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향수/Casual

[남자향수] 프라다 아이리스 세더 : 5성급 호텔 이불향기

366일 2018. 11. 24. 23:03

향기나는 리뷰

 

프라다 레스 인퓨전 디 아이리스 세더

PRADA IRIS CEDRE EAU DE PARFUM

 

 

 

 

 

서울에 첫 눈이 함박 내렸다고 한다. 하지만 모처럼 주말이라고 밀린 잠을 자느라 눈이 오는걸 보지 못해서 조금 슬프긴 하지만…! 대신 요즘 너무 바쁜 일정 속에서 이렇게 블로그 포스팅을 무사히 마치게 되어서 뭔가 뿌듯하긴 하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향수는 평소에 흔히 말하는 남자스킨향기를 극도로 싫어하시는 남성분들이 사용하기 편한 호텔 침구류 비누향수, 프라다 아이리스 세더라는 제품을 들고 왔다. 13년 정도에 프라다 아이리스 인퓨전 드 옴므 EDT로 출시가 되었다가 농도를 오드퍼퓸으로 올리면서 이름을 바꿔 현재의 프라다 아이리스 세더로 리뉴얼 되었다. 예전의 오드뚜왈렛 제품을 좋아하시는 분도 있고, 지금의 오드퍼퓸을 선호하시는 분도 있는 것 같다.

 

프라다의 비누향수는 뭔가 따뜻하고 포근한 것 같으면서도- 그 안에 은근히 날카롭고 지적인 속성이 있는 편이라서 개인의 선호도에 따른 약간의 차이가 생각보다(?) 있다. 음... 호불호가 갈린다는 표현은 적당하지 않은 것 같고, 나름 독자님들이 이상적으로 각각 생각하는 비누향수의 막연한 밸런스가 있을텐데- 그 기준이 어디냐에 따라서 프라다 아이리스 세더의 호불호가 달라진다고 보시면 될 것 같다.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주변 반응은 굉장히 좋은 편이니~

프라다 아이리스 세더의 향기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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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레스 인퓨전 디 아이리스 세더의 향기

 

탑 노트 ㅣ 벤조인, 인센스

미들 노트 ㅣ 네롤리, 알데하이드

베이스 노트 ㅣ 아이리스, 시더우드, 베티버

 

 

 

프라다 레스 인퓨전 디 아이리스 세더 탑 미들 노트

『청소가 막 끝난 5성급 호텔의 새하얀 침구류의 정갈함

 

프라다 아이리스 세더의 첫 향기는 고급 호텔의 하얀 침구류에서 날 것 같은 깨끗하면서도 포근한 느낌의 이불 향기가 난다. 방 청소가 막 끝낸 5성급 호텔에 체크인 한 후, 막 방에 들어갔을 때 우와…!” 라는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뭔가 정갈하고 깨끗이 정돈된 느낌이 연상되는 고결하고 포근한 질감의 비누향인 것 같다. 향수 안정화 상태에 따라서 이 부분의 밸런스가 약간씩 다르게 느껴지니까, 향수를 수령하자 마자 뿌렸을 때 답답하거나 코를 찌르는 느낌이 난다면 사용을 잠시 멈추자. 대신 충분히 펌핑을 많이 해서(10번 정도) 공기가 향수에 충분히 유입되게 한 후 한달 정도 내버려두면 나중에 제대로 성숙한 향기를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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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레스 인퓨전 디 아이리스 세더 미들베이스 노트

『하얀 스웨이드로 만든 카페트 위를 뒹구는 듯한 편안함

 

시간이 지난 프라다 아이리스 세더는 확실히 조금 더 따뜻하고 스모키한 질감이 난다. 초창기에는 깨끗하게 정리 정돈된 호텔 침구류 느낌의 정갈함과 산뜻함이 있었다면, 지금은 반대로 손으로 한번 쓸어보고 싶은 느낌의 스웨이드 혹은 베티버 질감의 따뜻함과 까끌거림이 더 돋보이는 것 같다. 예를 들면 토끼털로 만든 엄청 고급 질감의 새하얀 카페트가 있고- 그 카페트 위를 가장 편한 옷을 입고 뒹굴뒹굴 쓸고 다니는 느낌이라고 할까? 피부에 닿는 감촉이 굉장히 좋은 하얀색 스웨이드 솜에서 은근하게 새어 나오는 베티버 향기 같기도 하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역시 진하고 따뜻하고 뭉근 느낌의 비누향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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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아이리스 세더

몽클한 향기

 

 

 

 

 

 

딱히 나무랄데 없는 외모의 남자였다. 잘생겼다기 보다는 군더더기 없다는 표현이 아무리 생각해도 딱 좋았다. 하얀 와이셔츠에 포근한 질감의 아이보리색 니트가 굉장히 잘 어울려서 더 보기 좋았다. 게다가 살짝 올라간 입꼬리는 괜히 나까지 기분을 들뜨게 만드는 것 같았다. 참 이상한 일이다. 오늘 처음 보는 비즈니스 미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떤 위화감도 들지 않는 것이 말이다.

 

안녕하세요. 그동안 통화만 하다가 이렇게 얼굴을 뵙게 되니까 뭐랄까…”

 

순간 무슨 말을 하실까 긴장이 됐다. 그리고 내가 미처 다음 말을 깊게 생각해보기도 전에 프라다 아이리스 세더가 입을 열었다.

 

더 친해진 것 같고 좋네요. 그죠?”

 

나도 모르게 '그러네요'라고 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딱히 뜨거울 것 없는 차분한 어조였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그의 말은 상대방을 믿게 만드는 뭔가가 있었다. 나도 모르게 이야기를 하다보면 속 깊은 곳까지 다 털어놓게 만들 수 있을 것만 같다고 할까?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지만 계속해서 내 얼굴이 붉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나도 모르게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본다.

 

아차차, 그러면 오늘 저희가 준비한 자료 먼저 보여드리겠습니다.”

 

프라다 아이리스 세더가 테이블 위에 쫙 펼쳐 놓은 프린트를 보고나서야 내 머리도 천천히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이제서야 오늘의 우리는 오직 업무를 위해 만난 지극히 비즈니스적인 관계의 바운더리에 있다는 것을 인지했기 때문이라. 나는 정신을 차리고서 사무적인 말투로 선수를 쳤다.

 

통화로 대략 듣기는 했지만, 조금 더 자세하게 설명해주시면 대표님에게 잘 전달드리겠습니다.”

 

프라다 아이리스 세더는 유쾌한 웃음을 지으며 "대표님이 좋아하셔야 할텐데" 라고 짐짓 긴장을 하더니 (척이라고 느껴진건 나뿐일까?) 순간 진지한 눈빛으로 돌변했다.

 

"보다시피 A라는 상품의 매출은 B가 일반적입니다. 다만 저희가 광고를 A/B 테스를 진행하였는데 전환율이"

 

이 남자, 아까의 편안함은 어디가고 갑자기 워커홀릭으로 돌변했다.

여자친구와의 데이트 마지막 쯤, 급한 전화를 받고서 "일이 바빠서 미안" 이라며 한번 꽉 안아준 다음, 서둘러서 가버릴 것만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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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넉살 좋고 편안한 듯 하면서도 진중한 느낌을 전달하기 좋은 비누향수인 것 같다. 남성적인 부분이 가득하다고 말하긴 힘들지만, 향수 전반적으로 풍겨져 나오는 따뜻함과 지적인 느낌이 각각 개개인의 특성과 섞여서 그 사람만의 매력으로 승화될 것만 같은 느낌이다.

 

게다가 포근하고 깊은 비누향기에 여유롭고 따뜻한 느낌을 전달하기가 상당히 유리하니까 이건 연령대 상관없이- 편안하게 뿌리기 좋은 향수 찾는 남성독자님들 이라면 한번쯤 시향을 권해드리고 싶다.

 

다만, 초반에 언급했듯이 은은한 비누향수에 대한 각자만의 커트라인이 있을텐데- 뭔가 산뜻하고, 상큼한 쪽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고려를 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프라다 아이리스 세더는 지극히 따뜻하고, 포근하고, 크림 같은 느낌의 베티버류 비누향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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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다 레스 인퓨전 디 아이리스 세더 요약

 

[판매처/정가]

백화점 매장 / 17.2만원

 

[연령대]

무관

 

[성별, 중성적(남성권장)]

깨끗이 방 청소된 5성급 호텔에 막 들어간 것 같은 정갈함

포근하고 따뜻함 속에 숨은 날카로움

여유로운 태도로 일관하지만 일처리는 늘 신속하고 깨끗함

 

[계절]

, 가을, 겨울

 

[지속력]

★★★(3.0/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프라다 레스 인퓨전 디 아이리스 + 크리드 오리지널 베티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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