티에), Olivier Polge(올리비에 폴지) 라는 분이고 전부 다 세계적으로 유명하신 분들이다.

 

 

향기를 떠나 아름다운 우주를 심어 놓은 것 같은 바틀 만으로도 설레는, 반 클리프 앤 아펠 미드나잇 인 파리(이하 반 클리프 앤 아펠 향수)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탑 노트 : 홀리(호랑가시나무), 로즈마리베르가못아말피 레몬가죽

미들 노트 : 때죽나무(찻잎), 릴리오브밸리(은방울꽃)

베이스 노트 인센스(), 벤조인통카빈아몬드앰버

  

반 클리프 앤 아펠 향수를 뿌리면 부드러우면서 스모키한 가죽 냄새가 올라온다. 다만 여러분이 흔히 생각하는 그런 텁텁한 가죽향이 아니라 시큼한 레몬으로 살짝 코팅한 갈색 빛깔 가죽이다. 또한 스모키한 향기는 어둡고 더운 느낌이 아니라 따뜻하고 살짝 알싸한 맛이 느껴진다. 그리고 가만히 스모키한 향기를 살펴보면 뿌연 안개 속에 숨어 있는 고소하면서 달달한 향기도 느껴진다. 다시 돌아와 한발자국 멀리 향기를 바라보면 절에서 피는 향에 나뭇가지를 그을렸을 때 날 법한 향기. 뭔가 탄다기 보단 향이 탈 때의 그을음, 나무가 탈 때의 그을음 같은 느낌이 있다. 그리고 다시 더 뒤로 물러나서 향기를 바라보면 나무냄새, 꽃 냄새, 향 냄새 같은 것들이 뒤섞인 우디노트 + 아로마마틱한 향기가 복잡한 모습으로 서있다.

 

반 클리프 앤 아펠 향수의 탑 노트는 『뿌연 안개 + 짙은 회색 구름 + 향의 매캐함 + 나무 +

 

 

시간이 좀 더 지나면 반 클리프 앤 아펠 향수의 그을린듯한 스모키함이 약간 파우더리하게 바뀐다. 여자화장품의 파우더리함이 아니라 안개가 짙은 잿빛 구름으로 바뀌는 것 같은 파우더리함이다. 또한 초반에 느껴졌던 매캐함이 살며시 뒤로 물러나면서 아몬드의 고소함과 바닐라 같은 부드러운 달달함이 슬며시 얼굴을 비춘다. 고소하면서 부드럽게 달달하고, 그을린듯 하지만 파우더리함도 가지고 있는 반 클리프 앤 아펠 향수는 그 특유의 분위기가 멋지다. 살짝 몽롱한 듯 하면서 밤 하늘의 운치에 잘 어울리는 향기라고 할까? 특정 성별을 나타난다기 보단 바람 주는 도시의 야경, 어느 건물의 옥상에서 옆에 따듯하게 안고 있는 것 같은 운치도 있고 로맨틱한 파우더리함을 보여준다. 허접한 설명 덕에 향기가 조금 헷갈릴 것 같은 분들을 위해 음식으로 묘사를 해보면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한쪽 면은 갈색 빛이 돌고, 반대쪽은 살짝 그을린 아몬드가 있다. 그 아몬드를 나무껍질에 재워 놓은 바닐라에 끝 부분만 살짝 묻힌다. 그리고 아몬드를 삼키기 전, 우아한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특수 제작된 향을 양 옆에 태운다. 향의 연기가 아몬드를 완전히 삼켰을 때, 서둘러서 연기와 함께 아몬드를 삼킨다.

 

약간 여담이지만, 반 클리프 앤 아펠 향수의 스모키한 파우더리함은 굉장히 따뜻하다. 온도가 뜨겁다기 보다는 담요로 살짝 덮어주는 느낌? 추운 날씨에 코끝이 차가워졌을 때 향수 뿌린 손목을 코에 가져다 대면 괜히 따뜻해지는 것 같다. 뭔가 따뜻한 누군가가 옆에 있어 주는 느낌이 있다.

 

반 클리프 앤 아펠 향수의 미들 노트는 『아몬드의 고소함 + 부드러운 달달함 + 파우더리함 + 따뜻함 + 밤하늘의 고독함

 

 

시간이 더 지난 반 클리프 앤 아펠 향수는 견과류 과의 고소함과 바닐라 같은 달달한 향기가 조금 더 도드라진다. 지금까지 느껴졌던 향 태운듯한 매캐하고 분위기 있는 느낌은 많이 사라지는 것 같다. 대신 그만큼 향기가 좀 더 따듯하고 부드러운 연한 갈색 빛을 띤다. 보통 다른 향수들은 베이스 노트가 되면 향이 증발하는 모양을 많이 보여주는데 이와 대조적으로 반 클리프 앤 아펠 향수는 향이 단일화 되면서 색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예를 들면 초반엔 고소한듯 매캐한 파우더리함, 즉 짙은 회색이었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따뜻한 갈색으로 바뀌는 것이다.

 

반 클리프 앤 아펠 향수의 베이스 노트는 『견과류의 고소함 + 나무에 바닐라를 섞은 달달함 + 파우더리함

 


반 클리프 앤 아펠 미드나잇 향수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그래서 넌 기억에 남는 여행 장소가 어디야?”

 

?”

 

호기심 어린 눈으로 나를 쳐다보는 친구의 눈빛이 굉장히 똘망똘망하다.

 

그럼 여기 너 말고 누가 있냐! 내 얘기만 듣기야?”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긴 하지. 익숙함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준 곳


반 클리프 앤 아펠 미드나잇 인 파리가 제일 멋졌던 것 같아

 

그런데 역시나 친구가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반 클리프 앤 아펠 미드나잇 인 파리? 못 들어봤는데 어디 있는 거야?”

 

파리의 에펠탑에서 조금 떨어져 있어, 알아?”

 

에펠탑은 나도 가봐서 알지! 근데 반 클리프 앤 아펠 미드나잇 인 파리는 도통…”

 

거기서 사람이 북적대는 광장을 뒤로 하고 세느강을 따라서 쭉 내려가다 보면 나오는 조용한 마을이야

 

……

……

……

 

잔잔하게 흐르는 세느강을 사이에 끼고, 환하게 솟아 오른 에펠탑은 그 자체로 역동적이다.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만드는 행복한 기운이 끊이질 않는 것 같다. 그에 반해 지금 내가 서 있는 반 클리프 앤 아펠 미드나잇 인 파리는

 

“다들 집에서 자나?

 

달빛을 형상화 한 것 같은 잔잔한 조명이 내리 앉지만 쥐 죽은 듯이 조용한 마을이다. 집집마다 불은 켜져 있는데 길거리에 돌아다니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 같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예쁜 돌로 포장된 길과 따뜻하게 내리 쬐는 조명이 전체적으로 아늑해서 외롭지 않다는 것. 게다가 별빛이 반짝거리는 밤하늘이 굉장히 낮게 드리워져 있어서 마치 내가 우주 한가운데 있는 것 같단 생각이 든다. 그렇지만 그게 전부였다.

 

반 클리프 앤 아펠 미드나잇 인 파리여기도 뭐 별거 없네

 

오히려 저 멀리 보이는 우아한 분위기의 에펠탑과 더 대조되어 슬퍼 보인다. 아무래도 화려한 저 곳이 훨씬 더 행복하지 않을까?

 

부럽다 나도 저 곳에 살면 행복할 것 같은데, 현실은 시궁창이고

 

그런데 그때, 내 뒤쪽에서 낮고 따뜻한 목소리가 들렸다.

 

글쎄요.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데

 

깜짝이야!”

 

하하하 놀라셨나 봐요.”

 

영어 특유의 발음이 섞인 어눌한 한국말이다. 게다가 머리도 흑발이 아니고교환학생인가?

 

누구세요?”

 

그냥 여기, 반 클리프 앤 아펠 미드나잇 인 파리에 사는 사람이요.”

 

말을 마치며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짓는 얼굴에서 자유분방함이 느껴진다. ‘한 술의 밥보다 아름다운 노래로 먹고 살지요라고 말할 것 같은 얼굴이랄까? 뭐 어쨌든 중요한 건 에펠탑에 살면 나도 행복해질 거야 라는 생각을 이 사람이 부정했다는 사실이다.

 

저렇게 아름다운 곳에서 살면 하루하루가 정말 행복하지 않을까요?”

 

그러자 정체 불명의 미소년이 미묘한 표정을 지으며 입을 열었다.

 

누군가 그러더군요. 에펠탑이 아름다운 이유는 삼일 만 머물기 때문이라고

 

삼일 만 머물기 때문이라고?

 

여기 사는 저는, 에펠탑의 아름다움을 자주 망각하거든요. 매일 눈만 뜨면 저 쇳덩이가 보인다고 생각해봐요.”

 

하긴, 매일 에펠탑을 보면 아름다울까? 가만 생각해보니 에펠탑 때문에 행복한 것이 아니고

 

“그래서 반 클리프 앤 아펠 미드나잇 인 파리는 저에게 소중해요. 익숙함을 다시 낯설게 만들어 주니까


낯선 것에 대한 시각이 우리를 행복하게 만들어 주는것이 아닐까?


행복은 옆에 있어요.”

 

 

결론

『낭만적이고 따뜻한 밤, 자유로운 사랑을』

 

남자 향수로 나왔지만 반 클리프 앤 아펠 향수는 꽤나 중성적이기도 하다. 보통 공용 향수는 자연의 느낌을 묘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향수 같은 경우는 따뜻한 분위기, 부드러움 같은 것들을 묘사해서 굉장히 개성있다고 볼 수 있겠다. 게다가 이 향수를 테스트 하는 몇일 동안 '냄새 좋다. 향수 뭐 쓰세요?' 라는 질문을 엄청나게 많이 받았으니... 이 정도면 향의 완성도에 대해서 더 의심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요즘은 구하기도 꽤 힘든 것 같아서 취향에만 맞으신다면 하나 정도 가지고 계셔도 좋을 것 같다.

 

반 클리프 앤 아펠 미드나잇 인 파리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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