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향수/Fresh

[여자향수] 까사렐 노아 : 하얀 눈에 파묻힌 앙고라 니트

366일 2019. 11. 11. 20:27

향기나는 리뷰

 

까사렐 노아 오드뚜왈렛

Cacharel NOA EDT

 

 

 

정말 오래 전에 더바디샵 화이트 머스크와 더불어서 자연스러운 비누냄새로 유명한 까사렐 노아를 소개해드리게 되었다. 12-14년도 정도만 해도 매장에서도 엄청나게 잘 팔리는 베스트 셀러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포스팅 하려고 보니까 국내 단종이 되어서 더 이상 찾아보기가 어렵다. 해외 직구로만 구입이 가능한 것 같다.

 

까사렐 노아가 출시된 지 오래된 만큼 이미 정말 많은 독자님들의 추억을 담당하고 있는 것 같다. 이 향수로 입문하셨던 분들도 있을 것이고, 요즘 트렌디한 니치향수를 사용하다가 얼핏 옷에 남은 까사렐 노아의 잔향을 못 잊어서 재구입하신 분들도 있을 것 같고….!  독자님들의 사용 경험담을 보다보면 까사렐 노아는 확실히 과거를 회상시키고, 아련함을 증폭시키는 무언가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겨울, 은은하고 포근하고 아련한- 그러한 밸런스를 찾는 여성독자님들에게 많은 도움이 되길 바라면서, 까사렐 노아의 향기는 어떨까?

 

 

 

 

 

 

 

 

까사렐 노아의 향기


탑 노트 ㅣ 레몬 잎, 그린 라일락

미들 노트 ㅣ 피오니, 복숭아, 위스테리아, 그린티, 오스만투스

베이스 노트 ㅣ 화이트 샌달우드, 앰버, 화이트 머스크

 

 

 

까사렐 노아 오드뚜왈렛 탑-미들 노트

『따뜻하고 포근한 위스테리아 눈밭에서 넘어진 앙고라 토끼』

 

까사렐 노아의 첫 향기는 연유 바닐라를 하얀 소박눈에 적셔 놓은 것 같은 부드럽고 포근한 향기가 난다. 또는 앙고라 토끼가 내리는 첫 눈에 신이나서 여기저기 들판을 뛰어다니다가 넘어졌을 때 사방에 눈이 흩날리는 듯한 뉘앙스의 머스크 향기라고 보셔도 될 것 같다. 순수한 살결이라는 느낌보다는 따뜻한 꽃 향기가 나는 앙고라 털에서 날 법한 포근함이 더 가까운 밸런스다. 그래서 그런지 어딘가 모르게 어깨선이 살짝 드러난, 그렇지만 아주 따뜻하고 폭신한 니트를 입은 여성이 바로 생각난다. 포근한 니트가 부드러운 살결과 닿았을 때 그 마찰점에서 날 것 같은 기분 좋은 향기. 더 바디샵 화이트머스크가 크리미하고 풍성한 머스크가 중점이 되었다면, 까사렐 노아는 앙고라 니트를 여성스럽고 단정하게 입은 여성의 주변에서 풍길 것 같은 아우라에 가까운 머스크 인 것 같다.

 

 

 

 

 

 

 

 

까사렐 노아 오드뚜왈렛 미들-베이스 노트

『아련하고 기분 좋아지는 포근하고 사랑스러운 향기』

 

초반의 까사렐 노아는 다소 스파이시하거나 풍성하다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은데, 1-2시간이 지난 잔향은 진짜 은은하고 아련하게 변한다. 앙고라 니트의 가장 은은하고 순한 부분에 달지 않은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아주 살짝 묻은 것 같은 소프트함이 연상된다고 할까? 혹은 마음까지 몽글몽글 순해지는 느낌의 도브 비누로 샤워를 마친 후, 따뜻한 잠옷을 입고서 이불속에 쏙 들어간 장면이 연상되는 고소하고 부드러운 풍성함이 느껴진다. 게다가 오스만투스, 그린티, 위스테리아 등 다양한 플로럴 향조가 엄청 아련하고 사랑스럽게 간질거리며 숨어있는데, 그 때문인지 꽃 향기가 거의 나지 않는 것 같으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주변 사람에게 좋은 향기라고 인식시키게 만드는 특유의 여성스러움과 부드러움이 연출되는 것 같다.

 

 

 

 

 


 

 

 

까사렐 노아

상황극

 

 

 

 

 

첫 눈이 펑펑 내리던 날,

나는 그녀의 손을 놓질 못하고 있었다.

 

헤헤잘 가~”

 

하얀 앙고라 니트와 연한 갈색의 웨이브 머리, 추운 공기 사이로 하얗게 퍼져 나가는 입김 사이로 그녀의 올망졸망한 눈빛이 반짝거린다. 눈밭에 구르다가 재미있는 장난감을 발견한 토끼라면 딱 저런 눈빛을 하고 있을까? 그 모습을 보면 정말 집에 가야지라고 수백번 다짐했던 내 마음이, 어느 순간 아쉬움으로 가득 물들어버려서 까사렐 노아를 꼭 끌어안게 되고 마는 것이다.

 

못 헤어지겠다…”

 

헤헤…”

 

그렇게 우리 둘은 떠나기 싫은 실랑이를 한참이나 반복했고, 마지막 버스가 서둘러 타라는 경적소리를 울리는 순간까지 핸드폰 속 영상은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풋풋하다

 

이 년이 지난 지금은 영상만큼 오랜 시간을 붙잡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그녀와의 헤어짐이 늘 아쉽다. 그럴 때면 나는 다시금 그녀에 대한 마음을 상기해보곤 한다.

 

좋아하니까

 

하루를 꽉 채워서 놀아도 헤어질 때가 되면 항상 아쉽다. 몇 박 몇일의 해외 여행을 가서 꽤 오랫동안 붙어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 이내 여행의 끝이 보여서 또 그게 그렇게 싫다. 끝나는 여행이 아쉬운건지 그녀와의 헤어짐이 아쉬운 것인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확실히 그녀가 없었다면 이 여행은 스프없는 라면이랑 다름이 없었을 것 같다.

 

약속시간이 다 됐는데

 

12월의 겨울, 이 년전의 그 순간처럼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파란불이 켜진 횡단보도의 건너편에서 까사렐 노아가 추위에 발을 동동 구르는 모습이 보인다. 이 년이라는 시간 동안 우리는 서로에게 한결 더 편해졌지만, 이상하게 애틋한 정은 깊어만 가는 것 같다. 나도 모르게 설레는 미소가 입가에 천천히 번지기 시작했을 때 그녀가 나를 알아보고 껑충 뛰었다.

 

자기야~!”

 

어떡하지, 벌써부터 헤어짐이 아쉬운데

 

 

 

 

 

 

 

결론


주변 피드백이 정말 좋은 향수 중 하나다. 아련하고 사랑스러운 포근함을 전달하기 때문에 입문용으로 사용하기도 좋고, 기존에 쓰던 향수가 질렸을 때 갈아타기도 되게 좋은 제품인 것 같다.

 

도브 비누거품으로 앙고라 니트를 만들어서 입은 느낌이 있다. 포근함만 보면 성숙함이 느껴지는 것 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묘하게 학생때가 생각나는 풋풋함이 느껴 지기도 한다. 그래서 10 학생분들이 사용해도 좋을 것 같고, 포근한 향조를 찾는 30대 여성분들이 사용해도 전혀 부담이 없을 것 같다.

 

요즘 유행처럼 나오는 중성적인 우디향조에서 여성스러움 한 스푼이 아쉬웠던 분들.

또는 데일리로 편하게 쓰기 좋은 적당한 플로럴 머스크 향조를 찾고 싶었던 분들에게 까사렐 노아는 되게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까사렐 노아 오드뚜왈렛 요약


[구매처]

해외직구, 4 ~ 9만원대

 

[연령대]

10대 후반 – 30대 후반

 

[성별, 여성적]

여리여리 청순

마음까지 녹이는 포근함

니트가 잘 어울리는

 

[계절]

가을부터 봄까지

 

[지속력]

★★★★(4.0/5.0)

 

[비슷한 향수]

까사렐 아나이스 + 필로소피 퓨어 그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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