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치향수

[니치/공용] 딥디크 플레르드뽀 : 미세한 숨결이 닿는 체취같은 암브레트 씨드

366일 2019. 2. 10. 23:35

향기나는 리뷰

 

딥디크 플레르드뽀

Diptyque Fleur de Peau Eau De Parfum

 

 

<사진출처 퍼퓸그라피>

 

 

 

 

요즘 딥디크 매장에서 가장 많이 밀고 있는 신상 향수, 딥디크 플레르드뽀를 들고 왔다. 피부의 꽃 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제품이며, 매장에서도 그렇고 인터넷에도 그렇고 살 냄새라는 키워드로 많은 리뷰가 달리는 것 같다. 살 냄새라니…! 항상 눈이 번쩍 뜨이는 주제다. 왜냐하면 한국적 정서로는 은근하고 내츄럴한 느낌의 향기가 훨씬 선호도가 높기 때문이다.

 

실사용자들의 후기를 보면 첫 향기에는 다소 알싸하다고 느끼시는 분도 있는 것 같은데, 잔향에 대해서는 칭찬을 굉장히 많이 해주시는 것 같았다. 나온지 1년 정도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흥행 여부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아직까지는 꽤 성공적으로 안착한 것 같은 딥디크 향수

 

 

딥디크 플레르드뽀의 향기는 어떨까?

 

 

 

 

딥디크 플레르드뽀의 향기

단일 노트 ㅣ 암브레트 씨앗, 암브레트, 피어, 플럼, 아이리스, 머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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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디크 플레르드뽀 탑-미들 노트

『머플러로 감싸고 있는 보온병의 온도 같은 따뜻하고 포근한 암브레트 향기』

 

딥디크 플레르드뽀의 첫 향기는 부드러운 스웨터 안감 같은 포근하고 부드러운 향기가 엄청 소프트하게 퍼진다. 암브레트 씨드 특성상 플럼 특유의 산뜻한 과일 향기가 얼핏 섞여 있기도 한데, 사람의 살결이 연상되는 회색의 목화솜 뭉치 같은 부드럽고 꼬릿하면서 달콤한 암브레트 향기인 것 같다. 누군가는 포근한 살 냄새로 맡을 것 같고, 다른 누군가는 체취가 가미된 느낌의 관능적인 살 냄새라고 느낄 것 같다. 하지만 암브레트 씨앗이 갖고 있는 (히비스커 플라워 추출물) 특성상 막 동물적인 머스크 향조라기 보다는, 아무래도 플로럴 향조 특유의 부드러움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남성이 사용한다면 굉장히 부드러움이 연출될 것 같고, 여성분들도 부담없이 데일리로 사용할 수 있는 정도의 남녀 공용 플로럴 머스크에 가깝다. 전체적인 색감은 회색의 솜뭉치 같은 느낌이 있다. 키엘 오리지널 머스크를 훨씬 더 여성스럽게 만들어 놓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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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디크 플레르드뽀 미들-베이스 노트

『관능적인 느낌의 센슈얼함이 가미된 땀이 송글하게 맺힌 체취의 향기』

 

시간이 지난 딥디크 플레르드뽀는 초반에 분위기를 잡고 있던 오리엔탈스럽고 이국적인 느낌의 쿰쿰함이 상당부분 없어지고, 그 대신 훨씬 더 보습 된 피부에서 날 것만 같은 포근한 향기로 변해가는 것 같다. 깨끗이 씻고 나온 빠득빠득한 피부가 아니라- 두터운 솜 이불에 들어가서 뒹굴뒹굴 땀 날때까지 쉬고 있다가, 이불을 던지며 침대 밖으로 막 나왔을 때 기분 좋은 땀과 섞여 있는 뉘앙스의 따뜻한 체취의 향기다. 그런데 사실상 땀이라는 것이 뭔가 에너지 넘치는 활동을 할 때 생성되는 것이 아닌가? 딱 그만큼 은근히 고급스럽고 세련되게 유혹하는 센슈얼한 분위기를 갖고 있는 향기인 것 같다. 르라보 암브레트가 아기 엉덩이 같은 느낌의 순한 이미지를 지녔던 것과 대조 비교되는 것 같다. 뭔가 고급스럽고 전문직의 사람이 연상되는 그런 그레이 계열의 단단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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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디크 플레르드뽀

상황극

 

 

 

 

 

괜히 커피를 더 마시고 싶어지는 재즈음악이 나오는 카페. 한 여자가 원목 테이블에 앉아 커버가 단단한 검정색 노트를 꺼냈다. 그리곤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하드케이스를 부드럽게 쓰다듬는 것이 마치 피아니스트 같았다. 한껏 우아하면서도 부드러운 분위기

 

지이잉-

 

커피 진동벨이 울리자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냥 일어나는 동작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화보집의 모델처럼 행동 하나하나가 각져있고 고급스러웠다. 그리고는 검정색 구두를 또각 거리며 내 옆을 물 흐르듯 스쳐 지나가는데, 알 수 없는 압력에 나도 모르게 그녀의 자취를 따라 고개를 돌렸다.

 

그녀의 뒤에서 묘한 향기가 났다.

예쁘고 달콤한 과일 향기가 아니라 긴 머리에 가려 있던 가느다란 목선에서 날 것만 같은 은밀함에 가까운 살 내음이었다. 세상에 나면서부터 자연스럽게 스며들고 그녀의 활동 반경이 자연스럽게 스며든 것 같은 상상력을 불러 일으키는 향기. 그 은밀함에 나는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한참을 멍하니 있었다.

 

또각또각-

 

커피를 가지고 돌아온 그녀가 한치의 흐트러짐이 없는 자세로 자리에 앉았다. 다리를 나란히 모으고 팔꿈치를 테이블에 기대지도 않은 단정하고 힘있는 자세였다. 그리고는 딱 봐도 그녀가 가장 아끼고 있는 것 같은 필기구를 꺼내 노트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했다. 딱히 예상하고 있던 것은 아니었지만왠지 그럴 것만 같았던 왼손잡이었다. 재밌는 점은 그녀의 그런 모든 것들이 나는 이상하게 수긍이 갔다.

 

사각사각-

 

옆으로 내려오는 머리를 오른손으로 가볍게 쓸어 넘기며 세상 도도하게 무언가를 그리기 시작했다. 검정색 펜을 가볍게 이리저리 흩트리는 것을 보니 스케치 그림 작업을 하는 것 같았다.

 

나는 묘한 떨림에 고개를 들어 창 밖의 구름을 봤다.

금방 비가 쏟아질 것만 같은 회색의 우중충함이 오늘따라 왠지 더 센치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제서야 보이는 것이다. 하얗고 투명하게 반사되는 유리창 사이로 그녀가 고개를 들어 나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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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무채색의 고급스러움이 스타일링이 잘 어울리는 분들에게 추천드리고 싶은 향수다. 화려하고 통통 튀는 발랄한 성격의 분들에게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단정함이 있다.

살 냄새라는 키워드는 딥디크 플레르드뽀를 담기엔 너무 광범위하다고 느꼈고, 개인적으로는 따뜻한 호흡이 닿는 거리의 체취정도가 더 적당할 것 같단 생각을 했다. 향기의 분위기가 묘한 오리엔탈스러움이 있고, 마냥 순하다고 하기엔 확실히 고급스러운 느낌의 관능미가 있기 때문이다. 근데 이 관능미가 남에게 보이려는 목적보다는 스스로를 다듬는 것 처럼 마무리되는 형국이다.

 

분위기 묘사와 실구매자의 성별을 고려해서, 상황극은 여성으로 설정을 했지만 실제로는 남성분들도 전혀 부담없이 소화 할 수 있는 정도의 공용향수인 것 같다. 평소 키엘 오리지널 머스크 향수에 관심이 많았는데 그게 조금 독하다고 느끼셨던 분들. 또는 바이레도 블랑쉬나 세르주루텐 끌레 드 머스크의 향기가 너무 화이트 톤이라고 느끼셨던 분들에게 그 중간지점을 권해드리고 싶다. 무채색의 편안하고 고급스러운 따뜻함.

 

첫 향기는 다소 오리엔탈 스러운 느낌이 있으나,

보통 딥디크 플레르드뽀의 잔향은 부담없이 살 냄새라면서 좋아하시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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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디크 플레르드뽀 요약

 

[판매처/정가]

딥디크 매장 / 21만원

 

[연령대]

20대 중반 이상

 

[성별, 남여공용]

엄청 고급스럽고 전문직 느낌

평소에도 흐트러짐 없이 단단하고 꼿꼿한

혼자만의 시간에는 한없이 몽상적인

 

[계절]

여름을 제외한 나머지 계절

 

[지속력]

★★★★(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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