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수/Chic

[리뷰] CK ONE 레드 포 힘 : 머쓱하게 섹시한 달콤함

366일 2016. 8. 16. 00:25

향기를 담은 리뷰

 

캘빈클라인 Ck one 레드

Calvin Klein CK One Red Edition for Him for men

 

 



오랜만에 가성비가 상당히 좋은 남자 향수를 들고 왔다. 주인공은 CK ONE 레드 포힘. 올리브영에 떡 하니 자리잡고 있지만 아는 사람이 은근히 없다. 사실 나 조차도 향기는 잘 몰랐으니... 알게 된 계기는 몇달 전에 CK ONE 레드로 사연을 적어주신 여러명의 여성 독자님 덕분이다. 남자친구가 쓰는 향수인데 정말 너무 좋다며... 근데 아는 사람이 없다며... 꼭 소개 부탁한다며....ㅋㅋ 

재밌는건 서로 다른 사연의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묘사된 남자친구의 모습이 공통점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너무 재밌었다. 이 자리를 빌어 좋은 향수 알려주셔서 감사하단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감사합니다.


2014년에 런칭한 CK ONE RED 포 힘의 향기는 어떨까?



 

Ck one 레드의 향기



탑 노트 ㅣ 페어, 알데하이드, 블랙페퍼

미들 노트 ㅣ 스웨이드, 바닐라, 진저

베이스 노트 ㅣ 베티버, 통카빈, 머스크

 



 

Ck one 레드 TOP/MIDDLE NOTE

『시원한 깔끔함과 부드러운 달콤함의 이중성』

 

Ck one 레드를 뿌리면 시원한 배를 아삭- 하고 물어낸 듯한 투명함이 지나가면서, 곧 바로 바닐라의 달콤함을 닮은 부드러운 나무향기가 올라온다. 시원한 깔끔함과 부드러운 달콤함이라는 이중성이 정말 잘 섞여 있다.  멋진 카페에 갔는데 거기 남자 직원이 굉장히 깔끔한 인상으로 나를 보면서 싱긋 웃으면서 친절하게 주문을 받아줄 때 날 것 같은 향기다. 다시 돌아와서 달콤함을 살펴보면 바닐라 향이 나는 나무로 커피 원두를 갈아 낸 것 같은 느낌이다. 아니면 바닐라 향이 나는 나무 껍질로 차를 우려내서 그 위에 페퍼를 살짝 뿌려줬다고 해도 좋겠다. 어쨌든 전체적으로 굉장히 깔끔하게 달콤하다. 공식 노트에 보면 가 주요 성분으로 나와있는데, 배 향기의 달콤함은 피부의 ‘촉촉함에 따라서 차이가 많이 나는 것 같다

 

 

 

Ck one 레드 MIDDLE/BASE NOTE

『거칠고 서툰 달콤함과 한없이 자상한 머스크』

시간이 지난 Ck one 레드는 굉장히 무심한 듯 자상한 CK BE 를 닮은 머스크 향기가 난다. 그러니까 무심한 듯 그윽~ 하게 올라오는 우디노트의 감미로운 향기 위로 따뜻한 마음이 전달되는 부드러운 달콤함이 감싸고 돈다. 어떤 특정 노트가 도드라지진 않지만, 모두가 정직하게 자신의 역할을 하며 전체를 빛내주는 느낌. 그래서 그런지 엄청 깔끔하고 무심한 듯 하면서도, 굉장히 남자답고 자상한 이중적인 느낌이 같이 있다.

 

 






Ck one RED


머쓱하지만

진실된 고백






 

생각보다 길어진 자리, 술 기운으로 세상이 조금씩 아름다워지는 순간

친구가 내게 물었다.

 

, Ck one 레드 어디가 좋아서 사귄거야? 외모도 네 이상형이랑은 거리가 멀잖아

 

음 글쎄….”

 

다시 한번 내 남자친구 Ck one 레드를 머릿속에 그려본다. 남자답지만, 그렇게 로맨틱한 면은 없다. 말재주가 좋은 것도 아니지만, 진심은 늘 담아준다. 스타일이 뛰어 나진 않지만, 무심한 듯 자기 나름대로 신경 쓴 티는 난다. 늦은 밤 공원에서 내게 했던 고백 멘트가 멋있진 않았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가끔 생각나긴 한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다가 내뱉은 말

 

그냥

 

그냥?”

 

어이없는 눈빛으로 나를 쳐다보는 친구의 눈빛, 나는 웃으며 천천히 말을 이어 나갔다.

 

“Ck one 레드는 뭐든 다 그냥 이었어

굳이 말로 확인하지 않아도, 비싼 선물 같은 거 없어도

그냥 사랑 자체가 의심되지 않는 사람

 

두리뭉실한 설명에 친구는 뭐가 성에 차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지만, “뭔지 알 것 같아라며 맞장구는 쳐줬다. , 그러니까 갑자기 생각나네

 

지금 생각해도 웃긴다. Ck one 레드가 맨 처음에 뭐라면서 고백했는지 알아?”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내게 몸을 기울이는 친구를 보며, 나는 3년 전 그날, 지금도 문득 생각나는 그날 밤을 머릿속에 그리며 말했다.

 

“나라면, 결혼까지 쭉 갈 수 있을 것 같았대

이벤트 같은거 없이도, 비싼 반지가 없어도

그래도 쭉 평생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았대

 

"뭐야 그럼 호구아냐~? 드라마 찍냐?" 라는 친구의 오두방정을 잠시 뒤로하고, 눈을 감으며 떠올린 그날 밤


CK ONE 레드 포힘은 쑥쓰러운 듯 머리를 긁적이다,

괜히 멀찍히 앞서 걸었다.

나도 무안해져서 말 없이 쫄래쫄래 쫓아가다 들린 그의 중얼거림


"넌 진짜야 진짜,  와... 진짜야"



 


결론


잘 만들었다. CK ONE + CK BE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아마도 다른 CK 향수들이 워낙 유명해서 묻힌 것 같기도 하다. 이름도 RED 라는게 조금 유치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남자 스킨냄새 없이 깔끔한 달콤함을 아주 무심한듯 자상하게 연출을 잘 해냈다. 여자친구를 꽉 안아주는 느낌보다는, 한 발자국 옆에 떨어진 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깍지 낀 손을 잡으며 집으로 데려다주는 느낌이라고 할까? 많은 여성독자님이 남자친구가 썼던 향수라며 내게 Ck one 레드을 강추해주신 이유가 이해가 된다.

페라리 라이트 에센스나 ck one 같은 청량한 향기를 쓰다가, 조금 더 달콤하면서도 은은하게 남자다움을 어필하고 싶은 분들에게 강추!

 

 




Ck one 레드 요약


[연령]

10대 후반 – 30대 중반

 

[성별]

남성적(진실된, 섹시한, 거친, 깔끔한)

 

[계절]

, 가을, 겨울


[
지속력]

★★★(3.0/5.0)

 

[질감]

회색티 같은 캐쥬얼한 통카빈의 달콤함과

깔끔한 우디노트와 자상한 머스크의 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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