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Allure Homme Sport Eau Extreme Chanel for men)
소개
<출처 : 샤넬>
샤넬 남자향수는 당분간 포스팅 할 일이 없을 줄 알았는데, 예상을 뒤엎고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을 소개해 드리게 되었다.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의 확장판(?)이며 역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이렇게 소개해 드린 이유는 독자님들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상당히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샤넬 향수를 사려고 하는데 알뤼르 옴므 스포츠랑,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이랑 뭐가 달라요?”
보통 사람들이 보기엔 사소한(?) 고민일 지도 모르겠다. 왜냐하면 같은 이름에 ‘익스트림’이란 단어가 붙은 향수는 오리지널 버전과 별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근데 샤넬 향수에선 이 미묘한 차이가 구매시에 고민을 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하면 다음과 같은 샤넬향수의 포지셔닝 때문이다.
위 그래프를 보면,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왼쪽하단)을 쓰던 사람이 다른 향수로 넘어갈때 일종의 장벽이 있음을 알 수 있다.(오른쪽 하단이 텅텅빔) 예를 들면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의 특유의 남성다우면서도 은은한 아로마틱 밸런스가 마음에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은 다른 향수로 갈아타려고 해도 블루 드 샤넬 특유의 시트러스한 스킨내음이 마음에 들지 않을 확률이 크다. 그렇다고 더 중후하고 묵직한 블랑쉐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 샤넬 플래티넘 에고이스트는 더 말할 것도 없고 말이다. 뭔가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보다 약간 더 중후하면서, 아로마틱한 질감은 유지하면서도 우디스러운 향수가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역시나! 향수 장사에 탁월한 감각을 보여주는 샤넬은, 이것에 대한 방편을 나름 마련한 것 같다.
느낌이 오지 않는가?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를 쓰던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의 향기는 어떨까?
향기
탑 노트 : 세이지, 만다린 오렌지, 민트, 사이프레스
미들 노트 : 후추
베이스 노트 : 머스크, 샌달우드, 시더우드, 통카빈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 TOP/MIDDLE NOTE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을 뿌리면 상큼하면서도 아로마틱한, 즉 물안개 흩뿌리는 듯한 질감의 향기가 다가온다. 이른 새벽 산책길, 안개가 잔뜩 끼어 있는 상황에서 숨을 길게 들이 마셨을 때 폐를 채우는 공기를 닮았다. 하지만 이런 아로마틱한 느낌에도 불구하고 남자 스킨 특유의 알코올 향기가 섞여 있어서 느낌이 굉장히 중후하다. 여성들에게 확실히 ‘독립한 남성, 성숙한 남성’의 이미지를 어필할 수 있는 향기라고 할까? 동물적인 남성다움이 아니라 지적이고, 멋스럽고, 굉장히 높은 지위에 있는 그런 점잖음이 묻어 있는 전형적인 남자 냄새다. 좀 더 향기를 확대해서 들여다 보면 오렌지 즙의 상큼함과 흙이 묻어 있는 마른 나무가 뒤섞여 있는 시트러스+우디 노트가 보인다.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와 비교해보면 물내음이 확실히 덜 나고, 스킨류의 쌔함과 우디노트의 성향이 더 강해진 것 같다.
『오렌지 즙 + 물안개 + 검은 흙 + 마른 흙 + 나무기둥 + 남자 스킨내음』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 MIDDLE/BASE NOTE
시간이 지난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은 약간 알싸한 후추를 마른 흙이 묻어 있는 나무기둥에 뿌린 것 같은 향기가 난다. 뭔가 과일+약초+흙 같은 것들이 섞인 달달함 아래 우디 노트 특유의 단정하면서 마른 향기가 깔려 있는 밸런스다. 초반엔 물안개 같은 수분감이 있었지만 중반이 넘어간 지금은 물 내음은 거의 나지 않는다. 오히려 통카빈과 머스크가 어우러진 잿빛 털 같은 부드러움이 강하다. 나무 톱밥에 바닐라를 바른 것 같은 고소한 달달함이 잿빛 털 같은 질감으로 무게감 있게 퍼진다.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와 비교하면 확실히 물내음, 수분감을 빼고 고소한 나무내음이 강한 것 같다. 시간이 더 많이 지나면 나무내음도 빠지고 스킨내음 같은 것들이 남아 있음, 이게 되게 오래 감
『통카빈의 고소함 + 아로마틱한 질감 + 알싸한 우디노트 + 중후한 남성 』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의 상황극은 이 정도가 적당할 것 같다.
시크하고 모던한 블랙&화이트의 인테리어, 그 안에 놓여진 수 많은 명품 집기들까지. ‘잘 사는 구나’라는 것이 사방에서 느껴지는 방이다. 그리고 그 방 구석, 검정색의 푹신한 쇼파에 단정하지만 굵직한 선의 얼굴을 한 남성이 있다.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 아마 그의 이름일 것이다. 얼음을 가득 채운 컵에 주황색 보드카를 따르는 그의 모습에서 이유 모를 착잡함이 느껴진다. 이유가 뭘까? 궁금해서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의 시선을 따라가니 현관문에 서 있는 한 여자가 보인다. 하얗고 청순한 얼굴에 큰 눈, 전형적인 미인이다.
“아무래도 나… 이건 아닌 것 같아, 정말 미안해 갈게”
떨리는 여자의 목소리를 보니, 아무래도 어떤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한 채 이곳까지 온 것 같다.
“어딜 가, 가지 마”
그것과 대조적으로 단단하고, 묵직하고,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
“그 한걸음이 그렇게 힘든가? 이제 너만 한걸음 다가오면 모든 게 끝나는데”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의 말을 들은 여자가 입술을 꽉 깨문다. 물론 여자도 잘 알고 있다. 앞에 누워 있는 저 남자가 자신에게 얼마나 진심을 보여주고 있는지 말이다. 하지만 그녀는 계속해서 마음이 불편하다.
“헤어진 남자친구한테 예의가 아닌 것 같아”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의 미간이 살짝 구겨진다. '이제 와서 예의 따지긴'이라고 말하는 듯한 눈빛이다. 사실 남자는 잘 알고 있다. 저 여자가 자신에게 이미 흔들리고 있음을. 물론 여자도 잘 알고 있다. 자신의 마음이 저 남자에게 흔들리고 있음을. 어찌 보면 남자친구와 헤어진 이유 중 하나에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익스트림이 한 몫 할지도 모르겠다.
“좋아, 그럼 지금은 딱 이 정도의 거리가 네 마음이라는 건가?”
여자는 말 없이 가만히 서 있다. 문을 열고 나가지도, 그렇다고 안으로 들어가지도 않는 묘한 대치 상황. 누군가 숨소리라도 내줬으면 좋겠다 싶은 깊은 정적이다. 그리고 한참 동안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은 그녀에게 답을 듣지 못했다. 결국 이 침묵을 먼저 깨뜨린 건 그다.
“알겠어, 그 한 걸음이 그렇게 힘들다면 그냥 그대로 서 있어”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은 답을 기다리지 않는다.
“내가 지금 갈 테니까”
결론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와 블루 드 샤넬의 중간지점에 놓인 향수다. 2010년에 블루 드 샤넬이 나오고 2012년에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이 나온 것을 보니 그 확신이 더 강하게 든다. 어쨌든 향기의 느낌은 사랑하는 여자에겐 순정파 그렇지만 그 외의 여자에겐 상처도 주는 이중성과 자상함이 공존한다. 나쁜남자 인 것 같으면서도 착한남자 스러운 그런 느낌이 있다. 다만 향기가 은근히 남자 스킨 특유의 그 쌔함을 약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주변 친구들의 연령대가 20대 후반 정도는 되어야 사용하기 적합할 것 같다. 데이트, 면접 같은 장소에 적합하지만 어린 학생들이 많은 학교, 학원에서는 약간 반응이 안 좋을 수 있겠다.
샤넬 알뤼르 옴므 스포츠 오 익스트림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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