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를 담은 리뷰
크리드 버진아일랜드 워터
Virgin Island Water Creed for women and men
크리드 향수 8탄,
블로그 유입, 블로그내 검색에 ‘크리드’ 라는 키워드가 많은 걸 보고 놀랐다. 독자님들이 크리드 향수에 관심이 되게 많았었구나...! 내가 더 도와드려야지~ 라는 마음으로 준비한 향수, 크리드 버진아일랜드 워터. 사실 크리드 향수 중에서는 덜 알려진 편에 속하는데, 꽂힌 분들은 이것만 쓸 정도로 매니아 층이 은근히 있는 편이다. 크리드 향수 중에서 성별 상관없이 공용으로 사용하기 좋은 향수니까, 평소 이런 류의 향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 보시면 더 좋을 것 같다.
크리드 버진아일랜드 워터의 향기는 어떨까?
크리드 버진아일랜드 워터 의 향기
탑 노트 ㅣ 라임, 코코넛, 시칠리안 만다린, 화이트 베르가못
미들 노트 ㅣ 진저, 인디안 재스민, 히비스커스, 일랑일랑
베이스 노트 ㅣ 머스크, 각설탕, 화이트럼
크리드 버진아일랜드 워터 TOP/MIDDLE NOTE
『몰디브 바다 + 라임 + 오렌지 + 레몬사탕 + 밀키스 + 시원함』
크리드 버진아일랜드 워터의 첫 향기는 오렌지 껍질을 이빨로 깨문 듯한 상큼함이 바로 퍼진다. 순수한 오렌지는 아니고 레몬 사탕의 느낌이 섞인 향기로 생각하시면 편할 것 같다. 예를 들면 몰디브의 푸른 해변에 잠깐 담갔다가 꺼낸 오렌지와 라임의 향연이라고 할까?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레몬 사탕 한 알을 입 안에 넣고 혀로 굴린 듯한 달콤함도 느껴진다. 막 달진 않고, 은근히~ 달콤한 그런 사탕. 어쨌든 전체적으로 휴양지에 와 있는 듯한 기분이 드는 맑고 상큼한 향기가 가득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서 크리드 버진아일랜드 워터 특유의 밀키한 질감이 올라오는데 이게 되게 신기하다. 혹시 밀키스라는 음료수 아시는가? 거기에 레몬사탕을 퐁당- 담갔을때 쏴아악- 하면서 올라오는 하얀 탄산거품 같다
크리드 버진아일랜드 워터 MIDDLE/BASE NOTE
『럼주 + 밀키스 + 코코넛 + 머스크 + 입에 묻은 라떼 』
시간이 지난 크리드 버진아일랜드 워터는 조금 더 부드러운 밀키스의 향기가 난다. 더 정확히는 고급 럼주를 만들었는데, 그 재료가 밀키스인 느낌이다. 럼주 특유의 꽉 차는 진한 느낌과 밀키스 특유의 우유거품이 절묘하게 섞인 맛이다. 게다가 코코넛 특유의 부드러운 질감이 잘 녹아 있어서, 크리드 버진아일랜드 워터의 달콤함은 뭔가 바닐라 라떼 같다. 바닐라 라떼를 먹은 후, 입가에 묻어 있는 거품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재밌는건 머스크 덕분에 전체적인 향기의 온도가 ‘살 내음’을 닮았는데, 라떼의 거품 같은 달콤함이 뭔가 피부에 잔잔히 스며드는 듯한 모습을 보여줘서 부담스럽지가 않다. 비누냄새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되게 살 냄새인척할 수 있는 그런 신기한 밸런스라고 할까? 다만 럼주 특유의 진한 느낌은 계속 유지된다.
크리드 버진아일랜드 워터
용기내서 보낸 메시지
우리 사귀자
카톡에서 사라진 숫자 1,
그녀는 메시지를 읽은 듯 했지만, 답장은 오지 않았다.
함께 한 저녁, 같이 본 영화, 설레는 맘으로 잡은 손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크오오-!” 짐승처럼 하루 내내 울부짖던 나는, 그대로 떠났다. 어디로? 신혼여행지의 메카라 불리는 크리드 버진아일랜드 워터 해변으로
“와아아~”
이 곳은 정말이지 신비로운 곳이다. 바닥까지 비치는 에메랄드색의 바다는 감히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없었고, 아크릴 물감을 그대로 부어버린 듯한 짙푸른 하늘은 마치 내 머리에 닿을 듯, 그런 곳에 떠 있었다. 숨막히는 아름다움에 나도 모르게 높이 뻗은 손
“음…”
손 끝에 닿을 듯 말 듯한 하늘을 보니, 순간 내 연락을 씹은 그녀의 얼굴이 겹쳐 보였다. 제길, 왜 갑자기 네 생각이 나냐, 큰 돈 들여서 여기까지 놀러왔구만…. 우울한 마음을 이기지 못하고 정처 없이 걷기 시작한 해변. 발이 닿는 곳 마다 커플들은 사랑의 속삭임을 나누고 있었고, 영화 같은 그 장면들은 비수가 되어 내 심장에 꽂혔다. 이래서 신혼여행지로 크리드 버진아일랜드 워터, 크리드 버진아일랜드 워터 하는구나…
“그렇구나, 내 장소선택이 좀 미스였네….”
다시 한번 “크오오-!” 라는 짐승 같은 울음소리를 내며 정신없이 뛰는 해변은 야속하리 만큼 아름다웠다. 따뜻한 햇빛에 땀이 날라치면, 저 멀리 해변에서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식혀주는 절묘한 온도. 이것은 가히 ‘달콤한 더위와 시원한 바람의 기막힌 밀당’ 이라 할 수 있겠다.
“아… 바람이랑 햇빛도 이렇게 밀당을 하는데… 나는 좋다고 내 마음을 주구장창 표현했으니…”
다시 한번 “크오오” 라는 울부짖음과 함께 정신없이 해변을 달렸다. 숨이 턱 끝까지 차 올라 더 이상 걸을 여력도 없을 때, 저 멀리서 우유색의 코코넛 음료를 파시는 분이 보였다. 반가운 마음에 한 달음에 달려가 하얀색 코코넛 음료를 사들고 나는 외쳤다
“원 샷- 내게 밀당 따윈 없다”
그런데 이게 왠걸? 계속 먹고 싶게 달콤한 듯 하면서도, 세 모금만 먹으면 쉬고 싶은 당도
“한낱 음료수도 내게 밀당을 하는구나…”
그냥 죽는게 낫겠다 싶은 순간, 핸드폰에 와 있는 부재중 음성 하나- '짜증나게 이건 뭐야' 라는 생각으로 열어본 음성사서함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들렸다.
“카톡으로 고백하는 남자가 어딨어, ...만나서 해줘”
요약
크리드 향수 중에서 가장 편안하면서도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 같다. 코코넛 향수로 많이 알려져 있긴 한데, 실제로 코코넛의 느낌은 별로 없다. 럼주에 부은 밀키스 라는 표현이 적당할 듯!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산뜻한 느낌이 있어서, 성별 관계 없이, 계절 상관없이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용자의 호불호는 약간 갈리는 편이므로 시향은 꼭 권해주고 싶다. 평소에 약간 편안한 듯, 고급스러운 느낌의 분들이 사용하면 좋을 듯!
크리드 버진아일랜드 워터 결론
연령
20대 초반 – 무관
성별
중성적(따뜻한 휴양지, 밀키스의 거품, 바닐라 라떼의 달콤함)
계절
사계절
지속력
★★★★(4.0/5.0)
질감
휴양지의 따뜻한 햇살 아래 누워서
밀키스로 만든 럼주를 한 모금 먹고, 입에 묻은 거품을 핥는 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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