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리뷰] 마크제이콥스 레인 : 소나기가 지나간 정원

366일 2016. 4. 10. 02:31

향기를 담은 리뷰

 

마크제이콥스 스플래쉬 레인

Marc Jacobs Rain Splash 2016 for women and men



<퍼퓸그라피에 마크제이콥스 레인 한정수량 입고 완료>


 

한정판 마크제이콥스 향수, 마크제이콥스 레인을 소개해드리게 되었다. 향수에 조금만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이 향수가 지난 몇 년 동안 향테크라는 말을 탄생시킨 주인공이란 것을 잘 알고 계실 것이다. 왜냐고?

 

단종 향수인데

찾는 사람이 너무 많아

 

하지만 희소식-! 마크제이콥스 스플래쉬 라인, 즉 마크제이콥스 레인이 최근에 다시 한정판으로 출시가 되었다. 정말 행복한 소식이지 않은가? 하지만 좋아하긴 이르다.

 

공식루트의 판매처는 거의 품절이라 구할 수가 없다…. ㅋㅋ

 

 

 

도대체 마크제이콥스 레인의 향기가 어떻길래?

 

 

 

마크제이콥스 레인의 향기


탑 노트 ㅣ 젖은잔디, 산딸기, 클레멘타인

미들 노트 ㅣ 워터노트, 패션플라워, 화이트 오키드

베이스 노트 ㅣ 앰버, 머스크, 모스(이끼)

 

 

 

 

마크제이콥스 레인 TOP/MIDDLE NOTE

『상큼한 라임껍질 + 네잎클로버 + 들판 + 세차게 내리는 비 + 튀어오르는 빗물 +

 


마크제이콥스 레인의 첫 향기는 뭐랄까비 냄새가 날 거란 예상을 깨고, 굉장히 시원하고 청량한 라임껍질 + 오이 냄새가 난다. 정확히는 오이의 촉촉한 식감에서 비린내를 싹- 제거하고, 거기다가 라임을 섞은 은근히 프루티한 향기다. 그래서 이름은 마크제이콥스 레인이지만, 실제로는 빗물이 라임껍질에 맞고 나에게 튄 것 같은 느낌이 더 강하다. 그리고 시간이 조금씩 지나면서 프루티함은 약해지고, 물안개가 끼어 있는 산 들판에 피어 있는 네잎 클로버 같은 향기가 난다.

 

 

 

 

마크제이콥스 레인 MIDDLE/BASE NOTE

『물안개 + 라임껍질 + 빗물 먹은 꽃잎 + 이슬 올린 풀잎』

 

시간이 더 지난 마크제이콥스 레인은 향기가 더 뿌연~ 형태의 물안개처럼 변한다. 촉촉하고 시원한 수분감은 분명히 있는데, 이게 막 물이 생각나진 않는 특이한 밸런스다. 예를들면

 

소나기가 그친 후 물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는 숲 속에서, 햇빛이 막 뜨려고 할 찰나의 신선한 공기를 크게 들이마시는 듯한 향기다.

 

뭔가 구름을 손으로 훑고 올 때 느껴질 것만 같은 첨벙거리는 질감이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수분감이 이 아니라 풀 위의 이슬, 공기중의 물안개, 빗물 먹은 꽃잎가 생각나는 시원한 형태로 퍼진다. 향기의 온도는 꽤 시원한데, 수도꼭지를 중간과 찬물 그 사이에 놓은 듯한 온도다. 이 정도면 꽤 시원하지 않은가? 그리고 계속해서 정체를 알 수 없는 프루티함도 느껴진다. 뭔가 청아한 난초가 피어 있는 라임껍질? 살구? 같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약간의 프루티한 향기.



 




 

 

마크제이콥스 레인



쏴아아아아-

시원하게 소나기가 지나간 정원









 

쏴아아아아아-

 

땅이 부서져라 쏟아지는 소나기. 소리만으로도 - 뻗은 빗줄기가 저절로 눈앞에 그려진다. 고개를 돌린 창 밖에는 짙은 물안개가 끼어 있는 정원이 있다. 툭 치면 끊어질 것 같은 풀잎들이 빗줄기에 고꾸라졌다 일어섰다를 반복한다. 피하지도 못하고 묵묵히 견디는 저 모습들을 보니 괜히 마음이 짠하다.

 

나보다 낫네

 

뭔가 기특한 마음이 스멀스멀 올라올 때쯤 잔잔해진 빗소리. 의아한 마음에 고개를 들자 작은 창틈 사이를 뚫고 햇빛이 가득 들어오고 있다. '나가볼까?' 라는 설레는 마음으로 조심히 연 대문 밖에는

 

….."


한숨을 돌리며 빗물을 털어내는 풀잎과 따사로운 햇살을 등지며 몸을 녹이는 꽃들이 보인다. 그 풍경이 너무 예뻐서, 담고 싶은 마음에 서둘로 바지를 걷어 올려 정원으로 뛰어 나갔다.


첨벙- 첨벙-


내 발걸음을 따라 사방으로 튀어오르는 물웅덩이들- 머리가 쭈뼛설 정도로 시원했지만 기분은 좋았다. 나도 뭔가 이 정원의 일부가 된 것만 같은 착각이 든다. 벅차오르는 마음에 고개를 숙여 아래를 보자 하얀 구름을 담고 있는 물웅덩이가 보인다. 흐르는 구름이 '정말 예쁘다' 라는 생각이 들었을 찰나, 흘러간 구름뒤로 웅덩이를 내려다 보는 내 얼굴이 보인다.


….”


아이같이 해맑은 얼굴.

햇빛에 반사된 반짝거리는 눈망울


"나도 예뻤구나"


마치, 이 정원처럼

 

 

 

 

 

결론


보통 을 주제로 한 향수들은 특유의 물비린내가 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수돗물 냄새 혹은 바닷물 냄새 정도가 대표적이다. 만약 조향사가 저 향기를 싫어한다면 오이의 수분감으로 물 내음을 연출하는 경우도 많고 말이다. 그런데 이런 경우엔 오이 비린내 때문에 호불호가 정말 많이 갈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다행히도 마크제이콥스 레인은 그렇지 않다. 순수하게 물을 연출했다기 보다는, 뭔가 소나기가 정신없이 스쳐 지나간 정원 같은 느낌이 더 강하다. 그러니까 비온 뒤의 풍경이 생각나는 깨끗함+시원함+꽃+물안개 같은 향기라고 할까? 확실히 물을 주제로 한 향수들 중에선 호불호가 덜 갈리는 편일 것 같다.


막 서프라이즈한 향기는 아니지만,

이 정도면 충분히 합격. 은근히 대체할 향수 찾기가 힘들 것 같다. 라는 생각이 든다.



 

 

 

 

마크제이콥스 레인 요약



연령

무관

 

성별

중성적(자연적, 상큼함, 시원함, 촉촉함)

 

계절

, 여름, 가을

 

 

지속력

★★☆(2.5/5.0)

 

 

질감

소나기가 그친 후, 물안개가 잔뜩 끼어 있는 정원.

조심스럽게 새어 들어오는 밝은 햇빛, 짙푸른 잎들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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