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에스티로더 플레져
Estee Lauder Pleasures Eau de parfum
이번에는 정말 진짜로 유명한 향수 에스티로더 플레져를 들고왔다. 1995년에 출시된 향수인데 2018년인 지금까지도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샤넬 향수나 랑콤 향수 같은 느낌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23년동안 사랑받고 있는 향수라니…! 블로그를 하면서 늘상 말했던
“오랜 시간 사랑받는 향수는 이유가 있다”
라는 문장을 몸소 증명해주는 향수이기도 하다. 에스티로더 플레져는 보통 주변의 누군가에게서 났던 향기가 너무 좋아서 물어 보고, 그 향수를 따
를 몸소 증명해주는 향수이기도 하다. 아마 이 글을 보시는 독자님들 중에서도 에스티로더 플레져를 몇 병 정도는 비워 내신 분들이 있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대학교때 마케팅을 가르치시던 엄청난 미모의 여교수님에게 났던 향수였다. 진로 상담도 열심히 해주셔서 참 고마운 분이었는데, 스승의 날에 한번 찾아 뵙기라도 해야 겠다. 어쨌든 교수님에게서 향수 같으면서도 향수 같지 않은(?) 은은하게 마무리 되는 살랑거리는 느낌의 향기라서 같이 수업듣던 친구들도 엄청나게 냄새 좋다며 칭찬했던 향수이기도 하다.
글로벌 베스트셀러, 에스티로더 플레져의 향기는 어떨까?
에스티로더 플레져의 향기
탑 노트 ㅣ 레드베리, 프리지아, 바이올렛, 핑크페퍼, 튜베로즈, 그린 어코드, 바이올렛 잎
미들 노트 ㅣ 재스민, 라일락, 백합, 로즈, 피오니, 은방울꽃, 제라늄,
베이스 노트 ㅣ 샌달우드, 파츌리, 머스크, 시더우드
에스티로더 플레져 탑-미들 노트
『이슬로 세수를 하고 있는 고요한 아침새벽의 정원, 풋풋한 꽃향기』
에스티로더 플레져의 첫 향기는 뭐랄까… 고요한 아침 새벽- 가든에 온갖 예쁜 꽃들이 서로 잠이 덜 깬 상태로 멍하니 있는데, 그 중 가장 하얗고 밝은 백합꽃 하나가 이슬을 모아서 혼자서 일찍 세수를 하고 있는 듯한 향기가 난다. 혼자서만 이슬로 세수를 하며 피부가 엄청 뽀얗게 변하니까 주변에 있던 다른 꽃들이 “뭐야…! 쟤 지금 이렇게 이른 새벽부터 세수하는거야?” 라면서 갑자기 자기들도 줄기랑 잎사귀등을 모아서 열심히 꽃단장을 하고 있는 총체적인 정원의 향기 향기다
안개 낀 정원에 가득 피어 있는 온갖 화이트 플로럴에 송글송글 맺혀 있는 특유의 선선한 수분감이 이상적이다. 그리고 위의 장면을 보던 정원 관리사가 ‘귀여운 녀석들…’ 이라면서 커다란 손으로 안개를 가르며 꽃 들을 쫙~ 쓸어 내려갈 때- 꽃잎들의 고개가 이리저리 흔들리며 사방으로 터져나가는 물안개도 연상된다. 되게 촉촉하고 예쁜 백합 꽃 향기
에스티로더 플레져 미들-베이스 노트
『촉촉한 백합향기 바디로션을 바른 자취의 머스키 향기』
시간이 지난 에스티로더 플레져는 얇은 칼날로 백합 꽃잎들을 삭삭- 부드럽게 긁어내고 있는 것 같은 머스크 향조가 확실히 더 강해진다. 향기가 파우더리해진다 라는 표현은 조금 어폐가 있는 것 같고, 굉장히 보습력이 좋은 바디로션 정도의 밸런스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어쨌든 깨끗하고 맑은 꽃잎 들로 만든 바디로션을 이리저리 몸에 흡수시킨 사람이 내 옆을 휘리릭- 지나갔을 때 옅게 남는 잔향 같은 부드럽고 예쁜 잔향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향기가 난다고 하기에는 정말 너무 오케스트라스러운 복합적이고 센슈얼한 조향인 것 같다.
에스티로더 플레져
저 소녀가
나의 젊음을 생각나게 해버렸다.
한 소녀(에스티로더 플레져)가 손을 흔들며 택시를 잡고 있었다.
쏟아지는 햇살이 검은머리에 닿아 부서지며 튕겨 올라갔다. 튀어 오른 빛 알갱이들은 사방으로 흩어지며 소녀 앞의 도로에 내려 앉고, 그곳에에 택시 하나가 빛무리를 밟으며 우르릉 지나가버렸다.
소녀는 놓쳐버린 택시를 째려보며 입술을 꽉 깨물었다. 방금 체리를 먹은 것 마냥 선명하고 붉은 입술이었다. 파르르 떨리는 체리빛 입술 사이로 소녀의 분노가 느껴졌다. 일면식도 없는 나의 감정선을 울릴 정도로 에스티로더 플레져의 감정은 한없이 투명해보였다.
나는 왠지 모를 미소가 나와 소녀의 얼굴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로 했다.
잡티 한점 없는 피부의 청초함은 새벽 이슬 같았고, 반짝거리는 눈동자는 밤하늘을 수놓는 별보다 아름다웠다. 도무지 어디 한 구석 예쁘지 않은 곳이 없는 '청춘'
문득, 나의 20대가 스쳐 지나갔다.
결국, 저 소녀가 나의 젊음을 생각나게 해버렸다.
푸른 잔디보다 더 싱그러웠던 첫 사랑의 기억. 이별후에는 당장이라도 세상이 망해버릴 것처럼 펑펑 울던 내가 지나갔다. 쏟아져 내린 눈물은 그대로 소나기가 되어 온몸을 흠뻑 적시다가, 내 옆에 털썩 앉아 ‘괜찮아?’ 라며 같이 비를 맞는 너를 보며 의심의 눈초리를 쏘아대던 내 얼굴도 보였다. 그러다가 짐짓 못이기는 척- 내가 낼 수 있는 모든 용기를 내어 새로운 사랑에 도전했던 모습도 보인다.
감고 있던 눈을 떴다. 아까의 소녀는 보이지 않았다.
나는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다시 한번 눈을 감고, 손목에 이 향수를 뿌렸다.
그때처럼 날 것의 향기는 아니었지만,
다르게 예쁜 향기가 났다.
결론
가장 싱그러운 아름다움의 결정체를 집약 시켜 놓은 것 같은 느낌이 있다. 누군가에겐 에스티로더 플레져가 분명히 인생향수 리스트 중 하나였을 것이고, 새로운 향수를 찾는 어떤 이에게는 또 다른 인생향수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주변반응과 호불호 정도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검증이 되었기 때문에 블라인드 구매를 하더라도 실패확률이 굉장히 낮고, 가격도 크게 부담스럽지 않고 백화점 매장용 향수이기 때문에 선물용으로도 상당히 괜찮을 것 같다.
재밌는 점은 호불호 거의 안갈리는 조말론 대표 향수를 들이밀어도 어머님들이 ‘어우… 나는 향수 냄새 싫다야’ 라고 말씀하시던 분들이, 이상하게 에스티로더 플레져를 들이밀면 ‘은은하게 냄새 좋네~’ 라고 말씀하신다는 것에 있다.
개인적으로는 훨씬 더 복합향조를 가진 에스티로더 플레져가 분명히 진함의 정도는 더한 것 같은데… 어떻게 더 은은하다고 느끼시는지 너무 미스터리해서 공부 중이다. 향수의 세계는 진짜 끝이 없는 듯
아쉬운점은 에스티로더 플레져의 바틀, 구성품의 퀄리티가 조금 떨어진다. 스프레이도 뿌려보면 뭐랄까… 약간 원가절감 친 것 같은 느낌이 ㅋㅋ 그래도 향기만은 좋은 향수다.
에스티로더 플레져는 항상 추천!
에스티로더 플레져 요약
[판매처/정가]
백화점매장 / 7, 9만원
[연령대]
20대초반 – 무관
[성별, 여성적]
싱그러우면서도 포근한 느낌
누군가의 리즈시절
청초하면서도 세련된
[계절]
사계절
[지속력]
★★★(3.0/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에스티로더 플레져 블룸
에스티로더 플레져 인텐스
네이버 이웃추가해서 새글 편하게 알림받기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fr_366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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