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나는 리뷰
킬리안 불레이 부 쿠셔 아베끄 모아 (나랑 잘래?)
Kilian voulez-vous coucher avec moi
19년도 블로그 독자님 ‘순네님’의 강추로 시작해, 그 이후로도 정말 여러 독자님들이 계속 해서 리뷰 요청을 해주셨던 킬리안 향수,
킬리안 불레이 부 쿠셔 아베끄 모아(나랑 잘래?)를 드디어 들고 오게되었다!
첫 인상은 굉장히 대범하고, 강렬하고, 달콤한 향기가 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세상 여리여리하면서도 굉장히 은근하고 나긋나긋하게 부드러운 소프트-화이트 계열의 달콤한 바닐라와 튜베로즈의 밸런스가 군더더기 없이 자리 잡은 향수다. 우리 직원들도 첫 인상과 다른 향기에 다들 되게 놀랐다고 ㅋㅋ
하지만 킬리안 불레이 부 쿠셔 아베끄 모아(나랑 잘래?)를 계속해서 살펴보면 보면 왜 이렇게 도발적인 이름이 붙었는지 충분히 이해가 된다.
노골적이지 않은 야함이라고 해야 할까…?!
노골적이지 않게 너무 예뻐서- 그 예쁨의 존재감이 관능적인, 딱 그런 향수란 생각이 들었다.
자, 그러면 유혹할 준비가 되신 모든 여성독자님들에게 이 글을 바치며
킬리안 불레이 부 쿠셔 아베끄 모아(나랑 잘래?)의 향기는 어떨까?
킬리안 불레이 부 쿠셔 아베끄 모아(나랑 잘래?)의 향기
단일 노트 ㅣ 일랑일랑, 튜베로즈, 가드니아, 바닐라, 불가리안 로즈
킬리안 불레이 부 쿠셔 아베끄 모아(나랑 잘래?)
탑 – 미들 노트
『순백의 침대에서 막 일어난 여인의 나신과 달콤한 체취가 베어 있는 하얀 이부자리』
사랑하는 사람과 데이트를 마치고- 행복에 겨워서 늦은 밤까지 잠을 설치다가, 깊게 잠들었던 여인이 늦은 아침 햇살을 맞으며 하얀 침대에서 눈만 깜빡일 때, 살짝 흐른 땀과 방 안에 가득 풍기는 예쁜 화장품 냄새, 그리고 기분 좋게 빨아낸 이불의 런더리 향기가 복합적으로 섞인 듯한 향기가 난다. 뽀송한 느낌이라기 보단 어딘가 조금 달콤하고 따뜻해서 자꾸만 살결이 연상되는 그런 분위기의 향기라고 보시는게 더 좋을 것 같다. 창문 너머의 따뜻한 햇살은 방 안의 달콤한 튜베로즈와 가드니아 꽃을 간질거리고- 꽃 잎 한 개가 기분좋게 살랑거리며 방 안에 떨어져서, 바닐라 크림이 얹어진 크로플 위에 얹어지고- 여인이 그 모습을 보면서 가볍게 웃는. 그리고 다시 사랑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황홀해 하는 그런 향기
킬리안 불레이 부 쿠셔 아베끄 모아(나랑 잘래)
미들 – 베이스 노트
『포근한 가드니아와 담백하지만 분명 화려한 불가리안 로즈의 달콤하고 은밀한 기싸움』
시간이 지난 킬리안 불레이 부 쿠셔 아베끄 모아(나랑 잘래?)는 살짝 클래식한 분 내음과 하얀 머스크 향기가 소프트 아이스크림 끝에 닿아 녹는 듯 은밀하고 간질거리는 느낌으로 변한다. 초두에 언급했던 여인이 침대에서 못 이기는 듯 일어나 작은 테이블 위에 턱 하고 앉아- 소프트 아이스크림이 얹어진 크로플을 먹기 싫다는 듯 대충 한입 먹었을 때, 생각보다 너무 부드럽고 따뜻한 촉촉함과 달콤함에 눈이 휘둥그레지는 장면이 생각나는 바닐라와 가드니아 향기다. 그리고 향기가 마냥 화이트 플로럴 계열로 빠지지 않도록, 어디 방 한군데에 되게 예쁘게 피어 있는 불가리안 로즈의 담백하고 화사한 향기가- 전반적으로 군더더기 없이 꽉 잡아주는 듯한 향기도 난다. 이 불가리안 로즈의 은밀한 밸런스 때문인지 (직접적으로 나는 향기가 아니라, 간접적으로 남) 전체적으로 되게 아쉽지 않게 향이 예쁜 것 같다. 뭐라고 할까… 여성분들 니트 원피스 처럼 노출은 하나도 없는데 왠지 여성미가 은근히 느껴지는 그런 스타일 있지 않은가? 딱 그 정도의 양면성을 지닌 불가리안 로즈와 가드니아의 달콤한 기싸움이 느껴진다.
킬리안 불레이 부 쿠셔 아베끄 모아(나랑 잘래)
상황극
처음엔 그냥, 밝은 여자라고 생각했다.
어디를 가고 누구와 있어도 스스럼 없이 잘 어울리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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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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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과 가벼운 사담만으로도 모든 사람의 마음을 녹게 만드는 여자. 그녀가 떠나고 난 자리엔 항상 묘한 달콤함이 감돌았다.
창가의 따뜻한 햇살보다 더 아늑하게 느껴지는 그녀만의 매력이 도대체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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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나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스탭들이 하도 칭찬을 하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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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인 나는 촬영장 맨 앞의 의자에 앉아 스탭들의 도움을 받으며 옷매무새를 다듬는 그녀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적당한 거리감 때문이었을까? 유난히 그녀의 모습이 굉장히 객관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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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가에서 쏟아지는 햇살을 천천히 맞으며 의자에 앉아 선한 미소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그녀. 깨끗하고 투명한 피부는 햇빛을 더 환하게 비쳐 올리며 코와 이마 그리고 목 선까지 실루엣 같은 명암대비를 만들어주었다가 쇄골에 닿아 달콤하게 녹아 없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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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 너무 좋죠! 출근길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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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의 스탭과 신나서 이야기하는 그녀의 고갯짓을 따라 턱 끝에 내려온 단발이 야무지게 흔들린다. 그 균형감이 자연스러운 것 같기도 하고 꾸며 놓은 것 같기도 하단 생각이 중첩될 때쯤, 내 시선은 다시 아래로 내려가 가지런히 모은 그녀의 두 손에 닿았다. 피아노 건반 치듯 까닥거리는 손가락의 곡선이 마치 초승달 같다는 생각이 드는 찰나, 그녀가 준비를 마쳤다는 듯 내게 사인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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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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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재의 두 눈을 통해 처음으로 교감을 나눴던 순간. 주변이 순식간에 묵음처리 되며 느릿한 슬로우 비디오처럼 모든 것이 천천히 흘러가는 시작했고, 나도 모르게 내 시선이 그녀의 맑은 두 눈에 깊에 들어갔다 나온 후에야 촬영장의 소음이 천천히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를 깨우는 나른하지만 또렷한 그녀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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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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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동안의 내 자신이 개탄스러웠다. 모든 아름다움에는 이런 한 발자국의 거리감이 있던 건데… 어떻게든 매력을 찾아내겠다며 오히려 끝 없는 줌인(Zoom-In) 을 했던 나의 모든 행동들이 부끄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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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 누군가 내게 정말 소중한 사람이 생긴다면,
가끔은 이렇게 거리를 두고 보는 시간을 가져야겠다 생각하며 나는 촬영시작을 알렸다.
결론
작업하느라 이것만 뿌리고 친구를 만나면 그렇게 여자 만나고 왔냐고… 질문 세례를 듣는다,
그만큼 노골적이지 않으면서도 충분한 존재감으로 ‘데이트 하고 왔나?’ 라는 생각과 여운을 상대방에게 깊이 전달할 수 있는 이성적 매력의 여성 향수라고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기 위해 한껏 이쁘게 꾸몄던 여성, 그런 여성이 하루 종일 입었던 포근한 가디건이나 니트, 셔츠에 깊게 베어 있을 것 같은 포근한 달콤함과 여성스러운 아름다움이 아주 섬세하고 아늑하게 녹아 있다. 노골적으로 야한것은 전혀 아니지만, 남성의 무의식에 ‘여자다, 여자다’를 자극하는 이성으로서의 자극점이 존재한다.
원래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란 그런 것이니까.
청량하고 개운한 복장에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지만, 그 외의 모든 일상룩과 데이트룩엔 충분히 범용성 있게 사용 가능한 예쁜 향수인 것 같다. 마냥 어리다고 하기엔 왠지 성숙한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20대 중후반 이상의 여성들에게 더 권해드리고 싶다. 또 마냥 순수하다고 하기엔 뭔가 성숙한 느낌이....
가슴 두근거리게 만들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킬리안 불레이 부 쿠셔 아베끄 모아 (나랑 잘래?) 추천드리고 싶다.
킬리안 불레이 부 쿠셔 아베끄 모아(나랑 잘래) 요약
[구매처 및 예산]
백화점, 퍼퓸그라피
50 / 정가 30.8 - 37.5
[성별, 여성적]
노골적이지 않지만 화사하고 예쁜
은근히 자기관리 굉장히 잘하는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느껴지는 달콤하고 나른한 분내
[연령대]
20대 중반 이상 – 무관
[계절감]
가을, 겨울, 봄
[지속력]
★★★★★(5.0/5.0)
[비슷한 향수]
디올 자도르 + 나소마토 실버 머스크 + 프레데릭엠 오베드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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