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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향수] 끌로에 러브스토리 : 이름만큼 설레이는 향기

366일 2020. 7. 13. 16:06

향기나는 리뷰

 

끌로에 러브스토리

Chloé Love Story Eau de Parfum

 

 

 

이번엔 정말 소개해드리고 싶었던 끌로에의 숨겨진 향수, 끌로에 러브스토리를 들고 왔다. 지금은 단종된 끌로에 러브와는 완전 다른 제품이다. (가끔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으셔서…) 특이한 점은 끌로에 러브스토가 국내에 수입이 안되어서 해외 면세점이나 해외 직구로만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인데 조금 의아하다. 만약 법적이거나 비즈니스 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꼭 수입이 되었으면 좋을 정도로 향기가 좋기 때문에…!

 

왜냐면 평소에 끌로에 향수가 조금 답답하거나 무겁게 느껴지셨던 분들도 이 향수는 훨씬 더 산뜻하고 데일리한 느낌으로 편하게 사용하기 좋을 것 같기 때문이다. 끌로에 러브스토리의 컨셉은 파리의 퐁데자르 예술의 다리에 걸려 있는 연인들의 사랑의 열쇠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얼마나 로맨틱한 장소인지는 사진으로 한번 살펴보도록 하자.

 

 

 

 

끌로에 러브스토리의 향기는 어떨까?

 

 

끌로에 러브스토리의 향기

탑 노트 ㅣ 네롤리, 베르가못, 자몽, 레몬, 배

미들 노트 ㅣ 오렌지 블라썸, 마다카스카 재스민, 로즈, 블랙커런트, 피치

베이스 노트 ㅣ 머스크, 시더우드, 캐시미어 우드, 파츌리

 

 

 

 

끌로에 러브스토리 탑-미들 노트

『설레임이란 이름의 달콤한 네롤리 과즙이 로즈와 재스민 꽃향기에 스며드는 향기』

 

끌로에 러브스토리의 첫 향기는 사랑에 빠져서 설레임이란 과즙으로 가득 익은 배가 주변의 정원에 가득 피어 있는 네롤리와 재스민 꽃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다가 스스로를 녹여가며 적셔지는 듯한 향기가 난다. 굉장히 여리여리한 느낌이랑 산뜻한 밸런스가 골고루 섞여 있는데 이 발랄한 분위기가 기존에 우리가 접했던 끌로에 향수들과는 조금 차이가 확실히 있다. 기존의 끌로에 향수들은 조금 데일리한 우아함에 포근한 샌달우드+로즈 향기가 주축이었다면, 끌로에 러브스토리는 더 상큼하고 청아하면서 아삭한 달콤함이 풋풋하게 퍼지는 기분 좋음이 가득한 향기 같다. 예를 들면 프라하 신혼 여행을 나가면서 그 도시의 추억을 기리기 위해 면세점에서 가장 예쁜 향수를 얼떨결에 샀는데, 어쩌다 보니 10년 정도 사용하게 되었어요…! 라는 후기가 들릴 것 같은 데일리용 플로럴 향수라고 할까?

 

 

 

 

 

 

끌로에 러브스토리 미들-베이스 노트

『하얀 천사가 몰래 과일을 먹다가 신에게 들켜서 도망가는데 정원에 대차게 넘어진 향기』

 

시간이 지난 끌로에 러브스토리는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가 인간계를 구경한다며 레몬, 배, 블랙커런트, 로즈, 재스민 등이 가득 열린 곳에서 몰래 과일을 먹다가 신에게 들켜서(?) 허겁지겁 도망가며 정원에 한번 대차게 넘어졌다가, 먹던 과일도 흘리고 천사의 부드러운 체취도 꽃잎에 묻혀가며 사라져 버린 듯한 포근하고 섬세한 잔향의 향기가 난다. 어딘가 앉았다가 일어난 여성에게서 포근하게 퍼질 법한 오렌지 블로썸의 향기가 끌로에 특유의 머스크함과 잘 어우러져 있는데, 초반에서도 느꼈던 잘 익은 경쾌한 과즙의 설레임이 그 포근함을 예쁘게 섬세하게 두드려주며 마무리 되는 것 같다. 시간이 많이 지날수록 캐시미어 우드의 잔잔하고 담백한 향취가 살결처럼 부드럽게 퍼지며 마무리 된다.

 

 

 

 

 

끌로에 러브스토리

상황극

 

 

 

 

'분명 이성과는 거리가 먼 행동이었다'

 

잘 다니던 회사를 때려치우고 충동적으로 완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그것도 온 산기슭을 돌고 돌아서 가장 늦게 국토를 종주하는 그런 기차를 말이다. 한달이 넘는 나의 충동적 여정 속에서 단 이틀을 같이 있었던 여성의 첫 인상이 너무 강렬하기에, 이 기억과 느낌이 사라지기 전에 이렇게 펜을 든다.

 

“혼자서 왔어요?”

 

“네”

 

은하수보다 더 검은 긴 생머리가 그녀의 고갯짓을 따라 가볍게 찰랑인다. 하얗고 얇은 턱선을 따라 곱게 이어진 목덜미 그리고 그 아래로 아무런 프린팅도 없는 하얀 티셔츠가 유달리 눈에 들어온다. 유난히 하얗던 티셔츠는 그녀의 흑발과 대조되어 더 눈에 띄는 것 같았다.

 

“저 많은 빈자리를 두고서… 굳이 제 옆자리에 좁게 앉은 이유가 있을까요?”

 

“제가 예약한 자리니까요. 비었다고 해서 저 자리가 제 것이 되는 것은 아니잖아요.”

 

야무지게 말을 마친 그녀는 보란 듯이 환하게 웃더니, 순식간에 무표정으로 돌변해 읽던 책을  향해 고개를 깊게 묻었다. 창가를 통해 새어 들어오는 햇살이 그녀의 하얀 턱선을 따라 스쳐지나가며 책에 차례대로 내려 앉는 모습이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신기한 여자네’

 

보통 낯선 남자가 있으면 가까 있기 싫어서라도 멀리 앉는 것이 보통인 것 같은데, 이 여자는 마치 전세를 낸 것 같은 이 기차 안에서도 굳이 불편하게 낯선 사람의 옆자리에 앉아서 옷깃까지 스쳐가며 책을 읽고 있지 않은가. 나는 슬그머니 자리에서 일어나 맞은편으로 이동 후, 도무지 참을 수 없는 호기심에 그녀에게 "왜 굳이 이 완행 기차를 타게 되었는지" 물어보았다.

 

“보던 책을 마저 다 읽으려고요. 끊임없이 이어지는 새로운 풍경만큼 제 마음이 열리는 곳은 없거든요. 예쁜 문장이 제일 잘 보이는 최애 장소에요”

 

'특이하게 예쁜 여자군' 이라고 나는 다시 한번 생각했다.

 

 

 

 

 

결론

 

끌로에 향수야 워낙 글로벌 감성으로도 호불호 갈리지 않고 데일리로 편하게 사용하기 좋기로 유명하지만, 끌로에 러브스토리는 그 중에서도 자신감 넘치는 상큼함을 필두로 내세워서 섬세하고 로맨틱하고 영하게 연출한 것 같다. 해외 면세찬스나 직구로만 구할 수 있다는 게 가슴이 아프긴 하지만, 어떻게 보면 그래서 끌로에 러브스토리의 가치가 조금 더 올라가는 것 같기도 하고…!

 

20대 초반부터 30대 초중반의 여성이라면 이미지 상관없이 폭 넓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처음엔 상큼하게 익은 네롤리와 배의 향기가 주축을 이루지만, 시간이 지나면 블랙커런트 줄기의 잔향만 남은 장미비누 처럼 포근하게 변하는 향기 때문인지 고급스러운 여성미도 갖고 있다. 너무 차분하고 말이 아예 없는 여성분들 보다는 조곤조곤 하지만 예의 있게 자신의 의사 표현을 하는(?) 여성분들에게 왠지 더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데일리하고 고급스러운 예쁨미를 연출하고 싶다면, 끌로에 러브스토리는 무조건 추천드리고 싶다.

 

 

 

 

 

끌로에 러브스토리 요약

 

[구매처 및 예산]

국내 없음, 해외 직구만 가능

8.5만 – 14만원

 

[연령대]

20대 초반 – 30대 초중반

 

[성별, 여성적]

어쨌거나 자신감이 있음

예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성실하기까지 함

 

[계절감]

사계절

 

[지속력]

★★★★(4.0/5.0)

 

[비슷한 향수]

끌로에 오드퍼퓸 + 구딸파리 쁘띠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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