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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향수]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 : 순백의 드레스, 사파이어 같은 눈망울

366일 2018. 6. 21. 16:57

향기나는 리뷰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

Luciano Soprani Donna

 

 

 

 

 

바야흐로 니치 향수 열풍이다. 그렇지만 가끔은 과거에 썼던 패션 향수의 추억을 그리워하시는 분들도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는 정말 많은 분들이 그리워 하셨던 향수,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를 들고왔다.

 

사실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는 예전에(5년 전쯤) ’비누향수컨셉으로 인기가 굉장히 많았던 제품이다. 엄청난 베스트 셀러 제품이어서 길에서 이 향수 냄새가 나면 돈나다!’ 라고 말하는 분도 많았는데, 2015년부터 갑자기 단종이 되버렸다. 개인적으로도 예전 학원 친구가 즐겨 썼던 향수 였어서 단종이 너무 아쉬웠는데, 맙소사.

 

최근에 총판 과장님과 미팅 중, 이 향수가 한달 전에 다시 풀렸다는 소식을 듣고 ㅠㅠ

잽싸게 구매해버렸다. 현재는 온라인 유통을 막아 놨다고 하는데, 블로그 독자님들에게는 판매해도 된다고 허락을 받았다. 넘나 신나는 것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의 향기는 어떨까?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의 향기



탑 노트 ㅣ 암브레트 씨드만다린오렌지베르가못피치 

미들 노트 ㅣ 재스민 삼박, 로즈, 피오니, 오리스, 플럼

베이스 노트 ㅣ 샌달우드, 앰버, 바닐라, 콕테일, 머스크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 탑-미들 노트

『되게 세련된 헤어 디자이너가 사용할 때 날 것 같은 꽃 + 헤어제품 향기』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의 첫 향기는 뭔가 되게 세련되고 매장에서 제일 잘 나가는 헤어 디자이너가 뿌려줄 것만 같은 백합꽃 헤어 스프레이 향기가 난다. 그렇다고 마냥 헤어 제품의 느낌은 아니고, 되게 세련되고 볼륨 넘치는 느낌의 탱글거리는 백합색 꽃과 아이보리색 비누가 절묘하게 하모리를 이루는 향기인 것 같다. 머리에 볼륨을 잔뜩 줄 수 있을 것 같은 탱글하고 시원달콤한 느낌의 백합 꽃 + (스프레이) 향기가, 괜히 프로페셔널한 자세로 내 머리를 만지며 각을 재는 예쁜 여자 디자이너 선생님에게 날 법한 느낌이라는 생각이 든다. 미용실에서 잘나가는 헤어 디자이너 선생님을 볼 때 느껴지는 특유의 포스와 향기…? 뭔가 엄청 잘 꾸미시는 분들이 자기만 몰래 쓰는 향기 좋은 헤어 제품 향기. 결국 나는 가만히 눈을 감고 킁킁대다가 예쁜 향기에 심취해  물어보게 되는 것이다. “선생님 이거 제품 이름이 뭐예요? 냄새가 너무 좋네요그러면 헤어 디자이너 선생님은 자신감 넘치는 웃음으로 이거 비싼 거예요, 발라 드릴까요?” 라면서 전문가의 손길로 내 머리 이곳 저곳에 과하지 않게 헤어에센스를 살짝 발라줄 때 다시 한번 기분 좋게 풍기는 것 같은 백합 꽃 향기.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 미들-베이스 노트

『길을 가다가 스쳐 지나간 내 옆의 누군가의 향기가 좋아서 돌아본 비누+샴푸향기』

 

시간이 지난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는 훨씬 더 비누 잔향이 난다. 초반에 상큼함을 빙자하여 났던 헤어 제품 그 특유의 뉘앙스는 거의 없어진다. (아마 과일과 꽃이 섞인 달콤한 향기 때문에 그랬던 듯) 지금은 오히려 머리가 개운해지는 백합 향기 샴푸로 꼼꼼히 샤워한 후, 신나서 야외 이곳 저곳을 다니다가 약간은 그 청결한 향기가 공기 중에 날아갔을 때 남아 있는 잔잔한 향기 같다. 온몸 구석구석 뽀송하게 남은 기분 좋은 향기, 다시 말하면 뒤를 돌아보게 만드는특유의 느낌이 있다. 예를 들면 대로변의 횡단보도를 빠른 걸음으로 지나가는데, 그 옆을 미처 볼 겨를도 없이 스쳐 지나간 어떤 여성에게 순간적으로 났던 특유의 샴푸 + 여자 향기같은 느낌? 보통의 비누향기는 편안함에 초점을 맞췄다면,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는 달콤한 꽃 향기 때문에 어느정도 유혹의 느낌을 갖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

 

우러나오는

매력

 

 

 

 

 

3년이란 시간은 짧을까, 길까? 사람에 따라서 많이 다를 것 같다. 하지만 지금 길에서 우연히 마주친, 예전과 머리부터 발끝까지 달라진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를 보고 있자면 그 시간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세상에너 진짜 오랜만이다?”

 

뭐야~ 그 하나도 반갑지 않은 말투는? 실망이야

 

자심감 있게 받아 치는 센스마저 3년전과 달랐다. 그전에는 마냥 쾌활하고 붙임성 좋은 여대생의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너무나 성숙한. 소위 말해 어른 티가 확 나고 있었다.

 

세상에너 목소리도 많이 바뀐 것 같아. 지금은 약간아나운서톤?”

 

오올~ 어떻게 알았지? 나 최근에 아나운서 합격했거든

 

소리가 절로 났다. 아나운서가 됐다는 사실보단, 발성부터 발음까지 완전히 바꿔버린 피땀 흘린 노력이 절실히 느껴져서 그게 더 소름 돋았다. 동기 중에서 가장 목소리 톤이 높기로 유명했던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인데지금은 사내 행사를 통째로 진행할 법한 아나운서 특유의 또박또박한 말투를 갖고 있었다.

 

세상에상상도 못했던 직업이다. 그러고 보니까 너 스타일도 되게 어른스럽게 바뀐 것 같아

 

분명히 3년전에는 바지에 목 늘어난 티셔츠 반복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구두에다가 여성스러운 라인의 원피스라니그때는 이런 스타일만 보면 몸서리 치던 친구였는데

 

하하그때는 솔직히 내가 너무 어렸고, 지금은 상황에 맞게 입으려고 노력하는거지 뭐

 

그때도 26이면 마냥 어린 나이는 아니거든요라는 괜한 장난을 치려다가, 간신히 참았다. 이런 류의 농담은 이제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고 느껴서 말이다. 그냥 왠지, 이제는 이 사람이 조금 어렵고 부담스러워진 것 같았다.

 

근데 향수는 똑같은거 쓰나보다? 너가 맨날 썸남 만나러 가기전에 화장실서 몰래 뿌렸던 그거

 

그러자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가 내 어깨를 퍽퍽 치면서 세상에 무슨 그런 흑역사를 아직도 기억하냐고 얄궂은 미소를 지었다. 근데 그냥 기분 탓일까, 예전에 한창 편할 때의 그 시절 향기를 맡으니까 이제서야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가 조금 편해진 것 같다.

 

그때 너 무슨 소개팅 나가기 전에 남자들 이런 스타일 좋아하냐고, 심쿵룩 맞냐고 나한테 물어보면서 몇 벌씩 갈아 입고…”

 

퍽퍽,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가 다시 한번 옛날 감성으로 내 어깨를 때렸다. 그땐 너무 아프다며 신경질 내곤 했는데, 지금은 그냥 옛날 생각이 나서 반가웠다.

 

"솔직히 지금은 누구라도 너를 좋아할 수 밖에 없겠다.”

 

 

 

결론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가 단종이 되었을 때, 해외 직구로라도 구할 정도로 기웃거렸던 분들이 많았던 향수다. 실제로 사용해보면 주변 반응이 되게 잘 오는 편이며, 기분 좋게 확~ 퍼지는 상큼 달콤한 꽃 향기와 시간 지나면서 잔잔하게 변하는 비누 같은 밸런스가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것 같다

 

게다가 랑방 향수처럼 향기를 맡았을 때 딱 떠오르는 정체성이 굉장히 좋은 편이라서, 5년 전에는 길에서 이 향수 맡으면 사람들이 정말로 돈나다!’ 라고 말하곤 했었으니- 호불호에 대한 걱정도 접어도 괜찮을 것 같다. 되게 샴푸 같으면서도 사람 기분 좋게 하는 당당한 우아함이 있다.

 

어찌보면 탑 노트는 헤어제품 특유의 뉘앙스가 있는 것 같은데 (내 경험이 비루한건지), 오히려 그런 부분들이 사람들에게 더 쉽게 다가가는 것 같기도 하고…! 여하튼 많은 분들이 계속해서 찾으시는 건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니치향수 열풍,

가끔은 이렇게 부담 없는 패션 향수도 좋을 것 같다.

다시 출시되어서, 너무 반갑다

 

 

 

 

 

 

루치아노 소프라니 돈나 요약


 

[판매처/정가]

향수 매장 / 62

 

[연령대]

20~ 30

 

[성별, 여성적]

뒤돌아보게 만드는 자신감

사람을 기분 좋게 끌어당기는 섹시함

시스루의 하얀색 블라우스

 

[계절]

사계절

 

[지속력]

★★★☆(3.5/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세르주루텐 끌레 드 머스크 + 세르주루텐 뉘드셀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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