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담은 리뷰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오 트레 프레쉬
Hermes Terre d'Hermes Eau Tres Fraiche for men
<www.basenotes.net>
꽤 오랜만에 에르메스 향수를 소개해드리게 되었다. 그것도 남자향수로-! 14년에 출시되어 아직 인터넷에 정보가 별로 없지만, 벌써부터 해외에서의 반응은 뜨겁다. 주인공은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트레 프레쉬’
사실 향수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트레 프레쉬 라는 이름을 보면 몸을 움찔 하게 되어있다. 왜냐면….
감히 에르메스 향수의 대표작, 떼르 데르메스를 리뉴얼 해서 여름용으로 내놓다니-!
왜, 영화에도 그런 속설 있지 않은가? 원작 넘는 후속작은 없다.
향수도 마찬가지라 보통 이런 경우 폭망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렇지만…!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트레 프레쉬의 향기는 어떨까?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트레 프레쉬의 향기
탑 노트 ㅣ 시트러스, 오렌지, 워터노트
미들 노트 ㅣ 제라늄
베이스 노트 ㅣ 우디노트, 파츌리, 시더우드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트레 프레쉬 TOP/MIDDLE NOTE
『오렌지 껍질 + 아쿠아 + 오렌지 꼭지의 잎 + 흰티에 마이』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트레 프레쉬의 첫 향기는 ‘오렌지 껍질 + 꼭지에 달린 잎 + 수분감’ 으로 요약이 될 것 같다. 졸졸졸 흐르는 깨끗한 개울가에 담겨져 있던 오렌지를 꺼내서, 물이 뚝뚝 흐르는 상태로 껍질을 씹은 그 순간의 향기 같다. 왜 오렌지 껍질을 씹으면 노란 부분 특유의 상큼하면서도 텁텁한 맛 있지 않은가? 딱 그런 향기가 개울 씻긴 듯한 느낌이다. 그렇다고 단순히 '프루티'한 느낌이 드는게 아니라, 전체적으로는 뭔가 은근히 남성적인 느낌의 아쿠아 스러운 향기가 있다. 정말 세련되고 은은한 남자 스킨을 툭툭- 바르고, 흰 티셔츠에 마이를 대충 걸쳐서 현관문을 나선 듯한 느낌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트레 프레쉬 MIDDLE/BASE NOTE
『약간의 우디노트 + 촉촉한 흙 + 아쿠아 + 오렌지 + 단정함 + 단호함』
시간이 지난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트레 프레쉬는 조금더 ‘아쿠아’ 를 표방한 물 향기가 올라온다. 시원한 개울가에서 첨벙대며, 손으로 물길질을 해서 상대방 얼굴로 막흩뿌리는 듯한 시원한 향기다. 다만 오해하시면 안되는게 단순히 ‘물’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개울가에 뿌리 내린 듬직한 나무라고 해야할까....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특유의 흙 + 송진 냄새가 나는 나무향기가 있는데, 그런 느낌도 살짝 섞여 있다. 그러니까 송진이 겉에 덕지 덕지 붙은 고목이, 소나기를 맞고 아직 덜 마른 상태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 주변에는 빗줄기를 견디지 못한 오렌지 들이 잔뜩 떨어져 있는 그런 상태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트레 프레쉬
"여기 봐바"
"본거야"
그는, 그만의
방식이 있다
국제 바리스타 대회에서 1등 출신의 남자,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트레 프레쉬
그는 지금…
츄릅-! 츄르르릅-!
내 앞에서 굉장히 더티한 모습으로 아이스 초코를 흡입하고 있다. 그 누구보다 원두의 깊은 맛을 터치할 수 있는 남자가, 정작 즐겨 먹는 건 아이스 초코라니….
“오빠”
그는 내 부름에, 잠깐 고개를 들었다가 이내 다시 아이스 초코에 집중하며 성의 없게 대답했다.
“왜?”
“30살 먹은 남자가 아이스 초코를 그렇게 먹어~ 품격없이, 게다가 유명한 바리스타면서”
약간은 시비조의, 기분이 상할 수도 있는 내 물음에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트레 프레쉬는 그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정말 어디 내놔도 꿇리지 않을 굉장히 깔끔한 인상. 조각 같은 이미지는 아니지만 그에게는 경쾌하고 개운한 굳건함이 있다. 배신하지 않을 것 같은, 그런 느낌
“이 여자가 아이스 초코의 참맛을 모르네, 단 맛을 아는 자가 진정한 혀르가즘에 도달할 수 있는 법이지”
“변태….”
그는 내 말에 엄지 손가락을 척- 들더니 내게 몸을 기울이며 속삭였다.
“오늘 들은 말 중에, 최고로 기분 좋다”
날아갈 듯한 표정을 짓는 그의 과장된 모습이, 사실은 나를 위한 배려라는 것을, 나는 잘 알고 있다.
“고마워 진짜”
슬플 때, 같이 울어주고
기쁠 때, 같이 웃어주고
힘들 때, 같이 있어줘서
아무 말 없이 나를 보는 그의 눈동자에- 갑자기 울려고 하는 내 모습이 비쳐 보인다. 아빠가 돌아가신 지 얼마 안돼서 그런지, 요즘 부쩍 자주 우울해져서 그래... 갑자기 복받쳐 오르는 감정을 누르려고 끅끅 대대 있는데,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트레 프레쉬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커피 먹을래? 아메리카노로”
“그거 써. 맛 없어”
“잘 만든 아메리카노는 사실 달아, 삶도 그렇대”
든든히 뿌리내린 고목처럼, 단단히 나를 응시하는 그의 눈빛
“너도 그렇게 될 거야, 난 알아"
결론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와 뿌리는 같지만, 꽃과 열매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산뜻하게 시작하는 오렌지 껍질의 향기와, 빗 물을 머금은 흙의 조화가 원작과는 유사한 듯 하면서도 굉장히 다른,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해외 유명 사이트에서는 유사 향수로 원작인 떼르 데르메스를 꼽았는데, 개인적으로는
조르지오 아르마니 아쿠아디지오 + 에르메스 보야지 데르메스
이렇게 2개를 합친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어떤 느낌인지 조금 감이 오시는가? 물론 홍차 향은 전혀 안나지만...
주변 반응은 좋기도 하고~ 약간 호불호가 갈리기도 하는 것 같다.
여성분들은 20대 중반 넘어갈수록 좋아하시는 것 같고,
남성분들은 특유의 ‘아쿠아’ 향기 때문에 취향 따라서 호불호가 조금 갈렸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산뜻하면서도, 단정함을 잃지 않는 것 같아서
산뜻하면서도 ‘남자다움’을 갖고 싶은 여러 남성분들에게, 꽤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에르메스 떼르 데르메스 트레 프레쉬 요약
연령
20대 중반 ~ 무관
성별
남성적
계절
봄, 여름
지속력
★★★☆
질감
소나기가 내린 뒤, 오렌지 껍질이 나뒹구는 산 속에서
약간은 촉촉해진 흙을 살며시 뚫고 올라온 가느다란 나무 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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