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담은 리뷰
페라가모 세뇨리나 EDP
Salvatore Ferragamo Signorina for women
거의 2년만에 포스팅하는 페라가모 향수! 보통은 페라가모 인칸토 시리즈가 굉장히 유명한데, 사실 약간 성숙한 여인? 의 느낌을 내기에는 페라가모 세뇨리나 시리즈가 유리한 편이다. 재밌는 점은 페라가모 세뇨리나 시리즈가 3개가 있는데, 각각 조향이 다 다르게 되어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같은 이름이지만 부황률만 다른 경우(EDP,EDT) 보통은 딱히 향기의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페라가모 세뇨리나는 EDP랑 EDT랑 조향이 꽤 차이가 난다. 마치 별도의 향수 처럼
2011년에 출시되었던, 페라가모 세뇨리나(EDP)의 향기는 어떨까?
페라가모 세뇨리나의 향기
탑 노트 ㅣ 레드커런트, 핑크페퍼
미들 노트 ㅣ 재스민, 로즈, 피오니
베이스 노트 ㅣ 파츌리, 파나코타, 머스크
페라가모 세뇨리나 TOP/MIDDLE NOTE
『딸기 + 레드커런트 + 카스텔라 + 생크림 + 달콤함 + 부드러움』
페라가모 세뇨리나의 첫 향기는 ‘과일을 얹은 생크림’ 이란 단어가 절로 생각나는 향기가 난다. 디저트 카페에 조신히 앉아, 풍성한 생크림과 초콜릿을 내 앞에 놓고 영접의 그 순간을 기다리는 것 같다고 할까? 진짜 부드러운 카스텔라를 입 안에 쏙 넣고, 혀로 돌렸을 때 느껴지는 ‘부드러움, 달콤함’ 이 전부 느껴지는 맛있는 향기다. 그리고 동시에 피오니(작약)꽃의 부드러운 여성미도 첨가되면서 뭐랄까… 샤넬 코코마드모아젤 처럼 찬 공기를 따뜻하게 가로지르는 듯한, 그런 뛰어난 확산력을 같이 갖게 되는 것 같다.
페라가모 세뇨리나 MIDDLE/BASE NOTE
『머스크 + 여성스러운 작약꽃 + 관능적인 레드커런트』
시간이 지나도 페라가모 세뇨리나는 막 큰 향기의 변화를 보여주진 않는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약간 뽀송한 듯 한 느낌의 짙은 달콤한 과일 향기를 유지하는데 분위기가 조금 확 바뀐다. 뭐랄까… 어떤 여성이 내 옆에 앉았다가, 일어나서 지나갈 때 느껴지는 자취 같은 향기라고 할까? 머스키한 질감의 피오니(작약) 향기가 차분하면서도 도발적인 느낌으로 번진다. 그러니까 초반엔 확실히 디저트 같은 달콤함이 강했다면, 지금은 '여자의 매력'을 한 껏 어필한다고 할까? 막 대놓고 유혹하는 느낌 말고, 옆에서 살짝 스킨십을 하는 듯한 그런 묘한 분위기가 있다.
페라가모 세뇨리나
고막을 녹이는
달콤하고 부드러운 보이스
첫 눈에 반한다는 말,
나는 믿지 않았다.
“선물 포장 하시게요?”
서글한 눈빛으로 내게 집중하는 페라가모 세뇨리나를 보기 전까진 말이다.
“여자친구 선물인가요? 아니면 지인?”
달콤하게 가라앉는 페라가모 세뇨리나의 목소리가 온 몸 구석 구석을 돌아다닌다.
그녀의 목소리는 생크림처럼 부드러웠지만, 내 몸은 풀어지지 못하고 경직되어만 갔다. 마치 죄 진 것 마냥. 그러다 그녀의 목소리가 멈춘 곳은 내 왼쪽 가슴
두근- 두근-
숨이 쉬어지지 않는다. 두 눈은 부릅떴지만 정작 시야엔 아무 것도 들어오지 않았다. 내 뒤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윙윙거리며 희미하게 느껴진다. 정신이 아득해질 때쯤, 느껴지는 달콤한 꽃 향기
“….저기요?”
페라가모 세뇨리나가 놀란 눈으로 내 손을 살짝 잡고 있다. 부드러운 꽃 잎이 내 손등 위에 내려 앉은 것처럼, 그렇게, 살며시
“아…. 네! 여자친구 선물이요”
존재하지도 않는 여자친구를 등판시켰다. 없다고 말하기가… 왠지 싫었다.
“포장지 종류가 많거든요. 여자친구가 평소 어떤 색을 좋아하세요? 예쁘게 해드릴게요”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므로 취향이 있을 리 없다. 뭐가 좋을까? 나는 잽싸게 그녀를 한번 위아래로 훑어봤다. 약간 짧은 H라인 치마, 은은한 검정색 스타킹, 딱 붙는 흰색 목폴라, 굉장히 심플한 목걸이
“색은 잘 모르겠고, 심플한 복장에 포인트로 여성의 라인만 조금 살려주는 것 같아요”
“오! 저랑 취향이 비슷하네요! 잠시만요~ 포장지 금방 들고 올게요”
페라가모 세뇨리나는 그렇게 총총걸음으로 사라졌지만, 나는 왠지 지금까지의 내가 싫어졌다. 이해할 수 없는 감정, 주체할 수 없는 몸의 떨림… 그녀가 나를 얼마나 한심하게 봤을까? 결국 나는 최후의 선택으로 안주머니에서 펜을 꺼내며
『당신도 잘 어울리네요』 라는 포스트잇을 남기고 도망쳤다. 물론 조금 넉넉한 현금과 함께.
그렇게 난,
세상에서 가장 찌질한 남자가 되었다.
결론
디저트 카페의 맛있는 와플 같은 부드럽고 달콤한 꽃, 과일 향기가 나기 때문에 여성 사용자의 호불호는 분명히 갈릴 것 같다. 왜냐면 이렇게 달콤한 향기 싫어하는 분들이 꽤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페라가모 세뇨리나가 의외로 주변 피드백이 굉장히 좋다. 남자는 물론이고 여자한테도 긍정적이다. 아무래도 크림같이 부드럽게 펼쳐지는 예쁜 향기가 코에 잘 전달되나 보다. 비슷한 계통으로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이 생각나는데, 그것보단 훨씬 더 은은하고 사용하기가 편하게 나왔다. 그러니까 조말론 피오니 보다 훨씬 더 파우더리함이 적다.
평소 존갈리아노 팔레즈 시리즈 같은 걸 좋아하셨던 분들은 꼭 시향해 보시길-!
페라가모 세뇨리나 요약
연령
20대 초중반 ~ 30대 후반
성별
여성적(편안한듯 어려운, 단아한듯 섹시한, 부드럽고 달콤한)
계절
봄, 가을 겨울
지속력
★★★★(4.0/5.0)
질감
생크림을 살짝 바른 듯한 레드커런트의 달콤함이
예쁜 작약꽃과 어울려 포근하고 부드럽게 번짐
네이버 이웃추가해서 새글 편하게 알림받기
당신만의 향기를 찾아드립니다
글이 좋았다면 공감♡(하트)를 눌러주세요~
하루 운이 트이실 겁니다 :D
'여자향수 > Swee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뷰] 빅토리아시크릿 러브스펠 : 팡팡- 포도맛 풍선껌 (52) | 2016.08.22 |
---|---|
[리뷰] 프라다 캔디 플로럴 : 꽃잎을 넣은 달콤한 칵테일 (54) | 2016.03.30 |
[리뷰] 베라왕 비쥬얼드 : 소프트한 달콤함, 산뜻한 섹시함 (48) | 2016.02.21 |
[리뷰] 빅터앤롤프 플라워밤 : 유혹하는 달콤함 (44) | 2015.11.22 |
[여자향수] 아장 프로보카퇴르 파탈핑크 솔직후기 (33) | 2015.10.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