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존바바토스 아티산(Artisan John Varvatos for men)
소개
<사진출처 :
존바바토스 아티산은 예전에 한번 포스팅 한 적이 있었는데,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검증하고, 좀 더 정확한 향기를 전달해 드리기 위해 다시 포스팅 하게 되었다.
존바바토스 아티산의 런칭 년도는 2009년이며 조향사는 John Varvatos(존바바토스) 와 Rodrigo Flores-Roux(로드리고 플로레-로우)라는 분이다. 로드리고 플로레 로우 라는 분은 처음 소개해 드리는 것 같은데 혹시 엘리자베스 아덴 그린티 아시는가? 그린티 시리즈를 쭉 만들어 오신 분이다. 그 외에도 도나카란, 존 바바토스 아티산 시리즈 등등 굉장히 베스트 셀러들을 많이 만들어 오셨다. 목록을 가만히 살펴보면 특유의 깔끔함으로 많이 승부를 보시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존바바토스 아티산을 접한 건 3~4년 전이며 당시에는 케네스콜 블랙과 라이벌 구도를 보여주고 있었다. 물론 지금은 여러 가지 이유로 존바바토스 아티산이 한국에서 엄청난 베스트 셀러로 자리잡았지만 말이다. 남자 향수 쓰는데 존바바토스 아티산을 모르면 거의 간첩일 정도다. 한국에서 남자 향수 1세대 베스트 셀러가 불가리 블루였는데 2세대 왕좌는 존바바토스 아티산이 꿰찬 것 같다.
국민향수 존바바토스 아티산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존바바토스 아티산 Perfume Pyramid |
탑 노트 : 클레멘타인(작은 귤), 탄제린, 타임, 마조람 미들 노트 : 오렌지 꽃, 생강, 라벤더, 쟈스민 베이스 노트 : 우디노트, 앰버, 머스크 |
존바바토스 아티산을 뿌리면 처음에는 굉장히 상큼하면서 신선한 귤, 혹은 오렌지 냄새가 난다. 귤 특유의 신 맛도 느껴지지 않고 그렇게 달지도 않다. 혹시 살짝 따듯한 온도에서 물렁물렁 해진 귤을 먹어보신 적이 있으신가? 딱 그 정도에서 느껴질 법한 목 넘김이 편한 당도이다. 또한 향기의 시원한 느낌은 갓 따온 귤 껍질을 손안에 꽉 쥐었을 때 ‘파바박’ 하고 튀는 액체와 흡사한 것 같다. 귤 껍질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가 굉장히 잘 표현된 것 같다. 그리고 동시에 귤 꼭지에 달린 녹색 잎이라고 해야 할까? 굉장히 푸른 녹색 잎의 수분감도 같이 포함되어 있다. 시향지에서는 수분감과 신선한 느낌이 떨어지고 귤의 달달함 위주로 표현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 시향지의 탑 노트는 특유의 신선함이 없어서 살짝 답답하다고 느껴졌다.
존바바토스 아티산의 탑 노트는 『신선한 귤 + 귤 껍질 + 녹색 잎 + 수분감 + 시원함』
시간이 조금 더 지난 존바바토스 아티산은 특유의 꽃 향기 나는 섹시한 귤 냄새가 난다. 다른 사람들이 맡는 향기는 이 미들 노트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으며 존바바토스 아티산을 존재하게 하는 핵심적인 부분이다. 여전히 귤 냄새는 나는데 그 느낌이 굉장히 묘하다. 귤에다가 기름을 칠해 놨다고 해야 할까? 10~15정도의 달달함과 귤 껍질 냄새, 귤의 신선함이 잘 섞여서 굉장히 시원한 듯 하면서 섹시한 향기가 난다. 끈적거리는 느낌이 전혀 없고 굉장히 산뜻한 향기가 난다. 몸이 좋은 남자가 맨 몸에 아우터만 하나 걸쳐 놓은 느낌이라고 할까? 향기의 밀도는 전체적으로 공기가 굉장히 많이 섞여 있는 느낌이다. 향기 6, 공기4의 비율로 코를 살짝 자극하면서 스치고 지나간다. 덕분에 지속력이 짧다는 단점이 발생하지만 누구나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부담이 없고 깔끔함이 있다. 심지어 계절에도 딱히 구애 받지 않는 굉장히 묘한 밸런스를 보여준다. 남자 향수가 보통 여름에 사용하기 힘든데 존바바토스 아티산은 여름에도 사용할 수 있는 시원함과 신선함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존바바토스 아티산의 향기를 좀 더 깊이 파고들어가면 꽃 냄새도 난다. 단순히 꽃 냄새가 스르르 올라오는 것이 아니라 생강, 복합적 꽃, 나무껍질 같은 것들을 뒤섞어서 액체로 만들어서 귤에다가 칠한 것 같은 향기다. 전혀 파우더리 하지 않으며 꽃 잎 특유의 물 내음도 나지 않는다. 나무, 꽃, 오렌지가 섞인 특유의 이 밸런스를 정말 많은 여성분들이 좋아하신다.
시향지에서는 조금 더 향기가 단순화 돼서 느껴지는데 생강이랑 여러 가지 꽃 냄새가 강하게 난다. 귤 보다는 오렌지에 가까운 그러한 정체성을 보여준다.
존바바토스 아티산 미들 노트는 『귤 + 꽃 + 나무껍질 + 생강 + 살짝 달달함 + 시원함』
시간이 더 지난 존바바토스 아티산은 특유의 나무와 생강을 칠한 듯한 귤 냄새가 서서히 증발하면서 향기가 빠르게 투명해지기 시작한다. 보통 베이스 노트는 향기가 푹신푹신 해지기 마련인데 존바바토스 아티산은 푹신해질 때쯤 향기가 다 날아가는 것 같다. 아마 향기 6: 공기4 같은 특유의 질감 덕분에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것 같다. 그리고 향기가 날아갈 때까지 특유의 귤 새큼함 이라고 해야 하나? 나무, 생강, 꽃이 귤과 뒤섞여서 나는 특유의 새큼 달달함이 끝까지 존재한다. 그러니까 향기가 날아가는 순간까지 시원하고 섹시한 시트러스 함을 그대로 가지고 간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존바바토스 아티산의 베이스 노트는 『나무 + 귤 + 생강 + 복합적 꽃』
존바바토스 아티산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아니~ 내 말은 서로 좋게 끝내자는 거지”
“나쁜 놈아!!”
너무 화가 나서 소리를 쳤지만 내게 들리는 소리는
“에이 사람들 다 쳐다보잖아 쪽팔리게… 나 간다.”
실낱 같은 믿음마저 산산이 부숴버리는 그러한 말이었다.
“엉엉…”
그렇게 한 참을 울자 구경 하던 사람들도 다시 각자의 삶 속으로 돌아갔고 주목 받던 내 울음은 점차 나 혼자만의 것이 되어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포근하고 가볍고 시원한 오렌지 냄새가 느껴졌다.
“여기요. 휴지”
허락도 없이 갑자기 들어온 휴지와 함께 어떤 낯선 남자가 웃고 있다. 목에 걸린 카드지갑을 보니 자그마한 글씨로 ‘존바바토스 아티산’ 이라 적혀있다.
“고마워요… 훌쩍”
“뭘요. 남자친구가 자기 체면은 배려하면서, 여자친구는 전혀 배려하지 않네요.”
뭔가 정곡을 찌르는 듯한 말에 가슴이 더 아프다.
“아.. 뭐 어쨌든 휴지는 감사합니다. 저는 볼 일이 있어서…”
그렇게 자리에서 일어 났지만 움직이지 않고 손목시계를 가리키며 서 있는 존바바토스 아티산이 보인다.
“뭐하세요?”
내 물음에 존바바토스 아티산이 강아지 마냥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사실 그 쪽한테 볼일이 있어서요.”
그는 내 대답은 듣지도 않고 멋대로 손목을 잡고서 자리에 앉히고는 가방에서 파일을 꺼내 내 머리 위로 그늘을 만들어줬다. 가만보니 반달 모양의 눈웃음이 굉장히 매력적이다. 인터넷 쇼핑몰 모델을 해도 잘나갈 것 같은데
“어떤… 볼일이요?”
가만 생각해 보니 차인 날에 헌팅이라니, 친구한테 나 아직 죽지 않았다고 자랑해야지
“오늘 수업에 안나오셨더라구요. 교수님이 시험 문제 다 집어주셨는데”
혼자서 너무 앞서 나간 나를 자책하다 마음에 진정되었을 때 현실적인 문제가 머리를 강타했다.
“아… 그럼 저 시험 어떡하죠?”
존바바토스 아티산은 다시 특유의 초승달 같은 눈웃음을 지으며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잘 정리된 노트를 꺼내며 말했다.
“공부할 여력이 되시는지 모르겠지만 우선 제 필기 복사하세요. 다음 수업 시간에 돌려 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커피라도 사드릴게요.”
내 말을 들은 존바바토스 아티산은 한 손으로 내 어깨를 살며시 감싸더니 눈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캔 커피면 충분해요. 그럼 다음에 봬요.”
그렇게 따뜻함을 남겨놓고 갑자기 사라진 존바바토스 아티산의 온기가 가시기 전에 필기를 펼쳐보니 손 글씨가 굉장히 단정하다. 컴퓨터 글씨체로는 도저히 따라 하기 힘든 흘려 쓴 듯 단정한 글씨다. 살짝 아쉬운 마음에 고개를 들어보니 존바바토스 아티산이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 할머니를 도와드리고 있다.
“따뜻한 사람…”
결론
부끄럽지만 1년 조금 전에 존바바토스 아티산에게 엄청난 혹평을 남긴 적이 있다. 당시에 개인적으로 추구하던 향기와 조금 거리가 멀고 딱히 반응을 검증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인데… 여러분에게 보다 객관적 정보를 전달해야 하는 사람이 그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반성 중이다.
존바바토스 아티산은 한국의 90%에 가까운 여성분들이 좋아하신다고 보면 될 것 같다. 남성분들의 호불호는 조금 갈릴 수 있지만 거의 대다수의 여성분들이 좋아하시니 남성분들의 취향은 살짝 제껴도 괜찮을 것 같다. 뭔가 포근히 안기고 싶은 남성다움이 있으면서도 향기가 무겁지 않기 때문에 여름에도 사용할 수 있다는 엄청난 장점도 존재한다. 간혹 보면 지속력이 30분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향의 질감 부분에서 산뜻한 향기가 증발하는 형태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맡는 시간이 짧아서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다. 오랜 시간 사용하고, 테스트를 해봐도 지속력 자체는 약간 짧은 정도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존바바토스 아티산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사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존바바토스 아티산를 대체할 수 있는 혹은 좀 더 업그레이드 된 향수를 열심히 찾아 다녔습니다. 그런데 정말로 이러한 시트러스한 오렌지 류를 부담스럽지 않고 섹시하게 표현한 향수가 드물더라구요. 외국에선 좀 더 진한 향을 선호하는 탓에 다른 향수가 더 인기지만, 한국에서는 분명히 쉽게 대체될 수 없는 녀석이 될 것 같습니다. 궁금하네요 어떤 향수가 존바바토스 아티산을 대체할지』
[존바바토스 아티산 EDT]
◆ 연령대 : 20대 초반 ~ 50대
◆ 성별 : 약간 남성적
◆ 계절 : 봄, 여름, 가을,
◆ 지속력 : 3~4시간, 약간 짧음
◆ 확산력 : 보통
◆ 질감 : 시원하고 투명하며 은근히 달달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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