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샤넬 가브리엘
CHANEL PARIS GABRIELLE
샤넬의 가장 신상 플랭커, 샤넬 가브리엘! 작년인가 제작년 겨울쯤에 새롭게 출시가 되었고 그때 한창 핫하게 팝업 스토어도 열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당연히 나도 샤넬의 신상이라니! 이러면서 팝업스토어에 갔었고 굉장히 훈훈한 남직원에 이차로 더 놀랐더랬다. 팝업 스토어의 주 고객이 여성이었구나 라고 다시 깨닫는 순간! 혹시 궁금해 하실 수 있으니 그때 찍어뒀었던 팝업스토어 사진 몇장
<근처에 주택가가 너무 예뻐서 찰칵, 회장님들 사신다고… >
시간이 꽤 많이 지났는데, 샤넬 가브리엘의 시장 안착은 꽤나 성공적인 것 같다. 지금도 계속 주기적으로 마케팅하면서 샤넬 가브리엘이 신상으로서 생명력을 갖고 있음을 어필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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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가브리엘의 향기는 어떨까?
샤넬 가브리엘의 향기
탑 ㅣ 만다린 오렌지, 자몽, 블랙커런트
미들 ㅣ 튜베로즈, 일랑일랑, 재스민, 오렌지블로썸, 핑크페퍼, 은방울꽃, 알데하이드, 배
베이스 ㅣ 샌달우드, 머스크, 캐시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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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가브리엘 탑-미들 노트
『광채를 뚫고 새어나온 산뜻한 오렌지블로썸과 튜베로즈 향기』
샤넬 가브리엘의 첫 향기는 은근히 산뜻하고 아삭거리는 질감의 오렌지 블로썸과 튜베로즈 향기가 난다. 굉장히 여성스러우면서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모노톤을 띄고 있는 우아한 향기다. 정장류의 옷을 깔끔하게 입은 여성이 파우더 뚜껑을 탁- 하고 열었을 때 보이는 아주 곱고 부드러운 파우더 베이스를 살짝 닮은 것 같기도 하다. 혹은 그러한 여성 근처에서 날 것으로 기대되는 복합적인 향기. 재밌는 점은 샤넬 가브리엘의 바틀과 색상에서 주는 무게감이 있는데, 그것에서 기대되는 무게감 보다는 훨씬 산뜻하다는 것이다. 샤넬 넘버5가 묵직하게 포근하고 부드러운 파우더함이 있었고,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이 달콤하면서 성숙한 섹시함을 나타냈다면, 샤넬 가브리엘은 훨씬 더 초가을 느낌으로 선선하고 투명하다. 가볍게 머플러를 걸친 느낌의 산뜻하고 은은한 화이트 플로럴 향기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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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가브리엘 미들-베이스 노트
『파우더의 잔향 같은 차분하고 고급스러운 우아함』
더 재밌는 점은 샤넬 가브리엘은 시간이 지날수록 살결의 부드러운 쓸림이 연상되는 담백한 샌달우드 향기가 더 강하게 올라온다. 처음에는 확실히 산뜻하고 청아한 느낌의 초가을 튜베로즈, 일랑일랑, 오렌지 블로썸 등의 복합적인 화이트 플로럴 향기였다고 한다면- 지금은 그 여성이 외출을 마친 후, 옷걸이에 가볍게 걸어 둔 샤넬 머플러에 베어 있는 담백하고 포근한 화장품의 잔향 같은 느낌이다. 화이트 플로럴 계열의 파우더, 핸드 크림 등의 사용감이 살짝 묻어 있는 머플러 라고 할까? 굉장히 차분하고 우아하게 내려앉기 때문에 다른 블로그들의 리뷰를 보면 ‘햇살, 광채’ 등의 표현이 사용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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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가브리엘
평소와 분위기가 달랐다
“사실 우리의 모든 게 실수투성이었다고 생각해”
우리가 사귀어 왔던 3년, 샤넬 가브리엘은 그 동안 내가 한번도 보지 못했던 우울한 표정을 하고서 말을 계속 이어나갔다.
“가끔 서로에게 상처를 줄 때도 있었지만, 가만보면 그것도 의미 있었겠지”
샤넬 가브리엘은 잠시 숨을 들이쉬며 고개를 들어 천천히 나를 바라봤다. 차분하고 길게 내려앉은 속눈썹 아래로 석양 빛이 반짝거리는 반갈색의 눈동자가 보인다. 3년 동안 항상 너에게 예쁘다고, 아름답다고 수 없이 말해왔던 그 눈빛. 오늘은 뭔가 이상하다.
“무슨 말이 하고 싶은건데?”
나는 갑자기 모든 것이 무서워졌다.
곧 달이 차오를 것 같이 어둡게 내려 앉기 시작한 너의 눈빛도, 스스로에게 의지를 다짐하는 듯한 앙 다문 너의 입술도. 그리고 왠지 모르게 예상되는 그 다음의 말도
“너무 지쳐서… 이제 그만하고 싶어”
그만하고 싶다는 샤넬 가브리엘의 말이, 미처 이별을 준비하지 못한 마음을 비집고서 들어와 나를 송두리째 흔들기 시작했다. 갑자기 이대로 끝낼 순 없다는 생각에 두 팔로 너의 손을 잡으며 “어… 들어봐, 물론 이번에 내가 크게 잘못한 게 맞긴 하지만…” 이라며 수습을 해보려고 했지만
“나 진짜 잡아 달라고 만난 거 아냐, 놓아주려고 온거야”
샤넬 가브리엘이 다시 한번 쐐기를 박았다.
“그래…”
샤넬 가브리엘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급스럽게 떨어진 코트의 밑자락에서 너의 향기가 났다. 늘 고개를 살짝 돌리며 수정 메이크업을 할 때 났던 파우더 향기. 그 동안은 따뜻하고 수줍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유난히 차갑고 엄하게 느껴진다.
그리곤 그제서야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익숙함에 속아 첫 설레임을 잊었던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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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샤넬에 굉장히 많은 여성향수가 출시되었는데, 그동안의 궤도와 차이를 두는 것 같다. 우선 대표 라인만 조금 정리해보면
샤넬 넘버5 라인 : 고전적인, 성숙함, 우아함
샤넬 샹스 라인 : 예쁘고 화사한.
샤넬 코코 라인 : 달콤한, 섹시한. 고혹적인
반대로 이번에 런칭한 샤넬 가브리엘 라인 (분명히 가브리엘이라는 이름으로 뭔가 더 나올 것이라 예상)
:: 현대적인, 모던한, 차분한, 분위기
그 동안 샤넬 넘버5 의 향수가 조금 묵직하다고 느끼셨던 분, 샤넬 샹스 라인은 재스민의 예쁜 향조가 너무 화사하다고 느끼셨던 분, 샤넬 코코마드모아젤은 너무 달콤하다고 느꼈던 분. 그런 분들에게 기름기 쫙 빼고- 훨씬 더 담백하고 모던 하게 나온 샤넬 가브리엘을 추천드리고 싶다. 지금도 굉장히 잘 팔리지만, 앞으로도 한참동안 계속 잘 팔릴 것 같다. 디자인도 고급스럽고 샤넬이란 브랜드가 있으니까 선물용으로도 상당히 의미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샤넬에서 블루 드 샤넬 이후 정말 세련되고 은은한 남자 향수 라인 하나 뽑아주면 정말 좋을 것 같은데…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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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가브리엘 요약
[판매처/정가]
샤넬매장
30ml : 10.9
50ml : 16.1
100ml : 23.2
[연령대]
20대 중반이후
[성별, 여성적]
모던한 분위기
아니다 싶으면 단호하게 끊음
자연스러운 고급스러움
[계절]
봄, 가을, 겨울
[지속력]
★★★☆(3.5/5.0)
[비슷한 느낌의 향수]
토리버치 오드퍼퓸 + 샤넬 넘버5 Le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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